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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기억
작가 : 상혁이
작품등록일 : 2020.6.19

ㄹㅀㄹ

 
첫만남
작성일 : 20-06-19 13:33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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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떻게 됐어?”

 

 “.......”

 

 “아직?”

 

 

 

 정섭은 고개만 끄떡였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곧 깨어날 거야.”

 

 “안 깨어나면? 혹 저러다 잘못되면 그땐 어떡하지?”

 

 

 “정섭아?”

 

 “그렇게 되면 어떡하냐구!.........”

 

 

 “깨어난다고, 그렇게 된다고 믿어. 일어나지도 않은 최악에 상황을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

 

 “그렇지? 그래, 그럴 거야! 그치, 상원아?”

 

 

 “난 저기 누워있는 저 여자보다 니가 더 걱정이다. 좀 대범하게 생각하도록 해. 교통사고는 너만 내는 게 아니야. 니가 고의로 저지른 것도 아니잖아. 더욱이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단지 몇 칠 째 의식이 안돌아 오는 건데, 의식이야 기다리다보면 돌아오겠지. 그러니까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응? 너 답지 않게 왜 이러니?“

 

 

 “고마워. 이럴 때 니가 옆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

 

 “근데, 신원은 아직도 모르는 거야?”

 

 

 “알 수 없어! 소지품이 아무것도 없으니....... 그것도 저 여자가 깨어나야 해결될 것 같아!”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넌 들어가라. 여기 있어봐야 뭘 하겠니? 니가 있다고 깨어날 것도 아니고.......”

 

 

 “아니야! 그럴 순 없어! 가족도 없는데, 나라도 있어야지.......”

 

 “아니, 넌 들어가. 내가 병원에 있으니까 깨어나면 네게 연락해줄게.......”

 

 

 

 친구 상원이 등을 떠미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정섭은 좌불안석이었다. 내가 교통사고를 내다니! 모든 검사를 다 해봤는데. 이상은 없는데. 그런데, 그녀의 의식은 왜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최 정섭. 그는 심장미비에 의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버지를 대신해 이 병원을 맡게 된지 2년이 되었지만 그가 이 병원을 아버지의 분신처럼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긴 것만큼 그의 약혼녀인 명희는 그러지 못했다. 명희에겐 그가 귀국 후 맡게 될 병원이 그녀의 성취욕을 만족시키기엔 너무 약소했고, 무엇보다 한국이란 나라가 그녀의 야심을 펼치고 도전하기엔 형편없이 협소했기 때문이었다.

 

 

 진 명희. 그녀는 진취적이고 야심이 강한 여자였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윈 정섭은 아버지 못지않은 상실감을 안은 채 현실에 안주하려고 했다. 그런 그의 안일함을 파괴하고,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를 그에게 끊임없이 주지시켜주었던 그녀. 미국에서 정섭과 같은 의대를 함께 졸업한 그녀는 그와 수련의 과정과 전문의 과정도 같이 밟았다. 그리고 그가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된 후에도 그녀는 자신들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미국이란 나라는 꿈을 현실로 맞바꿀 수 있는 곳이라고 그녀는 굳게 믿은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부음(浮淫)을 받고 한국으로 떠나려는 그에게 그녀는 미련 없이 파혼을 선언했다. 그것은 자신들이 그동안 공유했던 사랑과 신뢰 그리고 보장된 명성을 향한 노력을 정섭이 그리 쉽게 저버리진 못할 거라는 확신이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랬다. 무리수이긴 했지만 그렇게 하면 정섭은 아버지의 장례만 치르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거라고 그녀는 믿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포함한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영구귀국을 선택했고 그것으로 그들에 사랑도, 관계도 끝이 났다.

 

 

 

 “어떻게 된 거야?”

 

 

 

 어느새 파란색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정섭이 수술실로 들어서면서 이제 막 수술을 끝마친 신경외과 과장 상원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뇌혈관이 터졌어. 수술했으니까 뇌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겠지! 빨리 발견하고 손썼으니까 괜찮을 거야....... 최 정섭, 얼굴 좀 펴라. 지금 그 표정이 뭐냐?....... 하긴, 이 상황에서 얼굴 펴긴 힘들겠지만..........”

 

 

 

 

 ****

 

 

 

 

 “벌써 들어가는 거야?”

 

 “어! 그녀가 혼자 있을 거야. 도우미 아줌마가 집에 일이 있어서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 한다고 했거든! 그럼 내일 보자.”

 

 

 

 헐레벌떡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는 정섭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상원은 언뜻 좀 전 친구얼굴에서 설렘 비슷한 표정이 스쳐지나간 듯한 것을 느꼈다. 저 자식이 혹시? 아니야. 그럴 리가 없지!....... 수술한지 일주일 만에 그녀는 의식을 되찾았고, 그 때 상원은 친구가 이제야 큰 짐을 벗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어리석은 속단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데 걸린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보지 못했다. 그 원인이 사고 때문인지, 그 이후 행해진 뇌수술에 의한 후유증인지, 아니면 본래부터 그녀가 맹인이었었는지, 하는 식에 가능성만 무수했을 뿐 결론은 하나도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녀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과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것뿐이었다. 따라서 그녀가 원래 맹인이었는지, 아니었는지 하는 것조차도 알 수없다는 것 그것뿐이었다. 만약 사고나 수술 후유증에 의한 실명이라면 혹 일시적인 장애일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6개월 안에 시력이 돌아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력이 안 돌아올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은 신만이 알 수 있는 거라고 상원은 생각했다.

 

 

 회복이 어느 정도 된 그녀가 막상 퇴원을 하려했을 때 그녀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상태였었기 때문에 가족도, 마땅히 갈 곳도 없는 딱한 처지었다. 결국 자신에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그녀를 당분간 보살펴야할 사람은 사고를 낸 자신밖에 없다면서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는 정섭을 상원은 끝까지 말렸었다.

 

 

 혹 정섭이 말한 당분간이 친구에겐 평생 질머져야 할 멍에가 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이 상원이 친구를 말린 이유였다. 그랬다. 신원도 모르는 그녀에 불행이 친구의 불행으로 동화될 여지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섭이 탄 차가 보이지 않을 때쯤 상원도 환자들의 오후 진료를 마무리하기위해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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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만남 2020 / 6 / 19 341 0 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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