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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에이아이(AI)
작가 : 짧은팔코끼리
작품등록일 : 2016.8.30

좀비들로 가득한 우주선 콰이퍼 호에서 살아남은 우주선 엔지니어 잭과 우주복에 탑재 된 인공지능 제나의 썸(?)이야기. 과연 거대 여객 우주선 콰이퍼 호에서 생존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인공지능인 제나와는 어떻게 될까? 아무도 모른다. 그들의 운명은 그들에게 달렸다.

잭은 거대 우주 여객선 콰이퍼 호의 엔지니어다. 그는 수리 중에 의문의 폭발 사고로 정신을 잃고 케이블에 의해 발목이 묶인 채 우주에 둥둥 떠있게 된다. 정신을 차린 뒤 생존하고 콰이퍼 호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제나는 잭의 우주복에 탑재된 인공지능이다. 거대 우주 여객선의 엔지니어는 똑똑한 지능을 가진 조수가 필요한데 제나는 이를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사랑을 할 수 없는 인공지능임에도 불구하고 잭에 대해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우리 말도 안 되는 조합이지만 사랑해도 되겠죠?

 
1_생존자 잭 (프롤로그)
작성일 : 16-08-30 18:24     조회 : 693     추천 : 2     분량 : 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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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멧 안면 유리 손상. 산소 5퍼센트 소실. 수리가 필요합니다.”

 

  잭은 거대한 콰이퍼 호의 거대한 오른쪽 날개 엔진에 케이블로 발이 묶인 채 멈춰버린 괘종시계의 시계추처럼 우주공간에 매달려 있었다. 팔은 머리 위의 허공으로 쭉 뻗고 정신을 잃은 채로 말이다.

 

  아주 까마득히 멀리서 보면 잭은 여유롭게 무중력 상태를 즐기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그는 머리에 우주선의 파편을 맞기 전까지 우주 유영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수리 중인 엔진이 의문의 이유로 과열되어 폭발하고 몸을 잡아주던 케이블이 발목에 꼬이면서 즐거운 작업은 끝이 났다.

 

  손에 쥐고 있던 드릴과 펄스 점화기는 저 먼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 파편이 헬멧을 강타해 금이 갔고 설상가상 그 틈으로 산소가 유실되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잭은 현재 꿈속에서 돗자리에 누운 상태로 어여쁜 목소리의 여성의 무릎에 누워 그녀의 속삭임을 듣고 있었다.

  그는 주인공이 우주복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절규라는 걸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그는 케이블에 발이 묶여 아찔하게 매달린 지 3시간이나 지났지만 구하러 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사실 콰이퍼 호에 탑승한 10만 명의 승객 모두 그를 구할 여유가 없다. 어떤 이유에서 퍼진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사람들에 의해 도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좀비처럼 멀쩡한 사람을 쫓아가 물어뜯기 바쁜 것들이었다. 콰이퍼 호의 구조반은 모두 좀비가 되었는데 바이러스가 뇌까지 퍼진 바람에 구조용 우주선 시동 거는 법조차 까먹었다. 아니, 인명 구조 하는 방법과 윤리의식 마저 바이러스에 점령당해 살육을 자행하며 거대한 콰이퍼 호를 탐험하고 있다.

 

  그나마 멀쩡한 사람들은 대부분 고위급 간부들로 콰이퍼 호의 비상 대피소의 입구를 모두 차단한 채로 자기들 목숨 건재하기 바빴다. 뭐, 따지자면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사람들이라 잭에겐 시끄럽게 조잘 되는 여자 인공지능보다 못한 존재다.

 

  그래, 인공지능의 상쾌한 목소리. 이에 결국 잭은 행복한 꿈에서 깰 수 있었다.

 

  “헬멧 안면 유리 손상. 산소 7퍼센트 소실. 수리가 필요합니다. 생명력 감지. 생명 유지 장치 재가동. 우주복 엔진 활성화. 작동 가능.”

 

  잭이 눈을 떴을 때 눈앞은 금간 유리와 공허한 밝은 밤색의 우주 먼지들 뿐이었다. 그는 몸을 움직여봤고 발목이 굵은 케이블에 묶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 케이블을 끊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었지만 드릴과 펄스 점화기는 저 멀리 달아난 상태다.

 

  “상황 보고 해.”

 

  잭이 최고의 인공지능에게 명령했다.

 

  “우주선 내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퍼져 10만 명의 승객 중 9만 명 이상의 승객이 미치거나 폭력적으로 변해 서로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작동 중인 엔진 내부의 환기용 프로펠러로 뛰어 들어 엔진이 폭발했습니다. 그 충격으로 튀어나온 우주선의 파편이 우주복 안면 보호 유리에 맞아 금이 간 상태고 현재 전체 산소의 10퍼센트가 소실 된 상태입니다. 서둘러 우주선 안으로 복귀해 우주복을 수리 하지 않을 경우 끊임없이 유실되는 산소 때문에 사망하실 겁니다. 어서 복귀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인공지능의 말을 천천히 듣던 잭은 우주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분명 이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산소부족으로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인공지능의 목소리가 여자이므로)의 말을 들어보면 우주선 안으로 들어가는 게 더 위험한 것 같았다.

 

  9만 명의 좀비라....... 산소부족으로 죽는 게 이득인지 9만 명의 좀비와 싸우는 게 이득인지 충분한 계산이 필요했다.

 

  “내가 우주선으로 복귀 했을 때 살아남을 확률은 얼마지?”

 

  “1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내가 여기 계속 있으면?”

 

  “0퍼센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선으로 복귀 하는 것을 권장하는 겁니다.”

 

  “10만 명 중 9만 명만 감염됐으면 나머지는 어떻게 됐지?”

 

 “전산 시스템 데이터에 의하면 남은 생존자 9780명 중 3000명은 대피소에 있고 6780명은 우주선 내부에서 도망 다니고 있습니다.”

 

  잭과 인공지능이 대화하는 사이 안면 유리의 틈은 더 벌어졌다.

 

  산소는 빠르게 우주복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잭도 이를 깨달았다. 숨 쉬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그는 추진기를 작동시켜, 케이블이 끼여 있는 엔진 내부의 거대한 프로펠러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에 공기가 빵빵하게 차 헬멧 없이도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었지만 엔진실 벽에 뚫린 구멍 너머로 모든 산소가 우주로 세어 나간 상태였다. 설상가상 잭의 헬멧 유리는 더 금이 갔고 더 많은 산소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남은 산소 47퍼센트. 파손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안면 유리를 수리하지 않으면 30분 안에 모든 산소가 고갈됩니다.”

 

  슥, 슥, 슥, 슥.......

 

  그는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팔을 움직여 케이블을 끊기 위해 애썼다. 서서히 흠집이 나긴 했지만 질긴 고기처럼 시원하게 잘리지 않았다.

 

  몇 분이 더 지나고 잭은 결국 케이블을 끊을 수 있었다.

 

  “남은 산소 20퍼센트. 서두르세요. 15분 안에 모든 산소가 고갈됩니다.”

 

  잭은 열심히 돌아다니며 입구를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축구장 3개를 합친 크기의 거대한 엔진 내부에서 우주선 내부와 연결 된 입구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놀이터 모래밭 어딘가에 있는 둥근 플라스틱 총알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남은 산소 15퍼센트. 어서 길을 찾으세요.”

 

  “재촉만 하지 말고 길을 알려줘, 이 멍청한 것아! 우주선 시스템에 연결 할 수 있으면 설계도도 볼 수 있을 거 아냐.”

 

  “저도 그러고 싶지만, 1급 보안 암호가 설정 되어 있어서 접근 할 수 없습니다.”

 

  잭은 산소가 부족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진 숨을 쉴 수 있었지만 점점 벌어지는 틈으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소리는 위협적인 경고로 들렸다.

 

  잭은 제자리에 멈춰서 주위를 둘러봤다. 그때 머리 위에 우주선 내부와 연결 된 감압실이 보였다. 지금같은 비상시에 쓸 수 있는 통로였다.

 

  “남은 산소 9퍼센트.”

 

  “남은 산소 전부 발쪽 추진 엔진에 집중시켜서 분사해. 위에 있는 비상 통로를 찾았어. 방향도 잘 잡아줘.”

 

  잭은 마치 미사일처럼 순식간에 위로 솟구쳤다. 속도가 점점 붙었다. 안면 유리에 비춰지는 계기판에 산소 잔량이 2퍼센트로 나왔다. 그러나 입구와 10미터 정도 남았을 때 둥둥 떠다니던 우주선 엔진 잔해가 잭의 앞을 막았다.

 

  빠른 속도로 머리를 부딪쳤기 때문에 안면 유리는 크게 파손 되었다. 이미 흠집이 났던 곳을 중심으로 유리 전체에 금이 갔다.

 

  “남은 산소 1퍼센트. 1분 안에 모든 산소가 소실됩니다. 소실 된 후 20초간 생존 할 수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산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유리 전체에 금이 간 덕에 계기판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바로 앞도 분간하기 힘들었다. 잭은 금 사이로 힘겹게 시야를 확보하고 왼쪽 손으로 앞을 더듬으며 잔해물을 넘었다.

 

  “10초 뒤 모든 산소 소실.”

 

  잭은 감에 의존해 잔해물을 박차고 위로 뛰어올랐다. 꾹 눌렀다 땐 스프링처럼 곧게 나아가진 못하고 옆으로 살짝 비껴나갔다. 그러나 모든 산소가 소모되기 3초전 문 바로 옆에 닿을 수 있었다.

 

  유리가 완전히 깨질 것 같았다. 팔을 뻗어 출입구 레버를 잡았다. 문 가까이 다가가 있는 힘껏 레버를 밑으로 내렸다. 우주복 내부의 산소는 모두 소실되었고 그와 동시에 문이 활짝 열렸다.

 

  문 안으로 들어가 벽면에 붙은 빨간색 버튼을 눌러 문을 닫았다. 잭은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었다. 물속에 갇힌 사람처럼 허우적댔다. 작은 정사각형의 문이 완벽히 닫히자 통로의 불이 켜지고 감압이 시작되었다. 중력 유지 장치가 재가동하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잭이 쓴 헬멧 안면 보호 유리막이 완전히 깨져 우수수 떨어졌다.

 

  “탑승자 사망 시스템 취소합니다. 생명 유지 장치 재가동. 비상 산소 충전 중. 헬멧이 파손되어 교체를 권장합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이네요.”

 

  잭은 대답하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힘들게 여기까지 들어왔지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9만 명의 감염체들. 잭이 감압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가지각색으로 생긴 좀비들을 만나게 될 것이었다.

 

  어떤 좀비는 눈이 파여 있고, 어떤 좀비는 넥타이에 목이 졸린 채로 돌아다닐 거다. 좀 더 어린 좀비는 끔찍한 울음소리를 내며 한 손에 든 곰돌이를 물어뜯고 있을 거다....... 뇌에 총알이 박히고 배에 날카로운 파편에 찍힌 좀비들은 생존자가 찍소리만 내도 눈에 불을 켜고 쫓아올 거다. 아주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비명을 질러 동료들을 끌어 모으면서.

 

  잭은 여기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수십 억 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인공지능조차 이런 좀비의 특성을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잭은 그저 어떻게 하면 좀비에게 물리지 않을까 궁리하고 있었고, 인공지능은 입력자의 명령대로 탑승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이 대피소 밖에 있는 생존자들의 수는 점점 줄고 있었다. 사랑하는 딸을 안고 도망가던 한 남자는 결국 쫓아오는 좀비에게 물리고 말았다. 그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그의 딸을 안고 도망갔다. 남자의 딸은 우주선 내의 모든 좀비를 끌어 모으겠다는 심정인지 시끄럽게 울어댔다. 콰이퍼 호의 중앙 시장에서도 좀비와 생존자 간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쪽은 시끄러운 여자 아이를 안은 쪽보다 사정이 조금 나았다. 왜냐면 그들은 콰이퍼 호의 군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지능이 높고 화력이 센 전투 로봇과 끊임없이 쏠 수 있는 레이저 소총은 몰려오는 좀비들을 쏴 죽이기 안성맞춤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울어대는 여자아이보다 소음이 심해 더 많은 좀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는 거다. 결국 군인 무리는 20분도 안 돼 전멸하고 말았다. 뜯어먹을 피와 살점이라곤 없는 로봇만이 한쪽 팔이 잘린 채 어딘가로 도망갈 수 있었다.

 

  잭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인공지능이 목을 가다듬었다. 로봇이 목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나? 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인간과 비슷하게 행동하도록 설계 된 인공지능이었다. 잭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어서 별 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 같았다면 “어? 로봇이 목도 가다듬네? 골 때리는구먼.” 할 테지만 말이다. 잭은 불이 깜박이는 감압실의 좁은 통로를 따라 걸어 우주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 앞에 다다랐다. 인공지능도 긴장하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가만히 잭의 쿵쾅 거리는 심박 수를 체크했다.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잭의 심장은 지금처럼 크게 요동친 적은 없었다. 심한 발작이나 경기 혹은 병을 의심하고 탑승자에게 보고해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잭이 단순히 긴장돼서 그러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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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ream 16-10-09 03:13
 
소재가 신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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