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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물의 왕국-미르
작가 : 소머즈
작품등록일 : 2019.11.2

악령들의 지배자,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사회를 혼란시켜 불멸을 꿈꾸며 자신의 왕국을 다시 세우려는 악마, 100세시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대 사회에서 늙지않는 세포, 신약개발을 꿈꾸는 비열한 제약회사와 그들에게 빌붙는 악령들, 이에 맞서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진정한 선이 승리한다는 인간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하지만 어디서든, 어느때든 선택의 순간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인간의 욕망, 그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화 어둠이 찾아오다
작성일 : 19-11-02 16:17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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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4월 아침, 무지개 수목원. 언제나처럼 준호는 제일 먼저 출근을 한다. 봄꽃들의 은은한 향기가 숲길로 들어서면서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바닷가를 끼고 들어선 수목원 안으로 새벽 바다 내음도 물씬 묻어난다.

 

 준호 : ... 어? ... 후훗.

 

 저벅저벅 천천히 걸어오던 그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표정, 만면에 웃음이 가득이다. 보랏빛 자주제비꽃들이 제법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나소장 : 발견했구만? 내 차박사가 좋아할 줄 알았단께.

 

 관리소장이 그새 뒤따라 올라오던 길인가보다.

 

 준호 : 네. 다음엔 화엄사가서 화엄제비꽃을 다시 얻어볼까 싶어요. 희망이 보이네요?

 

 함박웃음까지 지어보이는 준호의 표정에 나소장도 빙그레 웃는다.

 

 그러다 이내 나소장의 얼굴엔 아쉬운 씁쓸함이 묻어난다. 준호의 왼팔, 의수가 끼워져있다. 그마져도 무겁다 싶을때는 소맷자락만 덜렁덜렁. 어릴적 뺑소니사고로 팔을 읽었다던 준호의 소맷자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소장.

 그의 등을 토닥이며 서둘러 걸음을 재촉한다.

 

 나소장 : 아, 보랏빛좀 어지간히 좋아하시고 올라가잔께. 가루비가 올 모양이여.

 

 준호 : 여기 와서 소장님덕에 저 우리말 많이 배우네요. ‘가루비’는 뭐였죠? 가늘게 내리는 비?

 

 나소장 : 가루뿌린 것처럼 뿌옇게 흩어지는 비가 가루비제. 꼭 그런 날은 괜히 스산하고 그렇더마는. 난 그런 날씨 싫여. 어서 싸게싸게 올라가소.

 

 준호 : 네. 좋은 하루 되세요, 소장님. 오후에 뵈요.

 

 나소장의 재촉에 준호가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살짝 꾸물거리나?

 먹구름인 듯 아닌 듯 묘한 하늘빛이다.

 

 민호 : 국장니임 ~~ 저 연예부로 보내주심 안되요? 아, ‘밀레니엄소녀’ 컴백무대 봐야죠~

 

 아침부터 신문사 보도국 국장과 통화하던 민호의 음성에 애교가 묻어나온다. 주변 데스크에 모여있던 동료기자들이 킥킥거린다. 유명 걸그룹 인터뷰때문이라나? 컴백무대를 꼭 직접 봐야한다고 아침부터 궁시렁거리던 그였다.

 

 국장 : 일을 제대로 하셔야 연예부로 보내든, 정치부로 보내든 하지요. 차기자님! 끊어!

 

 뚜-뚜—뚜..

 

 민호는 물끄러미 끊어진 전화수화기를 바라보았다. 돌아가신 어머니꿈을 꾸어서일까 아님 괜한 피곤함이 몰려와서일까. 출근길 내내 웬일인지 오늘 인터뷰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그의 표정에 선배이자 동료인 오기자가 냉큼 그의 수첩을 낚아챘다.

 

 오기자 : 어디보자 ... 그대는 오늘 어디로 가는고.... ... 엥?!

 

 뻉소니 사고사로 아들을 잃은 어느 어머니의 인터뷰...

 첫 번째 차량에 치이고 두 번째 차량에 다시 치여 숨진 어느 젊은 청년의 억울한 사고.

 

 그도 그럴 것이 그의 형, 차준호도 뺑소니차량에 치여 손 하나를 잃었다. 그나마 몇달만에 의식을 찾은터라 팔 하나 잃은 것이 대수겠느냐 싶던 때가 있었다. 민호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일 것이다.

 

 오기자 : 내가 바꿔주리? 나 오늘 한가해. 히히

 

 민호 : 기자가 한가하면 그게 퍽이나 자랑이다! (다른 동료들을 향해) 저, 나갑니다!

 

 오기자의 말에 민호가 애써 웃어보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민호의 책상에 작은 액자속 사진들이 보인다.

 형 준호와 민호인듯한 어린 꼬마 두명이 엄마와 함께 빙그레 브이자를 그리며 웃는 사진.

 

 오기자 : 얌마! 끝나믄 전화해! 한잔 하게!

 

 그의 외침에도 민호는 뒤도 보지않고 보도국 복도를 성큼성큼 걸어나가버렸다. 그런 그의 뒤통수에 오기자가 다시한번 소리쳤다.

 

 오기자 : 기다린다아~~ 전화해라!

 

 

 수목원, 공원 관리사무소부터 수목원 입구를 지나, 유리온실을 가로질러 언덕길을 올라 준호가 자신의 연구실에 다다랐다. 햇살이 은은하니 정말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의 연구실 창가, 햇살에 나른하게 누워있던 고양이 ‘숙자’가 벌러덩 배를 보인다.

 

 준호 : 이 녀석, 좀 일어나봐. 그리 뒹구니 살이 찌지. 하하하.. 녀석.

 

 준호의 말에도 숙자는 아랑곳없이 햇볕에 종일 온몸을 맡길 참인 듯 싶다. 배가 터질 것 같은 모습에 준호는 웃음만 나올 뿐이다. 고양이는 대체 몇시간이나 잠을 잘까 궁금하게 만드는 숙자의 일상.

 

 째깍째깍 시계초침소리만 고스란히 들려오는 조용한 연구실. 매일 연구 자료를 위해 식물 세밀화를 그리는 준호.

 한참 꽃잎이며 뿌리를 그리던 그가 가만히 숙자를 건너다본다. 두눈을 지긋이 감고 일광욕을 하는 숙자. 숙자를 그려볼까?

 

 그때였다. 준호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댄다.

 진동음으로 .. 징... 징... 민호였다.

 

 민호 : 어이 차박사. 어디? 연구실? 이번 주말엔 집에 오나?

 

 준호가 여보세요를 채 하기도 전에 민호의 말이 이어졌다.

 

 민호 : 숙자는 살 좀 뺐어? 걔 그러다 진짜 돼지로 변신하는 거 아니야?

 

 준호 : 야 차민호. 하나씩 물어봐라. 허허허.

 

 대답을 하며 웃던 준호의 표정이 슬그머니 시무룩해진다. 민호의 음성에서 묻어나는 씁슬함이 전해져서일까.

 속상한 일이 있는가보다. 늘 민호는 그랬다. 말이 많아지고 스트레스를 말로 푼다.

 

 준호 : 숙자 데리고 주말에 올라갈까 싶어. 아버지 숙자 보고싶어 하시잖어.

 

 준호의 말에 이번엔 민호가 웃는다. 형과의 전화대화 몇 마디에 그새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 모양이다.

 

 민호 : 풋 ... 아버지가 무슨 숙자를 보고싶어한다구.. .. 웃기구 있어. 알았어 주말에 봐.

 

 준호 : 그래. 주말에 보자.

 

 간단하지만, 또 그리 간단한 대화만은 아닌 듯 싶은 두 형제의 대화. 준호는 물끄러미 다시 숙자를 바라보며 웃었다. 야옹인 듯.. 냐옹인 듯.. 늘어지게 하품을 하다 숙자는 여전히 늘어지게 잠을 청한다.

 

 퇴근시간을 넘긴 저녁.. 7시.

 준호는 주말에 숙자를 데리고 집에 다녀오려면 수목원 기숙사에도 들러야지, 자동차 세차도 한번 해야하나 하며 한손으로나마 이것저것을 챙겨본다.

 

 바로 그때! 콰캉! !!! !!

 

 마른하늘에 날벼락인가. 천둥소리마냥 대포소리처럼 큰 굉음이 온 수목원에 울려퍼진다. 몇분이나 얼마나 지났을까. 주변에 전기가 죄다 나간 모양이다. 깜깜한 정전. 준호의 휴대폰이 정적을 깼다. 한손으로 휴대폰을 겨우 받은 준호.

 

 준호 : 네! 소장님. 어디 벼락 쳤어요? 온실이랑 큰일이네? 정전인가요?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나소장의 숨찬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나소장 : 글씨잉, 기계실 김씨가 휴가라. 나 혼자라도 변전실에 가봐야 되것어. 차박사는 별일 없는가? 그 건물도 정전이제? 암튼, 내 가보고 전화해줌세잉?

 

 준호 : 네, 괜찮아요. 서랍에 손전등 있어요. 네. 조심하시구요.

 

 전화를 끊고 준호는 서둘러 책상서랍을 열었다. 손전등을 켜자 촛불을 켠 듯, 동그랗고 뽀사시한 불빛기둥이 온 연구실에 가득했다.

 

 휴대폰시계. 저녁 7시를 이미 넘기고 있다. 김씨도 휴가, 일반 직원들도 퇴근했을 시각이다. 나소장 혼자 변전실로? 아무래도 불안했다.

 

 천천히 손전등을 길게 뻗어본다. 지하 공동구를 통해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아마 변전실로 연결될 것이다. 오래된 기계실이지만, 방화문을 새로 교체하느라 펼쳐놓았던 도면을 기억한다. 나소장이 방화문을 교체한다고 좋아했던 기억도 난다.

 

 위잉! -- 철컥! 위잉!

 유리온실쪽 건물에는 비상발전기가 돌아가는 듯 하다. 굉음이 온 지하실을 울린다.

 가까이 갈수록 더 크게 들려온다. 그때였다. 집체만한 호랑이 그림자가 건너편 벽을 가득 메웠다.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머리끝이 쭈삣선다.

 

 준호 나소장 동시에! : 엄마야!! 깜짝이야! 니야옹!!

 

 준호가 주저앉고 만다.

 나소장역시 이미 다리가 반이상은 풀린채로 벽에 기대고 있었다.

 

 니야옹!!!

 숙자였다. 소리도 없이, 따라오는 기척도 없이 조용조용한 숙자의 그림자가 손전등너머로 벽을 가득 메운 것이다.

 

 나소장 : 아이고, 간떨어지는 줄 알었네. 하이고야.. 뭐하러 왔어?

 

 준호 : 후... 하하 그러게요. 아, 놀래라 ... 하하 숙자, 이녀석 후...

 

 준호역시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나소장도 잠시나마 어지간히 긴장을 했던가보다.

 모자를 벗는 그의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흘러내린다.

 

 나소장 : 숙자야, 너 땜에 줄초상날뻔 했다 이놈아.

 

 그 순간, 물컹.. 물컹.

 나소장 구둣발 아래로 무언가가 물컹하게 밟힌다. 전등불빛을 비추었다.

 쥐였다. 크기가 제법 어른 손바닥만한 들쥐다.

 

 나소장 : 으익?! ... 에구구, 요, 요놈의 쥐가 들어왔다가 변압기에 감전이 된 모양이네.

 

 준호 : 쥐요? ...?? 아.. 새끼는 아닌거 같은데.. .제법 크네요.

 

 준호역시 눈살을 찌뿌리며 한걸음 물러선다.

 숙자의 초승달같은 눈동자도 한껏 커져있었다. 꼬리도 잔뜩 세우고 있다.

 나소장 역시 어딘지 모를 찜찜함에 감전사한 들쥐를 한동안 내려다보기만 했다.

 

 나소장 : 김씨 오면 내일 다시 확인하라고 해야것어. 차박사, 그만 나가세. 춥구만.

 

 자꾸만 찬 기운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 같다.

 나소장의 말에 준호도 그제서야 한기를 느끼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하실을 나서며 둘은 있는 힘껏 문을 꼭꼭 닫았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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