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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1950년 그날
작가 : 솔거
작품등록일 : 2019.10.12

1950년 6.25일 그날부터 휴전까지 지금의 고양시 벽제동에서 벌어진 전쟁실화이다.

 
1화. 국군이 잡혀가던 날
작성일 : 19-10-12 18:02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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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뉘엿뉘엿 ‘고봉산’(일산 신도시 북동쪽에 위치한 해발208m의 산) 너머로 지고, 하늘에는 초승달이 겁에 질려 있는 김구장(지금의 리장)내 집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 모양이 사뭇 안쓰러운 눈매다. 밖에서는 두 마리의 개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저 개가 오늘따라 왜 저리 짖는 거야?”

 

 김 구장은 겁에 질린 눈으로 자꾸 대문 쪽을 쳐다본다. 그의 앞에는 밥상이 놓여 있지만 수저 들 생각은 않고 대문 쪽을 쳐다보고 있다.

 

 다른 가족들도 차려진 밥상을 그대로 놔둔 채 김 구장 눈치만 살피고 있다. 그 때 김 구장이 침묵으로 가라앉은 공기를 깨뜨렸다.

 

 “밥 먹자.”

 

 그리고 닷새 전에 들어온 청년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자네도 먹게나.”

 

 “네.”

 

 청년과 김 구장 식구들이 밥그릇에 수저를 꽂을 즈음, 밖에서 또다시 개가 자지러지게 짖는다. 김 구장은 밥그릇에 수저를 꽂은 채 큰아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준태야 나가봐라. 누가 왔나 보다.”

 “예.”

 

 밖으로 나갔던 준태가 들어와 아무도 없는데요, 하고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애 개가 또다시 요란하게 짖었다.

 

 가족들은 수저를 든 채 밥을 먹지 못하고 불안해 서로를 쳐다보고 있다.

 

 대문 안으로 앞에총을 하고 다섯 명의 인민군들이 들어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인민군들은 청년 앞가슴에 총구를 들이대고 나지막하게 “손들 엇!” 하고 말했다.

 

 청년은 아무 반항 않고 손을 들었다.

 

 손을 들고 있는 청년에게 제일 높아 보이는 인민군이 “일어 서 하니.” 청년이 주저 않고 일어섰다. 인민군이 청년의 몸수색을 하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니 “손 내려” 한다.

 

 그리고 물었다. “너 국방군이지?”

 

 “아니에요. 저는 머슴살이 하다 주인집이 피란 가니 나도 딸아 가다가 너무 배가고파 여기서 품삯 받지 않고 밥만 먹기로 하고 일하고 있었구먼요,”

 

 “그래? 그럼 손 이리 내봐!”

 “청년은 손을 내 밀었다.”

 

 인민군은 내민 손바닥을 만져 보더니 “먹든 밥 먹어,” 한다.

 

 청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먹던 밥을 꾸역꾸역 다 먹었다. 먹고 나니 동무 앞장서시오, 그는 인민군들이 시키는 대로 앞장서서 나갔다.

 

 “김구장보고도 반동 동무도 딸아 오시오?” 김 구장도 겁먹은 얼굴로 그들을 따라 갔다.

 

 청년과 김 구장이 잡혀가니 식구들은 겁에 질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셋째 아들 은태가 엄마를 보니 걱정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왔다 갔다 한다.

 

 할머니는 식구들이 그렇게 저녁을 먹다말고 겁에 질려 있으니. “얘들아 어서 저녁 먹자! 산 사람은 살아야 해!”

 

 은태는 엄마를 쳐다봤다. 엄마는 너희들 저녁 먹어, 아버지는 곧 돌아 오실거야.

 

 은태는 저녁이 늦어 배가 고프던 차에 엄마가 저녁 먹으라니 후다닥 먹고 아버지 걱정에 저녁도 먹지 못하고 서성이는 엄마하고 바깥마당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는 너는 졸리지도 않니 들어가 자지,”

 “나는 안자! 엄마가 자야 나도 잘 거야,”

 

 엄마는 아들이 사랑스러워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안으로 들어가 기다리자, 모자가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 마루턱에 앉아 은태는 엄마의 허벅지를 베게 삼아 누우니 새롭게 그 청년 생각이 떠오른다.

 

 청년 때문에 아버지가 잡혀간 것 아닌가? 처음부터 수상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알면서 숨겨준 것 같았다.

 

 나이는 스물다섯 쯤 됐고 머리는 빡빡 깎고 다리종아리가 도시 사람같이 희었든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것을 알았을 텐데 아버지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일만 시키셨다.

 

 “그렇다면 그 청년은 국방군일 것이다?”

 

 지금은 인민군 천하니 우리는 저들이 말하는 반동이 된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온 몸이 으스스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그렇게 걱정에 휩싸여 있는데 뒷산에서는 소쩍, 소쩍 소쩍 새가 울어댔다. 초저녁에 소쩍 새 소리를 들으면 아무 일 없던 사람들도 스산하고 슬픈 느낌이 드는데, 오늘 같은 날은 더욱 슬프면서도 처량하게 들린다.

 

 한 참을 울던 소쩍새가 소리를 멈추고 비가 오려 나 하늘 은 온통 먹구름으로 뒤 덮여 캄캄 한데, 샛문 쪽에서 은태야 문 열어! 문 열어! 하는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아니 이게 누구 목소리야?” 놀라 샛문으로 재빨리 가서 문을 여니 김구장이다.

 

 “아-아니 당신 어떻게 왔어요?”

 

 “응. 그거는 다음에 얘기할게, 우선 급하니 저기 오촌 댁 방공호에 잠시 몸을 피해야 될 것 같아, 그러니 아침은 아주머니에게 살며시 같다 드려, 남이 눈치 채지 못하게,”

 

 “알았어요,”

 

 김 구장은 오촌 아저씨네 방공호로 피신하니 아저씨는 “아니 이 밤중에 무슨 일을 당한 거야?”

 

 “네, 우리 집에서 일하던 사람이 국방군이었나 봐요,” 그래서 초저녁에 그 사람과 잡혀갔다가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벽제’(고양시 통일로 변의 임진외란의 격전지) ‘내무지서’(지금의 파출소)로 갔는데 거기 가 보니까 지서장이 나하고 서당에서 같이 공부하든 ‘현모’였어요.

 

 그런데 밤 열두시가 되니 내무서원들이 다 퇴근을 했는지 없고 지서장하고 둘이만 남았는데 현모가 “김 구장! 내가 소변 보고 올게” 하고 나가더니 한참이 돼도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퍼덕 내가 도망가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재빨리 도망쳐 왔어요.

 

 “아마 형식이지만 내일은 나를 잡으러 올 것 같아요, 그러니 여기 아저씨네 방공호에서 난리 끝날 때 까지 숨어있어야 되겠어요,”

 

 소문으로는 현모가 진짜 빨갱이라는데 어떻게 도망가게 놔뒀을까?

 

 그게 전쟁나기 한 달 전 밤 12시를 가리키는데 개들이 요란하게 짖었어요. 그리고 조금 있으니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어요.

 

 그래서 나가 누구요? 하고 물으니 다급한 목소리로 나 현모야 문 좀 열어줘! 그래서 문을 열어주니 무조건 들어와 자기를 감춰 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안방 벽장에 감추고 조금 있으니 고양군(지금의 고양시) 대한청년단장 홍기수가 나타났어요.

 

 그는 김 구장 현모 못 봤어? 하고 물어 저는 시침을 떼고 그래서 조금 전까지 우리 개들이 그렇게 요란하게 짖었나?

 

 그 때 지나간 것 같아요. 홍기수는 김구장이 그렇다면 그런 거야. 자 빨리 저쪽으로 가자고 하고 가 버렸어요.

 

 김 구장은 그렇게 둘러대고 대문을 잠그고 안방으로 들어와 현모에게 나오라고 하니 조금 더 있다 나간다고 기다리라고 하더니 한참 있다 나와서 김 구장 내 이 신세는 절대 잊지 않을 거야, 그리곤 어디론가 가 버렸어요.

 

 오촌은 그런 일이 있었어? 그래 선한 끝은 있다고 하였어. 우리 방공호에서 전쟁 끝날 때까지 숨어 있어.

 

 “네 아저씨 고마워요.” 고맙긴 남도 아닌데.

 김 구장은 그날부터 오촌 아저씨네 방공호에서 피난생활을 하였다.

 

 은태네는 그렇게 살얼음판 같은 나날을 보내는데 국방군이 잡혀 간지 이틀이 지나 내무지서에서 생나무 자른 것을 조사한다며 은태 초등학교 후배 ‘서현’이 아버지가 와서 소나무 잘라놓은 것을 보고 화를 냈다.

 

  “김 구장 어디다 감췄어! 이 반동집구석!”

  “‘국방군’을 감춰주고 그것도 모자라 생나무를 마구 베어!”

 

 서현이 아버지가 그렇게 호통을 치니 김 구장네 식구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가 그가 가고나자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이 나고부터는 은태네는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지냈다.

 

 은태는 그렇게 집안이 불안하니 5일전 보리타작하든 날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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