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수지 몸무게 79kg 키 161 비만이다. 단 한시도 마른 적이 없다.

　유치원때는 "잘 먹어서 보기좋다, 어쩜 이렇게 맛있게 먹니?" 라는 말을 들었고 초등학생 때는 "잘 먹어야 보기좋지 나중에 다 키로 가" 이 말을 주로 들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어 생리를 하고 키가 멈췄을때, "넌 누구 닮아서 이렇게 뚱뚱하니? 우리 가족중엔 이렇게 뚱뚱한 사람 없었는데, 얼른 다이어트해서 옷 이쁜거 입어야지"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특히 추석,설날 때 가족들이 다 모여서 있을때가 제일 심하다 누구는 어디학교 들어가서 장학금 받고 학교다니는데 넌 공부 잘하니? 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정말 여러 잔소리들을 들을때, 나는 한없이 위축된다.

　공부를 못하고 싶어서 못 하는줄 아나? 모두가 꼭 잘해야하나? 점차 자존감은 낮아지고 명절만 되면 괴로움에 시달린다. "명절 전에 꼭 살빼야지! 그래서 이쁜 옷도 입고 당당하게 놀러다녀야지!"라고 다짐을 하지만, 작심 3일은 무슨 하루도 못간다.

　 이상하게 살빼기로 다짐한 날에는 먹을게 많이 생긴다 갑자기 치킨,피자를 부모님이 사주신 다거나 누가 주거나 하는둥 다짐이 무너지게 만든다.

　"아 이것만 먹고해야지" 하며 먹다보면 어느새 비닐봉지에 뼈다귀가 쌓여있다.

　그럴때마다, "아. 또 먹어버렸어 이 멍충아!"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상황종료이다.

　명절에는 이상하게 안먹는 것 같은데도 보면 살이 쪄있다. 전 부치면서 하나 두개 먹고 간 잘됬나 먹어보고 이러면 살찔수 밖에 없는데도 항상 어? 왜 쪄있지? 하는 생각이든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몸에 점점 이상이 나타났다. 몸통쪽에 검은 반점? 같은 것들이 생기고 피부는 꺼끌 꺼끌 해지며, 생리를 안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2년 정도 버티다 점점 번지는 것 같아서 17살에 도시에 있는 대학병원을 찾아갔다.

　교수님께서는 살이쪄서 나타나는 호르몬땜에 그런 것 같다고 10키로 정도만 빼보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셨다.

　 매달 3째주 목요일에 병원을 가야하는데 살이 그대로면 너무 가기가 힘들다.

　10키로를 빼자고 했는데 내 살은 왜 그대로 인지, 대체 내 살은 언제 빠지는 건지 두렵다. 그렇다고 그동안 다이어트를 아예 안해본 것도 아니다.

　원래 아침에 삼각 김밥 2개 점심에, 급식과 여러 과자들 그리고 음료수들, 저녁은 고봉밥에 나물없는 반찬들 이렇게 먹었었는데, 아침에 우유하나 마시고 점심에 닭가슴살 1조각 먹고 이렇게 3일을 참았다.

　3일후 아침에 공복상태로 적어도 2키로는 빠져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체중계에 올라섰다.

　그런데 빠지기는 커녕 2키로가 늘어있었다. 중간에 한번 이틀 안먹고 하루 먹었더니, 몸이 비상상태로 판단해서 하루 먹은것을 그대로 축척해두고 최소한의 에너지만 사용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몰랐기에 내몸이 정말 미쳤는지 알았다. 나도 모르게 뭔가를 먹었던지 아니면 내가 나도 모르는 몽유병이 있어서 막 먹어댔는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봤다. 그리고 인터넷에 찾아본 결과 내몸이 쓸데없이 일을 잘한다는 사실만 알았다. 그뒤 먹는 양만 줄이고 운동은 안하고 아니 못하고 있다. 운동만 할라 그려면 비가오고 화장실이 가고싶고 약속이 있고 참 여러 가지 이유로 밀어졌고 몸 상태는 점점 극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