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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Hello, Elise.
작가 : 멈머냥
작품등록일 : 2019.9.12

어둠속 엘리스와 엘리제의 빛을 향한 이야기.

 
첫 만남.
작성일 : 19-09-12 20:41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2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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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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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는 언제나 즐겁다. 규모가 크든 규모가 작든 그 파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겠는가. 따뜻한 음식들이 손짓하며 불러대고 잔잔한 노랫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사람들이 춤을 추다 흥에 취하여 서로 뒤엉키기도 한다. 정말이지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파티가 맞지 않은 사람이라면 애초에 방에 틀어박혀 있겠지. 춤을 추지 않아도 사람들을 구경하며 술을 병째로 들고 들이킬지도 모른다. 어떤 모습으로 파티에서 시간을 보내던, 다른 이들은 화려하고 찬란한 광경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모두가 사치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러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한편으로 어둠이 있는 편. 엘리스는 파티의 어둠이었다. 남들을 항상 올려다봐야 하고, 부러워해야만 했다. 이런 파티에서는 이래저래 치이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잔뜩 무시를 받으며 때로는 폭언과 폭행을 당할지도 모른다. 괜히 나섰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엘리제가 존재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엘리제는 언제나 그래왔듯 파티의 구석으로 빠졌다. 아무도 오지 않은 구석에 자리를 잡아 몸을 웅크렸다. 살갗에 차가운 바닥이 닿아 점점 오한이 드는 느낌이었으나, 몸을 더 둥글게 말며 파티가 언제 끝날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배에서 꼬르륵거리며 손짓하는 음식들에 달려가라고 소리친다. 배를 움켜쥐었다. 몇 시간만 참고 모두가 떠나면, 그때는 남은 찌꺼기들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엘리스도 밝은 곳을 선호한다. 밝은 곳에선 아무리 어두운 자라도 빛이 나게 해주지 않은가. 더불어 누군가가 본인을 주목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밝은 이들은 빛나고, 어두운 이들은 잊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아니던가. 그리고 아무도 이런 세상에 대해 반발하지 않았다. 엘리스도 운명에 순응하는 이들 중 하나였다. 어둠에 있을 수밖에 없다. 아마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그럴 것이다. 그게 본인의 자리이고, 엘리스는 현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다.

 

 혼자의 시간은 분명히 길고 길다. 시계 초침을 바라보며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지 계산해봐야 소용이 없다. 그럴수록 비참함에 빠져들고, 무력해진다. 그래서 엘리스는 눈을 감는다. 물론 음악과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가 윙윙 울려 편안히 잠들지는 못하겠지만, 잠시 기다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잠이 들 거다. 그렇게 엘리제가 스스로 암흑에 빠져들고 있던 그때,

 

 "엘리스, 우리 이야기를 하고 있자. 그럼 어느새 우리 둘만 남을 거야."

 

 누군가가 엘리스를 깨웠다. 엘리스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부스스한 백금발 머리칼이 붕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주위를 살핀다. 아무도 보이지 않은데, 대체 어디에서 목소리가 들린 걸까? 어쩌면 환청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동명이인이 있을지도 모르지. 엘리스는 다시금 눈꺼풀을 무겁게 눌렀다.

 

 "네 옆에 있잖아, 엘리스. 다시 고개를 돌려볼래? 나를 봐줘."

 

 엘리스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어라? 아까는 전혀 보지 못했던 아이가 있었다. 엘리스는 빤히 그 아이를 응시하였다. 분명 처음 보는데, 어떻게 본인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맞아. 드디어 나를 봐주었구나, 엘리스."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답하는 아이는 본인과 무척이나 닮은듯한 모습이었다. 아마 주변인들이 보면 쌍둥이라고 말할 것이다. 머리칼의 길이와 체형, 얼굴형과 웃는 모습까지도. 그렇지만 백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엘리스와 달리 아이는 흑발에 검은 눈을 가졌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이 아이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엘리스는 기억의 저 너머를 더듬어보았다. 아무리 기억하려 애를 써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미안해요. 저는 당신이 누군지 모르는데, 당신은 어떻게 저를 알고 계시는가요?"

 

 엘리스는 사과를 표하곤 의문을 던졌다. 아이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천진난만함을 빼고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하며 엘리스의 손 위에 제 손을 살포시 얹었다.

 

 "원래 빛은 어둠을 알지 못하거든. 네가 나보다 밝기 때문에, 너는 나를 알지 못했던 거야. 그렇지만 괜찮아! 지금이라도 이렇게 얘길 나눌 수 있으니까. 아, 소개가 늦었네. 나는 엘리제야. 기억해줘."

 

 엘리제. 그 이름을 듣자 달빛같이 은은한 미소를 띤 엘리제의 얼굴이 선명히 보였다. 엘리스는 그 달빛에 매혹되듯 마음이 끌려 가볍게 얹힌 엘리제의 손을 꼭 붙잡게 되었다. 어쩌면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본인과 비슷한 입장인 것 같아 공감되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본인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기를 바랐으니까, 엘리스는 엘리제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어둠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어둠뿐인걸요. 저는 밝은 존재가 아니에요. 그래서 이 파티의 구석에서 덜덜 떨며 모두가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랐죠. 엘리제, 무언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하하하! 무슨 소리야~"

 

 엘리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엘리제는 파티장이 울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엘리스는 도무지 영문을 알지 못했다. 본인의 말에 웃긴 부분이 있었나? 두 눈을 끔벅이며 생각해봤다. 몇 번이고 되새겨도 알지 못했다. 한창 의문에 빠져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 엘리제가 비릿하게 웃으며 엘리스의 눈을 빤히 응시했다. 푸른 하늘 같은 눈에 진한 어둠이 드리워졌다. 어쩐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나는 네 밝음을 항상 부러워했는데? 내가 너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하! "

 

 

 
작가의 말
 

 처음 쓰는 소설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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