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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1-1 장.
작성일 : 19-09-12 04:15     조회 : 431     추천 : 0     분량 : 4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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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자부심이고 희열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것을 남들보다 먼저 알아봤다는 것에 대한. 남들은 아이돌 댄스 음악이 무슨 음악이냐고 말할 때, 현금이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음악을 안 듣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팝송이든 클래식이든 아무 음악도 듣지 않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 노래들’을 몰라 볼 뿐이었다.

  사람들은 모순적이었다. 가장 비싼 것이 가장 훌륭한 것이고 돈이면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정작 아이돌 음악은 돈 냄새가 나서 고급한 음악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음악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이 모이는 부분은 아이돌 쪽이었다. 돈이 있는 곳에 최고의 재능이 모이는 것은 당연했다. 돈을 벌고 싶은 작곡가와 연주자들, 무대기획자 그리고 재능 있는 지망생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니 아이돌 음악은 최고로 멋지고 세련됐다라고 현금이는 생각했다.

 

  삼 년 전 가을 어느 날, 어반 알엔비와 힙합에 기반한 노래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던 시절, 현금이는 조금 다른 느낌의 아이돌 음악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틀라스’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생 기획사의 ‘광속소년대’가 부른 노래였다. 현금이는 노래가 좋아서 그 그룹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 그룹이 나오는 행사장이나 무대까지 쫓아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노래들이 괜찮은데 회사가 시원찮아서 시장에서 못 크는 그룹 같았다.

  데뷔한지 일 년이 지났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이 미미해서 앞 날이 불투명할 때였다. ‘광속소년대’는 첫 단독 콘써트를 열겠다는 발표를 했다. 인터넷에서 존재하던 몇몇 ‘광속’을 아는 팬들은 자기들끼리 속삭였다. ‘시장에서 사라지기 전에 단독 공연 한 번 해봐야겠다는 결심으로 하는 것 같아.’ 그러나 그 날, 현금이가 공연장을 찾았을 때 예상보다 많은 팬들이 공연장에 와있었다. ‘광속’은 총 열 네 곡의 노래를 불렀는데, 두 곡의 팝송을 제외하고는 열 두 곡 모두 ‘광속’의 노래였다. 열 두 곡은 모두 특유의 ‘광속’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산만하지 않았고 구성이 탄탄한 영화를 한 편 보고 난 기분이 들었다. 또 일년 동안 멤버들의 춤실력이 많이 늘어서 춤을 보는 재미가 컸다. 공연이 끝나자 ‘앵콜’ 환호가 이어졌고 세 곡 정도 더 부른 다음 공연이 진짜 끝이 났다. 그러나 객석에 남아 있던 대부분의 관객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팬들은 ‘광속’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 날 린은 생애 첫 소극장 콘써트를 끝마치고, 오래도록 팬들이 돌아가지 않자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다시 무대에 올라왔었다. 그러자 현금이는 관객석 제일 앞쪽으로 쫓아나가서 카메라를 얼굴 앞에 대고 렌즈 너머를 주시했다. 린은 상아색 터틀넥에 핏이 딱 떨어진 면바지 차림이었다. 무대 뒤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천장의 조명은 린의 얼굴에 은은한 음영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린의 모습은 미술교과서에서 봤던 군더더기 없는 다비드 조각상, 그 자체였다.

 

  살짝 미소 띤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고 선 린은 소년과 남자 사이, 순수와 반항 사이 어딘 가에서 서성이는 모습이었다. 린의 그 이미지는 모든 팬들이 사랑하는 모습이었고, 린을 바라보는 팬들이 자신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인지도 몰랐다. 소녀와 여자 사이 혹은 현실과 꿈 사이를 서성일 수 밖에 없는 모습. 현금이는 렌즈 너머의 린의 모습에 빠져서 셔터를 누르고 눌렀다.

  그런데 그 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십 년도 넘는 서현금 빠순이질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한 번 쯤 생각은 해봤으나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 생각 못 했던 일. 린이 고개를 돌려 정확하게 현금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잘 찍어 주세요.”

 

  분명 현금이를 향해서 린이 말을 했었고, 현금이는 그의 미소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 순간 이후 현금이는 이전보다 훨씬 린과 ‘광속소년대’를 좋아하는 팬이 되었다. ‘광속’의 노래가 좋아서 팬이 되었는지 아니면 린의 미소 띤 눈빛에 빨려들어가 팬이 되었는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만큼이나 진부한 시비가 되어 버렸다.

 

  그날 찍은 사진은 며칠 후 현금이가 만들고 운영하는 '린의 날개' 첫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고, 사진 위에 현금이의 마음을 담은 헌사까지 써두었다.

 

  "린의 날개가 되어주고 싶어요.

  그가 날도록 내가 날개를 달아 주고 싶어요....

  린이 훨훨 나는 모습만으로 우리는 힘을 얻지요.

  오늘 하루를 버티는."

 

  이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린의 날개’ 대문 사진은 바뀐 적이 없었다.

 

  밤 열 한시, 현금이는 마루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자유게시판과 채팅 창에 올라온 글들을 읽고 있었다. 컴퓨터 옆엔 현금이가 꺼내 놓은 사진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 몇 권과 맥주 캔 두 개가 있었다. 현금이는 매일 밤 한 시간 이상은 '린의 날개' 사이트에 들어와 있었다.

  린은 인기 아이돌 '광속소년대'의 멤버 중 하나였고, '광속소년대'는 린, 곤이, 에이제이, 세훈, 리코 라는 멤버를 내세워서 '아틀라스'라는 중소기획사가 삼 년 전에 만든 남성 오인조 아이돌 가수였다.

 

  "현실엔 린 같은 남자는 없겠지? 리얼 환상의 외모."

  "니네 린의 부모님의 직업이 뭔지 아니?"

  "나의 시부모님?"

  "닥쳐!"

  "조각가야. 히히히"

  "허무한데 웃김. ㅋㅋ"

  "야, 저런 말에 반응해주면 안 됨. 익명이들 수준 낮아짐."

  "우린 조각상에 빠져 있는 피그말리온임?"

  "피그-- 그게 뭐임?"

  "니가 검색해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 모르냠? 못생긴 남자가 예쁜 여신 조각상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진심으로 꽃을 바치니까 그 조각이 진짜 인간이 되는 거잖아."

  "와. 잉여들인줄 알았는데 유식한 빠순이 많네."

  "빠순이 얕보지 말기를."

  "잉여들이라고 왜 몰라야 한다고 생각하냐?"

  "근데 빠순이들 이야기 같네. 나도 어떻게 안 될까 진심 기도하고 있는데. ㅋㅋ"

  "뭘?"

  "곤이 신부."

  "너 못 생겼냐? 신화에서 말하기를 못 생긴 남자가 빌어야 조각상이 생명을 얻는 거야. 근데 우리는 못 생기지는 않았거든."

  "아! 나도 못 생기지 않아서 빌어봤자 안 되겠다."

  “낄낄.”

 

  밤 열시와 열두시 사이, '린의 날개'에서는 '익명이'라 불리는 가입자들이 몰려와서 실시간으로 채팅이 거의 매일 밤 이뤄졌다. 그 날 밤, '린의 날개'에 접속된 사람은 열 명 정도였고, 실제로 채팅을 하는 사람은 다섯 명 정도였다. 실시간으로 찧고 까부는 글들이 잠깐 사이에 백 개가 넘어 서고 있었다.

 

  아무리 '광속소년대'의 인기가 좋다고 해도 사이트만 만들어 놓는다고 저절로 하루에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고 익명이들이 모여 채팅을 하지는 않는 법이었다. 운영자가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사람들이 모였다.

 

  현금이는 지난 삼년간 거의 매일 밤,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광속소년대'를 좋아하면서 겪은 일, '광속소년대'의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겪은 일을 일기처럼 써서 올렸다. 글을 쓸 거리가 없을 때에는 광속 멤버들의 사진을 포토샵같은 프로그램에서 이리저리 변형시켜서 재미있게 만들어 올리기라도 했다. 우연히 사이트에 들른 익명이들은 '제목으로 낚시질만 하는 기사보다 더 재미있고 현실감 있는 글'이라는 칭찬의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매일 '린의 날개'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린의 날개'는 방문객이 붐비는 싸이트가 되어갔다.

  그러나 무엇보다 '린의 날개'가 다른 팬페이지들보다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게 된 데는 현금이가 올리는 사진의 역할이 컸다. 현금이는 자신이 직접 찍은 '광속 소년대'의 사진을 일일이 보정한 다음 '린의 날개' 사진창고에 올렸다. 길거리나 공항, 방송의 드라이 리허설 현장, 각종 무대 등을 따라다니며 찍은 현금이의 사진은 유명 사진작가의 화보와는 또 다른 느낌을 팬들에게 주었다. 어차피 사진 기자들은 '광속' 하나만을 보고 쫓아다닐 수 없기에 '아틀라스' 사무실에서 보내주는 공식 사진을 기사에 내보내는 경우가 허다했다. 팬들은 다른 어디에도 없는 사진을 보기 위해 '린의 날개' 사이트에 들렀다. '린의 날개'는 금세 팬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는 '꼭 들려봐야 하는 곳'이 되었다.

 
작가의 말
 

 마음이 두근두근하네요. 잠시 쉬어 가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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