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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지트
작가 : Soso
작품등록일 : 2019.9.11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의문의 바이러스, 도시의 지하벙커로 대피한 사람들. 그리고 6개월 간의 이야기
끔찍한 사고 속 유일한 생존자들, 삶의 끝자락에 몰린 그들은 과연 살아서 지상의 빛을 볼 수 있을까?

 
ep1> 시작
작성일 : 19-09-11 22:37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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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아직 살아있다. 이 지옥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모순 가득한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살아있습니까…? 2026년 1월 18일 -

 

 

 

 

 

 2025년 8월 25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검사, 최종 의견 진술하세요.”

 

 “피고인 이상희는 2025년 5월 29일 밤 10시경, 강원도 소재의 모 호텔에서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훼손한 후 인근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에 본 검사는 최종 구형합니다. 계획적이고 잔혹하게 피해자들을 살해했으나 재판 내내 거짓말로 일관하며 죄책감과 반성이 없는 점, 또한 죄질이 불량하고 재범 위험이 매우 높아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형법 제 250조 2항 존속살해죄, 제 162조 사체손괴죄와 사체유기죄에 의거해 사형에 처해주시기 바랍니다.

 

 한 글자씩 눌러가며 말하면서도 끓는 속을 주체할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눈 앞에 앉아있는 저 악마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변호인, 최종 의견 진술하세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란 참으로 나약하고 비겁하다.

 

 “피고인,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하세요.”

 

 “죄송합니다…”

 

 누구한테 죄송한 건가. 더 치밀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일까. 심장이 너무 뛴다. 어지러워.

 

 “이상으로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 선고 기일은 2025년 9월 4일 오전 10시입니다.”

 

 

 

 

 

 2025년 9월 4일

 

 집으로 오는 동안 좀처럼 뛰는 맥박이 가라앉지를 않아 맥주를 한 가득 사왔다. 내가 술이 약한 것이 참 다행이다. 아니었다면 내일 술병에 걸려 죽었을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집행유예다. 악마에게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뛰쳐나오듯 퇴근을 한 후 계속 걸려오는 서검사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진심으로 혼자 있고 싶은 순간. 이 감정은 혼자서 삭혀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 누구에게도 입을 열고 싶지 않은 순간 말이다.

 

 

 

 2025년 9월 6일

 

 “광주로 가는 제일 빠른 버스, 1명이요.”

 

 집에 내려가기로 했다. 머리도 식힐 겸, 주말 잠깐만이라도 잊자. 오랜만에 엄마가 해주는 밥도 먹어야지.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을 때마다 듣는 디즈니 OST들을 연속 재생으로 틀고 눈을 감는다. 어지러운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멀미는 안 하는 타입인데 이상한 일이다.

 

 

 ‘잠시 후 광주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오랜만에 온 고향이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이 기분이 참 묘하게 좋다.

 

 

 “엄마 ! 나 왔어!”

 

 “아들..!!!! 무슨 일로 왔어???! 연락도 안 하고는…?”

 

 “그냥, 뭐, 피곤해서 왔어.”

 

 “그게 무슨 이유야, 이 녀석아. 혹시 무슨 일 있는거야..?”

 

 “일은 무슨, 엄마 나 너무 배고프다. 오랜만에 엄마밥 먹고 싶어”

 

 “조금만 기다려, 너 온다 했으면 뭐라도 해 놨을 텐데… 으휴 정말.. 아픈 데는 없어?”

 

 “전혀, 한 군데도 없으니까 걱정 마셔요. 나 씻고 올게”

 

 

 익숙한 냄새다. 향기라고 해야 하나. 내가 살아온 절반이 넘는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내 방, 그리고 우리 집. 너무도 편안하고 아늑해서 어쩐지 눈물이 고이는 것 같다. 엄마는 내가 타지로 간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항상 내 방을 가꾸어 놓는다. 그래야 더 함께 있는 기분이 든다나. 그녀의 정성이 닿아 있는 이불을 목까지 덮고 눈을 감는다. 슬프면 원래 울어야 한다더라.

 

 

 

 ‘-----애---앵------애-----앵-----애-----앵------‘

 

 

 

 눈을 떠보니 창 밖은 아직 푸른 빛이다. 무슨 일이 난 건가, 소방 점검을 하는 게 더 가능성이 있긴 한데, 생각을 하는 순간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자..?”

 

 

 숨을 잔뜩 죽이고 부엌으로 가 보니 베란다 유리창이 깨져 박살이 나 있다. 돌이다. 새벽에 이게 무슨 일이람. 어떤 자식이 이 시간에 장난질을...

 

 

 ‘------애----앵------애---------앵------------애-------------앵--------------‘

 ‘------끼이ㅣㅣㅣㄱ----- ‘

 ‘------푸ㄱ---철퍽------‘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를 뚫고 창 밖으로 내가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던지고, 찌르고, 밟아 뭉개고,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바닥은 축축하다. 가을비도 오지 않았는데 길거리가 질퍽하다.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러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어놓을 수가 없을 정도다. 황급히 핸드폰을 찾아 네이버를 들어가자마자 실시간 검색 순위에 떠 있는 JK바이러스. 이게 뭐지...?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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