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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01. 절망 속의 시작
작성일 : 19-09-09 22:37     조회 : 397     추천 : 0     분량 : 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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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오슬로

 

 

 지난밤 끊임없이 내렸던 비로 인해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젖어있다. 나는 아무런 목적 없는 발걸음을 이어갔다. 풀과 나무의 한층 더 짙어진 공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고독이 이곳에 있는 것 같다. 어김없이 그가 생각났다. 우리가 나눴던 수많은 대화도 떠올랐다. 그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괴로워하고 있을까? 모두 잊고 살아가고 있을까? 잠들어있을까? 아주 깊은 잠에…….

 

 그때,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었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 강렬한 느낌. ‘그들’에게서만 풍기는 그 특유의 아우라. 온몸을 저릿하게 만들고 머리털을 곤두세우는 그 섬찟함.

 

  “하이연.”

 

 그 누군가는 내 이름을 부른다. 마치 오랫동안 중얼거려왔던 것처럼 너무도 익숙하게. 나는 뒤를 돌아섰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3년 전의 모든 기억이 다를 다시 덮쳐오고 있었다. 거친 바다의 파도처럼.

 

 3년 전 그 무렵에도 나는 밤마다 같은 꿈을 꾸곤 했다. 생생하고, 어둡고, 차가운 꿈. 씻겨 내려갈 듯 비가 퍼붓는 어두운 거리 한가운데 누군가 쓰러져있는 꿈. 누군지 보려고 다가가려고 애쓰지만, 그쪽으로 달려갈수록 점점 거리는 벌어졌다.

 

 그 뒤숭숭한 꿈을 꾸고 일어난 날은 머리가 조금 지끈거렸다. 가끔은 그 꿈이 뭔가를 말해주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 아주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게 시작이었다.

 

 

 

 

 블러디데이

 

 

 

 

 

 3년 전.

 

 

  "선생님! 저 질문 있어요!"

 

 학생 하나가 손을 번쩍 들면서 외쳤다. 지금 수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을 할 것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줄곧 번역 일만 해오다가 우연한 기회로 학원의 영어 강사가 되었다. 사춘기 시기의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고된 일이지만 나름의 보람이 있다. 뭣보다 집에서 계속 번역 외주 일만 하다가 누군가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물론 질풍노도의 중딩들은 가끔 날 난처하게 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그래 뭔데?"

 

 나는 엄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이 중에서도 가장 시끄러운 녀석이 손을 번쩍 들었다.

 

  "매번 수업 끝나면 선생님 데리러 오는 남자 누구예요?"

 

 교실이 한순간에 떠들썩해졌다. 내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엄청 잘생겼던데, 선생님 남자친구예요?"

 

  "오오오오 대박!"

 

  "어, 그게…."

 

  "누구예요? 네?"

 

 아이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어...뭐 남자친구...비슷한 거. 약혼자야."

 

  "우와와와!!!"

 

 이토록 우리 반에 생기가 넘쳤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멋쩍은 웃음이 나왔다.

 

 

 *

 

 

  "당신 때문에 오늘 곤란했다."

 

  "왜?"

 

  부드럽게 핸들을 돌리던 준현이 내 쪽을 힐끔 봤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나에게 부러움이 가득한 눈길을 보내던 학생들이 떠올랐다. 내가 피식 웃자, 준현이 더욱 궁금하단 표정을 지었다. 그의 짙은 눈썹과 깊은 눈동자 그리고 높은 콧대를 마음껏 쳐다보던 내가 뒤늦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뭐야 싱겁게."

 

 그는 넋이 나갈 만큼 멋진 미소를 보이더니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나는 창문을 반쯤 열고 밤거리를 바라봤다. 가을 풍경이 더는 쓸쓸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나의 근사한 약혼자 때문이다. 그는 나와는 다르게 좋은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런데도 그는 나를 선택했다. 부모도, 돌아갈 집도 없는, 마치 이 세상이 홀로 떨궈진 것 같은 나를. 그는 세상 앞에 무너지지 않는 나의 용기와 의지를 사랑한다고 했다.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연약한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몇 달 전 내게 청혼을 했고, 우리는 다음 달에 결혼한다.

 

  "내게 곧 가족이 생긴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내 말에 그는 한쪽 손을 뻗었다. 나는 그의 커다란 손을 꼭 잡았다.

 

  "앞으로 평생 함께하는 거야. 내가 당신 절대로 외롭지 않게 해줄게."

 

 나는 그의 나긋한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준현은 일찍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그의 회사가 내가 사는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으므로 그럴 수밖에 없다. 그가 피곤함을 감수하고 나와 함께 있어 준다는 것에 대해서 매번 미안함을 느꼈지만, 곧 있으면 이런 마음이 생길 일도 없다. 준현이 자신의 회사 근처에 우리의 신혼집을 알아보는 중이기 때문이다. 신혼집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는 준현의 샤워 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뒤적거려서 아침을 만들만한 재료들을 꺼냈다.

 

  "이걸 다 차린 거야?"

 

 샤워를 마치고 나온 준현이 내가 차린 아침상을 보고 감탄을 했다. 사실 감탄할만한 것도 없는데.

 

  "그럼, 나랑 결혼하면 매일 아침 이렇게 챙겨줄 거야."

 

 내 말에 그는 기분 좋은 미소를 흘렸다.

 

  "결혼할 만하네."

 

 샐러드와 스프 그리고 샌드위치를 든든하게 먹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진짜 가야겠다."

 

 나는 그를 현관문 앞까지 배웅했다.

 

  "오늘은 학원까지 오지 마. 피곤하잖아."

 

 내가 말하자 그는 대답 대신에 내 입술에 짧은 키스를 했다.

 

  "싫은데?"

 

 나는 그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몇 초간 있었다. 그의 심장 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좋다.

 

  "그래, 그럼 오늘도 와."

 

 내가 둘렀던 팔을 풀며 말하자 그가 장난스럽게 웃어주고는 손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복도의 찬 공기가 집안까지 들어왔다. 나는 소파에 걸쳐져 있던 가디건을 걸치고 몸을 웅크렸다.

 

 *

 

 

  "하이연씨, 애들한테 들었는데 늘 데리러 오는 남자가 이연씨 약혼자라는 거 사실이야?"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수학 강사 영진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저번에 반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생님들의 내게 시선이 주목되었다. 내가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답하자, 이곳저곳에서 감탄 소리가 들려왔다.

 

  "아쉽네, 이연씨 남자친구 없으면 내가 아는 사람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내 옆자리에 앉는 다른 영어 담당 선생이 말했다.

 

  "하긴 이연씨같은 여자가 남자가 없을 리가 없지. 어디 부족한 데가 있어야지. 성격도 참하겠다, 얼굴도 예쁘지, 학벌도 좋지."

 

  "맞아 맞아“

 

 쑥스러움이 난처함으로 바뀌려는 순간, 수업 시작을 알리는 멜로디가 학원 내에 흘렀다. 나는 도망치듯 반으로 들어갔다.

 

  수업이 모두 끝나 학원 밖으로 나오는데 몇몇 반 아이들이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내가 약혼자를 기다리고 있는 걸 눈치챈 모양이었다. 나는 어색하게나마 인사를 해주고 학원 옆의 편의점 근처로 가서 섰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준현의 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손끝이 점점 시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다 못해 핸드폰을 꺼내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4년간 그와 만났지만, 연락이 안 됐던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불현듯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나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서 그에게 몇 번 더 전화를 해봤다.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어디야 지금?"

 

  "여보세요?"

 

 준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온몸의 털이 바짝 서는 기분이 들었다.

 

  "저...그거 김준현씨 핸드폰인데, 누구세요?"

 

 나는 가능한 한 침착하게 대꾸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여기는 서울 병원입니다."

 

 갑작스러운 천둥소리가 상대방의 목소리를 삼켜 먹었다. 그건 흡사 내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소리였다.

 

 

 며칠 뒤.

 

 

  "아직 살날도 많이 남았는데 불쌍한 놈…."

 

  "아까 약혼녀 얼굴 봤냐? 얼굴이 반쪽이 됐더라…."

 

  "기자 새끼들은 눈치도 없나 사람이 죽었는데 와서"

 

  "근데 말이야...준현이 죽은 이유....정말 뭘까?"

 

  "뭐긴, 뉴스에 나온 것처럼 동물같은 거에 물렸고 과다 출혈로 죽었다고."

 

  "근데 그 피가…."

 

  "그럼 흡혈귀가 나타났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믿기라도 한다는 거야?"

 

  "이연씨!"

 

 장례식장 뒷골목에 모여 앉아있던 한 무리가 나를 보고 수다를 멈췄다. 나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봤다. 그저 장례식장이 너무나 답답해서 나온 것뿐인데 그들은 범죄라도 저지르다 들킨 사람들처럼 쩔쩔맸다.

 

  "죄송해요 이연씨, 저희가..."

 

  "아니에요. 얘기들 나누세요…. 그냥 답답해서 바람 쐬러 나온 거예요."

 

 나는 천천히 말하고 돌아섰다. 준현이 죽자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조차도 달라진 것 같았다. 예전에는 부러움, 선망과 질투 섞인 눈빛을 보냈다면 이제는 나를 동정 어린 눈길들로 바라봤다. 김준현이라는 사람이 내 곁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내 삶의 모든 것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보육원 시절이 되풀이되는 것 같았다.

 

  다시 장례식장으로 들어서자, 준현의 부모님이 보였다. 처음에 준현이 나를 자신의 그분들께 소개했을 때가 떠올랐다. 고아라는 말에 께름칙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모습에 나는 한없이 작아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준현은 나 외에는 다른 여자를 만날 일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기 때문에 약혼까지 할 수 있었다. 준현의 어머니는 장례식장에서 내게 한마디 말도 건네지 않았다. 나 역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준현이 없는 이상 나는 이 사람들과 섞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준현이 그들과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해왔다.

 

 지나치게 차갑거나 동정에 가득한 눈길들에 숨이 막힌 나는 다시 장례식장을 빠져나왔다. 더는 그곳에 있을 수 없었다. 한참을 걷다가 작은 카페에 들어섰다. 따뜻한 커피를 앞에 놓고 나는 멍하니 창밖을 내다봤다.

 

 다시는 날 외롭지 않게 해준다며...

 

 나는 속으로 준현을 끊임없이 원망했다. 그리고 원망하는 내 마음을 자책했다.

 

  장례식이 끝난 후, 나는 원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서울을 아예 떠나버리기로 결심을 내린 것이었다. 서울의 곳곳에 남겨진 준현에 대한 수많은 기억을 안고 살아갈 용기가 없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들을 감당해낼 자신도 없었다. 김준현의 죽음에 대한 첫 매스컴 보도 당시를 떠올리면 지옥 속에서 사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악마같이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며 즐거워했다.

 

  나는 그가 준 선물들을 한 상자에 차곡차곡 담았다. 하지만 그 물건들은 한 상자에 차고도 넘쳤다. 나는 또 다른 상자를 창고에서 꺼내다 다리를 삐끗해서 바닥에 엎어졌다. 그제야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온 세상이 날 향해 비웃는 것 같았다. 나 같은 건 가족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참을 울다 잠이 들었다.

 

 나를 깨운 건 초인종 소리였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 있었고, 나는 거실 한가운데 엎어져 있었다.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인터폰 쪽으로 갔다. 이상한 희망이 마음속에 들끓었다. 어쩌면 초인종을 누르는 게 김준현일지도 모른다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모두 꿈이었다고. 하지만 인터폰에 보이는 얼굴은 준현이 아니었다. 창백하고 이국적인 얼굴을 한 남자였다. 짧은 망설임 끝에 인터폰 수화기를 들었다.

 

  "누구세요?"

 

  "한이연 씨?"

 

  "...네 맞는데요."

 

  "김준현씨 일로 찾아왔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맥박이 빨라졌다.

 

  "...혹시…. 기자신가요? 그렇다면 그냥 가세요."

 

 인터폰 화면 속 남자가 눈동자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내가 보이지 않을 텐데 마치 내 바로 앞에 서서 쳐다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붉은빛이 묘하게 감돌고 있었는데 붉은 머리카락과 어울렸다. 한국인은 아닌 게 틀림없었다. 어딘가 유럽 쪽 사람 같았지만, 한국말은 유창하게 잘 했다.

 

  "기자 아닙니다."

 

  "그럼 누구세요."

 

 다시 입을 다문 그가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알려드릴 수가 없지만, 일단 문 좀…."

 

 그는 위험해 보였다. 어딘가 모르게 소름 돋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나는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붉은빛의 눈동자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문이 열리고 남자가 내 눈앞에 보였다. 그는 생각보다 키가 매우 컸다. 창백한 피부는 티 없이 매끄러웠고, 그래서 붉은 기가 맴도는 입술이 도드라졌다. 긴 속눈썹은 신비로운 붉은빛의 눈동자를 살짝 덮었다. 날카로운 코와 턱은 차가운 인상을 더 해줬다. 전체적으로 차갑고 섬뜩하리만큼 아름다운 남자였다.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기자가 아니면 누구신 데요?"

 

 나는 한참 높이의 그의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하며 물었다. 그의 핏빛 도는 두 눈동자를 마주보는 순간, 갑자기 현기증이 나면서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핑그르르 돌았다.

 

  "한이연씨."

 

 쓰러지기 바로 직전 내 귓가에 낮은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무슨 일이 앞으로 펼쳐질지 전혀 감이 안 왔다. 기절하기 직전 마주했던 신비로운 남자는 소파에 눕혀진 내 바로 옆 의자에 앉아있었다. 긴 팔과 다리를 불편하게 접어서 걸터앉아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잠시 바라봤다.

 

  “갑자기 쓰러지시길래 병원으로 데려갈까 하다가, 숨이 고르고 잠이 든 것 같아서 그냥 있었습니다.”

 

  “네... 갑자기 너무 놀랐나 봐요.”

 

  “놀랄 만큼 잘생겼다는 거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농담을 많이 하는 타입인가, 싶었다. 그의 미소에 잠시 홀렸다가 얼른 정신을 차리려고 질문을 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아오셨다고 했죠? 아까... 준현 씨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찾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준현 씨의 죽음과 관련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람이 김준현 씨를 죽였을지도 모릅니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뭐라고...했어요 지금?"

 

  "그 사람을 찾아야 해요.“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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