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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길을 찾는 사람들
작가 : 고비사리
작품등록일 : 2019.9.4

신화와 괴물들, 패권다툼이 만연한 흉악한 세상
사연있는 사람들이 세상속을 헤쳐나가는 이야기!

 
모든 인연은 기묘한 데가 있다. (1)
작성일 : 19-09-04 15:28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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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몇 사람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숲길을 걷고 있다. 앳된 소녀가 먼저 눈에 띄었다. 그녀가 지닌 백금 머리칼은 흐린 하늘 아래서도 빛 바래지 않았다. 체구는 꽤 작은 편이어서 열 일곱 내외일까 싶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대열 두번째로 걷고 있었다. 그녀 뒤로는 듬직한 남성과 훤칠한 여성이 뒤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앞으로는 체구가 장대한 남성이 홀로 걷고 있었다. 맨 뒤에서 따라오던 사내는 심심했는지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대장, 날씨도 나쁜데 하루 정도 쉬는 게 좋겠는데요.”

 

  그는 소녀에게 말을 걸었지만 훤칠한 여성이 대신 답했다.

 

  “이번엔 시간이 꽤 촉박해, 날씨 탓하다 하루이틀 까먹어서는 늦어.”

 

  “그렇게 어려운 내용도 아니던데, 너무 엄살부리는 거 아니에요?”

 

  “내가 엄살이면 넌 낙관이지.”

 

  “자자 숲 속에서 괜히 소란 내지 말아, 뭐가 듣고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소녀가 그들을 중재했다. 다른 이들보다 훨씬 어린 나이지만 그녀는 연장자들을 익숙하게 다루었다. 걷는 시간이 이어지던 중, 말을 아끼며 걷던 선두의 사내가 한 손을 반쯤 들고 멈추자 하자 일행이 걸음을 멈추고 모여들었다. 일행을 불러모은 사내가 나직이 말했다.

 

 

  “나무 아래에 흔적이 있다. 하이에나 배설물이 틀림없어.”

 

  “생각보다 빨리 발견했네요, 비가 거세어 이틀 정도는 헤맬 것 같았는데.”

 

  대장이라 불린 소녀가 말을 높였다. 소녀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선두의 사내를 약간 어려워했다.

 

  “비가 만만찮게 쏟아지니까 발자국 같은 흔적은 쫓을 수 없지. 하지만 전혀 불가능 한 건 아니야.”

 

  “나무 사이로 오솔길이 보이네요, 짐승 무리도 길을 따라 움직이나요?”

 

  “평범한 짐승 무리면 아니겠지만, 우리가 쫓는 건 그냥 하이에나 떼가 아니다. 놈들은 이 길이 공동묘지로 이어진다는 걸 알고 있어.“

 

  “일단 알았어요. 모두 소리 죽여 천천히 가자.”

 

  사내의 목소리는 중년남성임을 짐작케 하는 중후한 저음이었다. 소녀의 지시를 듣자 일행은 저마다 무구를 챙겼다. 소녀는 허리춤에 매단 한손검과 방패를 꺼내 들었다. 각각 상서로운 음각이 새겨져 범상치 않았다. 훤칠한 여성은 길쭉한 무언가를 등에 매고 있었는데 가죽을 뒤집어씌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가죽을 들춰내자 거대한 검이 드러났다. 그녀의 훤칠한 키와 맞먹는 검은 중병기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검을 경쾌한 동작으로 둘러메었다.

 

  선두를 가던 중년인이 큼직한 석궁을 꺼내 시위를 매겼다. 그는 일행과 스무 걸음가량 떨어진 곳에서 느린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빗소리가 덮어 더욱 은밀했다. 그렇게 십여분 걷자, 선두가 걸음을 멈추고 다른 일행도 발걸음을 멈췄다.

 

  “찾았군, 무덤을 뒤지고 있다. 머릿수는······. 정확히 14마리다. 멜리, 지시를.”

 

  “부대장, 몇 마리까지 가능한가요?”

 

  “도망치기 전까지 두 마리.”

 

  선두에서 정찰하던 중년인, 타리하의 보고에 소녀대장 멜리가 능숙히 지시를 내린다. 한두 번 이런 일을 수행해 본 것이 아닌 듯 그들 사이엔 형식적인 긴장감 밖에 없었다.

 

  “그럼 가장 가까운 두 마리는 무시하고, 셰피가 적진 중앙으로 돌진, 라쿠는 후미를 봐주며 단시간 내 섬멸한다. 쉽다고 너무 방심하진 말고.”

 

  “알겠습니다.”

 

  돌격역을 맡은 것은 사제 라쿠가 아닌 훤칠한 미녀 셰피였다. 그녀는 언제든지 칼을 올려 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다.

 

  “첫번째 사격을 신호로 진입하겠습니다. 라쿠, 내 뒤로 붙어.”

 

  “이미 딱 붙어있습니다. 언제든지 따라 나서죠.”

 

  라쿠는 롱소드를 느슨히 늘어뜨린 채 둥근 목조품을 가슴에 모아 쥐고 있었다. 마치 기도를 올리는 모양새였다. 셰피는 그 모습을 등뒤로 힐끗 쳐다보다니 정면을 바라보며 숨을 가다듬었다. 타리하는 어느새 오솔길을 벗어나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긴 채 크로스 보우에 볼트를 걸어 무덤을 헤집고 있는 하이에나 떼를 향해 겨눴다.

 

  석궁을 떠나간 볼트가 삽시간에 하이에나 목줄기를 꿰뚫었다. 땅속에 고개를 들이밀고 정신없이 파헤치던 다른 녀석들은 그제야 화들짝 놀라며 사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이미 타리하는 두번째 볼트의 장전 동작에 들어갔다. 하이에나들이 아무리 사위를 살피려 해도 세찬 빗물 때문에 시야도 좁을뿐더러 소리, 냄새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다. 무리가 불안함에 휩싸여 아우성치는 한편, 고인 빗물에 찰박거리는 발소리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셰피는 삽시간에 짓쳐들어가 검을 단단히 쥐고 낮게 휘둘렀다. 그녀의 허리 아래로 오는 짐승들에겐 매우 위협적인 일격이다. 날카로운 날붙이에 화들짝 놀란 하이에나들이 뒷걸음질을 치지만 두셋은 피하지 못하고 머릿속을 드러내며 날아갔다. 두호흡이 지나고, 사격을 마친 타리하와 셰피의 뒤를 따랐던 라쿠가 차례로 전장에 가세했다. 머릿수

 

  차이가 무색하게 일방적인 상황이 되었다. 타리하가 휘두르는 손도끼와 라쿠의 롱소드 모두 간결하게 짐승들을 물리쳤다. 더불어 멜리가 바깥쪽부터 밀고 들어와 상황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하이에나 떼라고 하길래 무슨 시시한 일인가 싶었는데 짐승 탈을 쓴 구울들이었을 줄이야.”

 

  “보통 짐승 떼에 골머리를 썩는다 하면 보통 괴물들이다. 무리 짓는 동물은 현명해서 사람을 피해가지 일부러 해치지 않아.”

 

  쏟아지는 비가 새까만 핏물을 씻겨낸다. 한바탕 일거리를 끝낸 일행은 커다란 바위에 몸을 기대고 각자 사용한 장비를 갈무리한다. 잠시 기다리자, 싸움터 뒷정리를 맡았던 라쿠가 돌아왔다. 모든 인원이 모이자 멜리가 기댔던 몸을 일으키며 출발을 지시했다.

 

  “좋아, 더 이상 비를 맞으면 위험하겠어, 야영지로 돌아가자.”

 

  “하지만 그 전에 이 친구 좀 봐요 대장.”

 

  멜리는 그가 코앞까지 다가와서야 무언가 들쳐 매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직 약관도 안된 멜리보다 왜소한 소년이었다. 추레한 후드 망토를 두른 걸 보아 빗속을 헤매다 조난당한 것 같았다. 등이 미약하게 들썩이는 것을 보아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닌 듯 했다.

 

  “인적이 드문 숲속이라 들었는데 조난자라니, 셰피는 빠르게 복귀해서 불을 지펴줘.”

 

  “알겠습니다.”

 

  셰피가 가볍게 목례하고 무거운 장비를 벗었다. 그녀는 발목을 돌려 풀어주더니 놀라운 속도로 뛰쳐나갔다. 비 내리는 숲 속을 뛰는 것이라고 믿기지 않았다. 타리하는 그녀가 벗어 둔 장비를 담담히 짊어 멨다. 본인이 두르고 있던 망토는 벗어서 라쿠가 업은 소년에게 덮어주었다. 그러나 날씨는 여전히 춥고 소년은 더욱 위험해지고 있었다. 일행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덕분에 얼마 걸리지 않아 미리 불을 지핀 셰피와 합류했다.

 

 “아직 깨어나지 않았습니까?”

 

 “시도해봤지만 웅얼거림이나 간헐적인 움직임밖에 없어, 완전히 의식불명이야.”

 

  멜리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셰피는 별다른 말 없이 마른 자리에 소년을 눕혔다. 그리곤 능숙한 솜씨로 젖은 의복을 벗겨내더니 빳빳하게 마른 거적을 몸에 둘러 씌웠다. 한순간 소년이 알몸이 되자, 멜리는 약간 멋쩍어 시선을 피하고 말했다.

 

  “쉽게 그칠 날씨가 아닌데 큰일이야, 몸을 따듯하게 한들 의식이 없으면 위험한데.”

 

  “해는 기울었다. 아무리 빨리 가려 해도 도시까지 한나절은 걸려, 비 오는 밤길에 환자를 데리고 달렸다간 우리도

  위험할 뿐더러 제대로 도착할 지 의문이다.”

 

  “수레에 마른 짚이 넉넉하게 있으니 내일 아침에도 의식이 불명이라면 거기 실어 복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먹구름이 많이 이동한걸 보아 내일 아침엔 비가 갤 겁니다.”

 

  “그럼 그렇게 하자, 오늘 불침번은 부대장이랑 라쿠, 부탁할게.”

 

  다행히 셰피의 말대로 이튿날 아침 빗줄기는 거의 잦아졌다. 일행은 새벽부터 야영장을 정리하고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아직 기온이 차다. 모닥불은 끄지 말고 기다려. 해가 나무 너머로 떠오르면 그때 출발한다.”

 

  멜리가 지시를 내렸다. 라쿠는 수레 손잡이를 잡고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일행은 수레를 둘러싸듯 위치하고 한시간쯤 기다리자 공기가 따듯해졌다. 그제서야 멜리는 출발을 지시했다.

 

 
작가의 말
 

 모두 반갑습니다. 좋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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