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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미로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안개로 둘러싸인 숲 속.
끝을 알 수 없는 미로에 둘러싸인....
성....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01
작성일 : 19-09-03 20:27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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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작고 물기어린 물방울들이 모여 아늑한 물안개를 이루는 곳.

 

 스산한 바람이 추위에 뾰족하게 자라난 사철나무의 잎을 스치고 지나는 숲 속.

 

 그러한 숲 속을 지나다 보면, 누군가의 손길로 인해 매우 각이져 단정하게 가꾸어진 방대한 미로가 나온다.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빽빽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미로.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나무들의 나뭇잎은 미로 속에 빠진 인간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놓는데 탁월했기에, 허락 없이 숲을 지나다 미로에 빠진 많은 인간들은 미로 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채 그 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햇살이 드는 낮이면 햇살에 비치는 모든 나뭇잎이 제각기 다른 푸른 빛을 발했기에 사람들은 그 시각적인 황홀감에 매료되어 정신을 잃고 빛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깊숙한 숲 속에서 낮은 너무나도 짧았기에, 곧이어 해가 제 모습을 감추면, 황홀했던 순간은 아지라이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곳에는 오직 차가운 어둠과 앞 뒤 양 옆으로 빽빽하게 자라난 나뭇잎파리들 밖에 보이지가 앉게 된다.

 

 그럼 그곳에 들어선 사람들은 너무나도 다른 낮과 밤의 차이에 충격을 먹고 굳어버리듯 주저앉게 된다.

 

 그러나 짧은 낮의 황홀경은 어둡고 추운 밤을 견딜 만큼 매혹적인 것이었기에, 사람들은 얼어붙을 듯한 추위를 견디며 미로 속에서 밤을 세워가며 낮을 기다렸다.

 

 그러면 언제 밤이 있었냐는 듯이 낮이 온다.

 

 뜨거운 태양이 뜬다.

 

 그러나 태양은 거대한 성에 가려져, 그 뜨거움의 정도가 전 날 보다 낮아진다.

 

 그러나 그 정도의 태양빛 조차 인간들의 시각을 마비시키기엔 충분히 차고 넘치는 매력을 가졌기에, 인간들은 또다시 낮에게 자신의 시간을 흘려버린다.

 

 햇살에 비치는 물 분자 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있다 보면 인간의 시간은 너무나도 쉽게 빼앗겨 버린다.

 

 그러한 새벽의 스산한 안개에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빛이 스며들면, 투명하리만큼 영롱한 물방울 사이로 한 결의 빛이 흘러 들어온다.

 

 그렇게 흘러 들어온 빛이 물방울 속에서 나올 때에는 한 결이 아닌, 일곱 빛깔, 혹은 그 너머의 아름다운 빛깔을 띈 결들로 그곳에서 나오게 된다.

 

 여러 빛깔을 간직한 털실을 풀어내듯,

 

 잠시 동안 물방울 속에 갇혔던 햇빛은 물방울 속에서 그제야 제 빛깔들을 스스럼없이 풀어낸다.

 

 그러한 풀어냄에 인간들은 시각을 홀려서는 낮이 있는 하루 동안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게 된다.

 

 그러다보면, 밤은 너무나도 금세 찾아왔다.

 

 태양이 제 모습을 숨긴 미로 속에서는 어떠한 따뜻함도 찾아 볼 수 가 없다.

 

 그런 까닭에, 인간들의 체온은 급격하게 식어간다.

 

 낮에 느꼈던 태양의 따스함과 밝은 시각적인 기쁨은 태양이 사라짐과 함께 급속도로 냉각되는 공기와 어두움으로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바뀌어버린다.

 

 그렇게 몇 번의 낮과, 몇 번의 밤이 반복되다보면, 인간에게는 더 이상 낮이 아닌 죽음이 찾아 왔다.

 

 죽음.

 

 스산한 공기와 함께, 아름답게만 느껴졌던 짧은 낮과 밤의 반복 속에서 살다,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게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태양이 다시 뜨기만을 바라면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미로를 들어선 모든 인간들은 대부분 그렇게 해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모두들 낮이 올거라는 희망을 간직한 채로 죽음을 대해서 그런가 온기마저 빼앗겨 버린 인간들의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가 잔잔하게 머물고 있었다.

 

 타닥 타닥 거리며 잘려진 나무 조각들이 제 몸을 태우며 벽난로에서 타고 있다.

 

 “알렌드, 미로에 갇힌 인간들의 수는 얼마나 되나?”

 

 큰 키를 감쌀 정도로 커다란 소파에 팔을 걸친 채, 벽난로를 바라보며 어느 냉정하리만큼 차가운 한 사내가 백발이 샌 늙은 하인에게 말을 꺼낸다.

 

 사내는 타닥 거리며 타들어가는 벽난로의 장작더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얼굴 앞으로 흘러내린 기다란 은빛의 머릿결에 사내의 오른쪽 눈이 가려 보이지 않았다.

 

 사내의 뒤에 있는 한 늙은 하인이 백작의 말을 받는다.

 

 “그리 넉넉하진 않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인간들이 숲을 들어서는 일이 줄어든 것 같은데.... 아직은 몇 명의 인간들이 미로에 갇혀 있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얗게 샌 머리와 수염을 가진 늙은 하인은 천장까지 뚫려 있는 높다란 창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렇군.... 미로에 들어선 인간들을 제 각기 다른 곳에 잘 갇히도록 잘 홀려 놓도록 로잘린에게 전하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백작님.”

 

 말을 마친 백작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자 그가 입고 있는 제 발목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코드자락이 펄럭이며 잿빛과도 같은 소리를 낸다.

 

 터벅

 

 터벅

 

 무거우리만큼 고독함을 간직한 백작의 마음을 담은 듯 무게감 있는 발걸음 소리가 텅 빈 응접실의 공기를 가득 메운다.

 

 높디 높은 응접실의 문을 향해 나서는 백작의 뒷모습.

 

 은빛을 잔뜩 머금은 그의 머릿결은 곱디 곱게도 자라서는 얄팍한 제 허리까지 곱게도 닿아있었다.

 

 터벅

 

 터벅

 

 그가 한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그의 머릿결은 그의 허리를 간질이기라도 하는 듯, 유연한 제 모습을 뽐냈다.

 

 따스한 벽난로의 불빛이 은빛을 내는 머릿결에 닿아, 백작의 머리는 온화한 열기를 간직한 듯 보였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그러나 그가 응접실의 문에 다다를수록, 벽난로의 불빛은 그에게서 멀어져만 갔고, 따스함을 담아내었던 그의 머릿결은 빛을 잃은 채, 그저 찬 온도를 가진 은색의 빛깔로 변해 갔다.

 

 끼이이익__

 

 턱.

 

 하고 오래되어 제 생을 잃은 고사목을 다듬어 만든 나무문이 그의 뒤에서 닫혀갔다.

 

 턱

 하고는.

 

 다시

 

 터벅

 

 터벅

 

 문을 밀고 나오자, 엄청나게 넓은 커다란 공간이 나왔다.

 

 왼편에는 성의 밖과 이어지는 커다란 문이 있었으며, 오른편에는 높은 계단들이 제 위층까지 나 있었다.

 

 백작은 자신의 양옆을 향해서는 어느 한 번의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그저 제 앞을 향해 자신의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그곳에 나 있는 돌로 이루어진 높다란 문.

 

 백작은 핏줄이 다 보일 정도로 하얀 자신의 손으로 두꺼운 돌문을 밀었다.

 

 

 

 

 .

 .

 

 

 쓰윽...

 

 찌지지직.

 

 쿵.

 

 하고는.

 

 무거운 돌문이 열리며, 바닥에 있는 자잘한 부스러진 돌 알갱이들을 긁는 소리가 텅 빈 지하 계단 속으로 울려 퍼졌다.

 

 거대한 돌 문이 열리자, 문 옆의 벽에 걸려있는 호롱불을 드는 에드윈 백작.

 

 백작은 호롱불을 들고는 어두운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 바로 아래 나 있는 나선형의 돌 계단을 돌아 내려가는 에드윈 백작.

 

 오래되어 색이 바랜 가죽으로 만들어진 구두가

 

 딱. 터벅.

 

 탁. 터벅.

 

 거리는 소리를 낸다.

 

 그는 핏기 없는 얇은 손가락으로 돌기둥을 쓸어 내리며, 한 계단 한 계단 씩 지하 감옥을 향해 내려갔다.

 

 쓰윽. 쓰윽. 찌이이익.

 

 그의 길고도 뾰족하게 자라난 제 손톱들이 돌기둥을 긁어대며 신경을 긁는 소리를 내었다.

 

 찌이이익 찌익_ 찌익 __

 

 그러자 그 소리에 반응이라도 하듯, 들릴 듯 말 듯 한 어느 여인의 비명소리가 깊은 지하 속에서 날카롭게 들려왔다. 흐릿하게....

 

 그는 여성의 비명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이 계속하여 제 손톱으로 돌기둥을 긁어 대었다.

 

 한 계단, 한 계단 씩. 계단의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여성의 비명은 더욱이 또렷하게 들려 왔다. 두려운 존재가 다가옴에 따라 벗어나고 싶은 갈망에 휩싸인 끔찍이도 괴로운 한 여성의 비명 소리.

 

 인간이었다면, 그러한 소리를 견디지 못해 두 손으로 제 청각을 포기 했을 법하나, 오랜 세월 동안 그러한 소리를 즐기다 싶이 살아온 에드윈 백작의 귀에는 마치 즐거운 식사시간을 알리는 노랫소리로 느껴졌다.

 

 탁.

 

 긴 계단을 내려온 그의 귀로 여성의 비명이 더욱 또렷하게 들려온다.

 

 그가 도착한 지하 감옥은 양 옆으로 여러 방이 나 있었다. 각 방의 돌문에는 백작에 키에 맞게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작은 직사각형의 구멍이 뚫어져 있다.

 

 양 옆으로 늘어져 있는 방들을 지나는 백작. 그러한 백작의 뒤로 독방 속에 갇힌 죽은 인간들의 시체가 천장에 달린 체인에 손목을 묶인 채로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

 

 어느 시체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메마르지 않았으나, 어느 시체는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제 모습을 잃고는 피부가죽이 제 뼈에 쫙 달라 붙어 있었다.

 

 뱃가죽은 녹아 흘러내리듯 흐물거렸으며, 가느다란 머리카락은 다 빠져 땅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초점 없는 두 눈 들과, 핏기 없이 새하얀 피부들.

 

 죽은지 오래된 시체는 그 피부색이 점차 갈색을 띄었다.

 

 그렇게 모든 방마다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간들이 들어차 있었다.

 

 인간들은 제각기 다른 사유로 미로에 들어섰으리라.

 

 그러나 공통적으로 독방에 갇힌 모든 시체들의 목에는 자그마한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선명하게도 공허하게 뚫려서는.

 

 제 인간의 목마다 뚫려 있는 두 개의 구멍.

 

 

 .

 .

 .

 

 

 

 터벅. 터벅.

 

 그러한 인간들이 갇힌 공간을 지나 백작은 지하 감옥의 끝에 있는 한 문에서 멈춰 선다.

 

 끼이이이익.

 

 하고 돌문이 밀쳐진다.

 

 방의 정중앙에 한 여인이 있다. 천장에 매달린 체인에 양 손목이 잠겨서는.

 

 그 여인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어두움 속에서 공포와 싸우며 홀로 두려움을 버텨냈으리라.

 

 “꺄아아아아악!!”

 

 한 여인의 두려움에 가득찬 비명소리가 독방을 넘어 자하 동굴 전체를 가득 메운다.

 

 익숙한 반응이라는 듯이 백작은 여인의 비명에 아무렇지 않은 듯, 그저 문 옆으로 가더니 바닥에 있는 통나무 양동이를 든다.

 

 그리고는 독방 중앙에 있는 여인에게로 서서히 다가간다.

 

 “꺄아아아아악!!! ”

 

 여인의 비명 소리는 메마르게 갈라져서는 마지막 발악을 하였다.

 

 백작이 다가갈수록 여인은 마구잡이로 발버둥을 쳤다.

 

 퍽.

 

 하고 여인의 발이 백작의 다리를 쳤다. 그 충격에 백작이 들고 있던 램프가 땅으로 떨어지며 쨍하며 등불이 깨진다.

 

 쨍..

 

 완벽한 어둠이 찾아왔다.

 

 어둠 속에서 살기를 띈 눈이 사늘하게 식어서는 발광하는 여인을 차갑고도 시리게 쳐다보았다.

 

 휙/

 

 뚜둑..

 

 콱!

 

 눈으로 잡아 챌 수도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백작이 매달려 있는 여인의 목을 옆으로 휙. 꺽은 뒤, 목덜미에 제 뾰족한 송곳니를 콱! 하고는 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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