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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엑스트라가 된 창조주
작가 : 한청
작품등록일 : 2019.9.2

#성좌물 #책빙의물 #게임시스템 ///
내가 만든 사후세계로, 가다.

 
01. 계약직 김필중
작성일 : 19-09-02 00:56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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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도 참 더럽게 사납다.

 

 

 ‘뭐야 이 새끼, 집도 없어? 니네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인데?’

 

 ‘야 김필중, 돈 좀 있냐?’

 

 ‘야 김 일병.. 니 진짜,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뭐냐...?’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서 있는 넥타이 부대.

 

 지하철에서 눈을 뜨자 날 반긴 것은 도축 당하기 직전의 소 마냥 천장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직장인 무리였다.

 

 “.......다다음역이네.”

 

 도축 당하기 직전인 건 나도 마찬가지.

 

 오늘도 2호선 축산 열차는 그렇게 신이 무책임하게 부여한 운명에 따라 같은 장소를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

 

 행복햇살론

 최저 7%부터

 당일대출

 조회기록없이GO

 단기연체가능

 친절상담

 중졸 가능

 

 +

 

 "중졸이라..."

 

 이름 김필중. 나이 스물 일곱에 최종학력은 중졸.

 

 고등학교 따윈 다니지 않았다.

 

 1500원 짜리 1+1 과자로 하루 끼니를 연명해왔던 내게 고교 생활이란 사치에 불과했기 때문.

 

 스윽, 인터넷을 켜자 익숙한 사이트가 내 눈 앞에 등장했다.

 

 "와... 이거 아직까지도 하네."

 

 +

 

 <썬피아 제 42회 웹소설 공모전 개최>

 

 ‘당신도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번 도전해보세요!!

 대상 상금 – 70,000,000원

 

 +

 

 암울했던 10대 후반 시절,

 

 저 7000만원이라는 말도 안돼는 액수에 눈이 멀어 난 웹소설에 모든 인생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

 

 ‘세상에, 700만원도 아니고 7000만원이라고...?’

 

 ‘와.. 이 작가는 월에 몇 천을 버네...??’

 

 그 사실에 눈이 돌아 미친 듯이 소설을 써내려갔던 시절이 있었다.

 

 치질에 걸릴 정도로.

 

 디스크로 허리를 못 펼 정도로.

 

 남들이 검정고시를 따고 토익이나 자격증을 딸 때도 미친 놈처럼 혼자 도서관 구석에 앉아 중고 노트북을 두들겨댔던 기억이 있다.

 

 장장 7년 동안.

 

 스물 다섯이 되기까지말이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내 <21세기 신곡>이라는 소설이다.

 설정집 100만자에 글자 수만 600만자,

 

 그린 지도 50장에 연재 수가 1500화가 넘는 내 인생을 건 사후세계 대서사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안 가리고 모든 종교관련 서적과 인문학서적들을 집대성해 만든 나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정통 판타지였다.

 

 '와 이거면 반드시 뜬다.'

 

 '흥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기대감에 휩싸여 배고픈 줄도 모르고 막연하게 공모전 결과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결과는 1차 심사 낙선.

 

 연재 수 1500에 조회수는 1800.

 

 

 내게 찾아온 것은 7년 동안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사실 뿐이었다.

 

 말 그대로 훌륭한 불쏘시개.

 

 작가 본인 조회수를 제외하면 고작 300뷰 밖에 끌어 모으지 못한 그런 졸작 아닌 졸작이었던 것이다.

 

 

 “큭큭.. 시발... 이걸 누가 읽는다고.”

 

 

 그래도 추천인은 고맙게도 무려 한 명.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다고 집으로 찾아가서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하아...”

 

 

 -출입문, 열립니다. 발빠짐 주의, 발빠짐 주의.

 

 안내양의 목소리와 함께 지하철 문이 열리자 양복쟁이들이 우르르 따라 나갔다.

 

 나도 그들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오늘이군...”

 

 오늘은 정규직 전환 발표일로 내 장장 1년간의 계약직 생활 끝에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하지만 별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가진 것도 없고 별다른 스펙도 없는 내가 뽑힐 리가...

 

 +

 ‘안녕하세요. 김필중이라고 합니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있구요, 웹소설을 연재했던 적이 있습니다.’

 ‘웹.. 소설이라구요? 거참 특이하시네. 그런데 저희 회사는 왜 오셨어요..?’

 ‘아 그러셨군요. 근데.. 중졸이시네요..?

 +

 

 오로지 내가 가지고 있는 스펙이란 이 도움도 안 되는 뭐 같은 소설 뿐이었다.

 

 "그래.. 결과 나오면 그냥 다 지워버려야지..."

 

 회사에 들어갈때까지만 해도 한창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던 나였으나,

 

 이때까지 나는 알지 못했다.

 

 내 소설 마지막화까지의 조회수가 전부 2로 채워져 있던 것을

 

 그리고, 최종화에,

 

 최초이자 마지막인 첫 댓글이 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imrealgod : 와 이 새킨 사후세계가 진짜 이렇게 생겼다는 걸 어떻게 알고 있었대??]

 

 

 내가 그 댓글을 보게 된 것은,

 

 2017년 4월 2일 한청 소프트 사옥의 붕괴사건 이후,

 

 추락사로 내가 만든 사후세계에서 환생하게 되었을 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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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계약직 김필중

 

  "김필중씨..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 회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걸로...."

 

  내 회사생활의 마지막을 고하는 무미건조한 남직원의 목소리.

 

  장장 1년 간의 길었던 내 한청 소프트의 계약직 인생도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되었다.

 

  "하."

 

  예상은 하고 있어서 충격이 덜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밀린 월세에.. 식비에.. 대출까지..

 

  눈 앞이 깜깜해진다는 건 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간만에 피시방이나 갈까."

 

  답답한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건물 밖으로 나갈 바로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날 불렀다.

 

  "필중씨..! 필중씨!! 잠깐만요!!"

 

  "..어라."

 

  어깨까지 내려온 정돈한 단발머리, 누가 봐도 미인이라 생각될 정도의 곱상한 얼굴, 그녀는 같은 계약직 출신이었던 강한나였다.

 

  과거형인 이유는, 그녀는 오늘부로 운영팀에 정규직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세요. 한나씨."

 

  "헉.. 헉.. 이건 뭔가 잘못됐어요! 채용된 건 필중씨의 기획안인데 뽑힌 건 조길태라뇨!! 이건 뭔가 잘못됐어요...!!"

 

  계단에서 전력질주라도 했는 지 그녀의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뭐.. 제가 길태씨보다 능력이 많이 부족했나보죠."

 

  "무슨 소리예요! 이번에 계약 딴 것도 전부 필중씨 기획 덕분이었잖아요!! 게다가 제가 필중씨 야근하는 걸 얼마나 많이 봤는데요!! 초과수당은 제대로 받으셨어요??"

 

  불평불만을 내뱉어야할 건 나였는 데 아무래도 그녀가 나보다 더 화가 난 모양이다.

 

  난 애써 싱긋 웃어보이며 말했다.

 

  "안심하세요. 받을 건 다 받았으니."

 

  "조길태 그 자식... 뭔가 뒤가 구린 게 있어요. 허구한날 땡땡이만 치던 놈이 아무것도 안하고 바로 채용이라니..."

 

  녀석이 뽑힌 이유에 뭔들 특별한 까닭이 있으리. 그건 녀석의 큰 아버지가 우리 회사 기획부장인 조영탁이었기 때문이지.

 

  "...제가 회사원으로써 자질이 부족했던 모양이죠."

 

  "그럴리가요!!"

 

  어느 좆소기업을 가든 흔히 있는 시나리오다.

 

  계약직들의 아이디어들을 쏙 빼먹고 버린 다음 자신의 친인척들을 등용하기.

 

  눈치를 못 챘던 건 아니다. 조 부장이든 조길태든 어설펐다. 중간 중간에 내 기획안을 가로채려고 밑밥을 까는 것이 그냥 딱 티가 났다.

 

  하지만 난 그냥 눈 뜨고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기획팀 사람들은 이미 조 부장 라인이었고 인사과 간부들은 이미 녀석에게 사과박스를 받은 상태였다.

 

  내가 뭐라고 따진 다 한들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명시적인 근거를 남겨도 전부 쉬쉬할 뿐이었다.

 

  그나마 내 하소연을 들어줬던 건, 여기 계약직 입사 동기인 한나씨뿐이었다.

 

 

  "아.. 이번에 한나씨 이번에 정규직 되셨다면서요? 축하드려요. 한나씨야말로 엄청 열심히 하신 거. 다 알아요."

 

  "......"

 

  그녀는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굉장히 정직하고 근면성실한 타입이었다. 순수하면서도 머리가 좋다랄까.

 

  힘든 내색 전혀 안하고 적극적으로 회사 일에 최선이었던 건 기본이고, 여가 시간엔 어떻게 하면 더 회사에 올바른 기여를 할 수 있을 지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거 그냥 호구 아냐..?'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녀는 자신을 보호할 줄도 알았다.

 

  무섭게도 그녀는 항상 녹음기를 들고 다녔고, 자기 전마다 자신이 녹음한 걸 전부 컴퓨터에 백업해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려들때마다 그걸 가지고가 웃으며 담판을 지었다고 한다.

 

  선빵필승. 적을 아군으로 만들기. 적당한 선에서 상사의 기분 맞춰주기.

 

  그녀는 기본적으로 정치를 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

 

  뭐.. 애초에 운영팀 사람들이 좋았던 것도 있긴 했지만

 

  "제가 무슨.. 필중씨에 비하면 전 진짜 그냥 개털이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한다. 처세도 실력이고 처세술이 뒷받침되어야 운도 같이 따라주는 법이다.

 

  반대로 소설 쓸 때의 직업병이 도져 처세고 나발이고 자발적 호구가 된 내가 그냥 등신이지...

 

  뭐 그렇다고 이 회사를 실드쳐줄 생각은 1도 없지만.

 

  "아무튼 전 이만 가볼게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자.. 잠시만요...!!"

 

  한나씨가 내 팔을 덥썩 붙잡으며 말했다.

 

  "뭐라도 좀 들고 가세요!! 저희 사무실좀 들렸다 가실래요..? 마침 정규직 전환 기념으로 받은 게 좀 많이 있었거든요... 헤헤... 무게 좀 덜어주세요...!!"

 

  "아니 전 괜찮..."

 

  "괜찮으니까!!"

 

  그녀가 내 팔을 붙잡고 회사 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갔다.

 

  악력이 장난아니다. 헬스라도 하는건가..?

 

  재잘재잘 한나씨의 귀따가운 수다를 들으며 그렇게 난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다.

 

  중간 중간 갑자기 엘레베이터가 덜컹 흔들리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보단 바로 옆에 있는 한나씨의 향수가 날 더 아찔하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몰랐다.

 

  그것이 바로, 건물이 무너질 징조였다는 사실을.

 

 

  10층에 도착하고 한나씨가 건네 준 홍삼박스를 받은 바로 그 순간,

 

  우리를 지탱하던 건물 바닥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작가의 말
 

 자잘한 설정 1

 

 1. 한청 소프트

 

 노양심 김한청 회장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비리 가득한 회사다.

 규모는 중소시업에서 중견기업 사이며 세븐 매지션이라는 양산형 가챠겜으로 고글 플레이스토어 1년 매출 1위를 달성한 기록이 있다.

 주 수입원은 모바일게임이긴 하지만 개발 외주로도 많은 수익을 내는 회사다.

 윗물이 흐려 아랫물이 흐린 케이스.

 회장이 막장이라 그 밑의 인사과도 영 상태가 좋지 않다고 카더라.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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