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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진눈깨비
작가 : SUPLIF
작품등록일 : 2019.9.1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은 주인공, 어느 순간부터 날씨는 이 소원을 들어주게 된다.

 
분설
작성일 : 19-09-02 21:39     조회 : 470     추천 : 0     분량 : 7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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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2019년, 고등학교 입학식 날, 정거장 앞에서, 비가 내렸다. 우산도 없었다. 일단 버스에 타 학교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고 어떻게 학교에 갈지 고민했다. 그냥 가방을 머리에 얹고 달리려던 때, 가방 위를 검은 우산이 가렸다. 내 옆엔 우산을 든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우산을 건네며 말을 걸었다.

 

  “너도 입학 하는 거야? 무거우니까 우산은 네가 들어줘~”

 

  라며 나에게 웃어보였다. 그렇다. 난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나를 보던 그 눈빛과, 우산을 건네던 작은 손, 심지어 다른 학생도 다 하고 있는 이름표마저 예쁘게 보였다. 그녀의 모든 것은 나를 끌어 당겼고 난 저항하지 않았다. 날 끌어당기며 생기는 그 자그마한 떨림이 너무 좋았다. 이내 마찰력으로 사랑이란 스파크가 일어난 것이다.

 

  “이과? 문과? 동아리는 뭐로 할 생각? 제 2외국어는? 아 참, 몇 반이야?”

 

  “잠깐, 천천히, 그렇게 많이 말 할 생각 없거든”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볼을 빵빵하게 하고 삐진 듯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아,,, 문과, 동아리는 딱히, 제 2외국어는 영어, 3반.”

 

  “응! 나랑 같은 반이네. 잘 지내보자!”

 

  아,,, 이럴 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거지? 모르겠다. 반에 도착했으니 이제 말 안 시키겠지. 난 원래부터 혼자였으니까.

 그렇다. 난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였다. 딱히 무슨 일이 계기라거나 그런 건 없었다. 단지 혼자라는 이유로 전교생에게 왕따를 당했다. 난 혼자인 게 더 좋은데. 그 이후로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 딱히 욕을 하거나 때리지도 않다. 이런 생활이 편하긴 했다. 하지만 힘든 건 육신이 아니라 정신이다. 어느 샌가부터 난 자신이 살아 있을 필요 없는 아이라며 나를 늪 아래까지 가라 앉혔다. 자존감은 더더욱 내려갔고 이런 사실을 알 사람은 없다. 나는 그저 겉으로 괜찮은 척 공부나 하는 척하고 살면 되는 거다. 이때부터 내 삶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의사소통이란 건 해본 적도 없다. 나 자신과는 자주 얘기한다만.

 

  “아, 나 옆에 앉아도 돼?”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까 그 애다. 그보다 옆에 앉는다니 내 옆자리가 앉고 싶다는 애는 얘가 처음이다. 난 최대한 멋있는 척 목소리를 깔고 중후한 목소리로 멋진 말을 뱉어냈다.

 

  “응”

 

  내 기준으론 이 말이 가장 멋진 말이다. 상대방의 의사에 부정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말을 전부 담을 수 있을 만큼의 포용력,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어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줄 수 있는 말이다. 무엇보다 한 글자만 말해도 된다.

  공서진이 말했다.

 

  “언제 벚꽃이 필까?”

 

  “...”

 

  “나 벚꽃 축제 가고 싶어!”

 

  공서진이 굉장히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응”

 

  “누구랑 가는 게 좋을까?”

 

  “낸들 아냐”

 

  “아니 내 말 뜻으....”

 

  1학년 3반 공 서 진 학생은 지금 바로 교무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1학년 3반 공 서 진 학생은 지금 바로 교무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내 옆 자리의 의자가 움직였다. 얘 이름 인가보다. 그녀가 나간 뒤 난 늘 하던 대로 손으로 턱을 괴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내 감은 두 눈 앞에 큰 그림자가 생겼다. 빛이 보이지 않아 눈을 떴다. 처음 보는 애가 내 앞에 팔짱을 끼고 서있다. 남자앤가? 여자앤가? 뭐 상관없나.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팔짱을 끼고 서있던 애가 나를 보고 얘기했다.

 

  “저기 얘기 좀 해도 될까?”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내가 문화부에 들어가고 싶은데, 가입 조건이 친구 1명 데려오는 거라서 혹시 동아리에 가입되 있지 않다면 문화부에 들어와 주지 않을래?”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다짜고짜 와서는 문화부에 가입하라니 그것도 친구를 데려오라면서 처음 보는 나에게 권유를 한다. 일단 생긴 게 귀여우니 대답은 해줘야지.

 

  “미안. 힘들겠는데”

 

  “으응... 알겠어. 마음 바뀌면 다시 말해줘”

 

  라며 자기자리로 총총 뛰어간다. 그래서 저 녀석은 남자란 거냐 여자란 거냐. 어느 쪽이야.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아침시간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렸다. 문 밖에서는 그녀가 들어왔다.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긴 생머리를 흩날렸다. 곧바로 특이한 관경을 목격했다. 아까 그 문화부 아이와 그녀가 반가워하며 서로 손을 잡고 인사하는 장면을 보았다. 여자겠군...

 둘이서 속닥속닥 거리다가 나에게 걸어왔다. 나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문화부에 들어갈 생각이야. 같이 하지 않을래? 이 학교 문화부는 좀 특이하데, 평범하게 일 하는 게 아니라 학교의 문화나 축제, 체육회, 여러 동아리들의 교류 관계 등을 위해 활동한다고 들었어”

 

  “응. 맞아, 난 서포팅 하는 일을 좋아하니까 문화부에 들어가기로 했어. 너도 했으면 좋을 텐데...”

 

  무슨 말이냐. 나보고 남을 위해 일하라는 건가. 나에겐 관심도 없는 이 학교를 위해? 별로 하고 싶진 않다. 아니 하기 싫다. 기본 적으로 내가 일을 한다는 게 가장 싫다. 그냥 학교에서 자다가 집에 가는 그 행복한 일상이 지속 되었으면 좋겠다. 자리에서 엎드려서 대답을 피하도록 해야겠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여기 학생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 들어왔다.

 

  “안녕 얘들아. 오늘부터 교사를 맡게 된 강지선이야. 반가워~”

 

  아 교사인가. 그렇게 보이긴 하네. 내 뒤에서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쌤! 첫사랑 얘기 해줘요!”

 

  관심사가 그거 밖에 없는 거냐. 당황한 듯한 선생님에 눈에 들어 왔다. 주위 여학생들은 남자애들을 말리고 있고 남자애들은 점점 재밌어 하기 시작했다. 이때쯤 다시 한 번 손에 턱을 괴고 눈을 감아 준다. 들을 가치도 볼 가치도 없는 얘기들이다. 사색에 잠길 때 즈음 옆에서 팔꿈치로 내 팔을 친다. 공서진이다. 나를 한 번 보고는 자신의 노트를 꺼낸다. 뭔가를 적고 나에게 보여 준다.

 

  ‘학교 끝나고 뭐해?’

 

  글씨체도 좋다. 나도 대충 대답을 적었다.

 

  ‘아무것도’

 

  ‘그럼 나랑 놀래?’

 

  대답하기 껄끄러운 질문이다. 놀겠다고 했다가 안 갔다가 화낼 것 같고, 가도 할 것도 없고, 안 놀겠다고 하면 끝까지 놀자고 밀어 붙힐 기세다. 할 수 없이 대답을 적었다.

 

  ‘응.’

 

  글을 적기 전 스마일을 하나 그린다.

 

  ‘ㅎㅎ 어디가 좋을까?’

 

  ‘아무데나’

 

  ‘노래방이라던 가!’

 

  ‘그건 좀...’

 

  ‘아무데나 라며!‘

 

  ‘노래방 빼고’

 

  ‘바다 가자!’

 

  ‘지금??? 이제 입학했는데?’

 

  ‘몰라 가고 싶어~’

 

  ‘...’

 

  ‘5시에 역 앞에서 기다릴게~’

 

  ‘...응’

 

  대화의 흐름에 전혀 따라가지 못하겠다. 그 보다 바다라니 초등학교 이후로 본 적도 없다.

  학교를 마치고 대충 인사하고 하교했다. 집에 도착해 산더미인 근심과 후회로 옷을 갈아 입다보니 30분이 지났다. 벌써 5시가 넘어버렸다. 아, 지각이다. 역까지 뛰어갔다. 한 10분 늦어 버렸다. 숨이 차서 허리를 숙이고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한참 숨을 고르고 다시 뛰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내 앞에 자리하고 있는 삐진 공서진이 있었다. 고작 10분이라고...

 

  “한참 기다렸잖아! 기차 늦겠어!”

 

  “미안.”

 

  숨을 헐떡거렸다. 별 잘못 한 게 없는 것 같지만 일단 사과 해 둔다.

 

  “그럼 가자”

 

  바로 텐션이 올라갔나 보다. 의외로 단순한 것 같다.

 기차에 탔다. 약 30분을 가야 되는 모양이다. 차멀미를 하는 나에게 기차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공서진이 먹을 것들을 마구 꺼냈다. 3가지 종류의 과자를 5분만에 다 먹었다. 저렇게 먹는 데 영양분이 살로 가지 않는 게 참 의문이다.

 

  “저기. 오늘 입은 옷 어때?"

 

  배가 불렀는지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 대충 대답하자.

 

  “귀엽네.”

 

  “귀엽다니... 최대한 성숙 해 보이는 옷으로 입고 나왔는데...”

 

  잘 못 짚었다. 귀여운 쪽이 아니었다보다.

  그 때 방송이 울린다.

 

  이번 역은 부산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기차에서 내렸다. 아름다운 바다가 보였다. 공서진이 곧바로 바다로 뛰어갔다. 그 보다 기분 전환 진짜 빠르네. 뛰기는 귀찮으니 어느 정도 속도를 맞춰준다. 그런 내가 답답했는지 공서진이 나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난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제자리에 섰다. 이윽고 내게 통했던 전기는 심장 박동을 건드려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마주 잡은 두 손에서 느껴지는 이 따뜻함은 우리 사이를 조금 더 붙여놓았다.

 공서진이 미소를 보이며 내게 말했다.

 

  “불꽃놀이, 하지 않을래?”

 

  아직 해가 떠 있었다. 그런 데도 불꽃놀이라니 어지간히 하고 싶었나보다. 나도 기분 낼 겸 어느 정도 장단을 맞춰주었다.

 

  “사올게”

 

  “같이 가~”

 

  다시 둘이서 나란히 걸었다. 바다를 감싼 노을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공서진도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내가 봐라 본 곳에는 하나의 빛과 또 하나의 빛이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긴 속눈썹, 살짝 올라 간 광대, 가슴 앞에서 모은 두 손,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것들이 나를 눈부시게 하였다. 그 아름다운 관경에 푹 빠져 있을 때 즈음, 공서진이 내 손을 잡았다. 손을 잡고 끌어 당겼다.

 

  “빨리, 우리 시간 별로 없어.”

 

  발걸음을 재촉하자 눈앞에 가게가 보였다. 불꽃놀이를 팔고 있었다. 공서진이 신중하게 고른다. 불꽃놀이를 다 고른 뒤 가게에서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 혼자였다. 가게 안을 들여다봤다. 쭈그려 앉아있는 데다 심각한 표정이었다. 눈에 힘을 주고 봤더니 과자를 고르고 있던 중이었다. 과자를 다 고르고 나온 공서진과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아까 있었던 그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불꽃놀이를 꺼내자 밥 달라는 강아지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공서진이 나를 보았다. 하나 줬더니 혼자 잘 논다. 난 오랜만에 움직였더니 힘들어서 근처 큰 돌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불꽃놀이가 떨어질 때 마다 교체해 주었다. 별 것 아닌 거 같지만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포장을 뜯어야하지, 포장지에서 꺼내야하지, 꺼내서 불 붙여야 되지, 가져다주러 일어나야 되지... 물론 쓰레기 버리는 것도 내가 해야 한다. 그래도 행복해하는 공서진을 보니 내 얼굴에도 웃음꽃이 폈다. 공서진이 나를 보고 달려와 막대기 형태의 불꽃놀이를 건넸다.

 

  “같이 해. 이거 재밌어 이거 봐라.”

 

  무슨 글자를 계속 적었다. 나도 똑같이 아무 글자나 적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던 공서진이 말했다.

 

  “뭐라고 적은 거야?”

 

  “뭘 적는 지 하나도 모르겠어”

 

  공서진이 나를 노려보았다. 난 내가 적은 대로 말 한 것뿐이라고.

 

  “다 . 음 . 에 . 또 . 와 !”

 

  다음에 또 오자고 적었었나보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저 한 마디가 왜 귀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불꽃놀이에 빠져있었더니 벌써 어두워졌다. 시곗바늘이 9시를 가르키고 있다.

 

  “벌써 9신데 역에 가야 되는 거 아니야?”

 

  “벌써? 좀 더 놀고 싶은 데...”

 

  진심으로 아쉬워한다. 꼭 놀이공원에서 판다를 보겠다고 조르는 어린 애 같다. 솔직히 말해 나도 좀 아쉽긴 하다.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것이 무심코 입 밖으로 나왔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

 

  공서진의 눈이 똥그래졌다. 나에게 행복한 미소를 보여주곤 자신의 새끼손가락과 내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응! 다음에 또 오자!”

 

  새끼손가락을 걸고 있던 손은 이내 손과 손이 맞잡혀있었고 발걸음을 맞춰 나란히 걷고 있었다. 역이 유난히 가깝게 느껴졌다. 표를 사고 자리에 앉았다. 올 때는 마주보고 앉았지만 이제는 서로 손을 잡고 나란히 앉아있었다. 흔들리는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불꽃놀이, 빠르게 느껴지는 심장 박동, 살짝 내리는 비.

 나는 이 분위기에 빠져 말해 버린 것이다.

 

 

  “ 널 좋아해 ”

 

 

  마주잡은 손에서 땀이 약간 새어나왔다. 그 상태로 아무 말도 없이 우리 동네에 도착했다. 침묵을 유지한 채 기차에서 내렸다. 괜히 말했다. 집으로 걸어가면서 주위 소음 밖에 들리지 않는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은 멀리 퍼져 모든 세상을 침묵시켰다. 침묵은 공기가 느껴질 정도로 조용했다. 손은 아직 잡고 있었다. 우리 집에 다와 갈 때 즈음 공서진이 나에게 말했다.

 

 

  “ ㄴ... ”

 

 

  점차 비가 굵어지더니 눈으로 변했다.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눈은 만지는 순간 부서질 것 같았다.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고 바람이 부는 소리만이 들렸다. 지구가 돌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머릿속으로 옛 추억들이 그려졌다. 유치원 때 한 한글 연습, 초등학교가 시작되고 첫 운동회, 피아노 대회에서 4등, 중학교에 입학을 하였고, 처음으로 축제에 나가 춤을 췄다. 그리고 마지막에 떠오른 하나의 빛, 불꽃놀이가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몸이 흔들렸다. 눈을 떠보니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이번 역은 부산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공서진이 나를 데리고 서둘러 내린다. 아름다운 바다가 보였다. 핸드폰을 살펴보니 5시 44분이었다. 공서진이 바다로 뛰어갔다. 어리둥절해 벙 찐 나를 데리러 공서진이 터벅터벅 걸어온다. 공서진이 내 손을 잡고 걸었다. 이 전에 느꼈던 감정은 사라져버렸다. 가슴이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가 지끈했다. 내 표정이 안 좋아 보였는지 공서진이 나에게 말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그냥 멀미”

 

  방금 생각해낸 것 치곤 잘 변명했다. 공서진이 하늘을 봐라보았다.

 

  “아! 불꽃놀이! 하자!”

 

  “저 쪽 가게에 있을 거야”

 

  “잘 아네~ 누구랑 왔어~? 여자친구?”

 

  “그럴 리가. 적혀 있잖냐”

 

  “아! 맞네! 빨리 가자 우리 시간 별로 없어”

 

  노을이 아름답다. 하지만 이번엔 공서진이 내 손을 잡지 않았다. 빠르게 불꽃놀이를 사고 가게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공서진은 과자를 사지 않았다. 공서진이 불꽃놀이를 꺼내들어 재밌게 논다. 포장지 뜯는 건 여전히 나네. 눈앞에서 공서진이 글씨를 적었다.

 

  다 음 에 또 와

 

  확실하게 보였다. 보인 대로 따라 말했다.

 

  “다음에 또 와?”

 

  “헐 어떻게 맞췄어?”

 

  “몰라”

 

  “또, 또, 또 해볼게”

 

  무언가를 적었다.

 

  물론 이번엔 보이지 않았다.

 

  “모르겠는데”

 

  “제대로 봐! 다시 그릴게!”

 

  참... 제대로 보고 있잖냐...

 

  또 다시 무언가를 적었다.

 

  “전혀 모르겠는데”

 

  “치이...”

 

  “뭐라고 적었는데?

 

  “몰라!”

 

  공서진이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알아보지 못해서 삐진 것 같다. 근데 왜 나한테 화내는 건데...

 

  “안 알려 줄 거면 이제 가자. 벌써 어두워"

 

  "좀 더 있다 가자“

 

  지금 가자고 하면 또 삐질까 봐 하는 수 없이 조금 있다 가야겠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 일일까 아까 전에 얘기 했던 거랑 많이 다르다. 그리고 아까 공서진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또 방금 불꽃으로 적은 글은 무엇일까. 여러 의문을 남긴 오늘의 해가 저물어 간다.

 별 일 없이 우린 기차에 탔다. 마주보고 앉았다. 다시 기차에서 내리고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잘 가~ 학교에서 봐”

 

  “그래 바이바이”

 

  집에 도착하고 우선 씻었다. 침대로 돌아와 오늘 생긴 의문을 풀어보려고 했지만 피곤한 탓에 눈이 스르륵 감긴다.

 

 그리고 다시 일상이 시작된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진눈깨비 작가 SUPLIF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문제가 생겨서 1회 2회를 수정했어요 죄송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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