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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트레져 헌터 (Treasure hunter)
작가 : 장금
작품등록일 : 2019.8.15

하나뿐인 삶의 이유를 쫓아 살아가는 선의 ‘다경’, 그리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캡틴 ‘젠’, 해적선 '아사야 블랙 호'에서 펼쳐지는 항해의 시작

 
001. 해적선 ‘아사야 블랙’
작성일 : 19-08-15 11:53     조회 : 374     추천 : 0     분량 : 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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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깊고 무거운 어둠이 다경을 짓눌렀다. 끝없이 이어지는 어둠속에서 다경은 한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지독히도 까만 어둠은 물귀신마냥 다경의 발목을 움켜쥐고 더 깊은 어둠속으로 끌어당긴다.

 

 커다란 어둠이 마침내 그녀의 몸 전체를 잠식하자 목이 턱 하고 막히며 숨이 막혔다.

 

 그 순간 새파란 얼음을 두른 총알이 커다란 총성과 함께 그녀를 잠식한 어둠 위로 빨려 들어오듯 꽂혔다.

 

 그와 동시에 다경을 옥죄고 있던 어둠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질끈 감은 눈을 뜬 그녀의 앞엔 총구를 들이민 앳된 얼굴의 남자가 서있었다.

 

 

 “...!”

 

 

 또 이 꿈이냐.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제 오른손으로 훔쳐낸 다경이 익숙한 방 안 벽지를 보고 긴 한숨을 내쉰다. 그 날 이후로 잊힐만하면 가끔씩 찾아오는 이 익숙한 꿈은 매번 그녀를 힘들게 했다.

 

 …오늘은 그래도 거의 두 달 만에 다시 꾼 꿈인가?

 

 마지막으로 꾸었던 지난 꿈의 기억을 들춰내던 다경이 불편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나무판자가 삐그덕 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울리고 방 한편에 걸려있는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롭게 걸려있던 오래 된 시계는 새벽 5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행히 지각은 면했다.

 

 다경은 아무렇게나 벗어두었던 신발을 구겨 신고 전 날 대충 벗어두었던 코트와 목도리를 구겨 입고는 오래 된 판자문을 열었다.

 

 

 

 

 

 * * *

 

 

 

 

 “…다경아, 다경아?”

 

 “….”

 

 “강다경!”

 

 “…어, 네!”

 

 “이 식은땀 봐, 안색이 많이 안 좋은데 오늘 일할 수 있는 거야?”

 

 

 설거지를 하다 깜빡 졸던 다경이 주인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자 걱정스러운 표정의 주인이 다경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실 아까부터 이상하게 몸이 으슬으슬한 게 평소 컨디션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답 대신 씩 웃어 보인 다경이 그럼요! 하고 크게 고개를 끄덕이자 쯧 혀를 찬 주인이 약 하나를 다경에게 건넸다. 가게 찬장 약 상자에 상비약으로 들어있던 종합 감기약이었다.

 

 

 “이거, 감기약인데, 아무래도 감기인 거 같아서 약이라도 챙겨 먹으라구.”

 

 “아, 감사합니다.”

 

 “빈속에 먹지 말고, 밥도 꼭 챙겨먹고 응? 잘 아는 애가 본인 몸은 너무 안 챙기더라.”

 

 “네. 꼭 챙겨 먹을게요.”

 

 

 아주 대답은 잘 하지. 다경의 씩씩한 대답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린 주인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가방을 들고 나가려다 다시금 다경을 돌아봤다.

 

 …그, 다경아, 너 동생 말이야. 무거운 주제만큼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겨우 달싹인 주인이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렸던 시선을 다경에게 맞췄다.

 

 

 “…이경이요?”

 

 “그래, 내가 네 사정 모르는 것도 아니니까…. 계속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

 

 “….”

 

 “오지랖이라고 생각해도 할 말 없는데, 이거 보는데 네 생각이 나서 가져오긴 했거든. 생각 있으면 어떨까 하고.”

 

 

 들고 있던 가방에서 나온 꼬깃꼬깃 접힌 종이가 감기약 위에 가볍게 놓였다. 종이를 쳐다보던 다경이 손을 뻗어 접힌 종이를 펼쳤다.

 

 

 ‘Asaiah black 호 선의 구함’

 *선의 : 배 안에서 승무원과 선객의 건강을 보살피는 일을 하는 의사.

 

 

 노란 갱지를 펼치자 가장 먼저 보인 문구를 눈으로 읽어 내린 다경이 고개를 들어 주인을 쳐다보자 한 손으로 목 언저리를 긁적인 주인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가방에 넣어둔 지 일주일 만에 건넨 종이였다.

 

 “해적놈들 질 나쁜 거 잘 아는데, 동생이랑 생이별한지 10년이 넘었잖아…. 네가 이렇게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머리카락 한 올 안 보이는 거 보면 혹시 어디 멀리 나가서 못 돌아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려운 말을 꺼내는 주인을 보던 다경이 다시금 손에 들고 있던 종이 위로 시선을 내렸다. 해적선 특유의 해골 마크가 눈에 들어왔다. 해적선…. 해적선이라….

 

 

 “아사야 블랙 호 라고, 나도 해적선은 잘 모르는데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봤거든.”

 

 “…선의.”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선의를 구한다고 해서…. 다경이 너 원래.”

 

 “감사해요.”

 

 

 뚫어져라 들고 있던 종이를 들여다보던 다경이 보던 종이를 다시 접어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는 씩 웃었다.

 

 

 “고민해볼게요.”

 

 

 다경의 말에 주인은 말없이 다경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이고는 주방을 나섰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멍하니 서있던 다경이 뒷주머니에 넣었던 종이를 다시 꺼내들었다.

 

 ‘해적선’ 사실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다. 그저 용기가 없었을 뿐이었다.

 

 다경은 천장을 주시하던 눈을 스르륵 감았다.

 

 감기가 점점 심해지는 모양인지 그녀의 몸 위로 화끈한 열이 오르고 있었다.

 

 

 

 

 * * *

 

 

 

 동생과 헤어진 건 다경이 아홉 살, 그리고 동생. 그러니까 이경이 여섯 살이었을 때였다. 사실 그때 동생과만 헤어진 게 아니었다. 다경의 부모와도 같은 날 이별했다.

 

 동생과 다른 점이라면 그 두 사람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지 않다는 것. 그래서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다는 것. 기다리고 싶어도 기다릴 수 없다는 것.

 

 동생은 지옥 같은 그날 깨끗하게 사라졌다. 부모님과 다르게 시체 또한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그 아이는 다경의 세상에서 사라졌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다경은 죽으려 했다. 하지만 다경이 그런 결심을 할 때 마다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목을 매달았던 줄은 몇 번이나 힘없이 끊어졌고, 약에 취해 정신을 잃고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구나 싶었을 때에도 눈을 뜨면 새하얀 병실이었다.

 

 그때마다 다경은 마치 이런 자신을 보고 부모와 이경이 꾸짖는 것 같았다. 슬퍼도 살라고, 살아내라고 꾸역꾸역 등을 떠미는 것 같았다. 그제야 다경은 살기로 결심했다.

 

 아직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동생 이경이를 위해서라도.

 

 

 “너 뭐야?”

 

 

 아사야 블랙 호의 선의를 구한다는 종이를 주먹에 꼭 쥔 다경이 종이 위에 쓰인 여관 간판을 다시 확인했다 ‘브릿시티 여관’. 선의를 지원하는 사람은 이 곳으로 오라고 했었다. 마감일은 오늘.

 

 …어쩌면 이미 선의를 구했을 수도 있겠다. 하도 오래 만지작거려 이리저리 구겨진 종이는 볼품없었다.

 

 다시금 글을 확인한 다경이 쭈뼛거리며 여관 문 앞 주변을 서성거릴 때였다.

 

 다경의 어깨를 툭 치는 손길에 깜짝 놀란 그녀가 고개를 들었고 그 앞에는 장신의 남자가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 그게.”

 

 

 남자의 오묘한 푸른빛 눈이 쭈뼛거리는 다경을 탐탁지 않은 모양새로 훑었고, 그 다음 다경의 손에 쥐고 있던 종이로 향했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고 장신의 남자는 다경이 쥐고 있는 종이를 한번, 그리고 다경의 얼굴을 한번 번갈아 보는가 싶더니 좀 전의 뾰족한 눈초리를 지우고는 혹시…. 하고 말끝을 흐렸다.

 

 착각인가? 남자의 눈이 잠시 반짝 빛났다.

 

 

 “선의~?!”

 

 

 남자가 믿기지 않는 듯 소리를 질렀다. 다경은 멍하니 그 남자를 쳐다봤다.

 

 다경에게 지옥을 선물해준 그날, 마을을 습격했던 건 해적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들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고, 마침내 마주할 용기를 냈다. 11년 만이었다.

 

 

 

 

 

 * * *

 

 

 

 동물원 안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다. 다경의 주위를 빙그르 둘러싼 해적들은 저마다 신기한 표정으로 다경의 얼굴 구석구석을 뜯어보고 있었다.

 

 

 “저기….”

 

 

 고요한 침묵을 깬 다경이 입을 열자 ‘오 말 한다.’ ‘벙어리는 아닌데?’ ‘그럼 정상인가?’ ‘아니야 머리 쪽일 수도 있잖아.’ 해적 무리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중얼거리며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지금 내 촉이 맞다면, 다들 날 보고 수군거리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야 니들 다 안 비키냐?”

 

 

 그때 여관 앞에서 다경과 처음 마주친 파란 눈의 해적이 다경의 손목을 덥석 잡아챘다.

 

 깜짝 놀란 다경이 소리를 지를 틈도 없이 빠르게 손목을 낚아챈 해적은 한 구석에 쭈뼛거리며 서있던 다경을 순식간에 여관 한 가운데 자리로 끌어 옮겼다.

 

 

 “우리 귀한 선의 겁먹었잖아 새끼들아~”

 

 “…저, 면접은 여기서 보는 건가요?”

 

 “합격.”

 

 “네?”

 

 “뭘 물어 합격이지. 너 이름이 뭐야?”

 

 

 이름이 뭐냐니까? 상황 파악을 끝마치지 못한 다경이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입만 뻐끔뻐끔 벌리고 서있자 고개를 갸웃한 파란 눈의 해적이 잡고 있던 다경의 한쪽 손목을 휘휘 흔들며 다경을 재촉했다. 응? 응? 이름이 뭐냐니까?

 

 

 “…강다경이요.”

 

 “그래 강다경 선의! 앞으로 잘 해보자구!”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이제는 손목이 아닌 손을 붙잡고 위 아래로 빙빙 흔들며 시원하게 웃는 파란 눈을 들여다봤다. 곧이어 파란 눈의 해적은 다경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다경의 두 어깨를 잡아 휙 뒤로 돌렸다.

 

 

 “자자, 오늘부터 함께 하게 될 강다…. 미안, 뭐랬지?”

 

 “…경이요.”

 

 “그래 강경이! 강경이 선의다! 모두 박수!”

 

 

 강경이…. 언제부터 내 이름이 강경이였지.

 

 정정할 기력도 없는 다경이 여전히 자신을 보며 수군거리던 해적 무리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을 때였다.

 

 그래, 지금 이 상황은 면접도 없이 프리패스로 해적선 ‘아사야 블랙 호’의 선의가 되었다는 말인 것 같은데….

 

 다경이 천천히 상황파악을 시작할 때, 쿵쿵 거리는 굉음과 함께 여관 문이 부서질 듯 거칠게 열렸다.

 

 

 “아, 짜증나게 진짜.”

 

 

 거친 욕을 뱉으며 강렬하게 등장한 빨간 머리의 여자가, 제 머리색만큼 새빨간 피를 뚝뚝 흘리며 들어왔다. 다경은 동그란 눈으로 그녀를, 정확히는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그녀의 팔을 쳐다봤다. 깊게 베인 건지 팔을 따라 주르륵 흘러나오는 피의 양이 꽤 많았다.

 

 

 “엑?! 엠마! 너 혼자 놀다 온 거야?”

 

 “….”

 

 “루카스는 정말이지 섭섭해~”

 

 “안 꺼져?”

 

 “와, 근데 이거 문신 예쁘게 되겠다. 괜찮은데?”

 

 

 파란 눈의 해적이 여자에게 달려들었고, 그녀의 왼손 어깨부터 칼에 베인 상처를 따라 줄줄 흘러내리는 피를 신기한 것 보는 양 쳐다보는 파란 눈이 이내 뾰로퉁한 얼굴을 하고 툴툴거리자 여자는 귀찮은 벌레를 보는 눈초리로 남자를 퍽 하고 밀쳤다.

 

 

 “…뭐야? 쟨?”

 

 “아 맞다. 선의야 우리 선의!”

 

 “선의?”

 

 “네가 빨리 구하라고 닦달했던 그 선의, 드디어 왔다! 내가 너무 고생하는 걸 하늘도 알았는지 하늘에서 뚝 떨어트려 준 것 같아.”

 

 

 피가 뚝뚝 흐르는 왼 팔을 아무렇게나 걸려있던 수건을 주워들어 대충 닦아내며 걸어오던 여자가 그제야 다경을 발견하곤 매서운 눈초리로 파란 눈과 다른 해적들을 돌아보자 한껏 기분 좋아 보이는 파란 눈의 해적이 방끗 웃으며 주절주절 다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여자는 성큼성큼 다경 앞으로 다가와 섰다.

 

 …와, 키 크다. 작은 키의 다경에 비해 늘씬하게 쭉 뻗은 큰 키의 여자가 제 앞에 다가서자 살짝 눈을 위로 치켜뜬 다경이 빨간 머리의 해적을 쳐다봤다.

 

 보기 좋게 그을린 구릿빛 피부에 깊은 다갈색 눈동자, 오뚝한 코, 빨간 입술, 전형적인 미인의 얼굴이었다.

 

 

 “의사에요?”

 

 “아, 의사는 아니고….”

 

 “그럼?”

 

 “잠깐 간호사로….”

 

 

 위 아래로 저를 들여다보는 눈빛을 마주하던 다경이 살짝 고개를 내렸고 여자는 ‘다들 일 안하냐?’ 라는 말과 함께 주위를 물렀다.

 

 순식간에 저와 여자를 보며 수군거리는 해적들이 사라졌고 여관 로비에는 다경, 빨간 머리의 여자, 파란 눈의 해적만이 남았다.

 

 

 “따라와요.”

 

 

 뻘쭘한 상황에 침만 꼴깍 삼킨 다경을 보던 빨간 머리의 해적은 따라오라는 말과 함께 뒤를 돌았고 여관 2층 계단으로 올랐다. 그 뒤를 파란 눈이 따랐고 다경도 그 뒤를 쫒았다.

 

 다경의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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