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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lor
작가 : Bboil
작품등록일 : 2019.8.15

한 때의 추억은 그리움이 되어 ,그 이되 소녀를 갉아 먹느니
그 작은 몸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있구나-.

무엇을 바래, 그 곳에 있으니.
무엇이 영원하길 바래, 그 곳에서 정처없이 헤매느니.

아, 그 소녀는 자신의 체온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로구나-...

 
1. 글래스 ( Glass )
작성일 : 19-08-15 07:15     조회 : 316     추천 : 0     분량 : 3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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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거진 잿빛으로 가득한 하늘 아래.

 

 누군가는 부러워할 고급 세단이라 불리우는 커다란 깡통 속,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철지난 뉴 에이지를 듣는 중년인이 있다.

 

 완벽히 대칭을 이루는 가르마와 곧게 솟아오른 콧대 위로 걸터 앉은 나무 테 안경 .

 윈저 칼라의 새하얀 고급 드레스 셔츠 와 핀으로 고정된, 딤플이 잡힌 검은 넥타이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욕구에 대한 인내와 스스로를 통제로 두기 위한 절제.

 외부의 어떠한 것으로의 흔들림조차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그는 두터운 쌍커풀 아래, 피로를 드러내고 있다.

 

  입술을 짓이기듯 씹어대던 그는 핸들을 쥔 손을 쉬이 가만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핸들을 두들겼다.

 

  깡통을 두드리는 저 빗물이 거슬려, 이 조잡한 라디오를 틀었건만 .

 어느 하나 그의 마음을 안정케 하는 것은 없었다.

 

 입으로 욕을 내뱉는 행위에 있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그로서는 속으로 작금의 상황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하나, 그는 오늘따라 그 통제가 먹히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자그마한 행동으로부터 시작된 흐트러짐은 그를 더욱 불안케 했다.

 

 그를 이토록 흔들고 있는 것은, 아침의 전화 한통 때문이었다.

 

 아내와의 고요한 아침 식사시간. 젊은 의사로부터 걸려온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 그를 이토록 흔들고 있는 것이다.

 

 30년이란 시간 동안 ,어떠한 연락도 없던 이로부터의 급작스런 부고 소식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그때는 생각조차 가질 마음도 없었다.

 

 한데, 처음의 들었을때에만 해도 어떠한 감정의 이입조차도 없었음인데 .

 

 이렇게 돌아오는 길에는 무어가 이리도 사무치는 것일까.

 

 전화나 문자 한통 보내지 못할 이가 어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음인지부터, 초라하게 홀로 있었을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이란 모순과 아버지로 인한 순수한 분노.

 여러 색이 뒤엉켜진 감정은 그를 붕괴시켜갔다.

 

 초록과 잿빛이 아우러진 고속도로에서 그의 기름지고 새까만 깡통은 속도를 높여간다.

 

 투명한 빗물이 새까만 깡통을 치고 지나친다.

 이 조그마한 깡통은 빗물을 담지못하고, 흘려보냄이다.

 

 그는 셔츠 소매의 커프링크스를 잡아 쥐어 뜯곤, 세차게 집어 던졌다.

 

 숨이 막혀왔다.

 

 넥타이 핀으로 고정되어 있던 타이는 헝클어지고, 안경이란 가림막은 그의 한 손에 의해 부수어졌다.

 

 상처는 아무는 것으로, 또는 덮어 씌우는 것으로 나아질 것이라 하던 전문의들의 소리들이 헛소리라 여겨졌다.

 

 30년이 지났음인데도, 그는 여전했다.

 버림 받은 그때처럼.

 그는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아버지를 향해 떼를 쓰고 있음이다.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 그는 경적소리를 울려댔다.

 

 빗소리에 지워지는 경적소리는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너무나 쉬이 주변의 것들로 인해 지워져 간다.

 

 백미러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이 무척이나 답답해보였다.

 

 이해가 가지 않는 감정이었다.

 이해 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었다.

 

 나이를 먹었다하더라도, 정신측으론 여전히 자신은 어린 아이였다는걸 깨달았다.

 

 어릴적 외할머니가 해주셨던 말이 옳았음을 기억했다.

 사람이라는 건 죽을 때까지도, 길을 찾기 급급한 피난민이라는 걸.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멀거니 시선을 멀리 했던 외할머니를 기억하니, 턱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길을 원했다.

 이 감정으로 비롯된 순간 뿐만이 아닌, 이어져올 그 길들이 자신에게 마중나와 있기를 .

 

 조절되지 않는 감정은 내부만을 돌고 돌아 배출되지 않음이니 , 그를 방황케 했다.

 

 빗소리는 점차 굵어져가니, 라디오 소리가 얇아져간다.

 이내, 라디오 소리가 점선처럼 얇아져 노이즈와 같이 아지러지어 그를 괴롭히니, 그는 내리치듯 주먹으로 오디오를 두들겼다.

 

 이윽코 고요해진 오디오와 심장보다도 빨리 뛰는 빗방울 .

 

 숨을 크게 내쉬던 그는, 순간의 크나큰 공허감을 느꼈다 .

 비어진 폐 속을 가득 채운 공허감.

 

 그의 얼굴에서 표정이 옅어졌다.

 넋 놓아 전방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서 초점이 흐릿해지니 , 머릿 속 또한 어질해졌다.

 

 빗 방울은 여전히 깡통을 채우지 아니하고, 흘러가기만 한다.

 

 그 자그마한 방울조차 채우지 못하는 깡통 속에서, 그 또한 차디찬 빗방울을 흘려내고 있다.

 

 빗방울 들이 그의 뺨을 두드리며 재촉해온다.

 그는 답답해왔던 숨이 너무나 가벼이 느껴짐을 알았다.

 

 잿빛 아래의, 녹빛 위에 놓여진 그의 몸은 금방이라도 나갈 듯한 전구와도 같았다.

 

 절전이라도 되려는 듯 깜빡이는 그의 눈꺼풀 위로 빗방울이 흘러내려간다.

 

 이러할 것이 아니었음인데.

 이러한 것은 원하지 않았음인데-.

 

 시끄러이 울부짖는 땅 위와 달리, 하늘은 고요하기만 했다.

 

 비를 맞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늘을 올려다 본 적 또한 언제였음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무언가, 고통이라도 느껴질 법한 시간이었음인데, 어떠한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망막을 씌우듯 빗방울이 내리앉아, 경계선을 만들어 낸다.

 

 규칙적인 과정을 통해 만듦이 아닌, 우연을 통해 형성 된 경계선은 그에게 다른 것을 비추어주었다.

 

 평시의 뚜렷함이 아닌, 흐릿함이란 모호한 경계선은 여러가지를 보여주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얼굴들과, 이제는 잊었을거라 생각했던 수 많은 기억들은 그 경계선에서 그를 지나쳐갔다.

 

 후회와 후회. 그리고 후회.

 오롯이 후회만으로 점칠 된 순간 속에서, 그는 그 어떠한 것도 마주하지 못했다.

 

 그는 완전하게 길을 잃은 것이다.

 시작으로부터 과정까지 이어져 온 것에서부터도 제대로 된 길을 찾지 못했건만, 끝이 다가옮에까지도 그는 길을 찾기는 커녕 또 다시 길을 헤매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알고 있었다.

 

 자그마한 구멍이 자신을 몰아세울 것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 자그마한 구멍이 자신을 완전한 바닥으로까지 끌고 갈 것을-.

 

 관계란 허점투성이는 그의 심장과 폐를 갉아먹고, 그를 두들겨 깨트렸다.

 

 전구와 같은, 혹은 유리처럼.

 깨어지고, 절전된 자신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여전히 비를 뿌리는 하늘은 고요하기만 하다.

 

 이제는 길을 찾으려, 또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음에, 그는 허탈함을 느꼈다.

 

 그토록 발버둥쳤음인데, 고작의 뒷걸음질 밖에 되지 않았을 뿐이었음에.

 

 무언가, 투명한 빗방울을 내뱉는 잿빛의 하늘이 그에게 있어 포근해보였다.

 

 누군가의 고함소리와 발걸음이 들려오는 것에, 그는 상관치 아니했다.

 

 이대로 가만히, 고요히 있는 것만으로도, 허탈감과 공허감을 뒤로하고서 만족스러움이 채워져가는데, 달리 움직일 필요가 있을까.

 

 그는 더 이상 노력이 필요치 않은 세상에 다가갔다.

 

 
작가의 말
 

 처음으로 써보는 글 입니다.

 

 부디 화를 거듭할수록 읽으시는 분들께서 흥미로이 읽어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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