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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서글픈 여인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4

바른 말만 하는 국민, 바른 말만 하는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국민
강자만이 사는 나라, 약자가 설 자리 없는 나라.

가장 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

더 힘없는 사람.

돈 없는 여자.

 
1. 슬픈 현실(1)
작성일 : 18-12-24 20:29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3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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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뒤 창 밖으로 들려오는 세찬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충전기에 꼽은 휴대폰을 빼려다가 이런 날씨라면 배가 움직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잠시 머뭇거린다. ‘쌩쌩’거리며 지나치는 차 바퀴 소리보다 바람 소리가 더 ‘쌩쌩’인다. 충전기에 꽂힌 휴대폰에 고개를 바짝 숙여 귀에다 댄다.

 

 “대리님! 오늘 바다 날씨 어떻대요?”

 

 잠시 망설이는지 얼른 대답을 하지 않는다.

 

 “허! 허! 장난이 아니랍니다. 전화 드릴게요!”

 

 어릴 적 우리들이 들었던 노래 속에의 파란 바다가 아닐 거라는 왠지 모를 압박과 두려움이 머리에서부터 스며들어 온다. 그리고는 가슴을 짓누른다. 이런 식의 증상들은 오히려 안전을 가지고 온다. 벌써 경계심을 담고 조심스럽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푸른 바다로 나간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어릴 적 상상 속의 그 바다가 아닌 것 같다.

 

 “출발하시죠!”

 

 휴대폰 진동이 울리자마자 귀 속으로 들어오는 소리!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출발하자고 하는 이 사람도 가물치와 똑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목소리만으로도 그 날을 감정을 안다.

 

 차 키를 꼽고 빼는데 딱 18분!

 

 ‘이런 씹할! 이런 날씨에 어떻게 배에 오르라고… 에이! 18’

 

 차에서 내리자마자 구명 조끼부터 끼어 입고 다시 점검을 한다.

 

 “가시죠! 선장님!”

 

 부륵 부륵 부르르~드륵 드륵 드르륵~ 드르르~르릉~ 쏴쏴~~ 쏴르릉~~ 드르륵 릉~~ 쏴르르르~

 

 가슴 한편에 항상 두려움을 품고 승선하는 이 놈의 배가 유쾌하게 출발해도 신통찮은 판국에 오늘은 출발 때부터 지랄용천을 떨고 있다. 지금 용왕님께서 심기가 불편하시거나 낮잠을 주무시는 중이라 시끄러운 엔진을 켜지 못하게 하시는가?

 

 시동이 걸렸다가 꺼지기를 반복한다.

 

 ‘선장님! 시동 안 켜지면 가지 말죠!’라고. 간절했다.

 

 이 정도의 날씨면 충분히 건의를 할 수 있지만 이 동네, 아니 이 배에서 최고의 베테랑은 선장이며 판단은 선장의 고유 권한이다. 자칫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오지랖 넓은 놈이나 신출내기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선장님~~~~’ 만, 젖먹이 어린 아이의 투정 어린 간절한 마음 밖에 없었다.

 

 이 배! 우리는 이 배를 그냥 통 선이라 칭한다. 영어로는 Ferry boat라 하던데 여기는 대한민국이니 통 선이라 칭하는 게 맞을 듯 하다. 말하자면 바다의 통통배이다.

 

 이 배의 역할은 항구 밖에(우리는 여기를 외항이라 한다. 부두에 접안 하지 않은, 못한 배들이 항구 밖에서 접안 하기 의해 기다리는 바다 위, 작은 태평양 위다) 떠 있는 화물선에 선원을 태우러 가거나 태워다 주는 역할과 선용 품(선박에 필요한 생필품 등, 땅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실어다 주는 작은 배다.

 

 이 선장님이 오늘 이 가물치뿐만이 아니라 선원과 선용 품의 안전을 책임지실 분이다.

 

 엔진이 오늘도 굉음을 내며 멀리 수평선 위에 가물가물 보이는 화물선을 향해 너울 파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어이 18!”

 

 검푸른 너울에 밀린 작은 통 선 엔진이 요란한 굉음만 내고 더 이상 전진을 못하자 선장은 연신 18을 섞어가며 너울을 피해 전진하려고 애를 쓰지만, 오늘 파도가 엄청 뿔이 난 것 같다. 더 이상 전진을 못하게 거센 파도를 연달아 선수로 밀려 넣고 있다. 더 실감 있게 표현을 하자면 천둥번개를 동반한 세찬 빗줄기가 하늘에서 한꺼번에 쏟아 내린다 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 하나 더 추가하지만 우산도 없이 무방비 상태라고 상상하자.

 

 검푸른 너울이 마치 수만 마리의 검푸른 고래 행렬처럼 보였고 그 행렬은 일제히 18을 외치며 바로 앞에 보이는 고래 박물관을 순식간에 덮칠 것 같이 화가 나 있는 듯 하기도 했다. 가끔 이 고래 박물관을 지나치다 보면 우르르 테를 지은 행렬과 마주치기도 한다.

 

 평생 이루지 못한 소원, 아니 꿈을 이룬 듯이 흡족한 미소를 담고 신기해 하는 모습들. 그 모습들 속에는 허리가 구부정한 행렬도, 앳된 아기를 안은 앳된 어미 행렬도 있다.

 

 가끔씩 그 사람들을 보면 숨이 갑갑해온다.

 

 고래 새끼의 꿈이 고래 박물관 출입문에 채워진 족쇄 같은 자물쇠 속에서, 저런 좁은 공간 속에서. 인간들의 호기심에서 발동된 탐욕이나 충족시켜 주는 광대 역할이었을까?

 

 그들! 고래들에겐 귀중한 생명이 없는가?

 

 저 어린 아이가, 저 구부정한 행렬이 저 앳된 어미가, 저 속의 광대이기를 꿈 꾼 적이 있었을까?

 

 그들의 자식이 광대가 되기를 바랬던 적이 있었겠는가?

 

 꿈에도 나오지 않았던 장생 포란 동네에서 이들 고래들은 쓸쓸히 여생을 마감하다. 고래 박물관에서 광대가 되어, 그들에게 할애된 여생을 다 보내 보지도 못하고 씁쓸한 죽음을 기다린다. 그 좁은 공간을 채운 바닷물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인간들을 쳐다보는 그 젖은 눈시울을 본적이 있는가? 그 눈은 우리들이 흔히 보는 어린아이의 눈과 같이 해맑다.

 

 그 아이들은 그렇게 족쇄 속에서 생일 마감한다.

 

 왠지 모를 분노가 거센 파도처럼 밀려와 너울이 돼 온 몸을 뒤덮어버리기도 했다. 치가 떨려 소름이 온 몸을 감싸듯이 분노가 가슴 속을 채워버린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오대양을 헤엄쳐 다니는 꿈도 제대로 펼쳐 보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인간 무리의 어설픈 애정에 족쇄에 채워져 버린 아기 고래를 구출하려는 듯이 넘실대며 밀려오는 검푸른 고래 떼에 가물치가 잠시 멈칫한다.

 

 두렵다.

 

 저 푸른 바다가 아닌 온통 끈적끈적한 고래들의 눈물로 가득 차 밀려오는 저 검푸른 바다. 마치 아이들에게 채워진 족쇄를 당장 풀어 넓은 바다로 보내 달라는 시위행렬 같기도 했다. 바다를 온통 차지한 고래 시위 행렬에 엔진이 더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한다.

 

 찰싹, 찰싹 이 아닌 쾅, 쾅 이다.

 

 “어이 씨! 어이 씨!”

 

 드르 르 르 ~~ 드르르~~ 드릉~~ 덜컥~~ 덜컥~~덜덜덜 덜컥!

 

 “꺼졌어요?”

 

 거대한 고래 떼 같은 검푸른 파도를 이겨 내지 못한 엔진이 털썩 주저 앉고 만다. 그래도 상하로 공중부양을 할 때보다, 좌우로 날개 춤을 출 때보다, 조금은 나은 것 같다.

 

 통 선이 잠시 울산 앞바다에 표류한다. 멀리 수평선 너머로 또 한 무리의 검푸른 고래 떼가 또 몰려 온다.

 

 “꽉 잡아요!”

 

 선장이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른다. 검푸른 고래 떼가 통 선을 쥐어 박는 그 순간!

 

 여기 탄 사람들은 배에서 튕겨져 나가 검푸른 파도에 휩쓸려 일산 이나 진하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

 

 수평선 너머 태평양으로라는 어줍잖은 꿈에 찬물이 끼얹어져 울산근교 백사장에 고이 모셔진다. 즉, 운이 좋으면 여기서 시체로 떠오른다는 말이다.

 

 어릴 적부터 지겹도록 찾아 다닌 일산이나 진하 백사장을 부모 형제들의 눈물 바다로 만들지 않으려면 손잡이를 꼭 잡아야 한다. 재수없는 상상은 여기서 접기로 한다. 만약에 나뒹굴다 손목이나 몸통 한 군데라도 다치기만 한다면 오늘 임무는 여기서 끝이다.

 

 이게 가장 시급한 현실이다.

 

 다친 발목이나 손목으로 무리하게 임무를 수행하려다가는 정말로 일산이나 진하 백사장이 통곡의 명소로 자리 잡히게 할 수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검푸른 고래 무리가 인간 무리가 채워 놓은 족쇄를 풀지 못하고 어린 새끼들을 박물관에 두고 멀리 어디론가 돌아 간다.

 

 잠시!

 

 ‘인간과 고래가 일대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라는 어줍잖은 망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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