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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영웅은 사랑하지 않아
작가 : Indignation
작품등록일 : 2018.12.22

[아무것도 모르는 왕녀님 여왕 만들기 프로젝트, 로판, 역하렘, ts, 전쟁] 난 누구든 도와줬지만 누구와고도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귀찮은 일들을 도맡아 해주다보니 어느새 주변에서 나쁘게는 처리반 좋게는 영웅이라고 불러주었다. 물론 일종의 호구라는 의미겠지만... 오늘도 삥을 뜯기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도와주러 갔다가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고 쓰러졌다. 참 어이없는 죽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을 떠보니 왕녀가 되어 있었다?

 
1. 죽었다 깨어나보니
작성일 : 18-12-22 00:14     조회 : 399     추천 : 0     분량 : 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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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홀로 있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남을 도와주는 것은 싫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래저래 도와주다보니 어느 순간 동네에서 유명인사가 되어있었다.

 

 어떤 사람은 내가 영웅 행세를 한다면서 싫어했지만 대부분은 귀찮은 일을 도맡아 해주니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았다.

 

 집에는 아버지와 나밖에 없었다. 아버지와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폭력가장이었고 덕분에 엄마는 어렸을 때 도망쳤다고 한다. 흔한 아침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딱히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다행히도 좋은 사람을 만나 삐뚤어질 수도 있던 유년 시절을 잘 견뎌왔다.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어떻게 큰 사고 없이 올라오게 되었다.

 

 빡-

 

 “니가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아?”

 

 “그런 건 아니더라도 이 정돈 할 수 있잖아.”

 

 난 그렇게 말하며 녀석의 주먹을 막아낸 욱신거리는 팔을 어루만졌다. 뒤에는 돈을 뜯기다가 갑작스러운 구세주 등장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다. 슬쩍 뒤를 돌아보곤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 뭐, 돈을 뜯는 것까진 좋다 이거야.

 

 “두들겨 팰 필요까지는 없잖아?”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냐니까? 동네에서 조금 띄어주니까 진짜 정신 나갔냐?”

 

 “눈앞에서 사람을 두들겨 패는데 그럼 보고만 있냐?”

 

 “하, 이래서 싫다는 거야. 학교에서도 정말 꼴 뵈기 싫었는데. 마침 잘됐네.”

 

 그제야 나는 녀석의 뒤에서 몇 놈이 더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이미 발을 빼기엔 늦었다.

 나도 사실은 이런 거에 엮이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근데 항상 이런 상황에 엮이게 되는 걸 어떡해! 라고 해명을 해보고 싶었지만 녀석의 표정을 보아하니 전혀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주지.”

 

 “으아아!”

 

 상황이 심각해진 걸 깨달은 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차라리 잘됐지. 어렸을 때부터 이런 상황에는 많이 휘말려봐서 익숙했다.

 

 “적당히 봐줘.”

 

 녀석들은 적당히 봐주지 않았다. 뒤에서 내려치는 각목에 맞아 18년, 나 이민혁의 짧다면 짧은 인생이 허무하게 마감되었다.

 

 

 

 이런 죽음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는데.

 

 역시 사람은 쉽게 죽는다. 예전에 알고 있었던 사실을 새삼 깨달은 기분이었다. 뭐, 내가 죽는다고 딱히 아쉬워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있어봐야 라디오 고쳐준다고 약속했던 장씨 아저씨 정도이려나.

 

 그나저나 죽는 건 이런 기분이었군.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주변이 온통 포근하고 폭신폭신한 느낌이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그런데 잠깐, 폭신폭신?

 

 “이게 뭐야?”

 

 감촉이 느껴진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얼떨떨한 기분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생전 처음 보는 공간이었다.

 

 어쨌든 죽지 않았잖아? 어떻게 된 거지? 그 녀석들한테 뒤에서 뭔가로 강하게 머리를 맞고...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다. 죽도록 아팠고 실제로 의식도 점점 멀어져 갔었다.

 

 “그럼 여긴 병원?”

 

 병원이라고 하기에는 꽤 화려했다. 누워있는 침대에는 팔랑팔랑한 프릴들이 달려있었고 정면의 벽에는 옷장과 화장대까지 달려있었다.

 

 이런 병실이 있을 리가 없었다. 요즘 개인실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일리는 없겠지. 그렇다면 여긴 대체

 

 벌컥-

 

 “엉?”

 

 “와, 왕녀님이! 왕녀님이 깨어나셨습니다!”

 

 이상한 복장의 여자가 방에 들어오더니 나를 보고는 기겁을 하더니 그렇게 소리치며 뛰쳐나갔다.

 그녀의 옷을 보아하니 확실히 병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왕녀라니..? 그제야 몸이 이상해졌음을 눈치 챘다. 다급히 가슴에 손을 얹자 그 위화감이 확신에 가깝게 바뀌었다.

 

 “허억! 서, 설마!”

 

 재빨리 손을 이불 속으로 집어넣었다.

 

 없었다.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머리가 팽글팽글 돌면서 수 만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때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나는 경황없는 눈으로 검붉은 머리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미남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바라봤다. 와... 저만큼 생겼으면 평생 여자 걱정은 없겠네.

 

 “공주야!! 다행이구나! 다행이야!”

 

 그 남자는 침대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머리부터 와락 껴안았다. 당황해서 밀쳐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네가 습격을 당해서 마차에서 굴러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가슴이 철렁했단다. 다행히 습격한 놈들은 처리했지만 네가 깨어나질 않아서... 이 아비는... 정말 걱정했단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품에서 몸을 풀어주고 눈을 마주치려고 했다.

 

 “미안하다. 아직 몸이 낫지도 않았을 텐데 호들갑을 떨었구나.”

 

 공황상태에 빠져 눈알을 데룩데룩 굴리고 있는 나를 보며 그는 걱정스럽게 덧붙였다.

 

 “그래, 몸은 좀 어떠니?”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혹시 당신이 제... 아버지세요?”

 

 “뭐 뭣!?”

 

 “저, 전하!”

 

 “전하!”

 

 그가 나의 말을 듣고 쓰러지려고 하자 어딘가에서 몇 명의 사내가 튀어나오더니 그를 뒤에서 받쳐주었다. 허허 저 사람들이 다 대기타고 있던 거냐?

 

 “흐음...”

 

 눈앞에서 벌어지는 웃지 않을 수 없는 희극에 난 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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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죽었다 깨어나보니 2018 / 12 / 22 400 0 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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