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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천상 반란
작성일 : 16-08-23 14:29     조회 : 767     추천 : 0     분량 : 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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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천상계.

 

 옥황상제가 기거하는 자미궁 안.

 

 감수관이 복도를 따라 다급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뭔가에 쫓기는 듯, 계속 주위를 경계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걸음을 재촉하던 감수관이 갑자기 멈춰 서더니,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가늘게 찢어진 눈빛은 싸늘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아직 그의 뒤를 쫓는 이들은 없었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미리 작업을 해둔 덕분이었다.

 

 염라대왕을 속여 지옥 병사들을 천상계로 불러들인 것이었다.

 

 감수관이 보낸 전령의 말을 덥석 믿은 염라대왕은, 천상계에서 반란이 일어난 줄로만 알고 병사들을 파병했다.

 

 그리고 옥황상제의 천병대가 반란군에 이미 넘어간 상태이므로, 그들을 무조건 공격하라는 감수관의 말에, 자신의 병사들에게 그대로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곧 진실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자신의 진짜 목적을 옥황상제가 눈치 채기 전에 서둘러야만 했다.

 

 그는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옥황상제는 자미궁 후원에서 흥을 즐기고 있었다.

 

 후원은 풍악소리와 옥황상제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뒤섞여 울려 퍼졌다.

 

 하늘하늘 사뿐사뿐.

 

 선녀들의 춤사위에 옥황상제도 같이 어깨를 들썩거리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흥을 참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선녀들 사이로 뛰어들 듯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고 있는데, 숨이 턱에 걸린 개랑이 정자로 달려왔다.

 

 “옥황상제님! 크.. 크.. 큰일 났습니다.”

 

 “....”

 

 “옥황상제님!!”

 

 개랑이 아무리 애타게 불러 보아도, 선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옥황상제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모반입니다!!”

 

 옥황상제는 개랑의 말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멍하니 개량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개랑은 바닥에 머리를 찧듯 처박고는 옥황상제에게 아뢰었다.

 

 “감수관이 일을 저질렀습니다. 염라대왕을 속여 자미궁을 공격하게 만들었습니다.”

 

 “감수관이? 그가 왜....”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파악한 옥황상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조금 전까지 허허거리며 사람 좋아 보이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하늘의 주인다운 근엄한 표정이 되었다.

 

 “지금 감수관은 어디 있는가! 아니다. 명세경, 명세경을 보호하라!”

 

 분노한 옥황상제의 포효 소리가 자미궁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 시각.

 

 감수관은 이윽고 옥황상제의 집무실 앞에 다다랐다.

 

 그는 마치 자신이 그 방의 주인인 것 마냥,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구름 걷힌 하늘에서 강한 햇볕이 쨍-하고 내리쬐듯, 주위가 온통 환하게 밝아졌다.

 

 그 빛은 집무실 벽에 걸린 연꽃모양의 거울, 명세경에서 나온 것이었다.

 

 감수관은 눈부시게 밝은 빛에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다 눈이 그 빛에 어느 정도 적응하자,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 눈빛을 날카롭게 빛내며 명세경을 응시했다.

 

 마치 눈싸움을 하는 사람처럼.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의지를 다잡았다.

 

 ‘이 명세경만 있으면, 내가 천상천하 만물의 주인이 된다. 무원칙에다 물러 터진 옥황상제 따위는 날려버리리라.’

 

 사실 감수관은 제일의 신인 옥황상제에게 불만이 많았다.

 

 모름지기 인간 세상은 엄격한 규율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인간이란 본디 쉽게 방종에 빠지고, 유약하며, 멍청하고 예의 없는 족속이다.

 

 따라서 인간 세상에 직접 개입을 해서라도 신의 위엄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옥황상제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하는 일이라곤 사후 심판 놀이나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참다못한 자신이 나서기로 한 것이었다.

 

 ‘내가 이 세상을 가지리라! 그리하여 모든 것을 바로 잡으리라!’

 

 그가 드디어 때가 왔다는 듯 명세경 앞으로 막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잠긴 문을 열기 위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밖에서 한 병사가 외쳤다.

 

 “여깁니다. 상제님의 집무실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이어 천병대장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기둥을 가져 오너라! 문을 부서라!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에 잠시 걸음을 멈췄던 감수관은, 다시 명세경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감수관의 마음이 급해졌다.

 

 속히 명세경을 차지해야했다.

 

 “안갈타 키갈쉐!”

 

 감수관이 주문을 외우자, 마치 뱀과 같은 형태를 띤 빛이 명세경 주위를 여러 번 맴돌더니, 이내 사라졌다.

 

 명세경에 씌워진 결계가 풀린 것이었다.

 

 혹여 이런 날이 올까 싶어, 옥황상제가 결계를 치던 날 집무실에 몰래 숨어든 보람이 있었다.

 

 이제 거울 위에 손바닥을 대어 새 주인임을 인식시키기만 하면 되었다.

 

 즉, 명세경의 신비한 힘을 조정하고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는 순간이 목전에 있었다.

 

 그런데 그의 생각보다 집무실 문이 일찍 부서졌다.

 

 단 한 번의 육중한 소리가 나더니, 집무실 문이 열려버린 것이다.

 

 안으로 들어온 천병대장은 명세경 앞에 서 있는 감수관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멈추어라!”

 

 고지를 바로 눈앞에 두고 실패하게 생기자, 감수관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러나 이내 좋은 수가 떠올랐다.

 

 드디어 계획을 정리한 감수관이 천천히 뒤돌아섰다.

 

 이미 수많은 천병들이 감수관을 에워싸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감수관은 당황하기는커녕 얼굴 가득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오히려 그 모습에 천병들이 흠칫 놀랐다.

 

 그 때, 어느새 나타난 개랑이 천병들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저 놈을 당장 포박하라!”

 

 개랑의 엄명에 천병들이 감수관을 향해 천천히 거리를 좁혀갔다.

 

 감수관은 점차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이윽고 감수관의 등에 명세경이 맞닿았다.

 

 그러자 그는 재빨리 허리에 차고 있던 단검을 높이 빼들었다.

 

 그리고는 개랑을 보며 간교한 미소를 지었다.

 

 “일단 비는 피하고 봐야겠지. 그럼 나중에 또 보세, 개랑.”

 

 개랑은 무엇인가 직감한 듯 설마...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감수관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명세경 한가운데를 검으로 내리찍었다.

 

 순간, 거울이 쩍-하고 갈라지며 열 조각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늘이 깨지듯, 천둥소리가 온 천지에 울려 퍼졌다.

 

 *****

 

 물결 하나 없이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

 

 푸르다 못해 검은, 검푸른 바다는 그 깊이가 얼마인지 가늠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바다 위에 새하얀 돛을 단, 커다란 배 한척이 떠 있었다.

 

 언뜻 보기엔 평화로운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고요하기만 한 그 모습이 오히려 어딘가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였다.

 

 마치 태풍 전야처럼.

 

 배 안.

 

 한 처녀가 뱃머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심청.

 

 그런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심청의 뒷모습이 애처롭다 못해 처연함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그 애처로운 뒷모습과 달리, 심청의 눈은 마치 바다를 집어삼키기라도 할 듯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에는 슬픔이나 비통함이 아니라 억울함과 독기가 어려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억울하다는 듯 입술을 꼭 깨문 심청은,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이시여, 너무하십니다. 어찌 이년에게는 이리 모질게 대하십니까. 제가 바라는 게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지 않습니까.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정말 원통하고 원망스럽습니다. 대체 제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그 때였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밝던 하늘에, 갑자기 검은 먹구름이 소용돌이치듯 몰려들더니, 온 하늘을 뒤덮었다.

 

 한낮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캄캄해진 하늘과 바다였다.

 

 뒤이어 강한 빗줄기가 쏟아지고, 그와 함께 거센 파도가 심청이 탄 배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갑자기 돌변한 날씨 탓에 뱃사람들은 겁을 잔뜩 집어 먹었다.

 

 “허둥대지 말고 각자 제자리에 꼭 붙어있어!”

 

 남경 상인이 소리쳤다.

 

 그 말에 겨우 진정된 뱃사람들의 시선이 뱃머리에 앉아있는 심청에게 꽂혔다.

 

 그러자 남경 상인이 심청에게 다가가 재촉했다.

 

 “뭘 꾸물거리는 게야. 우릴 다 죽일 셈이야? 공양미 삼백 석 값을 해야지!”

 

 하지만 심청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되받아 쳤다.

 

 “그것이 내 목숨 값인 줄 알았다면, 아비 눈이 아니라 죽은 어미가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난 기어코 오늘 삼백 석 값을 받아내고야 말겠다. 어서 바다로 뛰어 내려!”

 

 그래도 심청이 꿈쩍도 안 하자, 남경 상인은 청의 머리채를 움켜쥐고는 바다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렇게 끌려가지 않으려는 심청과 바다로 빠뜨리려는 남경 상인 사이에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심청의 발이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녀는 지푸라기도 잡으려는 듯 두 팔을 허우적거렸다.

 

 하지만 남경 상인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심청을 바다 쪽으로 슬쩍 밀었다.

 

 중심을 잃은 청은 제대로 저항할 수 없었다.

 

 ‘풍덩!’

 

 ‘우르르 콰쾅!’

 

 심청이 바다로 떨어질 때, 때 마침 천둥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이내 하늘에서는 마치 별똥별처럼 반짝이는 것들이 지상으로 흩어져 떨어지고 있었다.

 

 명세경 조각들이었다.

 

 한편, 바다에 떨어진 심청은 천천히 끝없는 심해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점차 정신이 혼미해지는 심청의 뇌리에는, 달포 전까지만 해도 행복했던 기억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대부분 나쁘거나 혹은 더 나쁜 기억들이었다.

 

 그러다 이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 눈을 확- 부릅떴다.

 

 ‘이게 다 그 자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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