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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짜여진 판을 뒤엎으러 왔습니다.
작가 : 단추씌
작품등록일 : 201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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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하나뿐인 어머니를 여읜 화연.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어 답답해 하는 명복. 파란만장한 조선 궁궐 안에서 둘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1화. 두려워도 혼자 두려워야 하는 자리
작성일 : 18-12-08 01:36     조회 : 448     추천 : 0     분량 : 5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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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둡고 으슥한 숲 속. 구름이 달을 가려 빛 한 줄기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그곳에서 한 여인이 자신의 피붙이를 안고 도망치고 있었다. 그리고, 여인의 뒤에서는 횃불을 든 사내들과 그들의 수장이 뒤쫓고 있었다.

 

 '어머니...도대체 이것이 어찌 된 일이옵니까?'

 

 '조용히 하거라. 조금만 더 가면 집이 보일 것이니 너는 그 집 안으로 곧장 달려가거라'

 

 물기가 서려 있는 여인의 음성에 순간적으로 불안감이 엄습해온 피붙이는 어미의 옷자락을 꼭 쥐며 물었다.

 

 '그럼...어머니는요?'

 

 설마..아니지요?

 

 저를 두고 떠나시는 거...아니지요?

 

 불안감이 엄습해온 피붙이는 어미에게 물음을 던지며 대답을 재촉했다. 제발...제발 자신이 생각한 게 아니기를...제발 버리고 가지 말기를...

 

 '이 어미는...오늘부로 잊거라. 그래야만이 네가 아프지 않는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7살에게 어미란 자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세상이다. 용기내어 바깥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목숨줄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다 어미라는 세상의 안전함에 마음 놓고 기댈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어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어미가 세상의 전부인 피붙이에게 너무나도 가혹하고 잔인한 말이었다. 그렇기에 피붙이는 안간힘을 쓰며 자신의 세상을 놓지 않으려 설득했다.

 

 '그,그게 무슨 소리세요 어머니...저를 두고 떠나실 작정이어요? 그런 거라면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앞으로 왼쪽 눈의 안대도 꼭 잘 쓰고 다니고...그리고...!'

 

 와락- 갑자기 어미가 멈춰서더니 그녀의 피붙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평소 세게 안으면 부서질까 감히 세게 안아보지도 못했던 그녀가 처음으로 그런 걱정 없이 제 피붙이를 꽉 끌어안았다.

 

 '이 어미가 미안하다...부디 부박한 어미를 잊어다오'

 

 '어,어머니...제가,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까...!'

 

 피붙이의 마지막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미는 재빨리 어느 집 안으로 피붙이를 밀어넣고 나오지 못하게 문을 닫아버린다.

 

 '어, 어머...!'

 

 제 어미를 부르짖으며 높디높은 담장 밖으로 겨우 고개를 내밀어 보았으나, 보이는 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싸늘한 시체가 된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뿐이었다.

 

 '아...아아...'

 

 참으로 잔인하고 끔찍한 광경에 피붙이는 소리조차 마음대로 지르지 못한 채 정신을 잃고 말았다.

 .

 .

 .

 

 "꺄악!"

 

 아, 오늘도 그 꿈이구나...도대체 얼마나 더 꿔야지만이 안 꿀 수 있을까...

 

 차라리 이리 자주 꿀 꿈이라면 아프지라도 말아야 할 것을...어쩌자고 이리 마음을 아려오게 만들고 사라지는지...

 

 화연은 악몽 때문에 놀란 마음을 겨우겨우 추스리고는 옷을 갈아입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친구 도명이 벌써 검을 쥐고 연습하고 있었다.

 

 "또 늦잠이냐?"

 

 "죄송합니다. 삼촌"

 

 산용은 화연이 밖으로 나가자 그녀의 늦잠을 부드럽게 꾸짖었다. 사실, 실제로 혈연관계로 이어진 삼촌이 아니라, 우연히 집 안에서 쓰러져 있던 아이를 거둬들여 얻은 호칭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혈연보다 더 끈끈했다.

 

 "이 녀석, 그래서야 어찌 궁의 호위무사가 된단 말이냐"

 

 "제가 무술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늦잠만 잔 것뿐인데 그것 가지고 그리 뭐라십니까?"

 

 "조선 최고의 호위무사 집안인 우리 가문에 먹칠할까봐서 그런다 이 녀석아"

 

 "설령 그렇다 해도 호신술 정도는 배웠으니 궐 들어가서 목숨 부지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듯 합니다"

 

 "쯧, 저리 태평해서야 내일 있을 호위무사 선발전에서 어찌 하려고 저러는지"

 

 "삼촌, 허연 수염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미소나 지우고 말씀하십시오. 누가 보면 거짓말쟁이라고 할까 무섭습니다?"

 

 "고얀 녀석, 어르신의 속사정을 이리 대놓고 말하다니...예절은 다시 가르쳐야겠구나"

 

 산용은 그리 말하면서도 화연에 대한 따스한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세월을 살아온 노인에게서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 인정 같은 것인지도 몰랐다.

 

 처음 자신이 이 집안에 쓰러져 있었을 때, 그는 말 없이 자신을 거둬주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아이를 데려와 친구도 만들어 주었다.

 

 그렇기에 화연은 산용의 집에 있는 동안 점차 웃음이라는 것을 알아갔다.

 

 제 어미와 살 때는 불안함밖에 없어 웃는 법을 몰랐던 그녀에게 산용은 처음으로 웃는 법과 웃을 일을 알려주었다.

 

 불안해하지 말라고, 사람은 웃을 때 가장 행복해진다고...그렇기에 너는 웃어야 한다고...그래야 너 또한 다른 이들과 다를 거 없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그렇기에, 화연은 웃을 수 있게 되었고 점차 행복이라는 것을 배워갔다.

 

 "박화연! 선발전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으면 이리 와서 훈련을 해두는 편이 나을거다"

 

 "네 친구가 부르지 않느냐? 가서 네 친구와 힘을 겨뤄보거라"

 

 "안 그래도 저 녀석을 혼쭐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던 차였습니다"

 

 .

 .

 .

 

 아담함과 잘생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더욱더 멋이 나는 궐 안에서,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고함이 들려왔다.

 

 "도대체 저하는! 어찌하여 외국과 교역을 하잔 말입니까!"

 

 "언제까지 과거의 일에 매여 살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인간이 혼자서 살 수 없듯이 나라 또한 혼자서 살 수는 없습니다"

 

 "저하께는 그 일이 그저 과거의 일일 뿐이란 말입니까? 이 아비가 어떤 심정으로 척화비를 세웠는지...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라 믿었는데!"

 

 "그렇기에 지금 더더욱 그 아픔을 거울 삼아 외국과의 교역에서 불이익이 없게 해야 할 것입니다"

 

 고종의 말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조선이란 나라 하나로 살 수 없었고, 외국에게 강제적으로 개항을 당하고 있는 이웃 나라들의 판례만 봐도 교역을 철저히 준비해 불이익이 가지 않게 해야 했다.

 

 "...더 이상 얘기 하고 싶지 않소. 이만 물러가시오"

 

 허나, 그런 고종의 말을 흥선 대원군은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았다. 조상의 묘를 파 훔쳐간 외국놈들과 교역해야 할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렸다.

 

 돌이켜 보면 서로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었으나, 서로의 생각과 주장만이 옳다고 여기는 두 사람의 사이에는 한 치의 양보도 타협도 없이 그저 상처뿐이었다.

 

 .

 .

 .

 

 "하아...이리 많은 나라들이 외국에게 당해서 불이익을 얻거늘...어찌하여 교역을 자꾸 미루시려고 그러는지..."

 

 고종은 답답한지 그저 방의 창문을 활짝 열어 바람만 쐴 뿐이었다.

 

 "전하, 그리 바람을 쐬시면 고뿔에 들지도 모르옵니다"

 

 그의 바람 쐬는 모습에 한 환관 선용이 충고를 하고 들었으나, 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이 정도 바람도 못 견뎌내는 왕으로 만들지 마라. 바람뿐만 아니라 엄동설한에 삼베옷을 입고 나가도 나는 결코 끄떡도 하지 않을 터이니..."

 

 하기야 봄에 바람이 분다 한들, 겨울바람처럼 시리진 않을 터였다. 충고를 한 선용은 조용히 그의 뒤에서 서 있었다.

 

 "그나저나, 민자영이라 하였나? 내가 혼인할 처자가?"

 

 "예, 세자 저하의 비가 되실 분으로 현숙..."

 

 "되었다. 네 말만 들어도 벌써부터 질리는 느낌이구나"

 

 "현숙한 여인이 싫으십니까?"

 

 "현숙함 그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재미없는 사람이 싫을 뿐이야"

 

 "재미있는 여인을 아내로 맞게 되면 어른들께서 참 좋아 하시겠습니다"

 

 "그래, 궐 내의 모든 이들이 나와 내 아내 때문에 골머리를 썩을 테지...상상만 해도 보기 좋은 광경이로다"

 

 그리 말하는 고종을 보며, 선용은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사실 말 안 한 게 있습니다 저하. 그분께서는 전하께서 꿈꾸시는 당차고 괄괄한 성격의 여인으로 아마도 꼭 맞을 겝니다. 나중 신혼 때 반전이라며 즐거워 하시라고 지금 이리 거짓을 지어냈사옵니다. 설령, 나중에 제가 속였다는 사실을 깨달으셨을 때 노여워 마시고. 그저 늙은 환관의 소박한 장난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저하께서는...사람들이 골머리를 썩는 광경이 보기 좋으신가 봅니다?"

 

 "물론 심한 골머리로 인해 하루하루가 근심으로 칠해지는 자라면 당연히 측은한 마음이 들겠지. 허나, 장난으로 인해 썩는 골머리는 재미나지 않을 이유도 없지 않느냐?"

 

 "골머리를 썩는 사람 또한 재미나겠습니까?"

 

 "처음에는 어이없어하다가 결국에 장난이라는 걸 알게 되면 상대방 또한 웃을 것 아니냐. 그것이 문제가 되는 일은 없다고 본다"

 

 "졌습니다. 저하의 말이 이리도 청산유수시니 어리석은 환관은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어리석어서 좋구나.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고 누군가와 타협해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허나, 그것을 어려워 하는 사람이 있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저하의 뜻대로 맞춰지기는 어려운 게 당연지사 아니겠습니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계속해서 밀어붙이다 보면 언젠가 쓰러질 것이 보이는데 그 결말을 모르고 고집만 부리는 자들이 답답해 보여 하는 소리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계속 밀어붙이시면 되겠습니까? 반대로 열 번이나 찍히는 나무의 입장은 어떻겠습니까?"

 

 "물론 열 번 찍히는 나무 또한 불쌍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딱히 불쌍하지는 않은 것 같다"

 

 흥선대원군을 나무에 빗대어 은근슬쩍 불만을 토로하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소년 같았다 종알거리는 입이 미워 보일 법도 하건만, 저 고종 전하는 도저히 미워 보이지가 않았다. 오히려 차디찬 모습 속에 숨겨진 소년미가 반가워 그 모습이 오히려 좋아 보였다.

 

 "아아, 소신은 이 말이 발설되면 과연 그 나무께서 어찌 말씀을 하실 지 두려워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그리 두려움이 많아서야 환관은 어찌 되었느냐?"

 

 "그야 아직 어려 무엇도 모르니 환관이 될 수 있었던 게지만, 나이가 드니 자꾸만 두려움이 더 커집니다. 아마도 오래 살아 아는 것이 많으니 더 두려운 것도 생기는 모양입니다"

 

 "그래, 쓸데없이 아는 것이 많아 피곤하겠구나.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두려움도 없으면 좋을 것을..."

 

 그리 말하는 고종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차라리 너처럼 아는 것이라도 많았으면 좋을 것을...아는 것도 없이 두렵기만 하니 참으로 답답하구나

 

 물론 어렸을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듣고 자라왔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아직 세상의 이치라든지 좋은 정치 쪽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좋은 군주가 되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있건만, 오히려 더욱 더 두려움이 커지니 어찌할 줄을 몰랐다.

 

 살짝 떨리는 그의 어깨에 속내를 간파한 선용이 지그시 말을 건넸다.

 

 "저하, 사람이란 아는 것과 두려움이 비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어린 아기 또한 얼마나 두려움이 많은지요"

 

 "어린 아기는 자신을 지켜줄 울타리 같은 부모라도 있지만, 나는..."

 

 순간 고종이 말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고개를 홱 돌려 아예 창문 쪽으로 바라보았다.

 

 "전하, 어찌하여 그러십니까?"

 

 어찌하여 그러냐고?

 

 나는 없단 말이다

 

 험한 세상이라는 풍파 속에서 나를 지켜줄 부모라는 울타리가 없단 말이다

 

 오히려 내게 울타리가 아닌 칼로 다가와 나를 상처 입힌단 말이다

 

 그러니 내가 두려워도 혼자 두려워 할 수 밖에...

 
작가의 말
 

 단추씌입니다. 서투른 글이지만 부디 재미있게 봐주시옵소서!^^

 (이 글은 픽션으로 사실과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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