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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마에게 천사의 날개를
작가 : JHolic
작품등록일 : 2018.11.28

천사를 사랑해 날개가 잘려 인간계로 버려진 악마, 이안과 마녀사냥을 피해 숨어 사는 여린 소녀, 세나가 만난다. 옛날옛날에 마녀사냥이 판을 치던 그 옛날에, 악마와 천사로 태어났어야 했을 소녀가 만났데. 로맨스판타지. '악마에게 천사의 날개를'

 
01. 천사를 사랑한 악마
작성일 : 18-11-28 23:52     조회 : 343     추천 : 0     분량 : 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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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가 천사를 사랑한 죄. 그것은 중죄이며 엄한 벌로 다스린다. 천사를 사랑한 악마는 날개가 잘린 채, 인간 세계로 내려가 자정이 되는 시간 극한의 고통을 느끼며 새 날개가 자라날 때까지 죽지 못하고 살아가야 한다.

 

 

 

  '천사를 사랑한 죄가 얼마나 깊은지 아느냐!'

 

  거대한 목소리가 지옥을 뒤덮었다. 악마들이 귀를 틀어막으며 얼굴을 구겼다. 광장 한 가운데 덩그러니 버려진 검은 그림자는 무릎을 꿇은 채, 고통에 덜덜 떨고 있었다. 흔하게 보이는 검고 고운 빛깔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분리되어 있었다. 등근육을 따라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고함 뒤로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도 검은 그림자의 떨림은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태아처럼 몸을 둥글게 만 남성의 등판이 위아래로 요동쳤다. 잘린 날개의 검은 뿌리가 불에 그을리 듯 꿈틀 거렸고 연기까지 내뿜었다.

 

  “으으…… 끄아악!”

 

  우르르 쾅! 한 악마의 처절한 외침은 천둥이 되어 지상에 곤두박질 쳤다. 아무리 살려 달라 소리쳐도 고통에서 꺼내 달라 눈물을 흘려도 그를 도와주는 이는 없었다. 그것이 그가 지은 죄의 벌이었고 무게였다. 그렇다고 자신이 천사를 사랑했던 사실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열열이 사랑했고 뜨겁게 헤어졌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재가 되어 흩어지는 천사를 잊을 수가 없었다. 날개가 돋아나는 고통보다 그 고통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하얗고 투명한 그녀가 마지막 눈물을 흘리며 저에게 손을 뻗었을 때, 그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 끌려가기만 했을 뿐 가녀린 손을 잡아주지 못했단 말이다.

 

  “으아악!”

 

  악마의 목에 굵은 핏줄이 돋아낫다. 고통에 벌겋게 살이 달아오를 정도로 몸에 힘을 주었다. 그 힘을 못 이겨 그의 육체가 덜덜 떨렸다. 그녀를 사랑한 벌이 이것이라면 달게 받겠나이다. 난 절대, 그 사랑을 후회 하지 않으니까.

 

  '내 너를 어찌하면 좋을까.'

 

  지옥을 울리는 목소리의 주인은 루시퍼. 그를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몸이 느끼고 있었다. 웅장한 질책이 그에게 날아들 때마다 검은 그림자는 서서히 무너져갔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천사를 찾고 있었다.

 

  “차라리 날 죽여.”

 

  핏줄이 벌겋게 올라온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 검은 그림자는 중얼거렸다. 주변에 몰려들었던 악마들마저 등골이 오싹해져왔다. 그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한층 더 깊어졌고 눈 주위는 침잠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신음 섞인 바락을 허공에 뿌렸다.

 

  “날 죽여!”

 

  그녀는 죽었다. 분명 소멸되었단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어봤자 무슨 소용인가. 하지만 루시퍼, 그는 악마였다. 악마 중 악마. 마왕이었다.

 

  '그렇기엔 네가 덕을 많이 쌓았음으로……'

 

  거짓말.

 

  '한순간에 보내기엔 총명한 이었기에……'

 

  거짓말.

 

  '이런 일은 다시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으니……'

 

  거짓말.

 

  루시퍼는 거짓을 술술 읊으며 검은 그림자를 더욱 옥죄었다. 그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림자의 고통을 멀리서 지켜보며, 비명을 음악 삼아 고고하게 여유를 즐기겠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들을 그렇게 가지고 노는 마귀였으니.

 

  '하지만 엄벌로 다스려야 하겠지.'

 

  그 순간 그림자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슴을 하늘로 향하고 조형물처럼 떠있는 그는 일순간 검은 안개와 함께 사라졌고, 악마들은 그가 인간계로 버려진 것을 직감했다. 그림자가 사라진 광장은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했다. 악마들은 각자 흩어졌고 그들의 머릿속에서 검은 그림자는 잊혀졌다.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

 

 

  감싸고 있던 천이 거둬지고 그가 눈을 떠올려 주위를 살폈다. 잡음 하나 들리지 않는 어두운 공간 안에 갇혀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흘러내린 옷을 끌어 올리곤 늘어지는 걸음으로 벽을 더듬었다.

  보드라운 표면이 그의 손에 마찰을 일으켜 슬슬 소리가 났고 고요한 침묵은 그의 걸음이 멈추며 덩달아 사라졌다. 벽에 튀어나와있는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 빛이 환하게 번졌다.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는 그의 시야에 가구들이 들어왔다. 고급 진 느낌의 가구들. 그는 자신이 걸치고 있는 옷을 내려다보았다. 어느새 옷도 다른 것을 입고 있었다. 악마로써의 신분이 인간으로 하락한 것이었다.

  그는 감정이 담기지 않는 눈동자를 다시금 옮겼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던 귀가 틔며 째깍째깍 시계소리가 들리고 창밖 인간들의 웅성임이 커졌다. 말굽소리, 마차소리가 뒤이어 들리고 딸랑딸랑 종소리도 들렸다.

  그는 몸을 돌려 방문을 나섰다. 조근 전과는 다르게 환한 빛이 집안으로 새어 들어왔다. 그의 맨발에 나무 바닥의 찬 기운이 스며들었다. 찌걱찌걱. 들뜬 바닥이 내려앉았다 제자리로 돌아가길 반복했다.

 

  “일어났네?”

 

  그는 낮은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탁자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놓여있고, 그 옆엔 일인용 소파가 있었다. 그리고 소파 위, 한 남성이 팔걸이에 팔꿈치를 댄 채 주먹으로 머리를 받히고 있었다. 남성은 감은 눈으로 앉아 중얼거렸다.

 

  “하도 안 일어나기에 죽은 줄 알았지.”

 

  그는 눈을 떠올려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안을 치켜보았다. 이안은 가늘게 뜬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악마? 아니다. 악마는 아니다. 악한 기운을 지닌 듯 보였으나 그는 명백한 천사였다.

 

  “그래, 믿기 힘들겠지만, 천사야.”

 

  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찻잔을 치우려는지 그것을 들어 올린 그는 부엌으로 향해 개수대에 차를 부어 버렸다.

 

  “인간계를 담당하는 천사지. 윤이라 불러.”

 

  아이러니 했다. 어떻게 저런 자가 천사가 될 수 있지? 마른 체형에 하얀 피부, 짙은 검은색의 눈동자와 머리카락, 우중충한 의상까지. 외모로만 보았을 땐 이안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오히려 이안이 천사처럼 보이는 착각을 일게 만들었다.

 

  “믿기 힘든 거 알겠으니까, 그 표정 좀 치우고 앉지?”

 

  그는 찻잔을 닦아 놓곤 뒤로 돌았다. 이안은 그의 말대로 가만히 소파에 앉았다. 윤은 손의 물기를 대충 털어내곤 선반 위에 올려둔 명부를 집어 들어 이안의 앞에 펼쳐 두었다.

 

  “천사를 사랑한 죄로 날개가 잘려 인간계로 버려진 악마, 맞지? 세상에, 날개 잃은 천사는 봤어도 날개 잃은 악마는 또 처음이다.”

  “……”

  “이름이 이안이고 악마가 된지는…… 이제 막 천 년이 지났네. 안타까운 영혼, 쯧쯧.”

 

  윤은 홀로 중얼거리다 명부 중앙을 툭툭 두드렸다.

 

  “도대체 왜 천사를 사랑한 거야? 얌전하게 천년을 채우면 환생 할 수 있었잖아.”

  “그딴 거 필요 없어.”

  “악마를 사랑한 천사는 소멸되었어. 그녀와 같이 소멸되고 싶은 거겠지, 안 그래?”

 

  아, 로맨틱하기도 하셔라. 그는 비꼬듯 손을 휘저으며 감동을 받은 척 연기했고, 이안은 움찔 얼굴을 구겼다. 그러나 그의 악한 기운이 윤의 비아냥거림을 누르진 못했다.

 

  “안타깝게도 너는 죽지 못해. 인간계에서 벌을 받고 지옥에서 천년을 더 개처럼 일하다가 환생을 할 운명이란 얘기지.”

 

  막힘없이 악담을 퍼 붙는 윤이 천사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악랄하기 짝이 없군. 이안은 더 이상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는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마, 천사의 능력일 것이다.

  이안은 움찔 미간을 구겼다. 다른 자들의 능력은 자신에게 통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거늘. 그는 윤의 힘에 눌러 앉혀졌다.

 

  “놀랄 거 없어. 너의 능력 절반은 루시퍼가 가지고 갔으니까. 그리하여, 지금 너는 인간과 다름없으니 내 힘에 호락호락한 것이 당연해. 그러니 내 말 끝까지 들어, 이 악마 자식아.”

 

  그의 뒷말이 앙다문 이로 인해 뭉개졌다. 일종의 경고였다. 이안은 반쯤 포기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윤은 한층 순해진 그의 분위기에 말을 계속 이었다.

 

  “인간계 내려온 악마들은 천사의 보호관찰 하에 살 수 있어. 인간계를 더럽히면 우리만 골치 아프잖아? 물론 처벌을 받는 너 같은 악마들 한해서야. 저승 법 참 웃겨. 그냥 악마는 인간에게 속삭일 수 있게 두면서 처벌 받는 악마는 천사의 제지를 받아야 한다니, 안 그래?”

 

  윤은 여유롭게 말하며 팔짱을 꼈다. 삐딱하게 선 모양새가 검은 날개를 달아줘야 할 것만 같았다. 윤은 자신이 입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이안의 앞에 흔들었다. 그것은 천사특유 문양이 새겨진 펜던트였다.

 

  “걸어.”

 

  윤은 손을 한 번 들었다 내렸고 이안은 그것을 받아들어 목에 걸었다. 장식이 찰랑하고 그의 복장 뼈 중앙에 내려앉았다. 순간, 이안은 무언가 제 목을 감싼 느낌이 들어 목을 더듬거렸지만,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윤을 보았다. 그는 전부 다 아는 눈치였다.

 

  “미안하지만, 그걸 채워야만 내가 활동이 가능해서 말이야. 계속 옆에서 감시 할 수 없으니, 그게 널 감시할 거야.”

 

  윤은 가늘고 긴 검지로 펜던트를 가리켰다.

 

  “가타부타 얘기 안 해도 네가 하면 안 되는 일이 뭔지 알겠지? 제발 내가 소환되는 일, 없길 바란다.”

 

  윤은 밖으로 나가려는지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러면서 펜던트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네가 이상한 짓을 하면 내가 소환되거든. 그것이 네 목을 죄어서 그 전에 방지는 하겠지만. 제발 얌전하게 생활해줘. 돈은 서랍 첫 번째 칸에 넣어 놨고 먹을 건 부엌에서 챙겨 먹어. 설마 그런 것까지 챙겨줘야 하는 건 아니지? 그럼 이만.”

 

  윤은 자신이 할 말만 남기곤 홀연히 집을 나섰다. 이안은 가만히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다 소파에 몸을 묻었다. 인간이 되니 모든 것이 전보다 힘이 드는 듯 했다. 죄악을 부릴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속절없이 인간이 된 이상 얌전하게 벌을 받고 돌아가던지 영영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목표라면 목표였다.

  이안은 방으로 들어가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음을 옮기는 길에 창문이 털컥하고 열렸다. 제대로 닫혀있지 않은 탓인 듯 했다. 그는 무시하고 지나치려다 창문 밖에서 보이는 인영으로 인해 가만히 멈춰 섰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 붉은 기 없는 갈색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늘어진, 짙은 흑색 눈동자가 빛나는 그런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소녀는 팔에 걸치고 있던 망토를 어깨에 두르곤 모자를 뒤집어썼다. 그리고 그 모습을 이안이 가만히 지켜보았다. 검은 망토 안으로 살짝살짝 보이는 뽀얀 피부가 보드랍게 빛났다. 이안은 주위를 둘러보다 소파 옆에 놓인 신발을 발견하곤 그것을 허겁지겁 신었다. 그리곤 다시 한 번 창밖으로 소녀의 위치를 확인했다. 소녀는 주변을 살피며 걸음을 옮겼고 이안은 서둘러 집밖을 나섰다.

  이상하게 소녀가 눈에 띄었다. 뭔지 모를 끌림이 그를 이끌었다. 그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소녀에게 향했다.

 

 
작가의 말
 

 처음 올려봅니다. 다음화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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