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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우리는 언제나
작가 : 우드
작품등록일 : 2018.11.26

효류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아치다. 17살 때 가출했고, 얻어 맞고 살아 다리는 온전치 않은데다, 빚까지 있다. 그는 열정도,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빚쟁이들이 동생의 흔적을 찾게 되면서, 효류는 갑작스럽게 몇 년 간 잊고 살아온 가족들과 조우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일반청소년소설지향 #기독교소설

 
1화
작성일 : 18-11-26 19:29     조회 : 369     추천 : 0     분량 : 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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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늘은 내가 쏜다!"

 

 그 말에 모두가 지한를 쳐다보았다.

 저마다 하는 생각은 조금씩 달랐으나, 눈빛으로 모두 함께 '저 새끼 왜 저래'라고 말하고 있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지한의 텐션이 높았다. 아니, 좀 더 사실대로 말하자면 다른 사람 같다.

 지한은 이 칙칙한 무리에서 나름 괜찮다고 할까. 보통은 죽어라 까내릴 남자들 사이에서조차 종종 인정할 정도로 잘생긴 편이었다. 집도 잘사는 편인지, 그런 것에 전혀 문외한인 자신이 보기에도 좋아 보이는 옷이었다. 일단 광택부터나 다르다고 할까, 같은 염색을 해도 비단같은 머릿결하며...어쨌든 전체적으로 부잣집 도련님이란 티가 팍팍 났다. 그 여유 때문인지 이 깡패 같은 무리에서도 제법 눈에 띈다.

 그건 다른 사람들 눈에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런 부류의 날이면 그의 책상이나 사물함엔 무언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그 광경에 놀랄 동안, 그는 익숙하다는 듯, 무지막지한 선물더미들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주변의 부러움과 질투 어린 시선엔 자신이 받았던 물건으로 답했다. 그것도 최소한 세 개. 그렇게 자연스레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인기인이 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지금도 그렇다. 재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잘 생겼지, 적당히 성격 좋지, 돈 많지, 그의 주변엔 항상 사람들이 넘쳐났다. 효류도 그중 하나였다. 본인은 부정하지만, 내심 지한을 부러워한다.

 그런 그의 단점은, 가진 돈이 많으면서도 얻어먹길 좋아하는 성격이란 것이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마다 '강제적으로' 지갑을 열게 했다.

 이유는, 자기 돈은 쓰기 아까워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다. 그래서 겉모습을 보고 누구나 그를 좋아하지만, 실체를 알고 나면 상종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다. (그럼에도 효류는 그가 부러웠다. 어쨌든 본인은 돈이 많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뭔가 미묘하게 달랐다.

 

 "뭐야, 왜 그러는데?"

 "하하, 내가 사주고 싶어서 그러지, 마이 프렌드!"

 

 그는 효류의 어깨에 손을 턱 놓았다.

 효류는 생각 같아선 한 대 치고 싶었지만, 미친놈이 미쳤을 때는 안 건드리는 게 상책이기에 가만히 있었다.

 말투도 어딘가 느끼하고, 눈빛도 이상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낯설다 못해 거슬릴 정도였다. 특히 저 영어를 일부 섞은 괴랄한 말투는 온갖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내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벽에 재생되는 영상 광고에서 밸런타인데이를 타깃으로 한 판촉 광고가 재생되었기 때문이다. 화면 속에선 연인으로 보이는 듯한 두 사람이 어색해하며 초콜릿을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들떴었나. 효류는 생각했다. 그래, 그렇지 않으면 저 녀석이 저럴리가 없다고.

 

 무리는 그렇게 도련님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밸런타인데이로 이야기를 피웠다.

 휴료는 그들에게 장단을 맞추면서도, 자신의 생각같은 걸 얘기하진 않았다. 그는 곧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뜨려 일어났다.

 

 "어디가?"

 "갈 데가 있어서."

 

 휴료는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 모습에 무리는 괜히 아무것도 못 받으니까 저런다며 놀려댔다.

 그중 한 명이 걱정된 듯 따라나서려 하자, 또 다른 한 명이 막았다.

 

 "냅둬. 원래 약간 아싸야."

 "약간이 아니지."

 

 그 말에 누군가 또 끼어들었다. 당사자가 아직 시야에 있거나, 말거나, 그들은 뒷담화로 대화에 불을 지폈다.

 휴료는 다 들렸지만, 굳이 따지진 않았다. 원래 저런 녀석들이다. 화기애애 모여있지만, 절대 서로에게 선의적이지 않은 이 관계는 언제 부숴질지 모른다. 그런 위태한 관계에 기대느니, 차라리 죽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섞이는 편이 낫다고, 효류는 이 무리에 들 때부터 생각했었다.

 좀 걷다가 핸드폰을 들었다. 몇 번 톡톡 소리가 나고, 화면엔 연락처 화면이 띄워졌다.

 

 강효래.

 생일란엔 2월 14일이 적혀 있다.

 

 

 

 -

 

 

 

 소년은 거울을 보며 옷을 정돈했다. 품이 헐렁하고 보푸라기도 일었지만, 그건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선명히 보이는 브랜드 로고에 사람들은 시선을 둘 것이다. 소년이 어떤 사람인지도 신경 쓰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소년은 다 됐는지 신발을 신었다. 곧 나가려는 차에 누군가 붙잡았다.

 

 "효래."

 

 소년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누나인 효린이었다.

 효린은 등쪽에서 무언가 주섬주섬 꺼냈다.

 

 "생일 축하해."

 

 효린의 손에는 박스가 하나 있었다.

 

 "고마워."

 

 박스는 하트 무늬의 포장지에 둘러싸여 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이 묵직한 무게...거기다 누나가 주는 선물이란 것에 한정해서 예상되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이건 책이었다. 그것도 보통 책이 아니라, 자신과 같이 책을 싫어하는 누나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단 하나의 책. 그걸 깨달은 효래는 속으로 탄식했다.

 

 '내가 갖고 싶어했던 건 이게 아닌데...'

 

 그는 책과 거리가 멀었다. 그것도 아주 한참 많이. 하얀 건 종이요, 까만 건 글씨다. 그렇다고 그림이 있으면 유치해 보여서 싫고, 만화책은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나와 싫어한다.

 결국 책이면 다 싫다는 소리. 그런 의미에서 그에게 책이란 환경호르몬이 안 나오는 튼튼한 친환경 냄비 받침이었으며, 한쪽에 쌓아두는 보기 좋은 장식품이었다. 아, 물런 이 책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랬다간 앞에 서 있는 저 사람이 동물로 바뀌는 순간을 볼 것이다.

 아마도 그는 높은 확률로 그 선물을 포장도 뜯지 않고 그대로 가방에 가지고 갔다가, 어딘가 구석에 조용히 둘 것이다. 그리고 절대 꺼내지 않을 것이다. 뭣보다 누군가 묻는다면 골치 아파질 물건이었다.

 그래도 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저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예의 바르면서도 가식적인 그의 버릇이다.

 

 "가는 길에 읽어볼게."

 "앗, 책인 거 어떻게 알았어?"

 "누난 책 좋아하잖아."

 

 그 말에 효린은 웃었고, 효래도 웃었지만, 서로 의미가 달랐다.

 어색하게 감사 인사를 끝낸 효래는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까지 뒤집어쓰고 나서야 나갈 채비를 했다.

 

 "누나 다녀올게."

 "응."

 

 그는 인사치레에 불과한 말을 하며 자신의 누나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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