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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법의 재등장은 우리들 덕분.
작가 : 아니펜
작품등록일 : 2018.11.12

소꿉친구였던 3명의 소년소녀가 의문의 석판과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1. 석판을 가져다 준 도둑 -1-
작성일 : 18-11-12 18:14     조회 : 398     추천 : 0     분량 : 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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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잠그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그래스트형이 나의 어깨를 툭 쳤을 땐 정말 오줌을 지릴 뻔했다.

 

  “놀랐잖아요! 기척이라도 내던가!”

  "미안. 너무 집중하고 있길래, 놀래 주고 싶더라고.“

 

  그래스트형은 넉살 좋게 웃으며 커다란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봉투를 받아 안을 들여다봤다, 부추와 양파, 마늘과 숙주, 얇게 저민 돼지고기 한 뭉텅이가 들어있었다.

 

  “오늘도 조리대행 부탁해. 마렌 요리사님.”

  “놀래킨 것 생각하면 그냥 다 태워버리고 싶지만. 저도 배고프니까 참습니다.”

 

  재료들을 가지고 부엌으로 갔다. 도마에 재료를 깔고 칼로 손질했다. 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그래스트형이 질문했다.

 

  “무슨 요리 할 거야?”

  “이것저것 하기 귀찮으니까 볶음 요리로 할 거에요. 괜찮죠?”

  “괜찮은 걸 넘어서 아주 좋지.”

 

  손질을 마친 재료들은 기름을 둘러 달군 냄비에 넣고 볶았다. 양념은 소금과 후추뿐. 이게 무슨 요리냐 말할 수도 있지만 자취생활로 일궈진 요리란 이런 법이다.

  완성된 고기야채볶음을 냄비 채로 식탁에 올렸다. 그래스트형은 모락모락 나는 연기의 냄새를 맡더니 만족한 표정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가 먹는 모습을 보니 배가 천둥처럼 울려서 나도 빠르게 젓가락을 놀렸다.

  완성했을 땐 ‘둘이 먹기에는 좀 많나?’ 라는 생각이 드는 양이었는데 냄비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하긴 건장한 청년 두 명이 뭔들 못 먹어치울까.

  식사를 마치고, 입가심용으로 내온 녹차를 마시던 중 그래스트형이 말했다.

 

  “아까 읽던 책 뭐야? 엄청 집중해서 읽던데. 재밌어?”

  “재미없어요. 오히려 토가 나올 정도로 지루하지. ‘언어의 역사’라는 제목의 책에서 재미를 만들면 저는 그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겠어요.”

  “언어의 역사? 이번 연구는 고대 언어 관련 인가?”

  “비슷해요. 고대 언어라기보단 고대 언어일지도 모르는 이상한 문자를 연구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에요."

  “유물이라도 연구하나?”

  "이상한 문자가 새겨져 있는 석판이에요. 근데 반쯤 포기에요. 새겨져 있는 문자가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놈이라... 천칭 도서관까지 가서 언어, 역사 분야의 책을 싹 다 뒤져봐도 그딴 문자는 못 찾았어요.”

 

  스스로 말하면서도 답답해 녹차를 한 번에 들이켰다. 입천장이 화끈거렸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는 마당에 그딴 게 뭐 대수랴.

 

  “처음에는 ‘내가 발견된 적 없는 문자의 첫 발견자인 건가?’ 라는 생각에 신이 났었는데, 지금은 5살짜리 꼬맹이가 장난친 돌덩이 가지고 설레발을 치는 건가 싶어요. 어떻게 이렇게 힌트가 없지? 이번 달 내리 여기에 매달렸는데 성과는 하나도 없고. 좀 있으면 학회에 성과보고 해야 되는데 완전 텄고! 성과금도 텄고! 한동안은 잡초나 뜯어 먹고 살렵니다.”

  “우리 동생을 위해 마렌의 조리대행을 자주 이용해야겠네.”

  “제발 부탁해요.”

 

  친한 사람들 한정으로 식재료를 가져오면 요리를 해주고 같이 먹는 식의 품앗이(?)를 요 몇 개월간 하다 보니 '마렌의 조리대행' 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어버렸다. 식재료를 사고 관리하기가 귀찮아 친한 사람들에게 부탁하며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느새 소문이 퍼져 요리하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부탁받는 입장이 되었다. 자취 요리사 특유의 단순한 요리법이 제법 수요가 존재하나 보다.

  그래스트형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혹시 그 석판 좀 보여 줄 수 있나?”

  “왜 그 말 안 하나 했어요. 따라와요”

 

  그래스트 형의 현재 직업은 의사지만, 젊었을 적에는 유능한 현상금 사냥꾼이었다고 한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돈이 따되는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수집하고 팔았다고 하는데. 그런 그가 수상한 냄새 풀풀 풍기는 석판을 그냥 지나칠 리가 있나. 참새는 지나가는 길에 있는 방앗간에 무조건 얼굴을 들이미는 법이다.

  집안 복도의 맨 끝에 있는 연구실로 그래스트를 데려갔다.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석판을 살피는 그를 보며 뭔가 쓸 만한 정보를 흘려주진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한참 말이 없던 그래스트형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최 본적이 없는 문자인데. 하핫!”

  “쳇.”

  “야. 너무 티 나게 실망하지 말라고. 그보다 이런 건 어디서 구한 거야?”

  “...그게.”

  이야기는 몇 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 *

 

  특산품인 과일 꿀 절임이 거의 유일한 자랑거리인 시골동네 베로아. 이런 마을에서 소문이란 모두가 아는 상식과 의미를 같이한다. 별 관심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듣고 알게 된다. 부인에게 맞은 뺨따귀 자국을 오른쪽 볼에 선명히 새긴 채 내 집을 방문한 하캄 아저씨를 위로하기 위한 술상(안주는 하캄 아저씨가 사온 견과류. 싸구려여서 맛없었다.)에서 그가 말했다.

 

  “그거 들었어? 요새 우리 마을에 연쇄 절도범이 있다는 모양이야.”

 

  평화로운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심각한 단어에 피식 웃음이 났다.

 

  “연쇄 절도범이요? 뭐, 과일을 종류별로 서리라도 하나 보죠?”

  “나도 처음에는 그런 시시콜콜한 일이 과장된 거겠거니 싶었어. 근데 아니더라고. 미셸 영부인의 별장, 은행지부장인 케딜락씨의 집 금고, 촌장님의 집까지. 이 동네에서 돈 좀 있다 하는 데는 다 털었어.”

 

  이런 시골동네에 그런 일이? 믿기지 않았지만 아저씨의 표정을 보니 사실인 듯 했다.

 

  “허... 자경단은 뭐래요?”

  “노인네들이 체스 두다가 싸움 붙는 거 말리는 게 제일 고된 일이었던 애들이 이런 제대로 된 사건 터지니까 신나서 조사하긴 하더라고. 근데 진척은 없나 봐.

  “흐음.”

 

  하캄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마렌. 너도 조심해 이 집에 털어갈 건 별로 없겠지만, 혹시 모르잖아?”

  “예.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이 집에 있는 연구재료 중엔 팔면 아저씨가 사는 집을 5채 살 수 있을 정도의 시약도 있다는 걸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술자리를 갈무리하고 아저씨를 보낸 다음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자. 아저씨가 이야기했던 도둑이 떠올랐다. ‘에이,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생각이 절도를 당하는 복선이라는 사실도 떠올랐다.

 

  “...아오. 쓸데없는 걸 알려주고 가서는.”

 

  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몸을 일으켰다. 도둑을 대비해 최소한의 조치를 하기위해서다.

  연구실로 들어가자 연구실 특유의 약품냄새가 났다.

  시료보관함에서 검은 달걀버섯을 건조해 만든 분말을 한 수저 떴다. 이 분말은 기화점이 물과 같은 100도이며 기화될 시 강력한 수면유도 효과를 가지게 된다.

  삼각 플라스크에 물과 분말을 넣고 가열했다. 물이 끓어 김이 나기 시작했을 때 플라스크 입구에 고무풍선을 끼웠다. 연기로 풍선이 빵빵해지면 가열을 멈추고 풍선을 묶는다. 즉석 수면 폭탄 완성이다.

  즉석 수면 폭탄을 비싼 시료만 모아둔 궤짝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실과 바늘을 이용해 함부로 궤짝 뚜껑을 열면 바늘이 풍선을 찔러 터트리도록 장치했다. 대학 시절, 교수님이 알려준 간이 방범 장치다.

  만족감을 느끼며 다시 침실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혹시 내일 연구실 가보니 도둑이 자고있는 거 아니야?’ 하는 망상을 하며.

 

  다음날, 하품을 하며 연구실 안을 들여다본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진짜로 자고 있잖아?! 거기다가 여자?!

 

 

 
작가의 말
 

 으헿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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