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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마 사냥꾼
작가 : 고슴도치
작품등록일 : 2018.11.11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상의 도처에서 악마들이 활개치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까운 청년 찬우, 지상에서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 강림한 천사 도솔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고 그와 함께 하게 되는데....

 
천사와 악마.
작성일 : 18-11-11 20:50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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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르릉 쾅! 쿠아앙! -

 

 세찬 비바람이 차 앞 유리 위로 요란하게 쏟아져 내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전조등 불빛이 빗줄기를 따라 춤추듯 흔들렸다. 바쁘게 움직이는 와이퍼의 동작도 억수같이 달라붙는 빗줄기의 세례를 감당하지 못한 채 충분한 시야를 확보하지 못했다.

 

 찬우는 긴장한 채 핸들을 부여잡고 최대한 속도를 늦춰 액셀을 밟았다. 하지만 이런 속도로 계속 달리다간 납품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터였다. 아무리 악천후 속이라도 적절히 속도를 높여야만 했다.

 

 ‘ 이런 야밤에 주문이라니 젠장.’

 

 정찬우, 24세. 자동차 부품 주물 하청업체의 직원이다. 원청 도급 업체에서 급하다며 밤늦게 주문이 들어왔다. 오늘 내로 당장 물건을 납품하라는 것이다. 사장과 직원이 둘뿐인 영세 하청업체인 그들 회사로서는 거절하지 못할 처지였다.

 

 그 중 가장 어린 찬우가 이런 때 굿은 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회사의 불문율 같은 거였다. 어릴 적부터 고아였던 찬우는 사장의 집이자 회사에서 동거하는 처지였다. 그러니 밤 늦은 시간에도 일이 있으면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도 사장 내외가 친 가족처럼 대해 주어 찬우는 매사에 불평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 시간은 저녁 9시, 10시까지는 도착한다고 약속을 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남은 시간은 1시간 20분, 여태껏 악천후 때문에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한 탓에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늦어져 있었다.

 

 찬우는 좀 더 속도를 높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퍼붓는 장대비 탓에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나쁜 날씨 탓인지 차량의 운행도 뜸한 외곽 국도는 막막하게 어둡기까지 했다.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전방을 주시해도 겨우 전조등이 비추는 지근거리만 겨우 분간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도 빗줄기의 휘장 때문에 시야도 따라서 흔들리는 것이었다. 게다가 길까지 미끄러워 차가 달려가는지 날아가는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찬우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다. 제 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향후 거래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의 원청 업체의 갑질 행태로 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납품 기일이나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원청 업체의 갈굼질에 쩔쩔매는 사장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렸다.

 

 자연스레 액셀을 밟는 찬우의 발에 힘이 들어갔다. 속도가 오른다고 느낀 순간, 갑자기 도로 왼편의 어두운 한 구석에서 희미한 빛줄기가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상 그것은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었다. 가까워질수록 맹렬한 기세로 찬우의 차를 향해 돌진해왔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경적 소리.

 

 - 빠아아앙! -

 

 찬우는 순간 아차 싶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나 차는 긴 마찰음만을 울린 채 앞으로 쭉 미끄러져 가는 것이었다. 다음 순간 찬우의 왼편으로 엄청난 충격이 밀어 닥쳤다.

 

 - 콰아앙! -

 

 폭발하는 듯한 굉음과 함께 눈부신 섬광이 찬우의 몸을 덮친 순간, 찬우는 몸의 왼쪽에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튕겨져 날아올랐다. 찬우의 차도 그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잠시 시간이 정지한 듯했다. 머리에서도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순간, 찬우는 죽음을 감지했다. 이렇게 죽는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전신을 휘감았다.

 

 그때,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바깥의 어두운 풍경 속에서 찬우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날개를 펄럭이는 작고 하얀 마귀의 형상. 이마에 난 두 개의 뿔, 날카로운 발톱을 기른 네 개의 손과 발, 놈은 분명 웃고 있었다. 재미있다는 듯이…….

 

 다음 순간, 차가 어딘가에 세게 부딪혔는지 찬우의 몸에는 또다시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다. 끔찍한 고통을 느끼며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 *

 

 

 모든 것이 캄캄한 어둠뿐이었다.

 

 찬우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온통 새까맣고 주변은 정적뿐이었다.

 

 ‘ 여기가 어디지?’

 

 찬우는 주변을 좀 더 둘러보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자신의 몸이 과연 있는 것인지 어떤지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 그래, 난 분명 죽은 거야. 그럼 여긴 천국인가? 한데 천국치곤 너무 어둡잖아. 그럼 지옥? 그건 그렇고 죽었는데 난 왜 의식을 갖고 있는 거지?’

 

 찬우는 자신이 죽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주변을 지각할 의식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찬우가 그렇게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 잠시 후 칠흑같이 깜깜한 장막 사이로 작은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은 균열인가 싶더니 이내 서서히 밝은 광채를 뿜으며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마치 문이 열리는 듯했다.

 

 그 가운데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뒤쪽의 밝은 후광을 받아 전신이 어둡게 보였지만 긴 코트를 입은 윤곽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찬우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가 찬우의 옆에 다다르자 열린 문으로부터 들어온 환한 빛이 그의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 보였다.

 

 나이는 40 정도. 단정하게 자른 머리와 단아한 외모가 왠지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남자였다. 베이지 색 트랜치 코트를 입은 남자는 의외로 수수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찬우는 이런 상황에서 처음 본 그에게 긴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띤 채 찬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왠지 모를 편안함과 자상함이 묻어나 있었다.

 

 “ 정찬우 씨, 당신은 불의의 사고로 죽었습니다.”

 

 찬우는 줄곧 의문을 품어왔던 자신의 처지를 명확히 밝혀주는 낯선 남자의 한 마디에 서글픔과 동시에 왠지 편안함을 느꼈다. 그것은 고아로서 아등바등 살아온 지난날의 숨 가쁜 삶 때문이리라.

 

 한데 찬우의 의식 속에서 불쑥 떠오르는 의혹, 죽었다는 내가 어째서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고 주위를 느낄 수 있는 건가? 이건 아무래도 완전한 죽음은 아닌데…….

 찬우는 더듬더듬 입술을 움직여 간신히 말을 뱉었다.

 

 “ 그……. 그런데 죽은 제가 어떻게 이렇게 의식이 있죠?”

 

 남자는 입 꼬리를 더욱 끌어올리고는 잠시 찬우를 바라본 다음, 천천히 몸을 돌린 후 한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 당신은 죽긴 죽었으되 아직 하늘나라로 가진 못한 상태지요. 완전히 영혼이 분리가 안 된 상태라고 할까요?”

 “ 왜……. 왜 그런 거죠?”

 

 남자는 걸음을 멈추고 다시 찬우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 그건 내가 그렇게 한 거요. 당신의 죽음이 안타깝고 또…….”

 

 남자는 다시 천천히 찬우에게로 다가왔다.

 

 “ 당신이 꽤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오.”

 

 찬우는 도대체 당신이 뭔데 내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거지? 하는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찬우의 뜻을 헤아린 듯 대답했다.

 

 “ 나는 천사요. 하늘나라에 있는 천사.”

 

 말하며 옅은 미소를 흘리고 있는 남자를 찬우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 찬우씨는 아직 나이도 젊고 몸도 정신도 건강한 청년이요. 그래서 안타까워요. 아직 이승에서 할 일이 많아 보이는데…….”

 

 남자는 다시 어두운 방을 가로질러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 내 이름은 도솔이라고 하오. 서양식으론 미카엘이라고도 하지요.”

 

 찬우는 미카엘이라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하는 생각을 했다. 도솔이 말을 이었다.

 

 “ 난 이승에서 악마들을 퇴치하라는 임무를 띠고 하늘에서 내려 보내졌소 . 일반 사람들은 세상에 무슨 악마가 있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일 뿐, 악마들은 세상 도처에 널려 있소. 놈들은 세상사에 스며들어 온갖 비극과 불행을 조장하며 즐기고 있죠.”

 

 찬우는 갑자기 죽기 직전 보았던, 날개를 퍼덕이며 그를 보고 낄낄거리며 웃던 뿔 달린 악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 하나 나 혼자서 놈들을 처치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소. 악마들 중에도 꽤 강력한 놈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놈들과 맞서 싸울 조직이 필요했지요. 그래서 찬우씨와 같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건강한 젊은이들을 되살려 나의 일에 동참하게 했지요. 어떻소? 찬우씨도 나와 함께 악마들을 퇴치하는 일에 동참하지 않겠소? 이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오. 쉽지 않은 길이기도 하고요. 또한 건강한 신체와 맑은 영혼의 소유자만이 할 수 있지요. 찬우 씨는 선택된 겁니다. 선택권은 전적으로 찬우 씨 자신에게 있습니다. 깨끗하게 죽음을 맞이해 하늘나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 악마들에 맞서 싸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 하에 달렸습니다.”

 

 찬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세상에 돌아가 다시 고단한 삶을 살며 악마들과 싸운다, 아니면 그냥 죽음을 맞이해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는 것이 나을까? 그때 문득 한 가지 문구가 떠올랐다. 그것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낮다는 말이었다. 그러자 머릿속 갈등이 금세 사라졌다. 찬우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 하, 하겠습니다. 천사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도솔은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띠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좋소. 잘 결단해 주셨소. 그럼…….”

 

 도솔은 다시 찬우 옆으로 바짝 다가서더니 오른 손으로 찬우의 어깨 근처를 감쌌다. 그러자 찬우의 몸은 갑자기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스파크가 일며 온 육신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 그럼 이제 몸을 일으켜 보시오.”

 

 찬우는 갑자기 몸에서 강렬한 활력을 느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되살아난 생기로 인해 몸이 날듯이 가볍게 느껴졌다.

 

 “ 그럼 날 따라오시오.”

 

 도솔은 찬우의 손을 잡고 광채가 가시지 않고 있는 문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도솔이 문밖으로 날듯이 튀어 오르자 찬우도 같이 날아올랐다. 문밖은 온통 시커먼 안개가 자욱했다. 그 사이를 조금 지나자 하얗고 뿌연 구름들이 나타났다. 도솔은 그 사이를 빠르게 날아 내려갔다. 둘은 정신없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잠시 후 어둑한 구름이 걷히고 도시의 야경이 보였다. 검은 배경위에 반짝이는 불빛들이 보석을 박아 놓은 듯 빛났다. 찬우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다시는 못 오리라 생각했던 세상. 하나 그는 이렇게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좀 더 다가가니 찬우 앞에 펼처진 이 도시는 그가 살던 곳이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큰 대도시였다. 넓게 펼쳐진 광활한 대지 위에 반짝이며 솟아있는 수많은 빌딩들과 눈부신 조명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역동하는 도시였다. 찬우는 도솔을 향해 물었다.

 

 “ 여기가 어디죠?”

 “ 여기요? 서울입니다.”

 

 도솔은 어두운 밤하늘을 선회하다가 도시 외곽의 한 저택 안으로 내려섰다. 그곳은 저택의 대문 안쪽, 몇 그루의 나무들과 잔디가 소담스럽게 장식된 예쁜 정원이었다. 저택은 2층이었는데 지붕은 삼각형 모양으로 끝이 뾰족이 솟아있었다. 외벽은 전부 흰색으로 말끔하게 장식돼 왠지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저택의 1층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도솔이 찬우를 향해 말했다.

 

 “ 이곳이 우리의 아지트지요. 아시아 지역을 관할하는 지역 본부 같은 곳이지요.”

 

 말을 하고 도솔은 천천히 저택의 현관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찬우는 도솔이 이끄는 대로 묵묵히 뒤를 따랐다. 저택 1층 정면에 나 있는 고동색 현관문은 마치 성문처럼 묵직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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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사와 악마. 2018 / 11 / 11 324 0 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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