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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이어른
작가 : 세느아
작품등록일 : 2018.11.10

8년 전 입사했던 제약회사가 불법실험 때문에 무너진 이후 신창준은 그저 그런 어른으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 앞에 나타난 한 남학생이 9년 전 보았던 아이란 걸 안 창준은 그에게 도와달라는 제안을 듣는다. 8년전 무너진 회사 때문에 그의 직장동료였던 수진은 자살했다. 처음 봤을 때 열 살이었던 아이는 이제 열아홉이 되어 복수를 하겠다고 창준 앞에서 선언한 것이다.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창준의 일상엔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1. 나
작성일 : 18-11-10 19:17     조회 : 272     추천 : 2     분량 :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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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나는 그 시간 속에 나를 두고 왔다.

 시간이 흘러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곳에 나를 두고 온 것 같다.

 힘들었다. 힘들어서, 이대로는 살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죽고 싶지는 않아서. 죽으려면 그녀가 자꾸만 떠올라서. 아니, 아니. 이건 다 변명이고.

 결국 구질구질하게라도 살아야 겠어서.

 나는 살았다. 잊으려 노력했다. 9년이 지났고, 그 사이 어느 순간 잊었다.

 아마 지금의 나는 두고 온 나가 아닌 다른 나다. 그 이후로 생겨난 찌질한 인간이다.

 

 

 1. 나

 

 지하철이 덜컹거린 것 같았는데 휘청거린 건 내 몸이었다. 취침이 늦어진 탓인지 매우 피곤하다. 생기 없을 흐릿한 눈을 들어 주위를 살폈다. 여기 어디지? 가끔 철렁하게 되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놓고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는 한다. 아직 뭔가를 도중에 잊어버릴만한 나이가 아닌데 말이다. 오늘은 솜처럼 무거운 기운 탓이라 넘기기로 했다. 어디긴 어디야 언제나 그렇듯 퇴근길이지. 지문이 덕지덕지 겹쳐진 창가에 비춰진 내가 시야에 들어왔다.

 풀린 눈. 피곤에 짓눌린 어깨. 보는 사람마저 힘이 빠지게 만드는 모양새였다. 나 스스로까지 포함해서.

 지이잉 하는 진동에 휴대전화를 꺼내드니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다음 주에 윤주가 놀이공원 가고 싶대. 10시까지 데리러 와.'

 누가 보면 업무 문자인줄. 메신저도 아니고, 문자로 용건만 써놓은 글을 보니 안 그래도 없던 힘이 더 빠졌다. 여전히 내 주소록엔 '혜경'이라고 저장되어 있지만 그녀의 주소록엔 없을 것 같다. 아니, '나쁜 놈' 이나 '거지같은 놈' 으로라도 저장되어있다면 귀여운 수준일지도.

 이혼절차를 밟기 시작한건 올해 초다. 마무리가 지어지는데 한참 걸릴 것 같았는데 의외로 빠르게 처리되었다. 그만큼 준비를 단단히 해놓은 아내의 저력 덕분이었다. 그녀는 평소보다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고서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주눅 들어가는 걸 알았다. 아마 아내의 의도도 그랬을 터였다. 알면서도 시정하지 않은 건, 간단히 말해 의욕이 없었다.

 놀라우리만치 씁쓸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멀쩡했다. 원래도 출퇴근 시간을 아껴보고자 원룸에서 지내던 나였다. 주말에 집으로 가면 집이 너무 어색해 두리번거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딸 윤주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보물이지만 나는 혜경 앞에서 입도 뻥긋 하지 못했다. 내가 윤주의 양육권을 주장한다면 도끼로 살해라도 할 기세였다.

 엄마가 필요한 나이이고 나보다 아내와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당연한 듯이 윤주는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거기엔 실망으로 찌든 배신감마저 있었기에 나는 놀리지 않고는 버길 수 없었던 것이다.

 내 얼굴에 그런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잠시 흠칫하더니 한 달에 한번 보낼게, 라고 선언하듯 말했다. 그 짤막한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우리가 얘기하는 일은 없었다.

 '다음 정거장은..'

 매번 듣는 익숙한 정거장이름이 나왔다. 생각도 없이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 후 내렸다.

 정해진 루트를 따라 집까지 가는 일은 막상 기억하자면 기억나지도 않지만 눈 감고 걸어도 틀리지 않을 거란 확신은 있었다. 일상은 반복되고 그냥 그 뿐.

 아무도 없는 자그마한 원룸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사람냄새가 베여있지 않은 집안이란 지독히도 쓸쓸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허망함이 밀려오는 것도 잠시, 시간은 12시가 넘어가고 있었고 다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자야했기 때문에 나는 매일 하던 일련의 행동들을 수행했다. 차디찬 이불 속 침대에 몸을 뉘이고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작가의 말
 

 시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조한나 18-11-20 08:20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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