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줄 알았다.
눈을 떴을 땐 난 어딘지 짐작도 가지 않는
좁은 길 한가운데에 쓰러져있었고 여기저기서 풀냄새가 진동했다.
불빛은 어딜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고
어둠에 차츰 익숙해지자 주변의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있는게 보였다.
천천히 일어나기 위해 몸에 힘을 주는 순간 온몸에 통증이 밀려왔다.
다리는 부러져 있는 것 같았고 온몸에는 잔상처들로 가득했다.
어찌할바가 없어 천천히 땅을 짚고 일어났지만 일어나는 순간 다시 넘어졌다.
다리 하나를 못쓰니 이리 가지도 저리가지도 못하게 됬다.
난 다시 길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던 찰나
뒤에서 말발굽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소리는 점점더 가까이 왔고 내 바로 뒤쪽에서 소리가 멈췄다.
난 재빠르게 몸을 돌려 뒤쪽을 확인해보니 마차한대가 서있었다.
반짝이는 은빛의 마차는 어둡던 주변을 밝힐만큼 반짝 거렸고
마차를 이끌던 말들 역시 눈 만큼은 어느때보다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순간, 마차 문이 열리면서 검은색 망토에 은색의 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가 나왔다.
그는 마차의 반짝임을 받으며 더 빛나보였다.
그는 내게로 걸어오더니 내 어깨를 움켜 쥐며 물었다.
"너... 도대체 이 냄새는 뭐지?"
난 어리둥절해 하며 답했다.
"뭐..가요?.."
"그 냄새 말이다, 설마 너한테는 안나는 건가?"
그는 심각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
여전히 이 상황이 이해가 안가는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고
그 남자는 혼자 계속 궁시렁 거리더니 내 어깨에 잡고 있던 손을 놓고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선 너도 갈곳이 없어 보이니 우리집으로 가지"
그는 다시 뒤돌아 마차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내 머릿속에선 온갖 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납치부터 시작해서 장기매매까지
일어날 수 있는 않좋은 일이란 일은 다 생각해 낸것 같다.
내가 이런생각으로 시간을 지체하자 남자는 다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어서타지, 조금 늦은것 같군"
그때 내가 움직일 수 없다는게 생각난 나는 그 남자에게 말했다.
"저... 다리가 부러져서 움직이지를 못하겠어요"
그는 내 다리쪽으로 한번 눈을 향하더니 내쪽으로 걸어와 나를 들어올렸다.
너무 가뿐히 드는 바람에 난 잠깐 움찔했고 그런 나를 들어올리던 그는
내가 움찔해 한것을 느끼고는 마차까지 조심히 불편해 하지 않도록 데려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