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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인간의 여우구슬
작가 : 남혜정
작품등록일 : 2018.11.5

12살, 다른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받던 혜연은 여우를 만나게 된다. 여우는 그런 혜연에게 자신이 앞으로 그녀가 불안하지 않을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혜연이 유년시절,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여우와 관한 모든 일이 틀어지기 시작하는데. '...여우는 누구였지?'

 
1. 불안하지 않을때까지 옆에서 도와줄게
작성일 : 18-11-05 22:41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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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혜연 바~보!"

 12살 남짓 되어보이는 어린 아이들 무리가 혜연에게 갖가지 비속어를 날리고 있었다. 혜연은 대여섯살 때부터 아이들이 되어왔다. 그녀는 부모가 없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랏다. 정확히는 그녀가 서너살일 무렵 아버지는 빛에 시달렷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견딜 수가 없어 그녀의 부모님은 이혼한 것이었다. 양육권은 어머니가 지녔지만 한부모 가정이라는 것에 대한 시선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이내 혜연은 조부모에게 맡겨졌고, 어머니는 멀리 떠나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과연 사회의 시선이 부드럽지만은 않았는데 아이들이라고 해서 그녀에게 좋은 시선만을 보낼까. 결국 그녀는 유치원,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부터 갖가지 핍박을 받아왔다.

 그날따라 서러운 기분이 더욱 북받쳤는지 그녀는 저를 괴롭히던 아이들에게 빼액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이 뭘알아!"

 이어 얼굴은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되었다. 볼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흥분하여 가쁜 숨을 내쉬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자니 방금전 소리를 질렀던게 부끄러워서 였을까. 얼굴이 한층 더 달아올라 그들로부터 등을 홱 돌리고는 무작정 뒷산으로 달려갔다.

 지금 이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간다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걱정을 하실것이 뻔했으므로 뒷산에서 감정을 추스리고 돌아가기로 하였다.

 "허엉... 흑... 흐윽..."

 이런 환경 속에서 아무리 일찍 철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결욱에는 아직 12살인 어린아이였다. 산에 도착하고 저멀리 저를 괴롭히던 아이들도 보이지 않자 혜연은 억눌러왔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앙! 흐어엉... 바보... 자기들이 뭘 안다고... 흐아아앙!"

 바닥에 주저 앉아 한참을 울어서 머리가 띵해지고 갈증이 느껴졌다. 훌쩍거리며 무릎을 세우고 팔로 무릎을 감싸안았다. 고개를 몸안으로 파묻고는 감정을 추스렸다. 훌쩍거리던 소리도 잠잠해지고, 눈을 꾸욱 감은 채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깊이 숨을 들이마쉬고는 내쉬었다.

 "파하!"

 눈을 뜨자 눈앞에는 새하얀 사람이 자신과 시선을 맞추며 쭈그려 앉아있었다.

 "으와악!"

 혜연은 그 사람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많이 놀랐어?"

 혜연의 반응에 되려 놀란 사람이 악수하자는 듯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가 건넨 손은 안중에도 없는지 혜연은 양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손가락 틈새로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저 남자는 인간이 아니다.

 저 남자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비인간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에 하이얀 은백색의 눈동자, 조금 올라간 눈꼬리와 내려간 눈썹이 여우를 닮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의복 또한 수상하기 그지없었다. 현대 사람들이 입지 않을 만한, 동양식의 고대 의상이었지만 어느나라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은은하게 입가에 띄운 미소하며 따듯한 눈빛은 친근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주었다.

 분명 무어라 말이 하고 싶었어도 함부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먼저 말을 건넨건 그였다.

 "많이 놀라게 한 것 같네. 미안해. 울고 있길래, 걱정되서 와봤단다. 괜찮니?"

 "날 알아..?"

 혜연은 양눈을 가리던 손을 내렸고, 아직 물기를 머금고 충혈된 눈이 드러났다.

 "글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여기와서 자주 울었잖아. 그동안은 지켜보기만 했는데 걱정되서 말이야. 너, 이름이 뭐야?"

 "유... 혜연."

 혜연, 예쁜 이름이네, 하고는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나 옷에 묻은 나뭇잎을 털어내었다.

 "나는 여우라고 한단다."

 대뜸 자신을 여우라고 칭한 남자는 혜연이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자 어느새 그의 등 뒤에 생겨난 꼬리를 흔들었다. 꼬리를 본 그녀는 다시금 놀라하며 꼬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꼬리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의 꼬리와는 조금 달랐다. 그의 꼬리는 한 개가 아니었다.

 "하나, 둘, 셋... 아홉 개? 구미호야?"

 복슬거리는 고운 흰 털을 가진 꼬리가 아홉 개나 있었다. 흔히들 연상하는 것과 같이 혜연도 그런 그가 구미호라고 생각했다. 그녀에게 동요하지 않고 여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구미호야. 이름은 여우."

 "그러면......"

 그녀가 열심히 제 머리에서 쥐어짜내 말한 것은 여우를 웃게 했다.

 "여우는 신령님같은거야?"

 "하하, 조금 다르지만. 뭐, 그건 어찌되어도 인간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 그보다 혜연이는 왜 여기서 울고 있었어?"

 혜연의 옆에 앉아 눈을 다시 맞추고는 물었다.

 "애들이... 놀려서... 그게 기분 나빠서..."

 입술을 달싹이더니 다시 울것같은 표정이 되었다. 여우는 서둘러 그녀에게 사과했다.

 "애, 애들이 놀렸어? 괜히 물어봤네. 미안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어떤 애들이길래? 내가 혼내줄까?"

 "혼낼 수 있어?"

 울것같이 눈물이 맺혀 반짝이던 눈이 이제는 다른 의미로 반짝였다.

 물론이지, 대답하고는 여우는 혜연을 달래주었다. 따듯한 손의 온기는 그녀를 달래주는 데에 충분했다.

 "혜연아, 잠시 이쪽으로 와볼래?"

 혜연에게 팔을 벌려 안아주는 시늉을 하며 물었다. 혜연은 별다른 경계없지 여우의 품에 들어갔고, 그는 그녀를 품에 안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그녀의 팔을 제 목에 감고는 꽉 잡아, 하고 말함과 동시에 산 밖으로 도약했다. 날아올랐을 때에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골의 작은 마을은 작고도 작았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다웠다.

 정경도 잠시, 그의 저기인가, 하고 중얼거리는 말과 함께 발은 다시 땅에 닿았다. 몇 발자국 앞에 보이는 것은 아까까지만 해도 혜연을 괴롭히던 아이들일터인데, 정작 그들은 혜연을 괴롭혔던 일 따위는 없었다는 듯이 시시덕거리며 놀고 있었다. 혜연은 그런 상황을 보는 것조차 싫은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여우는 혜연을 한손으로 고쳐안고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한번만 더 혜연이 괴롭히면 혼난다?"

 다짜고짜 그리 쏘아붙이고는 뒤를 돌아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여우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아이들은 벙찐 얼굴로 혜연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녀 또한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여우를 바라보았다. 어느새에 꼬리를 없애 인간으로 둔갑했는지는 몰라도, 혜연은 그런 상황조차 불안했다. 그 아이들에게 이대로 떠난다면 다음날, 아니 굳이 다음날이 아니더라도 상관이 없었다. 오늘 저녁에라던가, 저 너머로 그들을 만난다면 그들이 얼마나 그녀를 닦달할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커져갔다. 불안감에 잠겨있을 때, 혜연의 머리에 온기가 느껴졌다.

 "불안하니?"

 여우는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달래듯이 말했다. 혜연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내가 책임은 져야 하니까, 앞으로 학교를 내가 같이 가줄게?"

 "...여우는 초등학생이 아니잖아."

 "하하, 나는 구미호란다. 온갖 둔갑을 다할 수 있어. 날고 네 나이대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 하나를 못할까."

 "같이 다녀주는거야?"

 "물론. 혜연이가 더이상 불안하지 않을 때까지 옆에서 도와줄게."

 "왜?"

 어째서 자신은 처음보는 사람인 여우가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이상 불안하지 않을 때까지? 그게 언제일까.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이지를 않았다.

 "그야 나는......"

 다음날 아침, 혜연이 눈을 떴을 때에는 제 방의 침대 위였다. 분명 어제 여우가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한 것은 기억이 나지만, 그 뒤로의 기억은 흐릿했다.

 '학교갈 준비... 아, 늦었다.'

 시계는 벌써 8시 30분을 향하고 있었다. 서둘러서 학교갈 준비를 해도 아슬아슬할 시간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렸다. 모든 준비를 다 끝내고 대문밖으로 나가니 8시 40분 즈음 되었다. 뛰어가도 10분은 족히 걸릴 거리였다.

 어차피 수업 시작은 9시인데, 더 늦는다고 다를 건 없으려나, 하는 생각을 품으며 앞을 바라보니 여우와 닮은 어린아이가 서있었다. 그는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혜연을 맞이했다.

 "안녕, 혜연아."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외형은 조금 달랐지만 그의 특유의 억양이 묻어났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머리색과 눈색은 여전했으니 못 알아보는 것도 이상했다.

 "너.. 여우야?"

 "응, 당분간은 신수호라는 이름이겠지만."

 '그렇구나. 어제 있었던 일은 진짜였구나.'

 분명 어제 학교도 같이 가주겠다고 했지만 그게 정말로 이루어질 일이라 믿지 않았다. 그가 마중을 나와주자 학교에 대한 긴장감마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학교에 도착하자 날카로운 인상의 선생님이 8시 50분이 훌쩍 넘어서야 들어오는 그녀를 꾸짖엇다.

 "유 혜연! 지금이 몇 시니!"

 혜연을 꾸짖으려는 선생의 시야 속에 은백발을 아이가 들어왔다. 그와 처음 만나는 듯 했으나 그와 눈이 마주치자 몇 초 후에 선생의 태도가 바로 변했다.

 "아... 네가 그 전학 온다고 했던 아이니?"

 무언가에 홀린 듯 내뱉는 말에 혜연은 제 뒤에 서있던 수호를 돌아보았지만 그는 싱긋 웃을 뿐이었다. 선생은 혜연을 꾸짖던 것을 멈추고 수호를 앞으로 부르더니 그를 반 아이들에게 소개했다. 그틈을 타 혜연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얘들아, 인사하렴. 미리 이야기는 안했지만 오늘부터 전학와서 우리반에서 같이 지낼 친구란다. 수호야, 인사하렴."

 "안녕, 내 이름은 신수호야. 잘 부탁해."

 수호는 구미호라는 여우 요괴였지만 인간들의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나갔다. 나중에 혜연이 물어보자 구미호도 수련을 위해서 한번씩은 그들의 '학교'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날, 학교가 끝나고 혜연은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수호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넌 집이 어디야?"

 "글쎄, 같이 가볼래?"

 의미심장한 그의 말에 혜연은 일단 그를 따라가보았다. 그가 향하는 방향은 혜연의 집으로 가는 길과 흡사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발길이 멈춘 곳은 그녀의 집앞이었다.

 "우리집에서 지낸다고?"

 "안심해, 폐는 끼치지 않을테니."

 의아해하는 혜연을 뒤로하고 수호는 대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혜연이네 할머니가 먼저 마중을 나왔다. 반응은 오늘 아침, 선생님이 보였던 것과 거의 동일했다.

 "오.. 이거, 수호아니냐. 들어오려무나."

 할머니는 혜연과 수호를 집 안으로 들였다.

 "우리 손녀 오늘은 학교 잘 다녀왔고?"

 "...응!"

 멍한 얼굴로 수호를 바라보다가 할머니의 물음에 힘차게 대답했다.

 얼마만에 거짓말을 하지 않고 학교를 잘 다녀왔다고 한 것이었을까, 그날 혜연은 생각했다.

 수호가 혜연과 함께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고 혜연을 괴롭히던 아이들이 혜연을 찾는 일은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딱 한 번 찾아왔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야! 너 신수호라고 했었나? 너 혹시 너랑 똑같은 머리색 아저씨랑 아는사이냐?"

 아무래도 처음에 그가 그들에게 말을 걸었던 날에대해 묻는 것이었을 것이다. 수호는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응, 친척이야."

 "그, 그렇구나.. 그보다 유혜연! 너는 그 아저씨랑 아는 사이냐?"

 이어 나온 질문에 당황한 혜연 대신 수호가 대답했다.

 "응, 혜연이네 집이랑 우리 집이랑 전부터 친했었어."

 그날 아무 일도 없이 그들은 돌아갔다.

 그들이 찾는 일이 이제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있을 때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혜연은 어느새 14살이 되어 중학교를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작가의 말
 

 [인간의 여우구슬]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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