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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요괴를 쫓는 소녀
작가 : 김촉봉
작품등록일 : 2018.11.2

평범했던 고등학생 제문에게 닥친 가족의 비극.
그 비극의 시작은 동생이 한 요괴의 숙주가 되고부터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요괴사냥을 하는 소녀 '문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제문이 여태껏 알지못했던 또다른 세계
제문은 동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1) '그것'의 접근
작성일 : 18-11-02 11:22     조회 : 389     추천 : 0     분량 : 5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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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롤로그>

 

 모든 비극은 아무런 예고 없이 평범했던 일상을 찢고 나타난다. 제문과 제문의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도 그러했다. 그 시작은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매일과 지나지 않았다.

 

 제문은 언젠가 그때의 내가 좀 달랐더라면, 동생 제형에게 좀 더 다정했더라면, 그 애에게 조금 더 관심이 있었더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본인의 잘못이라고 자책도 해봤다. 그렇게 하는 게 더 맘이 편할 것도 같았다.

 

 하지만 제문도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그때 일을 후회해본들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란걸.

 아무리 저항하고 벗어나려 해도 잠깐의 유예정도만 가능할 뿐 결국은 운명의 흐름대로 따라갔으리란 걸 제문도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제형에게 접근했고 제형은 어리고 약했다. 제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문은 늘 마음속에 짐같은 죄책감과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야했다. 가족을 잃은 제문에게는 그것 역시 운명이었다.

 

 

 

 <'그것'의 접근>

 

 

 버스문이 열렸다. 제문은 이어폰을 꽂은채 피곤한 얼굴로 터덜터덜 버스에서 내렸다. 네온사인이 가득한 도시와 달리 시골마을의 밤은 더 빠르고 어둡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마을 초입을 알리는 정자가 있었다. 주변 논밭에서 일하는 어른들이 종종 쉬는 곳이었다. 그 정자를 지나 들어가다 보면 드문드문한 농가주택들이 있었다.

  가로등이 많지가 않아 해만 지면 유난히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주는 시골마을의 골목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제문의 집이 있었다.

  제문은 뻐근한 뒷목을 손으로 주무르며 집으로 향하며 보니 집 앞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제형이었다. 12살 나이의 어린 제형은 대문밖에 쭈그려 앉아 있다가 제문이 오자 환한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형!”

 

 제문은 제형이 문밖에 있는 게 반갑기도 하면서 속상하기도 했다. 제형은 종종 집안이 아닌 집밖으로 나와 제문이나 엄마를 기다리곤 했다. 버스를 타고 나가야 있는 시내 쪽 학교에 다니는 제형은 인근에는 친구들이 살지 않아 방과 후에는 늘 심심한 모양이었다.

 그게 안쓰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 제문이었다.

 

 “나와있지 말랬지. 추운데...”

 “하나도 안 추운데”

 

 제문이 제형의 손을 덥석 잡았다. 손이 차가웠다.

 

 “옷이라도 똑바로 입고 나오던가”

 

 제문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라고 해도 제형은 형을 붙잡고 실실 웃었다.

 

 “들어가자”

 

 

 .

 

 

 제문은 가방을 내려놓고 교복도 벗지않은 채 냉장고를 열고 반찬을 대충 꺼냈다.

 

 “지가 좀 차려먹지. 쪼그만 게 형을 부려 먹어요”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고 뭐 인마. 피곤해죽겠구만”

 “그게 아니라...혼자 먹기 싫으니까...”

 

 제형은 그렇게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제문은 이빨이 삐뚤빼뚤난 제형의 얼굴이 천진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동시에 안쓰러운 느낌도 들어 괜히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야. 됐고 와서 밥퍼고 수저놔”

 “알았어”

 

 제형이 쪼르르 와서는 밥을 퍼고 수저를 올렸다. 제문은 그렇게 허기가 지진 않았지만 제형이 혼자 먹기 싫다고 해 일부러 옆에 앉았다. 제형은 배고픈지 반찬도 몇 개 없건만 열심히 그리고 맛있게 밥을 입에 우겨넣으며 말했다.

 

 “엄마는 오늘도 늦나봐”

 “이번주는 오후타임. 야 천천히 먹어”

 

 제문과 제형은 아빠는 없고 엄마만 있었다. 아빠는 제문이 중학교 때 사고로 돌아가셨다. 제문은 아빠에 대한 기억이 그래도 많은 편이지만 어린제형은 아빠에 대한 기억이 더욱 없었다.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시고부터 줄곧 시내에 있는 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혼자서 두 명의 자식을 건사해야 했기에 쉬는 날도 거의 없이 늘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오곤 했다.

 

 덕분에 어린 제형은 거의 제문의 몫이었다. 제형은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안다녀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제문이 거의 제형을 키우다시피 해야 했다. 한창 친구들이랑 놀 나이에도 늘 집으로 와 동생 밥을 챙겨주고, 씻겨주고 놀아줘야했기 때문에 제형은 제문에게 동생 이전에 자식과 같은 애틋한 느낌이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을 늘 붙잡는 짐덩이 같은 존재기도 했다.

 

 제문이 머리가 커지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동생이 더욱 귀찮고 성가셔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엄마는 여전히 아침 일찍 나갔다, 저녁 늦게 들어오길 반복했고 쉬는 날에는 거의 잠만 자거나 몸이 아파 병원을 가거나 하는 것이 다였다. 제문은 제형이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론 제형이 귀찮고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거기다 엄마는 제문이 대학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졸업 후 기술을 배워 취업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뜻을 비치기도 했지만 제문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그렇게 해야 된다는 건 알면서도 그럴수록 더 자기 맘대로 살고 싶었다. 어려운 사정의 집도, 철없고 어린 동생도, 늘 찌들어있는 엄마도 지긋지긋하게만 느껴지는 제문이었다.

 

 엄마가 등록금을 내주기 힘들다면 내가 악착같이 공부해서 장학금 받고 들어가겠다, 이것이 제문의 목표였다. 그런 목표를 정한 후로는 제형을 챙겨주는 일은 더욱 없어졌다. 제형은 학교를 마치면 집으로 와 무료한지 집근처를 배회하거나 아니면 온종일 컴퓨터게임을 하며 시간을 때우곤 했다. 그런 동생이 안쓰러우면서도 그럴수록 제문은 더욱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

 

 제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형이 빤히 쳐다봤다

 

 “형 다 먹었어?”

 “어” 제문이 방으로 들어가려고 할 참이었다.

 “형!”

 “왜?”

 “나랑 게임 한판만 같이할래?”

 

 제형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했다. 제문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먹고 설거지 해놔라”

 

 제문은 그렇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제형은 시무룩하게 밥을 먹었다. 피곤하기도 했고 잠자기 전까지 시험공부도 해야했다.

 제문은 옷을 갈아입고 책상 앞에 앉았다. 동시에 엄청난 피로감이 몰렸다. 하지만 그래도 곧 시험인데 이렇게 잠들 순 없었다. 제문은 고개를 가로젓고 눈을 다시 뜨더니 샤프를 집어 들었다.

 

 

 ... 문밖에서 희미하게 설거지소리가 들렸다. 제문은 그 소리에 잠이 깼는데 의식이 듦과 동시에 팔 한쪽이 엄청나게 저려와 저도 모르게 아, 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팔을 베고 책상위에 엎드려 잠이든 모양이었다. 저릿거리는 팔을 주무르며 문밖의 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물소리와 접시들이 가볍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왔구나, 생각하며 여전히 팔을 주무르며 밖으로 나왔다. 엄마는 찌들고 피곤한 눈과 굳게 다문 입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엄마 언제 왔어?”

 “좀 전에 왔다. 아니, 너네는 먹고 설거지도 안해놓니?”

 “응? 아...미안해 내가 할게”

 “됐어. 엄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치이고 들어오는구만 이런 것도 안 해놓고...”

 

 엄마는 울컥 나오는 짜증을 누르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엄마는 짜증을 내는 법이 자주 없었다. 오히려 무기력하고 기운 없는 날이 더 많았다. 오늘은 엄마도 유달리 피곤한 날인가보다 생각했지만 자다일어나 욕부터 먹으니 제문 역시 은근히 기분이 상했다.

  제형이한테 시켰던 것 같은데 여태껏 설거지도 안했나, 제문은 제형을 찾으려 고개를 돌리다가 문득 집이 몹시 조용하다 생각했다

 

 “제형이는?”

 “방에 없어?”

 

 제문이 물었는데 엄마가 다시 되물었다. 제문은 엄마의 말에 제형의 방으로 가 문을 열었다.

 

 바닥에는 아무렇게나 던져져있는 책가방만 있을 뿐 제형은 없었다. 아까 그러고 어딜 나갔단 말인가? 제문은 말도 안 듣고 멋대로 하는 제형에게 울컥 짜증이 올라왔다. 게다가 지금은 10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었다. 엄마도 뒤따라와 제형의 방을 살폈다.

 

 “얘 어디갔어?”

 “내가 나가볼게”

 

 제문이 현관으로 나가려는 참이였다. 마침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제형이 들어왔다.

 

 “야! 너 어디 갔다와 이 시간까지”

 

 제문은 왈칵 소리를 질렀다. 제문이 말도 안 듣고 나가 이 시간까지 들어오지 않은데에 짜증도 났지만 걱정도 들었기에 목소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격앙이 됐다.

 그런데 제형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제문이 소리를 질러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제형은 이미 겁에 잔뜩 질린 듯한 얼굴이었다.

 

 “야. 왜 그래?”

 “...어?아...아니...”

 “너 괜찮아?”

 “응”

 

 제형이 황급히 제문을 지나 자신의 방으로 갔다

 

 “너 어디 갔다왔냐니까”

 “그냥...엄마 올까봐 나갔다가...”

 

 제형이 우물쭈물 대답했다. 제문은 울컥 짜증이 났다.

 

 “야! 그냥 집에 있으라했지. 왜 자꾸 밖에 나와있어? 밖에 나와있다고 빨리오냐?”

 

 제문이 속상한 마음에 제형에게 더 짜증을 냈다. 엄마가 제문을 말렸다.

 

 “왜 그래 너”

 “아니 저자식이 맨날 밖에서 기다리잖아. 옷도 똑바로 안 입고. 너 내일부터 밖에 나와서 기다리지마! 분명히 말했어. 기다리기만 해봐. 알았어?”

 

 제문이 말했다. 제형은 제문의 말을 제대로 듣기나 한건지 얼이나간 표정으로 조용히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애한테 왜그래? 네 방 들어가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말고”

 

 제문은 뭔가 말하려다 그냥 말았다. 엄마는 먼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제문은 너무 뭐라고 했나 싶어 불편한 마음으로 자리를 뜨려 할때였다.

 

 문득, 제형의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뭔가를 중얼거리는 낮고 빠른 소리의 웅얼거림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제문은 제형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수상한 소리에 미관을 확 찌푸렸다

 내 욕을 하나... 제문은 다시 울컥한 기분으로 문을 확 열어 재꼈다.

 불은 꺼져있고 제형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방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야 강제형. 너 방금 뭐라고 중얼거렸냐?”

 “...”

 “뭐라고 했냐고”

 “아무 말도 안했어”

 

 제형이 가만 누워 대답했다.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는듯했다. 울고있나? 제문은 미안한 마 음에 뭔가 말하려다 다시 성가심이 느껴져 그냥 나가려 했다.

 제형의 방문을 닫으려는 찰나, 다시 방에서 무언가 소리가 나는 듯했지만 제문은 애써 무시한 채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으로 와 공부를 포기하고 침대에 벌러덩 누운 제문은 금방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꿈도 꾸지 않고 깊게 잠에 빠져있던 제문은 밖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눈을 다시 떴다.

 

 .

 

 

 커튼사이로 새벽의 푸른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제문은 주변을 더듬어 폰을 찾았다. 시간은 6시 20분을 지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거의 농사일을 하기 때문에 일어날 즈음이긴 하지만 그래도 소란스러울만한 시간은 아니었다. 제문은 몸을 일으켜 침대 옆의 커튼을 걷어 창문밖을 봤다. 몇몇의 동네 주민들이 삼삼오오 나와서 호들갑을 떨며 얘기하는 것이 보였다.

 도대체 무슨일일까. 제문은 의아해하며 겉옷을 대충 챙겨입고 방 밖으로 나갔다.

 마침 엄마도 나오고 있었다.

 

 “너도 깼니?”

 “응 밖에 왜 이렇게 시끄럽지?”

 “그러게 무슨일났나?”

 

 제문은 엄마와 집밖으로 나갔다. 마을 뒷산으로 향하는 길목 근처에 경찰차도 와있고 구급차 및 감식반차도 와있었다. 그 주변에는 통제하는 경찰들과 구경하려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엄마가 제문의 집 근처에 서있던 한 아줌마에게 다가가 물었다.

 

 “경찰차가 다 와있고...아침부터 뭔일이에요?”

 “제문엄마. 밤에 무슨 소리 못 들었지?”

 “무슨 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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