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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1. 해바라기 언덕
작성일 : 18-11-01 16:17     조회 : 504     추천 : 1     분량 : 3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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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넓은 잎이 플라타너스와 한 무더기의 해바라기, 그 속에 파묻힌 노란 글씨가 소담하게 쓰인 검은 간판이 걸린 회색 단층 건물이 주위의 풍경과 어우러져 있었다.

 

 [girosole]

 

 건물 안, 외벽과 같은 거친 질감의 회색 벽면에 걸린 바람이 불면 흩날릴 것 같은 겹겹이 쌓인 분홍 꽃잎 그림이 묘하게 생생하여 가게로 들어오는 모든 이의 이목을 끌었고, 6인용 네모난 메인 탁자 하나와 4인용 둥근 탁자가 2개 놓인 가게 안은 좁지만 깔끔하고 아늑했다.

 

 딸랑. 문을 열자 청아한 종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주방에 있던 남자가 종소리에 밖으로 나가 손님을 맞이했다. 남자의 하얀 피부가 하얀 조리복에 허리에 맨 하얀 앞치마와 잘 어울렸다. 왼쪽 가슴에 금색 실로 수 놓인 요주현이란 세 글자가 반짝 빛났다.

 

 “어서 오세요. 오늘 예약하신 김민지 님이시죠?”

 

 “네? 네...”

 

 한쪽으로 길게 땋은 검은색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여자에게 주현이 생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자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었다. 옆에 선 밝은 갈색 단발머리의 여자가 얼굴을 붉히는 친구를 보고 키득 웃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주현이 두 사람을 미리 준비해놓은 자리로 안내를 했고, 주현을 따라와 의자에 앉은 손님이 가방을 빈 의자에 내려놓았다.

 

 “예약하신 구운 양송이버섯이 올려진 송아지 안심 스테이크와 차돌박이 크림 파스타, 리코타 치즈 샐러드 준비해 드릴까요?”

 

 “네.”

 

 손님은 주현이 자신이 예약한 대로 메뉴를 이야기해주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준비해 드릴게요.”

 

 다시금 미소를 지은 주현이 주방으로 걸어갔다.

 

 “여기 분위기 진짜 좋다.”

 

 주현이 주방으로 들어가자 단발머리 여자가 입을 열었다.

 

 girosole는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가게 안에 잔잔하게 울리는 피아노 교향곡 소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새소리랑 바람 소리가 가까이서 들려. 꼭 숲속에 앉아있는 것 같아.”

 

 “그렇지? 진짜 힐링 되는 기분이야.”

 

 “분위기도 좋지만 뭐니 뭐니해도 요리사가 제일이네. 근데 혼자서 서빙이랑 요리랑 모두 다 하는 건가?”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단발머리의 여자가 주방을 힐끗 보고 목소리를 낮춰 소곤거리며 친구에게 물었다. 땋은 머리 여자가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 가게 안에 주현 말고는 다른 직원은 없었다.

 

 “그럼 시작해볼까?”

 

 주방으로 온 주현이 자신에게 암시하듯 작게 손뼉을 치고 미리 준비해 둔 재료로 요리를 시작했다.

 

 주현은 미리 찬물에 담근 양상추를 꺼내 물기를 털고 손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뜯어 오목한 흰 접시에 올렸다. 꼭지를 딴 새빨간 방울토마토와 푸른 어린잎채소를 그 위에 올리고 만들어놓은 수제 리코타 치즈를 군데군데 덜어놓았다. 슬라이스 아몬드와 블랙 올리브, 크랜베리, 발사믹 소스를 흩뿌렸다.

 

 “샐러드는 됐고. 아! 빵.”

 

 곁들일 빵이 생각난 주현이 뒤로 돌아 아침에 구워 식혀둔 빵을 가지러 갔다. 주현이 음식을 준비하는 사이 주문했던 음식을 기다리던 두 사람은 이리저리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민지야. 근데 저 그림 신비롭지 않아?”

 

 “어디?”

 

 단발머리 여자가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땋은 머리 여자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손수레를 끈 주현이 주방에서 나왔다. 아침에 구운 빵과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섞은 소스, 리코타 치즈 샐러드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와.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인사를 건넨 주현이 주된 요리를 위해 다시 주방으로 발을 옮겼다.

 

 “정말 맛있지?”

 

 “응응. 근데 이런 곳은 어떻게 찾았어?”

 

 샐러드와 빵을 먹으며 맛을 칭찬하는 손님이었다. 고개를 재빨리 끄덕이며 예약한 친구에게 되물었다.

 

 “여기 언덕 꼭대기에 기숙학교 있는 거 알지? 동생 기숙사 데려다주고 부모님이랑 식사했는데 너랑도 꼭 와보고 싶었어.”

 

 “정말? 고마워.”

 

 주현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두 사람의 말소리를 들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럼 다른 음식도 만들어볼까?”

 

 주현이 생긋 웃으며 숙성시켜놓은 소고기를 꺼내려 냉장고를 열었다.

 

 “식사는 괜찮으셨나요?”

 

 주현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로 온 손님들에게 묻자 손님들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진짜 맛있어요.”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감사합니다.”

 

 주현이 자신을 향해 인사를 하는 손님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가게 주차장에 세워둔 손님들의 자동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보던 주현이 손님들이 나간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딸랑. 더 이상의 예약이 없을 텐데 뒤에서 들려온 종소리에 주현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았다. 진한 청록색 경찰복을 입은 커다란 남자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예약 손님 있었나 보네?”

 

 빈 접시가 놓인 식탁을 보며 묻는 남자였다. 주현이 그를 보며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이제 막 가셨어. 근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지운아.”

 

 “순찰하다가 잠깐 들렸어. 별일 없었지?”

 

 “...응. 네가 걱정하는 일은 없었어.”

 

 뜸을 들인 대답. 지운의 물음에 주현의 표정이 살짝 어두운 빛을 띠었다.

 

 “혹시라도 이상한 전화나 문자가 오면...”

 

 “응. 바로 연락할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주현이 씁쓸하게 웃으며 지운의 말을 잘랐다. 재찬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지만 주현은 눈치채지 못했다.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데 뭐... 아. 오늘 재찬이랑 셋이 술 한잔할까?”

 

 “그래. 그러자.”

 

 “그럼 이따 재찬이랑 같이 올게.”

 

 화제를 바뀌자 표정이 조금 밝아진 주현이었다. 안심한 지운이 손목시계를 확인했고, 모자를 쓰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

 

 “아. 맞다. 선준이 어머님께서 선준이가 오늘 집으로 온다고 그러시던데.”

 

 갑자기 생각난 지운이 뒤를 돌아 주현을 보며 이야기했다. 선준의 이름이 나오자 주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기대에 찬 초롱초롱한 눈빛이었다. 예상했던 주현의 반응에 지운이 살며시 웃었다.

 

 “전화 한번 해봐. 다 같이 만나면 좋잖아.”

 

 “응? 응.”

 

 얼굴을 붉힌 주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나 진짜 간다.”

 

 “잘 가. 이따 봐.”

 

 인사를 건넨 지운이 밖으로 나갔고, 주현이 지운이 탄 경찰차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다가 앞에 피어있는 해바라기로 눈을 돌렸다. 반짝이는 햇빛 사이로 노란 해바라기가 바람에 넘실거렸다.

 

 “선준아...”

 

 주현의 입술 사이로 스스로가 들어도 애처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련스러운 자신의 모습에 주현이 피식 조소를 지었다.

 

 선준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 마을을 떠난 지, 동시에 주현이 선준을 가슴속에 묻은 지 자그마치 10년이었다.

 

 ‘...잊지 못한 건 나뿐이겠지...? 하지만 보고 싶긴 하다...’

 

 주현은 유난히 볕이 좋았던 그해 봄날을 떠올렸다. 봄볕을 닮은 선준의 미소가 보고 싶었다.

 

 “오른쪽으로만 보조개가 패었었는데. 참 예뻤지.”

 

 선준과 좋았던 기억만 생각나는 주현이었다. 하지만 추억의 끝은 그리 달콤하지 않았다. 선준의 어긋나 흐트러진 숨소리, 망설이며 흔들리던 눈빛이 아직 생생하게 기억났다. 순간 주현의 가슴이 먹먹하고 욱신거렸다. 아픈 기억을 잊으려 도리질 친 주현이었다.

 

 “요주현. 선준이가 부담스러워하지 않게 티 내지 말자.”

 

 크게 숨을 들이마신 주현이 방긋 미소짓고 테이블 위에 있던 빈 접시를 손수레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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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나3 18-11-2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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