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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EED
작가 : 시아리
작품등록일 : 2018.6.28

태초에 세계수가 존재했고, 세계수가 죽기 직전 피워낸 세계수의 씨앗. 그 씨앗의 이야기.

 
1화. 여는 이야기
작성일 : 18-06-28 21:55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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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의 땅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어떤 생명조차 존재하지 않았고, 물 또한 존재하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다. 태초의 땅에 어느 한 씨앗이 나타났다. 아무것도 없는 조그마한 땅덩어리에 내려앉은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워 나무로 성장했다. 성장한 나무가 몸을 흔들자 바람이 불었고, 자신의 몸의 일부를 잘라내자 땅이 생성되고, 땀을 흘리자 물이 생겨났다. 나무가 꽃을 피우자 그 안에서 여러 동식물이 생겨났다. 나무는 그들을 이롭게 할 곤충도 만들어냈다. 그들이 땅에서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무는 어느 날 외로움을 느꼈다. 나무는 이성이 없는 동식물들이 아닌,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존재를 원했다. 나무는 고민 끝에 ‘아담’과 ‘이브’라는 ‘인간’ 한 쌍을 만들어 냈고, 그들은 나무를 ‘세계수’님이라 칭하며 섬겼다.』”

 

 “시드, 그럼 세계수님이 우리 조상님인거야?”

 시드는 성경을 닫고 빙긋 웃으며 라이의 갈색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 세계수님은 모든 존재의 어머니 같은 존재시니까.”

 “그러면, 우리랑 라슈랑 똑같이 세계수님 밑에서 태어났으니까, 우리랑 라슈랑 똑같은 거예요?”

 시드는 품에 강아지를 꼬옥 안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리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았다.

 “글쎄···. 아이리는 라슈가 우리랑 똑같았으면 좋겠어?”

 “응! 라슈는 우리 친구인걸!”

 “아이리가 그렇게 생각하면 라슈도 우리랑 똑같은 존재겠지.”

 시드는 아이리와 품안의 라슈를 한 번 쓰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얌전히 시드가 들려주는 성경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시드가 저녁으로 뭐가 먹고 싶냐고 묻자 요란하게 메뉴를 떠들기 시작했다. 떠들썩하게 오가는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해 만들겠다고 한 시드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주방으로 향했다.

 “시드! 켄토가···!”

 문이 덜컥 열리고서 한 아이가 얼굴이 사색된 채로 나타났다. 등에는 피를 철철 흘리는 아이를 업은 채로. 주방에서 앞치마를 입고 나타난 시드는 등에 업힌 켄토를 보고 깜짝 놀라 다가갔다.

 “켄토!”

 다리가 물어 뜯겨 살점이 덜렁거렸고 여기저기 할퀸 자국이 무수해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모습이었다. 켄토를 받아 들은 시드의 앞치마가 피로 시뻘겋게 물들었다. 메뉴를 시끄럽게 떠들던 아이들은 입을 꾹 다물었고, 개중에는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켄토를 업고 온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숲에서 놀다가···키메라가 나타나서···흑···.”

 아이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얼굴로 말하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시드는 안타까운 얼굴로 아이를 안아 달래주었다.

 “괜찮아. 너 잘못이 아니야. 어서 들어가서 쉬렴.”

 시드의 품에서 울던 아이는 안심이 되었는지 금세 잠들어 버렸다. 시드는 아이를 바닥에 눕혀 재우고 켄토의 상처를 살폈다. 잠깐의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에는 피가 고일정도로 흥건하게 흘렀다. 아이의 안색은 허옇게 질려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켄토의 상태를 살펴보던 시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나는 약을 만들어 올 테니까, 모두 켄토의 상처를 치료해줘. 알겠지?”

 어쩔 줄 몰라하던 아이도,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도 모두 시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드는 아이들에게 응급처치 방법을 알려주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살짝 웃어주고 주방으로 들어간 시드는 지혈에 좋은 모든 약초들을 넣고 약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칼로 자신의 손을 그었다. 뚝뚝 떨어지는 피를 약에 넣고 섞었다. 약을 들고 밖으로 나온 시드의 상처는 어느 새 사라져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 켄토의 응급처치는 모두 끝난 상태였다. 아이들은 어쩔 줄 모르는 눈으로 시드만을 바라보았다. 시드는 켄토에게 가까이 가 켄토의 입에 약을 천천히 흘려 넣었다. 약을 전부 마신 켄토는 천천히 안색이 돌아왔고, 붕대를 적시고 흘러나오던 피도 멎기 시작했다. 시드와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 *

 

 『아담과 이브는 자손을 낳고 인간을 번영시켰다. 인간들은 그렇게 자손 대대 세계수님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세계수님을 섬겼다. 어느 날, 인간 중 하나가 사냥 중에 크게 다치는 일이 있었다. 인간들은 세계수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세계수님은 자신의 잎을 하나 떼어 다친 인간에게 먹였다. 그러자 놀랍게도 곧 죽을 것 같던 인간의 안색이 편안해지고 피가 멎었다. 이튿날이 되자 인간은 멀쩡하게 생활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시드! 밖에 누가 왔어!”

 “응? 누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던 시드는 아이들이 소리치는 것을 듣고 밖으로 나가 보았다. 밖에는 왕실의 문장을 단 근위기사들이 근엄하게 서있었다.

 “‘시드’라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시드인데요.”

 기사들은 시드의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란 듯 했다.

 “그렇다면 저희를 따라와 주십시오. 왕명입니다.”

 기사를 보고 멋있다고 수근대거나 왕명이 뭐냐고 수근대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시드는 불안한 눈빛으로 기사들을 따랐다.

 

 “존귀하신 전하의 얼굴을 뵙습니다.”

 “고개를 들거라.”

 왕의 앞에서 엎드려 예를 취한 시드는 왕의 말에 따라 일어났다. 50대 초반정도 되어보이는 왕은 왕좌에 앉아있었고, 그 앞에는 20대 중반정도 되어 보이는 농염한 여성이 아슬아슬한 옷을 입고 바닥에 앉아 왕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뒤에는 신하로 보이는 자가 냉정한 눈빛으로 시드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들을 기사가 둘러싸고 있었다. 불안한 듯 시드의 찬란한 황금빛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인간들의 요구에 맞춰주던 세계수님은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꼈다. 세계수님은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꽃을 피워냈고, 꽃이 핀 동안에는 세계수님이 생명체들의 부름에 점점 적게 응답하기 시작했다. 그 꽃은 바닷속 붉은 산호색 같기도 하고, 봄날의 흐드러지게 피는 진한 벚꽃색 같기도 했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분홍색이었다. 감히 인간들이 손에 닿을 수 없는 높이에 핀 그 꽃은 인간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긴 세월동안 꽃봉오리 상태를 유지하던 그 꽃은 인간들의 관심이 식었을 때쯤 꽃을 피워냈다. 꽃이 피고, 간신히 꽃에 닿은 인간이 말하길, 꽃에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황금색 꽃술이 흔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꽃을 마지막으로 세계수님이 생명체의 부름에 응답하는 일은 없었다.』”

 “······.”

 왕은 성경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시드는 불안한 눈빛으로 왕이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성경을 덮은 왕은 지긋이 시드를 바라보았다.

 “시드라고 했나? 그대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흠···. 짐이 질문을 조금 어렵게 했나보군. 학자들은 세계수가 마지막으로 피워낸 그 꽃이 세계수의 씨앗이라고 주장하던데 말이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시드는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왕은 시드를 지긋이 바라보고서 제 앞의 여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꽃이 세계수의 씨앗을 만들어내기 위해 피운 거라고 하지. 그리고 그 씨앗은 우리처럼 인간의 형태라는 주장이 아주 유력하더군.”

 “전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사옵니다.”

 시드는 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왕은 재밌다는 듯 은은하게 미소를 띠며 말했다.

 “바닷속 붉은 산호색 같기도 하고, 봄날의 흐드러지게 피는 진한 벚꽃색, 찬란하고 아름다운 황금색···. 익숙한 색깔 아닌가?”

 붉은 산호색 같기도 하고, 진한 벚꽃색 같기도 한 시드의 머리카락이 시드의 어깨에서 떨어졌다.

 “송구하오나 전하의 말씀은 제가 세계수님의 씨앗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이제야 말이 좀 통하는군 그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단순한 추측인 학설인데다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오인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시드의 말을 들은 왕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군. 그렇군. 그렇다면 죽기 직전의 아이를 되살리는 능력을 가졌다면 어떤가? 마치 세계수처럼.”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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