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 형태를 만들어 보니, 중국한자처럼 수많은 세월 견디며 지탱하며 그 많은 사람들이 녹아 잇는 형태도 그런 꼴도 아니다. 우리 한글의 모양은 팔만 대장경에 보는 나무 조각 글씨 혹은 금속활자의 그 견고한 글씨다. 거룩한 모양이다.
우리는 자주 우리 한글의 위대성은 이야기 한다. 그러자면 당연 한자와 일본어를 가지고 비교해야 한다. 그들의 약점이 우리의 강점처럼 이야기 하면 말하기 좋다. 그러나 다 알듯이 일본어도 쓰기 쉽고 아름답다.
요즘은 순대국 집이나 고기집 벽에도 1443년에 창제된 옛 한글 형태의 목판본 혹은 금속활자본 벽지를 볼 수 있다. 고풍스럼 멋으로 옛날 글씨라고 유식함까지 갖추게 되는데, 사실은 술도 파는 음식점에 석보상절을 갖다 벽지 해 놓은 걸 보면 너무 천시한다는 생각도 든다. 성격 비슷한 게 석가모니 일대기 아닌가. 성경을 한 구절이 아니라 온통 한 장 전체를 벽지 해 놓은 음식점은 없다.
옛 것은 다 우리 현재를 있게 해 주는 근본이니 좋다. 한글도 거의 신을 위하는 자세로 그 신봉에 가끼운 우리의 자존심이 되어 있다.
특히 왜정 시대를 겪으면서 그들에 의해서 다 끊어져 버린 반 만년이나 되는 우리 고유한 전통에 대한 상실의 아픔에서, 항상 그리운 본터가 되고, 가장 강한 열망으로 생각하게 되고, 돌아갈 고향의 의미를 갖는 것도 우리 가 쓰는 현재 한글이 된다.
그 옛날이라고 하는 게 이상하다. 약 600년 전인가? 할아버지들이 요즘처럼 100년 산다면 6명이잖아. 옛날 삼국 시대나 그 이전 석기 시대에 한글이 만들어 진 게 아니다. 그리 먼 옛날이 아닌 시기에, 한글은 서양 중세에 해당하는 시대에 세종에 의해서 창제된 글자이다.
한글은 순서가 잘못 되어 있다.
고딕 형태의 딱딱한 나무 조각 모양은 한글 자모의 고정된 틀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글이 나오고 100년 지나서 통역관이던 최세진은 한글을 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자습서를 냈다. 간추린 한글 혹은 한글 쉽게 익히기인데 최세진은 이왕 한글은 그 골치 아픈 한문 배우는 글자로 인식했다. 반절이라 했다.
ㄱ ㄴ ㄷ ㄹ ㅁ 이 단조로운 순서가 최세진이 자습세에 정리한 한글이다.
세종은 ㄱㅋ ㄲ ㅇ (꼭지 있는 이웅) 이 순서 였다. 이 순서가 단조롭게 고딕체로 남느냐 아니면 제대로 다양한 현대적인 디자인이 되느냐 하는 근본적인 모양을 볼 수 있다. 정답은 세종의 순서로 해야 한다,
ㄲㄸㅃㅆㅉ 가 이어 나오는 현재의 자음 순서는 아무리 해도 다양한 서체는 어렵다.
세종식으로 하면 되는데 헌법 고치듯해야 하는 것도 이상하다.
한글을 숭배하듯 하면서 제대로 예쁘게 쓴다든지, 일기라도 매일 쓴다든지 혹은 한글을 이용해서 뭘 하는 건 아주 싫어한다. 마치 숭배하므로 손대면 안되는 신성시를 하는 듯하다. 이 원인이 순서가 잘 못 되어 있는 구조도 한 몫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