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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계
작가 : 멜로디
작품등록일 : 2017.12.10

멜로디 스토리에서 마계 부분만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01. 악마는 시간에게 죽지 않는다.
작성일 : 17-12-10 02:09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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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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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적막한 고요.

 검은 빛은 투명한 얼음 덩어리를 비추고 있다.

 아아-.

 사람 형체들이 꿈틀거리지만,

 .

 아아-.

 그것들은 어딘가가 어색하다.

 

 

 

 

 

 

 

 

 

 

 

 

 

 

 

 

 만마전.

 마계의 유일한 성역.

 

 중심에서 위엄을 드러내고 있는 이 거대한 성은

 

 크기만해도 마계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멋도 모르고 성역에 들어온 신생 악마들은

 이 곳이 성인지도 모른 채 목숨을 잃어가며

 

 하루종일 울부짖는 괴성도 울음을 멈추는

 진정한 악마들의 영역.

 

 

 

 

 

 

 

 마신의 손길이 거쳐간 이 곳에는

 

 

 

 만마전의 기둥이 되어주는 마계의 기둥, 크툴루.

 마왕의 옥좌 곁에, 벨제붑.

 공포를 펼쳐보이는, 바알.

 

 

 

 마지막으로 만마전 최상층,

 

 마왕좌에 앉아 마계를 거느리는 자.

 

 

 

 

 수억의 혹은 무한에 가까운 마계 생명들을 통솔하는

 최고의 절대자.

 

 

 

 

 현 마왕 루시퍼가 모습을 보인다.

 .

 .

 .

 .

 .

 .

 

 

 저벅 저벅-.

 

 햐안 먼지가 날리며 안개처럼 휩싸인다.

 그 사이에서 움직이는 작고 검은 형체.

 

 

 

 멀리서 검은 로브를 몸에 두른 자.

 

 얼핏 보이기 시작한다.

 

 

 

 혼자서 천천히 걸어오는 그는

 

 

 어느샌가 걸음을 멈추고 앞을 쳐다본다.

 

 

 

 높이의 끝을 알 수 없는 벽,

 너무 거대해서 로브의 그가 개미보다 작아 보인다.

 

 

 

 어둡고 차가운 공기의 문 앞에 서있다.

 

 그가 작은 것인지 문이 큰 건지,

 

 그의 크기에 수천배나 달하는 거대한 문.

 

 

 

 

 잠시 멈춰있던 로브는 스륵 움직여

 몹시 마른 손을 뻗쳐 문에 닿는다.

 

 

 

 

 한 손을 문에 대고

 

 미세하게 손에서 검은 기운이 일어난다.

 

 아주 사소하게.

 

 하지만 강하게.

 

 

 

 

 

 순간 그 거대한 문에 진동이 일더니

 쿠구궁-.

 

 

 

 

 금이가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주 잘게 부서져 검은 로브에 살짝 먼지가 덮힌다.

 

 우렁차게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거대한 문의 파편들은

 이미 주먹만한 크기로 전락할 뿐이다.

 

 

 

 

 가만히 서있다.

 로브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려는지

 손을 다시 꺼낸 순간.

 정면에서 검은 무리가 튀어나온다.

 

 

 대략 열은 될까.

 

 

 

 " 신분을 밝혀라. "

 

 

 

 검은 로브를 두른 그의 주위로 원형에 감싼 그들.

 

 

 복장에서는 위엄이 느껴질만큼

 

 간결하고 단아한 검은색과 은색의 조합.

 

 

 

 

 

 방금 목소리를 낸 자의 복장에만은

 

 붉은 천이 곁들어져 뭔가 특별해보인다.

 

 

 

 

 

 순식간에 그를 둘러싼 무리들.

 같은 복장의 그들은 각자가 검을 겨누고 있다.

 

 

 

 

 로브를 입은 그는 가만히 손을 아래로 내리고,

 

 

 점차.

 

 몸에서 검은 기가 뿜어져 나온다.

 

 

 

 뭔가 이상함이나 잘못됨,

 위기의식을 깨우친 붉은 천의 그 자는

 

 

 나지막이 외칠 수 밖에 없다.

 

 

 " 쳐라-! "

 

 

 

 

 라. 라.

 

 

 라.

 

 

 

 

 

 

 라.

 

 

 

 라.

 인식이나 됐을까, 되었을까 그 목소리의 끝이.

 

 

 

 

 

 

 

 철그럭-.

 

 

 

 

 검들이 땅에 떨어졌을 때는

 

 이미 그 주인들은 나뒹굴고 있었고

 

 

 

 

 

 

 이내 그들의 육체는 갈갈갉아져..

 

 부서져버린다.

 

 

 

 

 

 

 

 그들의 육신은 이미 땅과 하나가 되었고

 살며시 부는 먼지 바람이 툭툭 치며 시비를 걸 뿐이다.

 

 

 

 

 

 

 

 검은 로브의 그는 이제서야 앞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하늘에서 난 소리인가.

 

 

 

 땅 밑에서 난 소리인가.

 

 

 갑작스레.

 

 

 

 

 

 " 이게 무슨 행패이십니까 !! "

 

 

 

 

 

 

 그의 주변으로 붉은 기운이 둘러싸더니, 이내 하나로 뭉쳐

 로브의 그 정면에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

 

 

 크기는 방금 무너졌던 문의 절반 밖에 되지 않지만

 매섭게 생긴 눈매를 가진 거대한 악마.

 

 

 

 태산을 짊어지고 바다를 건너 구름을 옮겨다니는 대악마.

 

 누구에게는 저승세계의 왕.

 누구에게는 지옥도를 연상케하는 대왕.

 

 붉은 옷을 망토처럼 두르고

 

 

 머리에는 검은 관을 쓰고 있는 악마.

 

 

 

 

 

 

 

 

 

 

 염라.

 

 

 

 위리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

 

 

 

 

 

 

 

 방금 그의 사자후 같은 목소리에

 이미 주변의 대지는 깊게 파여있지만

 

 

 

 오직 조용한 건 이 둘뿐.

 

 

 

 적막함.

 

 

 잠시동안 서로는 말이 없다.

 

 

 

 

 위리놈은 그저 자신보다 한참이나 크기가 작은

 

 로브의 그를 아래로 노려보다가

 

 

 

 

 

 

 

 잠깐.

 

 

 

 

 주춤하고.

 

 

 

 육체의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래. 이의 재주.

 

 

 

 육신의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이 가능한 유일한 악마.

 

 

 염라 위리놈.

 

 

 

 

 

 

 

 

 

 

 점점 거대했던 그가 줄어들어 로브의 그보다

 살짝 큰 정도까지에서 멈춘다.

 

 

 

 하지만 그를 노려보고 있는 시선은 거두지 않고 있다.

 

 

 

 

 

 다시 정적.

 

 위리놈은 옷매무새를 살짝 다듬고 다시

 

 

 

 

 

 

 " 이게 무슨 행패입니까 ! "

 

 

 

 

 

 

 살기마저 섞인 목소리에 하늘이 떨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로브의 그가 발걸음을 옮겨

 

 위리놈의 앞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위리놈은 전혀 변함없이 그를 노려보지만

 

 알게모르게 그의 붉은 기운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줄어들더니.

 

 

 로브의 그가 내뿜고 있는 검은 기운에 부딪히자

 사그라들어 버린다.

 

 

 

 

 

 " 아니.. 강림하실 거면 곱게 하시던가.. "

 

 

 

 

 

 

 기어들어가는 듯.

 

 

 목소리는.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온 로브의 그에게 따지듯이

 

 말문을 열지만

 이내 말끝을 흐리는데.

 

 

 로브의 그가 손을 뻗어 위리놈의 팔에 댄다.

 

 

 

 

 " 고생이 많구나. "

 

 

 

 

 

 

 

 그리고는 위리놈을 비켜 지나

 유유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위리놈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검은 로브의 그가 모습을 감출 때쯤

 위리놈은 휘청거리더니

 넘어지려다가

 다시 다리로

 지탱한다.

 

 

 

 

 

 

 " 으큿.. "

 

 

 

 

 피를 토한다.

 

 

 

 

 

 

 

 

 그리고 화풀이.

 

 

 멀리서 지나가던 악마를.

 

 주먹으로 육신을 터뜨려버린다.

 

 

 

 분노를 대표하듯이.

 

 

 이 대악마는

 

 

 

 크기를 수천배로 높혀

 

 

 난동을 부린다.

 

 

 

 

 

 

 

 

 

 

 

 

 ---------

 

 

 

 

 

 

 

 여기는 만마전 최상층.

 

 왕의 둥지.

 

 

 

 검은색 고요와 빛은 기둥들을 쓰다듬고 있고

 이 공간은 어떠한 감정도 표현하기가 어렵다.

 

 

 

 

 

 

 넓은 내부의 이 곳은 기둥들과 긴 창문이 양 벽으로 나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한껏 서려있다.

 

 

 

 그리고 왕좌.

 따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는 단지 앉아있을 뿐이다.

 의자에.

 

 하지만 회색의 저릿한 살기에

 주변 공간마저 움찔거리고 있다.

 

 

 

 

 

 

 

 

 똑똑-.

 

 

 

 지나치게 크지만, 고요하기에,

 

 작디 작은 노크 소리는 내부에 깊게 울려퍼졌고

 

 

 

 

 의자에서 그는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서서히지만 움직이는 문. 누군가가 들어온다.

 

 하나.

 

 

 

 

 

 

 

 

 @

 

 

 긴 망토를 두르고 고풍스러운 모자를 쓰고 있는 악마.

 

 왼 손에는 두꺼운 책을 끼고 있는 악마.

 

 손가락에 잔뜩 낀 반지들이 서로 부딪히며

 

 툭툭 소리를 냈고

 

 

 

 

 앙상하게 말랐지만.

 이질적인 생김새.

 썩어 문드러지는 공포를 보여주는 얼굴은

 

 어둡게 드러내고 있다.

 

 

 

 

 

 

 마계의 실질적인 지휘자.

 

 악의 법도를 정의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자.

 

 

 

 

 법 위에서 왕을 저지할 수 있는

 

 거대한 권력을 쥐고 있는 대악마.

 

 

 

 

 

 

 총리.

 

 

 루키페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

 

 

 

 

 

 

 

 

 루키페르는 천천히. 왕좌로 걸어오지만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는다.

 

 의자에서 피곤한 기력이 역력한 그에게 접근하며

 

 잠시 걸음을 멈추는데.

 

 

 

 

 

 

 " 아.. 아아.. 이.. "

 

 

 

 

 루키페르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소리를 내자

 

 왕좌에서의 움찔거리는 공간은.

 

 

 

 

 

 점차 안정을 되찾는다.

 다시 걸음을 옮긴다.

 

 

 

 

 

 

 

 10m까지 다가온 루키페르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똑바로 쳐다본다.

 잠시 정적.

 

 

 

 

 

 

 

 찰그락.

 

 

 

 

 반지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끝나자마자 무섭게 입을 연다.

 

 

 

 

 

 

 

 

 " 이번에.. 준비한 건.... "

 

 

 

 

 

 

 

 왕좌에서 부스럭거린다.

 

 똑바로 앉는 자세를 취하나 싶더니

 허리를 굽혀 한 손으로 턱을 괸다.

 

 

 

 

 루키페르는 개의치 않고

 

 

 

 

 

 

 " 어떻게 되신겁니까? ...이미 군단에서 연락이.. "

 

 " 마르베스 짓이지? "

 

 

 

 

 

 턱 말을 끊어버린다.

 

 

 

 잠시 정적.

 다시 루키페르.

 

 

 

 

 

 

 

 " 마왕이시여. 진지하게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

 

 " 그러니까.. "

 

 

 

 

 

 

 의자에서 허리를 펴고 다리를 꼬아 앉는 자세로 바꾼다.

 

 

 

 

 

 

 " 네비로스 그 자식이 문제라니까? "

 

 " 아닙니다. 일단 군단에 강림하셔서.. "

 

 " 음. "

 

 

 

 

 

 

 

 왕좌에서 일어선 그는 루키페르의 말을 저지하는듯 하는데.

 

 정작 그는 멈출 기색이 없다.

 

 

 

 

 

 

 " 이번에도 만약 아스타로트나 메피스토에게 알려진다면... "

 

 

 

 

 일어선 그는 어느샌가 루키페르를 지나

 그의 등 뒤로 멀어지고 있다.

 

 

 

 

 

 

 " 군단도 아니고 대악마들이 뭐라고 생각 하겠습니까? "

 

 " 시끄러워. "

 

 

 

 

 

 

 

 그는 허리를 살짝 굽히고.

 등에서 거대한 검은 날개가 뻗쳐 나온다.

 

 

 그리고

 

 

 

 

 " 이번에 한 번 공포를 새기겠다. "

 

 

 

 

 

 

 루키페르는 말이 없는데

 

 

 

 

 

 

 " 대악마들은 물론이고 오른팔까지 싹 다 소집해. "

 

 

 

 

 

 

 거대한 그의 검은 날개는 살짝 접혔다 폈다하며

 

 시야를 흐릿하게 만드는데

 

 

 

 

 

 루키페르는 반지의 충돌음을 멈춘다.

 

 

 

 

 

 " 벨제붑 말입니까? "

 

 

 " 그 자식 오랜만에 상판대기 좀 보자. "

 

 

 

 

 

 

 

 검은 날개를 크게 휘두르고

 

 

 

 

 " 어디서 굴러다니는 지 보자고. "

 

 

 

 

 

 

 바로 날개를 박차고 사라진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창 밖에서 검은 까마귀의 형체가 날아가고.

 

 

 

 

 

 

 방금 그의 날개짓에 만마전의 절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고개를 살며시 숙인 루키페르.

 

 

 

 

 

 " 살인학교에서 군단까지, 귀족에서 왕까지. "

 

 

 

 

 

 

 

 

 

 

 다시 창 밖을 바라보자 검은 형체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아름다움은 지루할까?

 검은 색 꽃.

 

 
작가의 말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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