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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다크 오브 킹덤
작가 : 린머
작품등록일 : 2017.12.5

세계가 혼란스럽고 평화가 무너지기 시작할때 한 영주는 질서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허사가 된다. 이윽고 각국 간의 전쟁으로 질서가 무너졌을 때 영주는 그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검을 든다.

 
1. 연맹
작성일 : 17-12-05 00:45     조회 : 384     추천 : 0     분량 : 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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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얀 빛이 일렁이는 실내 한복판에서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검은색의 원탁. 30개의 좌석이 그것을 감싸도 조금 남는 크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이 처량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였다.

 그곳에 있는 사람은 두 사람 뿐.

 한 명은 호화스러운 검붉은 색의 비단 옷을 입고 있었다. 뒷목까지 내려오고, 이곳 저곳을 떠도는 부랑자와 비슷한 머리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잘 손질한 수염과 묘하게 어울렸다.

 그 머리 아래에는 파랗게 빛나는 눈이 있었다. 공허하게 떠 있는 눈은 텅 빈 원탁을 살펴보고 있었다.

 또 다른 자는 그의 옆에 있는 남자였다. 검은색으로 염색시킨 천 옷을 입고 있는 남자. 그도 전자와 똑같이 파란 눈을 가졌지만, 머리는 꼬불꼬불한 머리로 그의 머리와는 다르게 좀 더 단정되어 보였다. 하지만, 그도 착잡한 표정으로 텅 빈 원탁을 둘러보고 있었다.

 부랑자 같은 머리를 하고 있는 남자는 알브라함이라는 나라의 남쪽에 있는 에블린이라는 도시의 영주였고, 검은색의 천 옷을 입은 남자는 그의 오랜 친구이며 옆에서 그를 보좌 하는 자였다.

 양쪽 모두 하위 계급의 평민이 아니였으며, 알브라함에서는 상당히 높은 계층에 속했다.

 그러나 이들은 에블린을 떠나 부랑자 신세로 떠돌고 있었다.

 누군가 쫒아 내거나 반란을 일으킨 것도 아니며, 귀족에서 박탈 당한 것도 아니였다. 그들의 의지로 부랑자가 된 것이었다.

 그들이 부랑자가 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머지 않아 일어날 큰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국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서이다. 알브라함의 왕에게 이미 허락을 받은 임무였고 왕이 시킨 것이 아닌, 그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였다. 알브라함 근처의 나라들은 크고 작은 나라들을 합쳐 약 30개국.

 이 원탁과 방도 그들이 준비한 것이며, 주변국들을 전부 초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한참을 아무말 없이 원탁을 바라본 두 사람 중 에블린의 영주가 입을 열었다. 감정 없는 표정 이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허무하고 복잡한 마음이 가득차 있었다.

 

 "그래, 적어도 한두명은 올 줄 알았지. 하지만 이곳엔 아무도 없군. 한 시간이나 지났는데 말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누군가가 우리 성의에 응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검은 천 옷의 남자도 그를 토닥이며 입을 열었지만, 그도 역시 허무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성과가 없으면. 생각도 하기 싫군."

 "괜찮아. 그래도 에블린은 지켜낼 수 있어."

 "나라가 패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알브라함이 그리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거야. 그걸 위해서 우리가 이러고 있는거고. 게다가 전쟁이 정말로 일어날지 아닐지는 아직 몰라."

 "그래..."

 

 에블린의 영주는 그의 말에 질린다는 표정으로 말을 흐렸다.

 

 "어차피 우리는 역사 속에 잠시 나왔다 사라지는 들러리일 뿐이야."

 

 희망이란 이미 버린 것처럼 보이는 영주는 어두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가 그렇게 말 한 후로 두 사람의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언제 선전포고를 해올지 모르는 나라와, 이제 막 터질 듯한 나라들, 그 안에서 그들이 지켜야 하는 나라와 도시. 그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이라도 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남자는 그 희망이 사라져 지금은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검은 천 옷의 남자의 서러움도 함께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며 영주는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의 입장에서 누군가가 보게 된다면 이 상황이 한탄스럽기만 느껴질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나라를 위해서 이렇게 고향을 떠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 있는 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서로 생각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한탄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을 뿐이였다.

 먼 길을 떠나고 이제 마지막에 도착했지만, 그 마지막이 이렇게 허무한 것이면 당연히 한탄스러울 것이다.

 그들의 인내심에 막바지에 도달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영주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위로 향했다.

 

 "...이제 끝났어. 아무도 오지 않아."

 

 한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원탁을 바라보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 천 옷의 남자도 더 이상 말을 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뒷쪽에서 문을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장발에 웨이브가 진 머리. 갈색의 눈을 가진 다부친 체격의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이쪽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늦고 말았습니다."

 

 검은색 천 옷 남자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근데, 어디서 오셨는지?"

 "칸트라. 칸트라에서 왕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그렇습니까. 혹시, 성함이."

 

 남자가 조심스럽게 묻자 문 앞에 서 있던 그는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아시아로. 아시아로 2세입니다."

 "그렇습니까."

 

 검은색 천 옷의 남자는 살짝 숨을 내쉬었다.

 

 "여기 오신 이유는 연맹에 참가하기 위해서."

 "아니요. 아버지는 저에게 거절의 의사를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군요."

 

 순간 남자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개인적으로는 협정에 참가하고 싶습니다. 그게 나라의 평화를 위해서 더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아버지는 곤다르의 눈치를 보고 계신 것 같으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의사는 잘 알겠습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 주십시오."

 

 아시아로는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꺼내며 밖으로 나갔다. 아시아로가 문 밖으로 나갈때 까지 남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한 마디라도 내뱉으면 감정이 폭발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파기된 연맹을 다시 맺기 위해,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30개국의 나라를 쉴 틈 없이 들렀는데, 결과는 겨우 한 명. 게다가 거절의 의사였다. 모든것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감정을 억누르기는 어려운 것.

 

 "영주로서, 한 나라의 귀족으로서. 나는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걱정하지마. 전쟁이 나면 그들은 다시 모일거야."

 

 남자가 말을 건네자 영주는 결국 감정을 폭파시키고 말았다.

 

 "그 말보다 우왕자왕하며 한꺼번에 전멸당하는게 더 신빙성있지 않나. 에블린도, 알브라함도 전쟁이나면 무사하지 못할꺼야."

 

 남자도 결국 참지 못하는 듯 폭발했다.

 

 "니 머리속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없나? 망할 놈, 이 고생 하면서 나오는 말이 그것 뿐인가?"

 "그래, 멍청하게 서서 자기 위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나?"

 "..."

 

 한순간 남자의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이내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난, 더 이상 못 하겠어."

 

 남자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문 밖으로 나갔다. 그의 표정은 매우 쓸쓸한 표정이였다. 영주는 그런 남자를 잡으려했지만, 그는 이미 문 밖으로 나간 상태였다.

 영주는 낮게 말을 흐렸다.

 

 "마지막에 끝이 어딨나."

 

 정적이 일어나고 그 정적 안에는 홀로 남아 있는 남자와 텅 빈 원탁 뿐 이었다.

 

 "..."

 

 영주는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억눌렀다

 남자, 프레딕이 힘들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더 나아가면 영주인 나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나와 함께 여기까지 와주었다. 그것만으로도 프레딕에게 고마워 했어야 했다. 먼저 감정을 드러내는 건 그에게 상처만 줄 뿐 이었다.

 에블린의 영주, 시리우스는 아까 전 까지 프레딕이 서 있던 자리를 응시하고,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 못하겠다라..."

 

 그런 말은 몇 번이고 들었다. 하지만 프레딕은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오늘이 있기 전에는.

 시리우스의 어깨가 떨렸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이 공간에서 원성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

 

 "젠장!"

 

 시리우스는 주먹을 쥐고 원탁을 내려쳤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시리우스의 몸이 원탁 쪽으로 기울었다.

 그는 지금 땅속 깊이, 홀로 있는 것 같은 심정을 느꼈다.

 자신이 왜 꿈을 잃어야 하는지, 왜 친구를 잃어야 하는지 원망스러워 하듯 생각하며.

 

 "...그래, 내가 너무 무모한거야. 땅과 작은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 잘 활용하지도 못하고, 결국엔 아무것도 하지 못했잖아."

 

 시리우스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리고 원탁에 기댔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문 밖으로 나가기 전 방을 싹 둘러보았다.

 하얀 벽과 바닥에 곳곳에 문 없이 뚫어놓은 창. 창 너머 밖의 풍경이 눈부시게 보였다. 그리고 낡고 검은 30자리의 원탁. 이 원탁이 평화의 시작이자 마지막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날이 그의 기억속에 어렴풋이 떠올랐다.

 첫 평화의 시작은 이 원탁에서 이루어졌다. 알브라함의 동쪽 부분. 다른 나라와의 경계선 근처에 있는 마을에 지어져 있는 1층 높이지만 그 안은 거대한 건물. 첫 조약인 레바늄 조약부터 그 조약의 파기까지.

 그 모든 것을 거쳐간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곤다르가 처음으로 조약을 파기한 후 다른 나라들도 눈치를 보며 파기하기 시작했다.

 평화 조약이 파기된다는 건 전쟁이 일어나도 별 문제가 없어진다는 것. 그렇기에 30개국을 돌아다니며 연맹을 다시 세우려 한 것이였다. 파기된지 세 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연맹을 세으려고 하는 이유는 벌써부터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대 왕국인 유르프가 작은 국인 랄랑드를 공격했기 때문. 연맹이 파기된 지금 거대한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해 식민지로 삼는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무도 랄랑드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알브라함 마저도. 그는 그래서 30개국을 돌아다니며 무모한 짓을 한 것이였다.

 하지만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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