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너랑 나랑은~ 지금 만났-'
'뚝'
누가 그랬더라?
제일 좋아하는 가수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알람으로 하면
아침이 감미롭게 느껴질 거라고.
"헛소리야."
낮게 읖조리는 그의 목소리엔 어딘가 수심이 가득했다.
좋아라 하는 여가수의 목소리로 아침을 감미롭게 느껴지게 하기엔
공시생씨의 현실은 너무나도 차가웠고, 비참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
특별한 기술도, 어느 공모전 경력도, 자격증도
무엇보다 하고 싶은것도, 되고 싶은것도 없던
그의 눈에 들어온건
'단기간 합격보장! 당신의 50년을 설계하라!'
라는 공무원 학원 광고였다.
그로부터 공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한 시간 4년
불합격에 불합격을 거듭한 그는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장수생' 이 되었다.
새벽달이 아침해를 맞이하는 시간 오전 6시 30분
창문을 열고 초점없는 눈이 푸른 하늘을 응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의 하루는 시작된다.
-아침
'그 누구도 실패하기 위해 살아가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모습은 마치
실패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수업을 들으러 학원 강의실에 앉아있어야 할 7시 30분.
그는 지금 피시방에 앉아있다.
화장실에 휴지가 걸려있듯 너무나 자연스레 앉아있는 그는
무감각한 표정으로 연신 키보드를 두드릴 뿐이었다.
언제부터 그는 강의실 대신 피시방에 있게 된 걸까?
사실 공시생씨가 이런 아침을 보내게 된 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던 것일까.
/// 08.20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