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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성검여왕 (聖劍女王)
작가 : KALS
작품등록일 : 2016.8.18

한 자루의 검에 의지하여 오직 검술 실력만으로 왕위에 오른 어느 여기사의 일대기. 전쟁의 여신이라 불렸던 그녀의 전설적인 무용담과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장대하게 펼쳐진다!

 
제1부 전쟁의 여신 - 1. 쫓기는 왕자 (1)
작성일 : 16-08-18 17:21     조회 : 540     추천 : 1     분량 : 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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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쫓기는 왕자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이것이 제발 꿈이기를 바라는 순간이 한두 번은 있기 마련일 것이다. 스왈즈 왕국의 제1왕위계승자이자 유일한 왕자인 그란디스는 바로 지금이 그러한 심정이었다.

 

  “놓치지 마라! 절대로 왕자를 놓쳐서는 안 된다!”

 

  “거기 서라! 겁쟁이처럼 도망만 치다니, 네가 그러고도 용사의 후예더냐!”

 

  등 뒤에서는 요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다곤 제국 기마병들의 험악한 외침이 쉴 새 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란디스는 몸을 숨길만한 곳을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허허벌판 위에 보이는 거라고는 여기저기 흩어진 채로 제국군에게 몰살당하고 있는 자신의 병사들 모습뿐이었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말을 달렸지만 아침부터 전장을 누벼온 그의 애마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었고 그란디스 자신도 익숙하지 않은 갑옷의 무게에 몸과 마음이 점차 짓눌려가는 것이었다.

 

  ‘여기가 끝이란 말인가……. 아아! 이것이 제발 꿈이라면!’

 

  추격자들을 살피기 위해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무섭게 거리를 좁혀오는 십여 기의 기병들 뒤로 검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는 왕성(王城) 할콘 성의 처참한 모습이 멀리 눈에 들어왔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는 무사하실까?’

 

  부모님을 생각하자 고삐를 쥔 손에 다시금 힘이 들어갔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부모님을 구하고 자신의 왕국을 적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좀 담대해져서 겨우 상황을 헤아려볼 여유가 생겼다.

 

  스물세 살이 되어 생애 처음으로 참전한 전투. 비록 지금은 처참한 패배가 확정되었지만 처음부터 이런 힘든 상황을 예상한 건 아니었다. 스왈즈 왕국은 신성 동맹국들 중에서 유일하게 제국과 국경을 마주한 나라였기 때문에 항상 전쟁을 철저하게 준비해왔고, 이번 침공도 원래는 국경지역 수비를 맡고 있는 카이난 대공의 제2군단만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규모였었다. 그럼에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수도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제1군단을 지원군으로 보낼 준비 중이었고, 각 지방 영주들에게도 병력을 소집하도록 왕명까지 내렸으니 빈말로도 준비가 부족했다고는 할 수 없을 터였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애초에 지리적으로 왕성의 위치가 제국과의 국경 코앞에 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이것은 과거 제국과의 전쟁에서 이름을 떨친 용사이자 스왈즈 왕국의 초대왕인 막시온 대왕의 의지였다. 제국의 침략을 막아낼 사명을 가지고 왕위에 올랐던 막시온 대왕은 자신의 후대에도 군주가 안전한 곳에 들어앉아 나라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소홀해지지 않도록 지금의 위치에 요새와 같은 왕성인 할콘 성을 축성하였던 것이다. 실로 언제나 전장의 최전선을 지켰던 용사다운 발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오늘날에 와서 이렇게 적의 계략 한 번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결과를 낳으리라고는 그조차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어쨌든 스왈즈 왕국의 현 국왕인 아른델 왕은 개전 직후 지원군을 보내기 위해 왕도(王都) 앞에 위치한 세이른 평야에 왕국군 최정예인 제1군단을 집결시켰다. 이 1군단의 사령관이 바로 그란디스 왕자의 검술 스승이자 파티아라스 대륙 최강검이라 불리는 검성(劍聖) 에드먼드 폰 윌라드 백작이었기에 그란디스는 부왕과 스승을 졸라 간신히 생애 첫 출정을 허락받았던 것이다.

 

  하나뿐인 왕자의 참전을 허락할 정도로 초반의 전황은 나쁘지 않았다. 매년 반복됐던 것처럼 그저 국경지역의 소규모 국지전으로 끝날 것 같다는 보고가 이어졌고, 세이른에 진을 친 채 보급품을 준비 중이던 일만 오천의 지원군에게는 전투의 기회조차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오늘 새벽, 성루에서 보초를 서던 병사의 눈에 동쪽 지평선 멀리 뿌연 먼지구름이 크게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국경 쪽으로부터 대규모 군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였다. 카이난 대공으로부터 별 문제 없이 국경을 방비중이라는 보고가 있은 지 채 이틀도 되지 않았던 터라 스왈즈 왕국군에게는 그야말로 뜻밖의 기습이 아닐 수 없었다.

 

  곧 요란한 종소리가 왕성으로부터 울려 퍼지고 아직 잠에서 덜 깬 병사들은 아침식사도 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 전투준비에 들어가느라 세이른 진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1군단 지휘부에 있던 그란디스 역시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 와중에도 윌라드 장군은 백전의 노장답게 기사들을 지휘하여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고 적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먼저 맞이한 것은 피투성이가 된 채 정신없이 쫓겨 도망쳐온 2군단의 패잔병 오천여 명이었다.

 

  그들을 이끌고 온 기사는 카이난 대공의 오른팔인 노엘 폰 마르투스 남작으로,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 밤 제국군의 야습이 있었고 성안에 그들과 호응하는 무리가 있어 순식간에 성문이 열리고 어떻게 대항해볼 틈도 없이 국경지역 최대 요새인 글로윈 성이 함락됐다는 것이다. 그 난전 중에 카이난 대공은 전사하고 자신은 간신히 패잔병을 수습해 도망쳐왔지만 적의 대군이 추격해오는 중이라고 했다.

 

  윌라드 장군은 일단 마르투스 남작과 부상병들을 할콘 성으로 보내 피신시킨 후 병사를 나누어 그란디스 왕자에게는 오천의 군사로 보급품이 쌓여있는 세이른 진영을 지키게 하고 자신은 일만의 군사를 이끌고 추적해오는 적군을 맞으러 달려 나갔다.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실전(實戰)에 처하게 된 그란디스는 정신없이 병사들을 지휘하여 목책(木柵)을 세우고 거마창(拒馬槍)을 배치하면서 스승으로부터 승전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리던 승전보는 오지 않고 정오쯤 되자 갑자기 왕성에서 연기가 치솟으며 요란한 함성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얼이 빠져있던 그란디스는 그제야 성안으로 들어간 패잔병들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갑옷과 무기가 이상할 정도로 온전했다는 걸 떠올렸다.

 

  설마 마르투스 장군이 적과 내통한 배신자였다니! 속았다는 것을 깨닫자 곧바로 성안에 있는 부왕과 어머니의 안위가 염려되기 시작했다. 수도의 경비를 맡은 1군단이 전부 출전한 지금 성안에 남아있는 것은 경무장한 이천 명의 근위대뿐이었다. 그들만으로 중무장한 오천 병력의 기습을 당해낼 리가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란디스는 앞뒤 잴 것도 없이 진영을 버리고 오천의 병사들을 휘몰아 할콘 성으로 달려갔다. 외성(外城)은 이미 적들의 수중에 떨어졌는지 성문이 굳게 닫혀있었고, 문을 열라고 소리치는 그란디스에게 화살만 비 오듯 쏟아졌다. 내성(內城)은 아직까지 근위대가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터였지만 외성에서 길이 막힌 그란디스로서는 그들을 도울 방법이 없었다. 애초에 1군단은 수성(守城)을 지원하기 위한 병력이었기 때문에 공성전(攻城戰)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성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이에 적들의 화살과 투석 공격은 점점 더 거세지고, 이미 적지 않은 병력을 잃은 그란디스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병사를 물려야만 했다. 부모님의 안위가 염려되었지만 이제는 어떻게든 세이른 진영을 지키면서 근위대가 부모님을 모시고 탈출해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진영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제국군의 별동대가 그곳을 차지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별동대의 정체는 국경 수비를 맡고 있었던 스왈즈 왕국군 제2군단의 일만 오천 병력이었다. 게다가 그들을 이끄는 장수는 다름 아닌 지난밤에 전사했다던 아른델 왕의 배다른 형제, 카이난 대공이 아닌가!

 

  그란디스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자신이 감정에 휩쓸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바람에 모든 물자와 군량이 쌓여있는 아군 진영을 고스란히 적의 손에 넘겨주고 만 것이다. 분명 윌라드 장군과 싸우고 있는 제국군의 군세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고 그런 적을 상대로 단기전이 될 리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돌아갈 성이 함락되고, 병사들이 먹고 쉴 수 있는 막사와 군량, 물자마저 모조리 빼앗겼으니 설사 윌라드 장군이 첫 전투에서 이기고 돌아온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란디스는 낙심할 틈도 없었다. 그의 얼굴을 알아본 카이난 대공이 호령하자 제국군으로 돌아선 2군단의 일만 병력이 성난 파도처럼 덮쳐왔던 것이다.

 

  카이난 대공의 2군단은 오랫동안 국경 수비를 담당하며 제국과 크고 작은 전투를 치러온 노련한 정예군이었다. 고작 오천 명도 안 되는 병력으로 이들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전혀 승산이 없었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상황에서 후퇴를 명한다면 병사들은 그대로 흩어져버릴 것이 뻔했기에 그란디스는 이를 악물고 적군과 맞섰다.

 

  창과 방패가 부딪치고 말과 말이 충돌하는 격렬한 혼전 속에서 순식간에 수백 명의 생명이 스러져갔다. 비록 수적인 열세라 해도 조금 전 외성(外城)에서의 공성전에 비하면 훨씬 대등한 싸움이었기에 그란디스는 무력했던 자신에 대한 울분을 토하듯 선두로 나아가며 정신없이 칼을 휘둘렀다.

 

  지금쯤 분명 스승님도 왕성에서 치솟는 연기를 보고 뭔가 이상이 있음을 알아챘으리라. 그란디스는 그의 부대가 돌아올 때까지만 버티면 어떻게든 진영을 되찾고 왕성을 구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결사적으로 싸웠다. 그러나 그의 분전(奮戰)에도 불구하고 전황은 너무나 쉽게 기울고 말았다. 진영을 지키고 있던 카이난 대공의 오천 군사들이 그란디스의 부대를 향해 일제히 활을 쏘기 시작한 것이다. 전선 뒤쪽으로 화살비가 쏟아지자 후방이 어지러워지며 금세 병사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선은 이미 다 무너지고 그란디스 주변에는 고작 십여 기의 기사들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란디스는 말머리를 돌려 윌라드 장군이 출진한 방향으로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스승과 합류해 그의 풍부한 경험과 지략에 의지할 셈이었지만 추격군이 끈질기게 따라붙어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았다.

 

  추격군과의 거리가 점점 더 좁혀지자 그나마 호위하던 기사들도 하나둘씩 왕자를 버린 채 달아나버리고, 이제 그의 곁에는 풋내기 견습기사 한 명만이 남아 묵묵히 따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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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루선인 16-08-18 22:44
 
안녕하세요, 『팔라딘 에일라흐』를 쓰고 있는 새내기 글쟁이 모루선인입니다.
전에 문피아에서 연재되었을 때 선작하고 보고 있었는데, 중간에 연재가 지속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었죠. 다행히 여기에서 다시 연재를 시작하신 것 같아서 기쁜 마음입니다. 혹시 다른 연재처가 있으시면 가르쳐주셨으면 합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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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S 16-08-19 14:00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워낙 문장력이 부족해 글 쓰는 속도도 느린데다 시간적 여유도 없었던 탓에 다른 연재처에서는 연재를 쉬고 있었답니다.
우연히 이곳 공모전 소식을 듣고 다시 도전해볼 결심을 하게 되었네요.
다른 작가분들과의 교류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먼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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