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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더 블랙 (The Black)
작가 : 김신
작품등록일 : 2017.11.18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문명화 되지 않았다.
우리의 삶을 기록할 아무 것도 남길 수 없다.
죽음조차 우리에게는 하나의 별이 될 뿐

 
00. 프롤로그
작성일 : 17-11-18 13:36     조회 : 351     추천 : 0     분량 : 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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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프롤로그

 

 

 

  2017년 12월 12일 오후 3시 44분

 서울 서초구 xx동, 국정원 중앙 홀.

 

 

  높은 천장의 건물 안, 짧은 머리의 백문후가 서 있다.

 공간은 넓지만 옅은 미등 하나만이 은은히 켜있다. 미등은 반질반질한 검은 묘비와 백문후 둘만 간신히 보일 정도.

  다만, 검은 묘비에는 죽은 자의 이름은 없었다. 단지 하얀 별들이 박혀 있을 뿐...

 이름조차 남길 수 없어, 하나의 별이 된 자들의 묘지.

 백문후가 서 있는 곳, 살던 세계는 그런 곳이었다.

 

  백문후는 손으로 묘비의 55개의 별을 하나씩 쓸어 보았다. 대부분 그가 들어오기 전에 박힌 별들. 그러나 최근의 몇 개는 그도 아는 사람들이었다. 한때 같이 훈련받기도 하고 작전에도 나갔고, 같이 울고 웃었던 녀석들. 마지막의 마지막에 녀석들이 보고 싶었다.

 

  백문후의 뒤, 긴 복도의 끝에서부터 누군가의 말소리가 가까워졌다.

 

  “백문후, 고작 도망간 것이 여기였나.”

 

  그의 뒤로 양복을 빼입은 남자 한 명이 나타났다. 잔털 하나 없이 정갈하게 면도하고 머리에서도 삐져나온 머리카락 하나 없이 포마드로 꽉 조인 남자였다. 그런 얼굴과 다르게 바짓단과 소맷단이 흙과 초연에 묻어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검은 권총을 쥐고 있었다.

 

 “아니. 난 처음부터 도망치지 않았어.”

 “끝까지 잘난 척은….”

 

 백문후를 완전히 몰아붙인 이사민은 그런 그의 말에 이죽거렸다. 마지막 여유라도 봐주듯 어깨를 으쓱했다.

 

  “이사민 네 놈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여기밖에 자리가 없겠더라. 교활한 여우를 만나기 위해서는 여우굴에서 기다려라. 훈육 시간에 졸지만 않았으면 아는 말이지?”

 

  백문후는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언제나 그런 백문후의 태도에 이사민은 기분 나빴다. 아니 어느 순간부터는 열등감마저 들었고 성질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기에 오른쪽 입꼬리를 들어 비웃었다.

 지금은 이사민이 원하던 상황 그대로. 어차피 죽을 놈인데 마지막 도발은 기다려 줄 수 있었다. 왜냐면...

 

  -딱!

 

  이사민은 왼손을 튕겨 소리를 냈다.

  순간 전등이 모조리 켜지며 어둠이 물러난다. 어둠 아래에는 양손으로 권총을 쥔 요원들이 백문후만 노리고 있었다. 수십 명의 국정원 요원들이 2층과 1층에서 백문후를 총구로 에워쌌다.

  그 뒤로는 방송국의 생중계 카메라까지 대기! 좀 더 뒤로는 마스크로 철저히 가린 특전대대 인물들까지 소총으로 겨누고 있다. 이사민은 쥐고 있던 총으로 백문후의 뒤통수를 겨누며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여우굴은 여우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보장이 있어서겠지. 라는 말도 있었을 텐데 말이야? 미치광이 폭탄마 백문후.

  국정원 요원이 국회랑 청와대를 폭탄으로 날려버려? 지금 전국이 아니, 전 세계가 너를 잡기 위해 난리야. 그런데 국정원의 중앙홀에 뻔뻔하게 서 있다니.“

 

  백문후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제 막 새로 꺼낸 검은 양복을 쫙 빼입고 있었다. 다만 신발만은 활동하기 좋은 운동화. 백문후는 고개를 돌리며 주위를 쓸어 보았다.

  자신과 작전을 함께 했던 동료 요원들의 총구, 카메라의 포구, 장전된 채 명령만을 기다리는 소총, 이사민의 번들거리는 눈. 백문후는 여유롭게 어깨를 풀었다.

 

  “48기랑 내가 훈육했던 특능 4과 애들도 다 모아 두었구나. 어지간히 내가 무서웠나 보네?”

 

  이사민은 걸어 나와 총구를 백문후의 이마 정 중앙에 가져대었다. 그리고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백문후의 눈앞에 흔든다. 백문후에게 부여된 죄명들과 즉결사형의 명령이 담긴 명령서. 대한민국 사상 개인을 죽이기 위해 나온 최초, 최고속의 공식명령서였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국정원 최강의 전투머신하고 일대일로 붙기는 나도 목숨이 아까워서 말이야. 코드네임 더 블랙(The Black) 6급 블랙요원 백문후.

  마지막으로 죽기 전에 할 말이 있으면 해봐.”

 

 백문후의 뺨을 총으로 툭툭 치던 이사민은 명령서를 돌려 읽어내렸다.

 

  “다수요인암살, 중국 외교관 살해, 국회와 청와대 폭파, 해외 다수에서 살인, 절도, 방화 등등, 거기다가 전투력은 최상. 돌멘각성자들도 쉽게 상대할 수 없을 정도. 21세기 최악의 범죄자님, 어서 말해 보라고.“

 

  백문후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었다. 이사민은 본인을 공격하는 줄 알고 기겁하며 다시 물러났다. 백문후는 들었던 오른손으로 이마를 긁었다. 백문후의 손짓에 놀라 태세를 취하던 사람들도 기운이 빠졌다.

 

  “화려하게도 해놨네. 0과가 이렇게 잘난 건가, 화양(花樣) 애들이 이렇게까지 침투한 건가. 알 수는 없지만. 갈 때까지 한 번 가볼까. 그 잘난 여우의 안방을 찾아온 호랑이를 보여주지.”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한다. 웅장하고 엄숙한 국정원 홀의 공기가 무거워진다. 백문후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움직일 수 없게 하는 기세가 점점 피어올랐다.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가 오른손을 몸 뒤로 향했다. 동시에 왼발을 앞으로 오른발을 뒤로하며 자연스럽게 몸을 틀기 시작했다.

 

  저 자세, 모두에게 익숙했다. 가장 유명한 백문후의 기술을 말하라면 저것! 무명발검(無名拔劍), 돌멘능력자들도 저 보이지 않는 기세에 툭툭 쓰러졌었다!

 백문후를 가장 잘 아는 이사민은 발작적으로 외쳤다.

 

 “쏴! 반항하기 전에 쏴버려!”

 

  탕-탕탕-타앙앙탕--!

 

  수십 자루의 권총과 소총들이 동시에 발포되기 시작했다. 수십 수백 발의 탄환의 비. 생명체를 찢는 광폭한 강철의 비. 일부는 능력자들의 초능력도 들어 일반적인 총알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러나 어느 영화의 한 장면처럼 총알들은 더는 다가가지 못했다. 매캐한 초연의 중심, 백문후의 주위에 떠서 멈춰 있었다.

 

  백문후의 오른손에서 검고 흰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빛이 뭉쳐져 모양을 만들어 갔다.

 

  세상이 전율한다.

  대기가 찢어 발겨진다.

  땅이 위진하며, 하늘의 빛이 뭉개져 간다!

 

  “천마검초래(天魔劍招來)”

 

  백문후의 입이 열린 순간 그의 오른손에 완벽한 검 하나가 생겨났다. 존재 자체로 세상을 떨리게 만드는 검. 인세 누천년의 역사를 뛰어넘는 인과율 밖의 검.

 

 검을 쥐고 있는 백문후는 자신의 옆에 떠 있는 총알들을 쓱 보았다. 그리고 이사민을 한 번 흘깃 본 후, 생중계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자, 이제 반항할 거야. 네가 어쩔 건데. 그리고 지금 이걸 보며 내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던 놈들. 목 씻고 기다려. 끝까지 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지.”

 

 
작가의 말
 

 본 소설의 내용은 실제 사실과 다르며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들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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