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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생에 나라를 팔았나
작가 : 황제아
작품등록일 : 2017.11.18

 
01. 취집? 비혼?
작성일 : 17-11-18 01:56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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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생에 나라를 팔았나

 

 01.

 

 어느 목요일 저녁 일곱시 시끌시끌한 펍.

 아직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쯤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이 즐비한 도심의 펍에는 사람들이 시끌 벅쩍했다.

 서로의 업무 스트레스를 성토하기라도 하듯 이야기 하기 바빴다.

 

 “후우. 내가 진짜 회사를 때려쳐야지.”

 

 그 들 사이에 있는 세 여자.

 맥주를 시원스럽게 쭉 들이킨 여자는 맥주를 내려 놓음과 동시에 단전에서부터 깊이 끌어 올린 화를 내 뿜었다.

 그녀의 화에 친구들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하루 이틀이 아닌 듯 해 보였다.

 

 “때려치면 답이 나와?”

 

 그녀가 회사를 그만 두지 못할 걸 잘 알기에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쟤 또 비혼 얘기 한다.”

 

 “아냐, 쟤가 비혼은 무슨. 취집얘기 할걸?”

 

 한 두 번이 아닌 그녀의 상황에 친구들은 뒷 이야기를 예상했다.

 

 “야! 너네 나 씹을 거면 내 앞에서 씹지 말고 뒤에서 씹어!”

 

 다시 맥주를 들이키던 주원이 맥주잔을 탁 하고 소리 나게 내려 놓았다.

 맥주잔을 내려 놓는 소리에 움찔 한 두 친구는 잠시 움찔 하는 듯 하더니 금세 주원을 두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주원, 쟤 맨날 앞에서 씹지 말래 놓고는 뒤에서 씹으면 더 성질 내더라?”

 

 “맞아. 그냥 앞에서 씹는 게 낫지.”

 

 “야!!!!”

 

 자신을 앞에 두고 아무렇지 않게 유령 취급하는 15년 지기 절친들을 앞에 두고 주원을 소리를 빼액 질렀다.

 “나 비혼이야. 저번에도 말했잖아! 그... 그러니까 저번 소개팅 잘 안되고 시집 안갈거라고.”

 

 당당히 비혼을 외친 그녀였지만 뒤로 친구들이 이어질 이야기를 예상이라도 한 듯 목소리가 작아졌다.

 

 “맞다. 너 저번에 소개팅. 소개팅 잘되면 시집 간다고 잔뜩 설레서 나갔다가 너 너~무 바쁘고 야근만 많아서 남자가 그만 만나자고 했더니, 무슨 남자가 그렇게 인내심이 없냐면서 그냥 시집 안간다고 했었지?”

 

 역시 주원의 예상만큼이나 그녀의 친구들은 기억력 하나는 최고였다.

 

 ‘후. 진짜 내가 저것들 리셋 버튼이 있으면 누르고 싶다, 누르고 싶어.’

 

 15년 절친인 그녀들은 주원의 모든 스토리를 다 꿰고 있었다.

 

 “나 진짜 회사 그만 둘 거야. 이번엔 진짜야. 개저씨들 아주 그냥. 후.”

 

 주원은 맥주잔을 다시 들어 쉬지 않고 500ml를 쭈욱 들이켰다.

 맥주를 다 들이키고도 화가 풀리지 않는 지 주원은 씩씩 거리고 있었다.

 왠만해서는 맥주를 마시고 수다로 열기를 가라앉히는 그녀였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더욱 달아 올라있었다.

 

 “쟤 뭔가 사고 칠 것 같은데?”

 

 “저러다 부장한테 사직서 던져 버리는 거 아니야?”

 

 평상시 보다 정도가 심한 주원의 모습을 보고 절친인 화영이와 지선은 걱정했다,

 

 **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사장실을 떠나지 않는 사장의 눈치를 보며 결제 서류를 들고 들어 온 남자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번 광고는 티엘 광고 쪽과 협의 중에 있습니다.”

 “티엘?”

 

 태오는 김실장의 보고에 좀처럼 눈을 떼고 있지 않은 서류에서 고개를 들어 물었다.

 사장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그의 매서운 눈길에 잠시 움찔 했지만 준비 해온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네. 지난 번 톡프렌드 측도 티엘 광고로 매출이...”

 

 “김실장.”

 

 ‘내 직함 넣어서 부르지마, 부르지마.’

 

 김실장은 자신의 직함을 부르는 태오의 뒷 이야기를 예상이라도 하듯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대답했다.

 

 “네. 사장님.”

 

 “꼭 경쟁사 쪽이 컨텍한 회사여야 했습니까?”

 

 “...”

 

 다시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보고 있던 서류 쪽으로 시선을 옮긴 김태오 사장을 내려다보는 김실장은 수 없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비록 경쟁사와 일하고 있는 광고사이기는 했지만, 요즘 트렌드에 맞춰 적절하게 뽑아내는 광고로 고객유치까지 이끌어 내는 광고사는 티엘이 적합했다.

 태오의 날카로운 지적을 예상한 만큼 그의 의견에 반박할 자료들을 준비했지만, 이미 태오는 김실장의 이야기를 들은 체도 않을 게 눈에 보였다.

 

 ‘내가 진짜 사장만 아니어도.’

 

 사장만 아니었어도 확 들이 받을 거야. 라는 말을 수 없이 되뇌이며 화를 삭히는 김실장의 주먹을 슬쩍 본 태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김실장에게 말을했다.

 

 “내가 주먹 쥐었다 폈다 하는 거 다 보입니다.”

 

 “아닙니다.”

 

 “진짜 아니야?”

 

 매섭게 노려보는 태오의 표정에 김실장은 실장과 사장과의 관계가 아니라 15년 친구의 자세 돌변했다.

 도저히 못참겠는 지, 예의 바르게 서 있던 김실장은 일단 한쪽 다리에 힘을 풀고 태오의 책상에 팔을 기대었다.

 무릎은 꿇지 않았지만, 그 정도로 힘들다는 제스쳐였다.

 

 “야. 진짜 아무리 경쟁사라 해도, 그쪽이 광고를 잘 뽑았잖아. 그래서 업계 1위만 고수 하고 있다가 그 자리 뺏긴지 6개월이고.”

 

 꽤 오랫동안 2~30대 사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외국어 어플로 꼽히던 플라잉톡이 톡프렌즈에게 자리를 뺏긴지 6개월이었다.

 처음엔 입소문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플라잉톡에게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로 자리를 뺏긴 사실이 별 대수롭지 않게 다가왔지만, 광고 효과로 한번 뺏긴 자리는 쉽게 찾아 올 수 없었다.

 

 좀처럼 광고 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있던 태오도 안되겠는 지, 광고 이야기를 꺼낸 후 마케팅팀에서는 쾌재를 부르며 유명 아이돌 명단부터 시작해서 유명 광고 업체들까지 자료 조사를 시작했다.

 

 “자리 뺏겼다고 꼭 그 쪽이랑 해야돼? 작아도 내실이 탄탄한...”

 

 누군가에게 지기 싫어하고, 따라하는 건 극도로 혐오하는 태오임을 잘 아는 김실장은 마케팅팀에서 뽑아 온 업체들을 선정하며 태오의 반대를 예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네가 찾아 그럼.”

 

 오랜 고민과 회의 끝에 끝끝내 결정한 의견을 콕 집고 놔줄 생각을 하지 않을 태오의 표정을 읽은 김실장은 자신이 내 놓았던 결제 서류를 뺏어들고 사장실 밖으로 나갔다.

 

 “내가 진짜 누가 사장인지 헷갈릴 지경이네.”

 

 자신에게 성질을 버럭 내고 나가 버린 김비서의 뒷모습에 태오는 피식 하고 웃었다.

 그래도 자신의 성격을 다 받아 줄 사람은 15년 지기 김지훈 밖에 없음을 누구보다도 태오는 잘 알고 있었다.

 

 **

 

 “흐흐흐흑”

 

 서울 국립현충원.

 65년 만에 보는 얼굴을 매만지며 노쇠한 노인이 흐느끼고 있었다.

 그 뒤에서 지켜 보는 두 중년의 표정이 밝지 만은 않았다.

 

 “아버지..”

 

 “흐흐흐흑. 모진사람.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더니. 이렇게 먼저.”

 

 납골당 건너에 있는 손이 닿지 않는 사진을 쓰다듬던 노인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 지, 주저 앉았다.

 65년 전, 전우였던 두 노인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에 의해 생명을 부지 해 왔음은 지금 함께 온 자신이 낳은 아들도 모를 일이었다.

 

 “멀리 산 것도 아닌 데, 어떻게 연락이 이렇게 닿지를 않았어. 살아서 보았으면 얼마나 좋아. 이제는 만나려면 내가 죽어야 되잖아. 안그래?”

 

 대답이 없는 사진을 향해 노인은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지켜 보고 있던 사진 속 노인의 아들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1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 눈물을 훔치는 노인을 얼마나 반기셨을지,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제 일어 나시죠.”

 

  흐느끼는 노인을 양쪽에서 두 중년이 부축을 해서 일으켰다.

 

 “내가 이 사람하고 한 약속이 있는 데, 죽기 전에 그 약속은 꼭 지켜야겠어.”

 

 “아버님, 그 얘기는.”

 

 노인의 아들은 아버지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알고 있는 지, 아버지의 팔을 살짝 당겨내었다.

 노인은 전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던히도 전우를 찾아왔다.

 조금만 시간이 빨랐으면 좋으련만, 이미 전우는 하늘로 간 후였고, 지키지 못한 약속을 자신이라도 이뤄 내야 죽어서 전우를 봤을 때 면목이 설 것 같다고 자손들에게 말해 왔던 터였다.

 

 “왜. 죽을 날 받아 놓은 노인이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해?”

 

 아들이 자신의 말을 자르는 행동에 노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말씀 하시죠.”

 

 반대편에서 노인의 팔을 잡고 있던 중년이 노인의 말을 기다렸다.

 이미 아버지를 10년 전에 여읜 중년은 아버님 같은 노인의 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자 하였다.

 

 “65년전에 내가 저 사람이랑 백마고개를 넘으면서 살아 돌아가면 내 자식, 저친구 자식을 꼭 나눠 갖자고 약속을 했는 데, 이미 우리 자식들이 흰 머리가 성성하게 늙어버렸으니 어쩌면 좋아. 어쩔 수 있나. 손주 놈들을 이어 주는 수 밖에.”

 

 “아버지. 요즘 세상에 무슨.”

 

 노인의 아들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인은 아들 쪽은 바라 보지도 않았다.

 

 “자네, 딸 아이가 있다면서?”

 

 이미 오랜 친구의 자손들에 대한 소식을 접한 노인이 답을 정해 놓고 물었다.

 “네. 장성한 딸이 있습니다.”

 

 “나이가.... 서른?”

 

 나이까지 이미 파악한 듯한 노인이 조금 전까지 흘리던 눈물을 닦고 말을 이어갔다.

 

 “네.”

 

 “시간 한번 잡지. 내 손주 놈이 어디 내놔도 욕먹을 놈은 아니야.”

 

 “아무렴요.”

 

 눈물을 훔치던 노인은 금세 자신의 손주를 칭찬하기 바빴다.

 

 “키는 186이고 운동을 좋아해서 체격도 좋아. 듬직해.”

 

 “하하, 저희 주원이에게 어울릴 짝일지 모르겠네요. 부족한게 많은 애라.”

 

 “부족한게 무슨 문제인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서로 채워주고 하는 거지.”

 

 아직 당사자들에게는 의견을 묻지도 않은 체 노인은 당장이라도 날을 잡을 기세였다.

 

 
작가의 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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