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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경성크툴루
작가 : 최믹하
작품등록일 : 2017.11.17

경성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일들, 괴력난신 소녀와 유학파 탐정사무소 소장님이 진실을 파헤쳐갑니다.

 
물고기의 눈(1)
작성일 : 17-11-17 22:33     조회 : 2,416     추천 : 2     분량 : 1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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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은 마포변의 한 창고였다.

 

 강변의 밤공기는 눅눅하고 비린내가 나고 있었다.

 창고 문 앞에는 자그마한 화톳불이 하나 피워져 있을 뿐이지, 그 외에는 조명 하나가 변변히 없었다.

 눈이 유달리 작고 찢어저 쥐새끼 같은 인상을 주는 사내는 어지간하게 생색을 내며 우리에게 창고 문을 열어주었다.

 

 “후닥 보기만 하고 나오쇼.”

 “예에.”

 

 소장님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화톳불이 일렁이며 사내 호주머니에서 삐져나온 지폐 끄트머리를 비췄다. 소장님이 방금 낸 돈이었다. 동전도 아니고 지폐였다. 아니, 뭐하자고 그 돈을 이런 것에 쓴담.

 

 사내가 열어보인 창고 안쪽에는 어떠한 조명도 없었다.

 열린 창고문은 마치 끝없는 어둠이 아가리를 쩍 벌리고 서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소장님을 곁눈질 해보았지만, 소장님은 무서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성큼 시커먼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나도 얼결에 소장님의 뒤를 따랐다.

  창고 안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강변의 밤바람과는 비교도 안 되는 비릿한 냄새가 훅하니 덮쳐들었다.

 나는 순간 코를 싸쥘 뻔 했다.

 

 창고 바닥에는 축축하게 물에 젖어있는, 흡사 익사체처럼 보이는 것이 쓰러져 있었다.

  물통이며 빠께스가 벽 언저리에 놓여있는 모양을 보면, 이따금씩 쥐새끼 같은 사내가 물을 끼얹어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소장님은 미동도 없이 차가운 눈으로 우리 눈 앞에 쓰러져 있는 비릿한 냄새의 진원지를 확인한 뒤 나에게나 들릴 것 같은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역시, 딥-원이다.

 “아, 역시나.”

 

 나는 일단 예의상의 맞장구를 마치고 바로 덧붙였다.

 

 “그럼 이제 조선말로도 설명해 주셔유.”

 

 …영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일본말은 아닌 것 같으니, 아마 그럼 영어인 것 같다. 이야기를 하려면 상대가 알아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아닌가. 엘리트 교육을 받은 사람답게, 소장님은 가끔 상대방의 교양 수준을 잊는 경향이 좀 있다.

 소장님은 내 불퉁한 표정을 보고는 이게 자기가 생각한 만큼 비장한 순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이다.

 

 “음, 영어로 부르는 말인데, 심해인이라는 뜻이야. 바다 깊은 곳에 사는 인간형 생물.”

 

 친절한 설명을 듣고 있으려니 뭔가 학교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별 대단하게 의문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유심히 우리 앞에 쓰러져 있는- 거의 나보다도 커다랗고, 미끌미끌하고, 비늘이 달린 것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니께, 일케 생긴 녀석을 서양에서는 딥-원이라고 부른다구유?”

 “응.”

 “이름도 있는 걸 보면 서양에선 자주 나오는 모양이구먼…”

 

 소장님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다복이 너한테 자꾸 서양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심어주는 것 같아 걱정이 크구나. 아냐. 심지어 이 친구를 처음 본 건 일본이었어.”

 

 아니라니 다행이다. 자주 나오기에는 좀 흉악하게 생긴 녀석이었다.

 

 “다행이구먼유.”

 

 소장님은 코웃음을 치고는 다시 녀석에게 시선을 돌렸다.

 좀 걸릴 것 같아 나는 한 걸음쯤 뒤에 쭈그려 앉았다.

 

 딥-원이란 녀석은 전반적으로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어둑한 시골길에서 희미한 달빛에 의존해 걷다가는 마주 오는 저 녀석이 얼핏 평범한 사람이려니 하고 지나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는 아무리 희미한 달빛이라 해도, 다음 순간 쯤에는 ‘어?’ 하고 뒤를 돌아볼 것 같은, 분명한 물고기의 흔적도 있었다.

 

 온 얼굴을 주름처럼 뒤덮은 비늘과 미끌거리는 점액, 귀가 있어야 할 곳에 대신 위치한 길게 찢어진 아가미, 전반적으로는 사람보다는 아구의 얼굴과 비슷하다.

 크고 툭 튀어나온데다 눈꺼풀이 없는 눈, 작은 구멍에 가까운 두 콧구멍, 그리고 널찍하게 찢어진 넓은 입에는, 가끔 굴비두름에서 보던 것 같은 작고 날카로운 이빨이 몇 줄로 나 있었다.

 그리고 눈, 그놈의 눈. 어물전에 올려진 꽁치, 고등어, 삼치, 뭐 그런 생선들이 생각난다. 그것들과 다를 바 없이 둔탁하고 잿빛으로 흐려진 눈은 미동조차 없었다. 죽은 것일까.

 

 소장님은 진지하게 그 놈의 손가락 사이의 피막이라든지, 발톱 유무 같은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진지한 태도지만, 보는 사람은 별 재미가 없다. 나는 쭈그려 앉은 채로 소장님을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저이야 살았다 하지만, 바다에서 잡은 걸 민물로 끌고왔으니 진작에 죽었겄네유.”

 

 저 치가 몸이 마를까 물을 연신 끼얹어주고 있다 쳐도, 바닷고기를 민물에 넣으면 죽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내 당연한 이야기에 소장님은 ‘야 그래도 적당히 맞춰줘야지!’ 같은 표정을 지으며 뭔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니나다를까 쥐새끼 같은 사내의 정색하는 목소리가 더 빨랐다.

 

 “아녀, 아녀, 재수없는 소리 말어! 그 뭐시냐, 수집가 양반에게 내가 팔아넘기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여!”

 “그런 것 치구는 어물전의 삼치마냥 꼼짝 않는데유.”

 “어허! 아냐!”

 

 보아하니 대강 죽은 것을 자신도 알고는 있는 것 같다.

 영 어설픈 사기꾼 같은 남자였다. 아까 듣기로는 수집가인지 뭐시깽인지 하는 양반에게 팔아넘길 것이라고는 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소장님이 그런 돈을 낸 것이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다. 이게 이 딥-원이라는 놈으로 얻은 유일한 수입이 될 지도 모르니까.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소장님에게 고개를 돌렸다.

 

 “뭐 하여간, 숭악하게도 생겼구먼유.”

 “그치? 정 반대야.”

 

 소장님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 눈이라는 것이, 헉,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뭔가 자기가 재밌는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으려는 기미다. 잘못 걸렸다.

 

  “뭐, 뭐가유?”

 

 소장님은 뜬금없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도 역시나 뜬구름 잡듯이 대충 이야기가 시작해버리는 것 같다.

 

 ”우리 조선뿐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저 멀리 물 건너 서양에서도, 강이나 호수, 바다에 살며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가진 신비한 존재에 대한 설화는 항상 있지.”

 “인어.”

 

 나는 얼결에 대답했다. 이건 아는 이야기니까. 소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인진 모르지만 동서양을 떠나 보통은 젊은 여인의 형태를 생각하는 것 같아. 뭐, 물 속에서 나온 수염 성성한 근육질 아저씨랑 눈이 마주쳤으면 신비한 설화 따위가 아니라 괴담이 되겠지.”

 “그냥 동네 어부 아재비 아니유?”

 “음. 그런 맥락인가보다.

 어쨌든 매력적인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고, 물 속에서도 숨쉴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

 가끔 울면 눈물이 구슬이 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물.

 말은 할 수 없지만 인간과 비슷한 지성과 표정으로 감정적인 교류가 되는 존재.

 

 설화마다 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 폭풍우를 만나 빠져 죽을 뻔한 사람을 구해주기도 하고, 혹은 누군가가 그물에 잡힌 것을 구해주기도 하고, 인간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혹은 인간을 홀려서 물에 빠트려 죽이기도 하고.

 여러 모로 미지의 존재지만, 신비로운 만큼 매혹적이지.”

 

 소장님은 허공 어딘가를 깊은 눈으로 바라보다, 이윽고 차가운 표정으로 다시 발 아래 쓰러져 있는 형체를 내려다보았다. 순간 지나간 표정은 냉소였던 것 같다.

 

 “이 녀석은 그 설화에 대한 최악의… 차라리 악의적인 폭로지.

 물 속에 사는 건 그렇게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낭만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거야.”

 

 그 표정이라는 것이 좀 깊어서, 나는 약간 당황했다.

  소장님은 뭔가 용궁과 인어와 물속 친구들 같은 존재를 열심히 믿었다가 배반당한 기억이라도 있는 것일까.

 왜 이런 이야기에 냉소하고 있어…

 다행히 소장님은 그 깊은 표정의 이유까지 이야기하려는 모양이었다.

 

 “일본에서 학교를 다닐 때였어.

 그 때도 비슷한 취미를 가져서 몰려다니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꼭 구석에서 골똘하게 뭔가 공상하다가 이따금씩 그림자를 흘끔거리는 애들… 그런 친구들이 일본에도 있었어.”

 

 소장님은 귀한 집 자식답게 유학파다.

 고등보통학교는 일본에서 다녔다고 대학은 미국에서 다닌다.

 언뜻 지나가는 말로 들으면, 미국 유학에서 별별 해괴한 것을 배워온 모양이다. 열쇠 따기부터 총 쓰는 법, 응급처치, 수상한 괴물에 대한 이야기…

 

 그런데 이건 또 일본 유학시절의 이야기란 말이지. 일본 유학 시절 이야기는 처음 듣지만, 있다는것 자체로 좀 충격이다. 도대체 국외에서 얼마나 수상한 짓을 하고 다닌 거야…

 

 “아, 쥰도 그때 만났지.”

 

 준 상까지 낀 이야기란 말이지.

 아무리 깊고 아련한 표정을 지어봤자, 소장님은 딱 봐도 위험한 사건들 앞에서 목숨이 여벌로 한 다섯 개 있는 것처럼 구는 사람이다. 그런 소장님의 친구들이라니 수상하다. 게다가 영 가볍고 명랑한 초능력자 준 상까지 끼어 있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소장님은 일본 유학 중에서도 꿋꿋하게 교내에서 수상한 오컬트 집단 따위를 만들었던 것이 분명하다. 맙소사, 내지인들 틈에서 그런 일 해도 괜찮은 거야?

 

 “어쨌든 그 중에 한 명이, 삿짱이라고 하는 친구였는데,

 어느 여름방학에 바닷가에 있는 별장에 우리를 초대했어.

 지금 언니가 묵고 있는 곳인데, 같이 놀러 가자고.”

 

 윽. 그렇지. 소장님 친구들이 그냥 수상하기만 했을 리가 없지. 나는 신음했다.

 

 “수상하지만 부유한 오컬트 집단…”

 “응?”

 “아니유.”

 

 소장님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별 일 아니라고 판단한 듯,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진짜 별 일 아니니까.

 

 “뭐, 대충 눈치를 채고는 있었지만, 삿짱은 그냥 친구들끼리 더욱 친해지고 싶어서 우리를 별장에 초대한 건 아니었어. 같이 괴담이나 숙덕거리고 폐가나 놀러다니던 친구들에게 갑자기 무거운 표정으로 별장에 놀러오라니, 뭔가 평범하게 뒤가 구리잖아?”

 

 애초에 별장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 약간 평범이랑은 멀어지지 않나요…

 당신의 평범, 너무 허들이 높아…

 

 “그 해 여름은 퍽 더웠지.

 하도 시골 마을이라, 내려가는 길은 꽤 길었어.

 그래도 바다로 놀러간다는 느낌이라 피곤하지는 않았지.

 뭐, 학교 친구들끼리 놀러가는 게 맞긴 했으니까. 심지어 바다보다 더 좋은 곳으로.”

 “바다보다 더 좋은 곳은 뭐유?”

 “바다보다 더 좋은 곳은… 수상한 바다잖아?”

 

 나는 깊게 한숨쉬었다.

 

 “소장님은 그렇게 생각하셨겠지유.”

 “뭐, 어쨌든, 진짜 좋은 바다긴 했다고.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배를 세워놓는 곳 부근에 그럭저럭 괜찮은 자갈 해변도 작게 있었어.

 해변의 바닷물은 녹색이었고, 조금 더 뒤로 가면 진한 군청색이 되었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나무 그늘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에 정박된 낡은 고깃배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청량해지는 그런 풍경이었어.

 물론, 작은 어촌마을답게 놀 만한 건 전혀 없었지.

 영화관이나 극장 같은 곳은 몇 시간 걸려서 근방 도시 쪽으로 가야 했고, 쇼핑할 곳도 없었어. 동네 작은 가게 정도? 숙박시설 같은 것도 없었고. 구질구질한 음식점 정도가 고작이었지. 그런데 그게 그 동네 유일의 음식점이었다고. 그냥 공기 좋고 조용하고 한적하고.

 딱, 정확하게, 환자가 건강 회복을 위해 갈 법한 동네였어.

 역시 아니나다를까, 도착해서 삿짱 언니네 상황을 더 들어보니까 딱 그거더라.

 

 삿짱네 언니가 원래는 재작년 쯤에 결혼을 할 생각이었대.

 집안에서 정한 결혼이었지만 막상 만나보니 둘 다 서로에게 운명을 느꼈다나 뭐라나.

  그래서 일이 엄청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대. 집안끼리 이야기도 다 되었고, 결혼을 통한 재산 분배같은 것도 이미 끝나 있었고.

 그렇게 결혼식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약혼자가 병에 걸린 거야. 건강이 확 나빠졌다고. 그래서 어차피 결혼할 사이고 해서, 삿짱네 집안에서 이쪽 동네에 살던 친척을 통해서 별장을 샀어. 그래서 약혼자랑 같이 요양하려고 이런저런 친척이나, 간병인 같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 동네에 내려 왔대.

 

 그래서 여기서 약혼자가 건강만 회복되면 다시 식을 치를 거라고,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 이제 금방이라고…

 그 언니가 수줍게 웃으며 말하더라고.”

 

 말하다 말고 소장님은 인상을 썼다.

 

 “그 약혼자가 몇 달 전 죽었는데 말야.”

 

 나도 침을 삼켰다.

 

 “삿짱이 그건 오면서 이야기해줬거든.

 그 해변에 약혼자를 잃은 언니가 몇 달 정도 지내고 있다고.

 워낙에 풍경도, 공기도 좋은 곳이니 우리가 가서 좀 북적북적하게 해주면, 언니도 마음 아픈 생각에만 빠져있지는 않을 거라고… 애초에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였던 거야.

 

 언니랑 이야기를 끝내고 우리는 방으로 들어왔지.

 모두 작은 목소리로 삿짱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캐어물었어. 삿짱은 굳은 표정으로 자초지정을 설명했지.”

 

 소장님은 살짝 쓰게 웃었다.

 

 “삿짱, 아주 요망한 녀석이야.

 딱 봐도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건 이야기 안 해놓고, 일단 우리를 상황에 참여시켜버린 거지.

 애초에 차가 잘 안 다니는 동네니까 도망도 갈 수 없고 말야. 상황을 해결해야 안전해지는 거야.

 뭐, 본인도 같이 뛰어들었으니까 비겁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후한 평가다.

 아니, 소장님의 행동 양식을 생각해보자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태도다.

 1. 일단 위험한 상황을 찾아서 달려간다.

 2. 자신 때문에 그 상황에 함께 처한 친구들과 상황을 해결한다.

 3. 다음 위험한 상황을 찾는다.

  그렇게 생각하자면 소장님의 평가가 후한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도 않다.

 어쩌면, 그 삿짱이라는 사람의 고민을 상담해준 다음 같이 계략을 짰을 수도 있다.

 나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소장님을 바라보았다. 내 의심을 알 도리 없는 소장님은 내 눈빛을 그냥 흘려넘기고는 말을 이었다.

 

 “먼저 약혼자가 실종된 거였어.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어느 날 밤에 약혼자는 혼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어.

 고용인들과 언니는 그날 밤까지는 약혼자의 실종을 몰랐지.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텅 빈 방을 보았을 때는 난리가 난 거야.

 

 어차피 작은 시골 동네라서 누군가는 알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무도 못 봤고 아무도 몰랐어.

 다만 해변가 구석 바위 위에서 파도로도 채 쓸려 나가지 못한 핏자국이 발견되었지.

 그리고 며칠 뒤에 어부들이 쳐 놓은 그물에서 누군가의 잘린 팔 한 쪽이 발견되었어.

 약혼반지를 끼고 있었지. 언니랑 같은 반지를.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약혼자가 죽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충분한 상황이었지.

 하지만 언니는 믿지 않았어. 죽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했어.

  어촌 마을을 떠날 생각도 하지 않았지.

 곧 건강해질 거라고. 돌아올 거라고.”

 “왜..”

 “그래서, 그 친구가 우리를 불렀던 거였지.”

 

 듣고 나서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고 닥달할 수도 없는 무거운 이야기였다.

 

 “삿짱은 이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고 말했어.

 이상한 부분을 콕 짚을 수는 없지만, 뭔가 꺼림칙하고 이상하다고. 갑자기 사라진 약혼자도 이상하고, 언니의 심적 변화도 뭔가 이상하다고.

 그래서 자기가 알고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한테 이 상황을 부탁하고 싶었다고.”

 

 소장님은 웃었다.

 

 “우린 다들 어린애들이었으니까.

 그 얕은 지식과 인맥으로 동원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 우리 자신이었던 거지.

 뭐, 그 외에는 이 기이한 느낌을 외면하는 방법밖에 없었으니까.

 삿짱은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지.

 

 삿짱은 자기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마음 여린 언니가 약혼자 하나 바라보며 홀로 타지에 있었다가, 그런 불의의 사고를 만나면 정신이 흐려졌을 만도 하다고 생각하고 있대. 몇 달 잘 쉬면, 정신을 차릴 거라고.

 

 하지만 자기 생각에, 언니가 이상해진 것이 맞기는 하지만…

 그런 방식은 아닌 것 같다고 했어. 물론 언니가 약혼자 이야기를 할 때는 확실히 이상해보였지만.

 언니는 약혼자가 아직 여기 있기 때문에 이 곳을 떠날 수 없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있었어.

 죽은 게 아니라 더 건강해지고 있다고 말야.

 그렇게 말할 때마다 눈이 반짝반짝 빛났지.

 

 섬뜩하다.

 소장님은 고개를 흔들었다.

 

 “결국 우리는 그 외진 어촌마을에서 도망갈 곳도 없었으니까,

 삿짱의 부탁을 받아들여 그 사건의 진실을 열심히 조사해 보기로 했지.”

 “절망적인 상황 치고는 퍽 눈이 번쩍이고 계신디유.”

 “음. 나는 즐거웠어. 수상한 것이 엄청 많았거든.”

 

 이렇게 당당하면 할 말이 없다.

 

 “어쨌든 좀 돌아다녀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모을 수 있더라고.

 

 동네 어르신들에게서는 인어 설화 이야기를 들었지.

 이 지방에는 인어 설화가 있다고. 근데 그게 재밌는 게, 뭔가 신비한 존재를 만난 개인적인 체험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바로 잡아먹어버리더라고.”

 “헉.”

 “뭐, 인어 설화 중 불로장생도 비중이 크지. 조선에서도, 일본에서도, 중국에서도 보이는 패턴이야. 서양에서는 잘 모르겠어. 아마 그런 존재가 있었다면 동아시아 부근에 있었던 모양이지?

 어쨌든 인어 고기를 먹으면 늙지도, 죽지도 않는 몸이 된대.

 아주 오래 전 그 동네 어부가 부인과 함께 나눠먹어서, 삼백 년인가를 살다가 홀연히 사라졌다나 뭐라나.”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라진 약혼자에 대해서도 좀 조사했지.

 

 약혼자의 팔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이미 몇 달 전 일이라 진작에 매장해서 장례를 치룬 후였다고. 언니는 참석하지 않았대. 그 사람은 죽지 않았다고.

 뭐 어쨌든… 그 팔을 낚은 어부 아저씨를 찾아가봤지.

 아무래도 손톱만큼 작은 동네니까.

 

 어부 아저씨는 별 이야기를 안 하려고 했지만, 술을 잔뜩 먹였더니 다 털어놓더라고.

 물론 내가 먹인 건 아니고… 우리 중에 만학도가 하나 있어서. 그쪽이 마셨지. 우리는 차만 마시고.

 어쨌든 제정신으로 정보를 수집할 사람은 있어야하니까 말야.”

 “미성년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건 정보수집보다는 미풍양속의 문제 아닐까요.”

 “야박하기는.

 

  어쨌든, 그 부근을 한번 싹 찾았는데 유속이 심한 곳도 아니었는데 팔밖에 없었다는 거야. 살점 하나, 뼛조각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고. 누가 일부러 갖다 놓은 것처럼. 뭐 그렇게까지 말하면 너무 비약이니까, 점잖은 사람이라면 제정신에 그런 이야기를 떠들고 다니진 않겠지.

 그건 그렇고, 그 팔은 뭔가에 물려서 잘려나간 듯 너덜너덜했대.

 잘 보면 이빨 자국이 두세 줄이나 되었고. 들짐승은 아닌 것 같고, 꼭 상어에게 물린 것처럼 보이는 상처였다는 거야. 그래서 다들 무슨 일이 생겨도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대. 이렇게 얕은 곳에 상어가 나타날 리는 없지만 말이야…뭐, 흉흉해지니까 덮는 건 시골 마을의 특성이지.

 

 그 다음 날에는 핏자국이 발견되었다는 바닷가를 찾으러 가봤어.

 학생들이라, 정말 힘차게 잘도 돌아다녔다고.

 뭐, 그래봤자 흐릿한 핏자국을 발견하고 놀라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그게 끝이야.

 미국이라든지, 뭐, 서양에서는 이 피가 인간의 것인지, 동물의 것인지, 인간이라면 혈액형은 뭔지 감별하는 방법을 발견한 지 20년도 넘었지만, 조선이나 일본에서는 아직 혈액형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뭐에유, 그게.”

 “됐어.”

 

 소장님은 고개를 저었다.

 

 “혈액형도, 현미경도, 지문도… 먼 이야기지.

 조선에서 살인사건이 발견하면 순사들은 매질하고 고문해서 적당한 조선인 용의자를 찾아내는 게 전부야.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내 친구들에게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지만…

 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담.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하던 이야기로 넘어가자.

 

 어쨌든 우리는 수상한 핏자국을 발견하긴 했어.

 바다와 해변에 걸쳐져 있는, 요철이 심한 커다란 바위 위에 핏자국이 범벅이 되어 있더라고. 너무 오래 전 일이라 희미한 자국 정도였고, 대단한 비린내는 나지 않았지. 그만큼 찾을 만한 것도 없었고.

 그런데 우리는 다른 뭔가를 찾아냈어. 그 바위 틈새에, 생전 처음 보는 비늘이 끼어 있더라고. 어물전 가판대 위에 올려놓은 물고기보다는 훨씬 크고 단단했지.”

 “비단잉어 정도유?”

 “음, 그건 좀 비슷한데? 그렇게 화려한 색깔은 아니었지만.”

 

 제법 컸던 모양이다.

 

 “그리고 세번째 날에 쥰이 뭔가 ‘봤지’.”

 “준 상은 시간도 많은데 여태 그런 것도 안 보고 뭐했대유.”

 “학창시절에는 자기 능력을 지금보다 더 조절하지 못했거든.”

 

 준 상은 영 가볍고 명랑한,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잘생긴 사내다.

 일견 저런 수상하고 부유한 오컬트 집단과는 살짝 안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준 상은 소위 말하는 ‘초능력자’다.

 그 능력으로 말할 것 같으면, 통제가 잘 안 되어서 그렇지 뭔가 기묘하다 싶은 일은 이것저것 다 하는 것 같다. 저렇게 다른 사람들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을 ‘보는’ 것도 준 상이 잘하는 일 중 하나다.

 

 “어쨌든 쥰은 몇 달 전, 약혼자가 사라지기 얼마 전의 광경을 봤대.

 

 두 눈이 새빨갛게 부어서, 속에는 심화가 들끓어서 이번에야말로 정말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언니가 왕진 가방을 들고 떠날 준비를 하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약혼자의 병세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의사 선생님은 한 일주일 정도 이 집에서 머물면서 약혼자를 돌봐주시다 증세가 좀 더 호전되어서 떠나시려는 것 같았어.

 증세는 좀 완화되었지만, 이것도 몇 달 가지 않을 테니 마음의 준비를 슬슬 하셔야 할 것 같다고.

 

 쥰은 그 이야기를 듣는 언니의 표정을 묘사하려다 말을 삼켰지.

 오히려 우리는 그 시절의 언니를 보지 못해서, 언니가 정신이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몰라.

 주변 사람들이 언니를 그렇게 생각하기엔 충분한 표정이었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구하지 못했다면,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고, 현실을 부정할 수밖에 없는.

 나도 오래 전, 동생을 구하지 못했으면 비슷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소장님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작게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사실 눈치챘겠지만, 엄청 대단한 미스터리는 아니었어.

 우리는 사흘째 되던 날 밤에 언니를 미행하기로 결심했지. 우리 예상대로 언니는 밤에 몰래 집을 나섰어…

 

 언니는 마을 외곽에 위치한 은신처로 향했지.

 덩굴 뒤에 가려진 어둡고, 축축하고, 악취나는 동굴이었어. 이따금씩 동굴 속에 살고 있던 짐승들의 소리가 기분나쁘게 들렸고, 그 놈들의 배설물과 진흙이 섞여서 신발과 옷이 엉망진창이 되었지. 우리는 소리 나지 않게 그 뒤를 쫓는 것 만으로도 고작이었어.

 

 하지만 동굴 안의 악취는… 조금 심했어. 애초에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이니 뭔가 썩어가는 냄새는 당연했겠지만. 빨지 않은 걸레 냄새 같기도 했고… 쌓아놓은 쓰레기 냄새 같기도 했고. 천변을 지나다보면 풍겨오는 냄새 같기도 하면서… 하여튼 역하고 고약했지.

 

 어느 정도 들어가자 제법 널찍한 공간이 나왔어.

 그 한가운데는 튼튼한 서양식 의자랑, 거기 앉은 채로 묶여서 눈을 감고 있는 남자가 있었어… 삿짱은 숨을 들이마셨지. 삿짱의 반응을 보고 그 사람이 약혼자일 거라고 우리는 생각했어. 남자는 ‘이상했어’. 확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어도 뭔가 이상했지. 찬찬히 훑어보면… 다 이상하더라고.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오른쪽 귀는 잔뜩 쪼그라들어 있었어. 마치 날때부터 그랬다는 듯.

 그리고 부풀어오른 목에는 길게 세 줄로 금이 가 있었지. 상처인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 금이 살짝 열렸다 닫혔어… 마치 숨쉬듯. 누가 신음하더라. ‘아가미...’ 그래, 아가미였어. 왼쪽 팔은 잘려 있었지. 하지만 그 팔은 이미 아물어 있었고, 어린애 팔뚝만한 굵기의 비늘 난 팔이 자라나 있었어…

 

 뭔가, 아주 작은 부분부터 하나하나 인간에서 다른 존재로 교체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었지.

  귀를 떼고, 아가미를 달고, 비늘 달린 팔이 자라고…

 

 언니는 그 와중에 들고 온 바구니의 포장을 젖혔지.

 가지로 짠, 사랑스러운 서양식 피크닉 바구니 안에서는 검붉은 살코기 덩어리가 나왔어.

 제법 컸지. 바닷가에서 발견된 핏자국의 정체는 약혼자가 아니라 그 고깃덩어리였던 거야… 비늘이 달렸고 이빨이 두 줄로 난, 죽어가는 약혼자를 불로장생의 몸으로 만들어 줄 신비한 고기, 딥-원… 먹는 것 만으로는 안 될텐데, 도대체 언니는 무슨 일을 한 걸까. 무슨 일을 꾸민 걸까… 그 때는 알 수 없었지.

 

 어쨌든 언니는 눈을 감은 약혼자의 입에 그 고깃덩어리를 가져다 댔어. 눈도 뜨지 않고, 약혼자는 입을 쩍하니 벌렸고. 그 입 속에는 사람 이빨은 이제 흔적도 없었어. 인간이나, 초식 동물의 이는 끝이 무디잖아… 곡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지만 그 입 속에는 마치 상어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이빨이 두 줄로 나 있었지.

 

 살코기를 몇 번 씹은 뒤에, 꿀꺽 삼키고, 그는 눈을 떴어.

 

 언니 뒤에는, 어설프게 몸을 감춘 우리들이 서 있었지. 변명해보자면 언니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우리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러모로 서투른 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었으니까. 좋은 집의 얼치기 자식들이었던 거지.”

 

 나는 침을 삼켰다.

 

 소장님 역시 가볍게 몸을 살짝 떨었다. 아무리 그 후로 소장님이 목숨을 내걸고 다니며 비슷하거나 더 무서운 일을 백 번은 겪었다고 해도, 그 첫 만남의 공포는 몸에 새겨져 있었을 것이다.

 

 “약혼자는 눈을 깜박였어.

 그 눈이.. 솔직히 어딜 바라보는지도 알 수 없었어. 흰 자는 없이, 검은점이 쏟아놓은 깨알처럼 박힌 노르스름한 홍채에 크고 부정형의 검은 동공이 박혀있었지. 그 눈을 보는 순간, 이제 그 사람이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버렸어.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손발이 차가워졌어…

 

 그 때, 언니가 약혼자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우리를 바라봤어.

 

 어떻게 한 걸까.

 

 약혼자의 시선을 알아볼 수 있었던 걸까?

 

 어떻게?

 

 하지만 여전히 어설프게 숨어있던 우리 넷은 새파랗게 질려서 언니의 시선을 마주했지.

 언니는 웃고 있었어.

 

 피가 떨어지는 검붉은 살코기를 들고,

 괴물로 만들어버린 약혼자에게 먹이를 주면서,

 그 상황의 기괴함이 신경도 안 쓰이는 듯,

 길가에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게 웃었다고.

 

 그러더니 속삭였지.

 봐, 건강해졌잖아. 하고.”

 

 

 

 
작가의 말
 

 불로장생 딥원고기! 정력증강! 수험생 공부와 직장인 스트레스에 직효!! 현실에 뭐 이케 좋은 것이 있을 리가 없지요.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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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영 17-12-20 20:47
 
안녕하세요! 경성에서 왔습니다-^^ 넘나 읽고 싶었는데 공모전 준비때문에 이제야 왔네요! 정주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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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믹하 17-12-27 23:48
 
헉 감사합니다!! 역시 경성... 경성 짱이죠...!! 저도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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