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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서오세요! 마녀의 목장에!
작가 : 도개
작품등록일 : 2017.11.2

대기업 본부장으로 잘나가던 '서준'. 하지만 치명적인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잘린 후 자살하기위해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마녀 목장'이라는 이상한 목장에서 머물게 되는데...

<제 10항. 투숙기간 중 그믐달이 뜨는 날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불을 절대 환하게 켜지 말고, 만약 불을 켰다면 즉시 주인장 방으로 달려오세요.>

알 수 없는 주의사항과 함께 서준에게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여름의 찬란한 마녀 목장으로!

 
S# 1. 제주도와 자살노트
작성일 : 17-11-02 21:15     조회 : 479     추천 : 3     분량 : 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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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여름. 찬란하게 쏟아지는 햇빛 아래, 그들이 있었다.

 어서 오세요! 마녀의 목장으로!

 

 

 

 HR그룹의 회장실, ‘회장 최 형안’이라는 명패가 놓인 자리의 한 남자가 서준에게 화가 난 듯 서류를 얼굴에 내 던졌다. 묵직한 서류뭉치는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서준의 얼굴을 강타하며 큰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붉게 부어오른 볼이 아프지도 않은지 아무 표정 없이 그는 공수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서있었다.

 

 

 “내가 널 얼마나 의지했는데.”

 

 “....”

 

 “감히 비자금을 만들어? 시안이 보다 뛰어난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구나.”

 

 

 회장의 입에서 나온 ‘시안’이라는 이름에 서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는 솔직히 지금 이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다. 믿고 의지한 상무이사인 박 상무가 그 몰래 비자금을 만들어놨고, 이사회가 열리기 전 아버지의 비서가 발견해 보고한 것이다. 하지만 형안은 이 사실을 오롯이 서준 혼자 꾸민 일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 욕심이 많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쉽게 못 넘어갈 거다. 이미 이사진 중 한명이 눈치 챘어.”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그가 꼴도 보기 싫은지 형안은 높은 고층빌딩 숲으로 의자를 돌렸다. 역광이 비치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위대했다. 왕좌처럼 빛나는 그 자리가 서준의 하나뿐인 목표였다.

 

 

 “나가 봐. 꼴도 보기 싫으니까.”

 

 “예.”

 

 

 서준은 주먹을 꽉 쥔 채 회장실을 나갔다. 문을 나오자마자 마주친 이들은 검은 정장의 사내들이었고, 그 중 한명은 ‘본부장 최 서준’이라고 적힌 명패가 담긴 상자를 들고 있었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회장님의 명령이십니다.”

 

 

 그 말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에 서준은 급하게 회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버지!”

 

 “회사다. 조용히 못 해?”

 

 “이거. 무슨 뜻입니까!”

 

 

 경고에도 서준의 목소리가 커지가 형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는 단호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봤다.

 

 

 “회사에서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만한 처분을 받아야지.”

 

 “...제가 한 일 아닙니다. 이미 다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

 

 “네 잘못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냐?”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위압감에도 서준은 이를 꽉 깨물며 자리를 버텼다.

 

 

 “네 밑 사람은, 곧 네 얼굴이야. 밑 사람을 관리 못 한 게 네 죄고. 1년간 경영에서 손 떼라. 일 수습하면 다시 불러들일 테니까.”

 

 “아니요. 제 밑 사람이 저지른 일은 제가 처리합니다.”

 

 “최서준!”

 

 

 회장의 고함에도 서준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절대 이 회사에서 못 떠난다는 굳건한 의지였다. 하지만 회장은 그 눈빛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이미 한번 실망한 서준에게는 회사일을 맡기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못 쉬었던 거 다 쉬고 와. 지원은 아낌없이 해줄 테니까 해외를 다녀오든 마음대로 해라. 대신 회사에는 한 발짝도 못 들어올 줄 알거라.”

 

 

 회장은 아랫사람들에게 눈짓을 보냈고 양복 입은 덩치들이 들어와 서준을 조심스레 모시고 나갔다. 문밖으로 나오자마자 서준은 신경질적으로 그들을 뿌리치곤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회사를 나섰다.

 

 

 *

 

 

 “회사 잘렸다며?”

 

 “어.”

 

 “박 상무 가만히 둘 거야?”

 

 “어.”

 

 

 서준은 당장 집으로 돌아와 캐리어 한가득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가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은 절친 ‘도윤’은 집까지 찾아와 옆에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고 있었지만 서준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대충 대답하며 방을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도윤은 이곳에 오기 전 서준이 분명 화나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그는 오히려 차분하게 있었다.

 

 

 “어디 가? 파리? 하와이? 아니면...”

 

 “제주도.”

 

 “엥? 제주도? 그 시시한 곳을 왜 가?”

 

 “다 계획이 있어. 알려고 하지는 말고.”

 

 “나한테만 알려줘라. 사나이답게 평생 비밀로 할게!”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도윤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서준은 캐리어 깊은 곳에 넣어 놓은 검은색 양장 노트 하나를 도윤에게 던졌다. 아슬하게 노트를 받은 그는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노트를 열어 한 장씩 읽어갔고, 점점 표정이 굳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냐?”

 

 “자살 노트.”

 

 

 덤덤하게 자살이라는 말을 꺼내는 서준에 도윤은 기겁을 하고 노트를 다시 캐리어에 쑤셔 넣었다. 그 모습을 보자 서준은 노트를 다시 꺼내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이렇게 넣으면 다 구겨진다.”

 

 “아니 뭐가 아쉽다고 자살을 해?!”

 

 

 ‘자살 노트’라고 이름 붙었지만 실은 일기장에 가까웠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을 때마다 적은 것인지 필기체는 엉망진창이었고, 맨 뒷장에 있는 ‘바다에 빠지기’라는 문구를 보자 도윤은 소름이 끼쳐 더는 읽을 수 없었다.

 

 

 “나한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란 걸 대충은 예상했어.”

 

 “근데 왜 하필 자살인데?”

 

 “사람은 엄청 큰 사건을 겪고 나면 다시 태어났다고들 하지. 그거랑 비슷해.”

 

 

 그렇게 말하는 서준에 도윤은 짠한 것인지 기특한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팔을 쫙 펼쳤다. 안기라는 듯 가슴팍을 쳐대는 그를 서준은 한심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곤 바닥에 있던 캐리어를 들고선 집을 나섰다. 그 모습에 도윤은 당황해 그의 뒤를 쫓아갔다.

 

 

 “뭐해? 진하게 한 번만 안아보게.”

 

 “간다.”

 

 “어디 가는데?”

 

 “말했잖아. 제주도 간다고.”

 

 “지금?! 당장?!”

 

 “잘 있어라.”

 

 “야!”

 

 

 그렇게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정말 바다에 빠져 죽기 직전까지 있다 나오면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과거의 모든 걸 씻어내고 깨끗해질 수 있을까. 비록 한동안은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지만, 서준은 이번 기회에 모든 걸 새로 시작하자고 맘을 먹었다.

 

 

 

 한참동안 내렸던 여름의 소나기가 멈춰선 오후. 비에 젖은 나뭇잎들은 눈이 시리게 반짝이고 있었고, 세차게 비를 내렸던 하늘은 언제 어두웠냐는 듯 새파란 쪽빛으로 한껏 물들었다. 그리고 제주도 한가운데에 위치한 ‘마녀 목장’의 주인인 도의는 비로 인해 난리가 났을 목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완전 물바다잖아...”

 

 

 그리고 목장의 구석에 있던 창고는 평소 귀찮아 미뤘던 지붕수리 탓에 안에는 이미 물이 가득 차 도의의 발목을 잡아먹었다.

 

 

 “평소에 잘 관리할걸...”

 

 

 후회를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녀는 창고 바닥에 가득 찬 물을 내보내기 위해 창고의 거대한 나무문을 힘껏 밀었고, 그러자 끼익 소리가 들려오며 따스한 햇볕과 함께 빗물들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 지금 당장 해치워야지!”

 

 

 도의는 물에 흠뻑 젖어 창고의 구석에 있는 공구 상자와 들고 사다리를 통해 거침없이 지붕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대충 해놓은 임시방편을 치우자 커다란 회색 쥐들이 재빠르게 달려 나왔다. 하지만 도의는 놀라지도 않았는지 높은 지붕에 올라와 힘껏 팔을 올려 판자에 못을 박았다. 미숙한 망치질에 손가락이 아슬아슬하던 순간이었다.

 

 

 “저기요.”

 

 “네?!”

 

 

 갑자기 아래에서 들린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그녀는 깜짝 놀라 손에서 망치를 놓쳤다. 망치는 남자가 서있는 곳으로 중력의 이끌림에 따라 떨어지기 시작했다. 곧 벌어질 아찔한 상황을 예상하며 눈을 질끈 감았지만, 다행히도 남자는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묵직한 쇳덩이를 피했다.

 

 

 “혹시 투포환 했어요? 한두 번 던져본 솜씨가 아닌데.”

 

 

 남자는 능청스럽게 땅에 떨어진 망치를 주워 지붕에서 내려오고 있는 그녀에게 건넸다. 그의 말에 도의는 머쓱하게 웃으며 망치를 받아들었다.

 

 

 “근데, 누구세요?”

 

 

 밝은 갈색머리의 작은 소녀가 묻자 망치를 주워준 남자, 서준은 그제야 이곳에 온 목적이 떠올랐다.

 

 

 “여기 마녀 목장 아닌가요?”

 

 “맞긴 한데... 헉, 혹시 김씨 아저씨가 보냈어요?!”

 

 “뭔 아저씨?”

 

 

 서준이 느닷없이 튀어나온 아저씨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띄웠고, 도의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불쑥 망치 하나가 서준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봐요! 가서 똑똑히 전하세요! 전 돈 빌린 적 없어요! 자꾸 동명이인이라 오해하시는데, 저는 이 씨고! 아저씨가 돈 받아야 할 사람은 정 씨라고!”

 

 

 속사포로 말을 내뱉은 도의는 어디 할 말 있으면 더 말해보라는 표정으로 서준을 쳐다봤다. 우선 그는 흥분한 그녀의 팔을 조심히 내렸다. 자칫 잘못하다간 망치가 자신의 머리를 강타할 것만 같았다.

 

 

 “저기, 죄송한데.”

 

 “왜요!”

 

 “오늘 최서준으로 예약했습니다.”

 

 “...”

 

 

 잘못 들은 거겠지. 도의는 설마하며 제발 눈앞의 이 남자가 잘못 말하고 있다 믿고 싶었다.

 

 

 “어제 예약전화하고 왔는데요.”

 

 

 그의 말을 듣자 그녀의 머릿속에서 어제의 일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따르릉-’

 

 

 어제 저녁 7시. 평소와 같이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한 통의 전화가 타이밍 좋게 걸려왔었다. 한동안 울리지 않던 전화가 오랜만에 울리자 놀란 마음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았었다.

 

 

 ‘네~ 마녀 목장입니다~’

 

 ‘혹시 예약 가능한가요?’

 

 

 몇 개월 만에 들어온 예약에 도의는 신나서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친절하게 종이와 펜을 찾아들어 적어놓고는 예약이 있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까먹어버린 것이었다. 도의는 속으로 자신의 멍청함을 자책했다.

 

 

 ‘그럼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최서준이요.’

 

 

 그랬다. 눈앞의 이 사내는 빚을 독촉하러 온 사람이 아닌,

 

 

 “혹시 예약에 차질이 생겼나요?”

 

 

 바로 이 목장을 찾은 소중한 고객님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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