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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01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0-30 20:49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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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눈을 뜨고 자신을 둘러싼 이질적인 세계를 관찰한다. 누군가의 필요에 만들어진 이질적인 세계, 그 속에서 소년이 마주한 것은 일그러져버린 세계의 모순이었다. 그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소년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들을 향해 물었다.

 

 "제가 보기에 이들에게는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들을 죽여야만 하는 겁니까?"

 "그 죄는 네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이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뿐,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을 죽여야만 하는 것이다"

 "사명이라니..."

 

  소년은 그들의 대답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세계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왜곡되어버린 모순을 강요하는 세계, 그곳에서 소년은 자신을 감추기로 했다. 그들이 원하는 가면에 자신의 의지를 숨긴 채 소년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모순을 바로잡을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 소년은 자신을 숨기고 있던 가면을 벗었다. 그러나 그 순간, 소년이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소년을 향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조각나버린 꿈의 파편에 짓눌린 소년은 결국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네가 나를 찾아올 줄이야"

 

  들려오는 목소리에 서지훈을 고개를 들고 현실을 마주한다. 그곳에 있는 것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넘을 수 없었던 거대한 벽이었다.

 

 "이렇게 직접 뵙는 것은 오랜만이군요. 가주님"

 

  가라앉은 서지훈의 목소리에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살기가 어려있다. 상대는 수백의 조율자들을 이끄는 공간의 가문의 가주, 가문의 속해있는 조율자로서 가주를 향해서 살기를 내비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정작 가주인 서정욱은 그러한 서지훈의 행동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해볼 테면 해보라는 듯이 무방비하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서정욱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지훈은 이를 악물었다.

 

 "못다한 끝을 보기 위해서 찾아온 것이냐"

 "... 아니요 끝은 이미 보았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마냥 당연한 결과였죠"

 "그렇다면 무슨 생각으로 이 시간에 나를 찾아온 거냐"

 "무의미했던 과거에 대한 마침표를 찍기 위해 왔습니다"

 "무슨 소리냐?"

 "저는 이번 일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가문을 나가고자 합니다"

 "서지훈..! 네 녀석은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하려는 거냐!"

 "가주님도 알고 계실 텐데요. 이곳에 더 이상 제가 있을 자리가 존재할 리 없지 않습니까"

 "조율자로서 가문을 나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고서 말하는 거냐?"

 "예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직접 그들을 만났던 적도 있으니까요"

 "그들의 선택이.. 그 끝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기어코 가문을 나가겠다는 것이냐"

 "예. 그리고 이것도 더 이상 필요 없겠군요"

 

  서지훈은 조용히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서정욱을 향해 내밀었다.

 

 "그건..."

 

  서지훈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나무로 조각되어있는 투박하게 생긴 탈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본 서정욱의 표정이 굳어간다.

 

 "결국 저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자리였죠.. 이매탈도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

 

  이매탈은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언젠가 공간의 가문을 이끌어가게 될 차기 가주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증표였던 것이다.

  서지훈에게서 이매탈을 건네 받은 서정욱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후우... 지애가 많이 슬퍼하겠구나"

 

  서정욱은 어쩔 수 없이 서지훈을 붙잡아두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것이 먹혀 든 것일까, 그녀의 이름이 나오자 확고하던 서지훈의 눈빛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이었다.

  서지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서정욱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설마 당신이.. 아니 가주님께서 저를 그렇게까지 생각해주고 계실 줄은 몰랐군요"

 

  억누르고 있던 살기가 숨김없이 터져나오며 공간을 잠식해나간다. 살갗이 저릿할 정도로 짙은 살기에 서정욱은 입술을 깨물었다.

 

 '오히려 역린을 건드려버린 것인가'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던 것일까, 조급함에 실수를 저질러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서정욱은 입맛을 다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 아이는 내 딸이기도 하다"

 "... 지애에게는 아무 말도 안 해뒀습니다. 그 애를 위해서라도 저 혼자 모든 것을 떠안고 조용히 떠나주는 편이 나을 테니까요"

 "그렇군.. 그게 너의 각오인 것이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무거운 침묵을 삼킨다. 자신을 노려보는 눈동자 속에서 끝없는 증오를 마주한 서정욱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서로 더 이상 해야 할 이야기는 없을 것 같군요"

 "지훈아 마지막으로 물으마.. 정말로 후회하지 않겠느냐"

 

  안타까움이 담겨있는 서정욱의 물음에 서지훈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후회는 이미 지겨울 만큼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들을 믿어주었던 바보 같은 과거를 말이죠"

 

  서지훈은 무언가를 떨쳐내려는 듯이 등을 돌렸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아마 다신 만날 일이 없겠죠. 아니 없었으면 합니다. 지긋지긋한 이 가문도.. 가문의 조율자들도.. 그리고 가주님도 말이죠"

 "..."

 

  과연 이대로 보내는 것이 옳은 것일까, 서정욱은 착잡한 표정으로 떠나는 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후우... 결국 이렇게 되어버리는구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서정욱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실 서정욱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지훈을 가문에 붙잡아둘 생각이었지만 그 눈동자에 담겨있던 가문을 향한 끝없는 증오를 마주한 순간 그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서지훈에게 거는 기대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개인적인 소망일 뿐이다. 가주로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갈수는 없다.

  앞으로의 일들에 있어 서지훈이라는 빈자리는 분명 클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결국 서정욱 본인이 자초한 일이었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서지훈을 탓할 수도 없었다.

 

 "하아..."

 

  고작 한 사람의 빈자리에 휘청거릴 정도로 공간의 가문은 허술하지 않다. 그의 빈자리는 어떻게든 채워질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서지훈이 떠나며 남겨두고 가는 것들이었다.

  남겨진 뒤처리를 떠올린 서정욱은 머리를 감싸 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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