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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벨리언
작가 : AMOLANG
작품등록일 : 2017.10.30

대전쟁이 종전된 지 어언 40년.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래서 인류에게 배신당했던

그가 돌아왔다.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리벨리언, prologue
작성일 : 17-10-30 18:51     조회 : 404     추천 : 0     분량 : 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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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척. 척. 척.

  본래 날카로운 바람 소리만이 들리던 벌판에서 무거운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필두를 달리던 르베론이 외쳤다.

  “전군, 정지!!”

  르베론의 외침과 함께 평야를 뒤엎던 소음이 천천히 사라졌다.

  그리고 소리가 진정된 지금,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병사들이 허허벌판의 배경 대신 자리를 채웠다.

  그들은 5명의 군주가 전 병력을 끌어 모아 형성한 전무후무한 군대였다.

  “반역자 환은 똑똑히 들어라! 마족을 상대한다는 핑계로 민간인들을 학살한 죄! 자신의 간악한 본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모든 종족을 우롱한 죄! 힘에 대한 욕망으로 마력에 손을 댄 죄!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며 연합군을 배신하려 한 죄! 지금 네 놈의 최후를 봐라! 탐욕에 대한 대가다!”

  르베론이 백마 위에서 우렁차게 소리쳤다.

  아무리 환이 강하다지만 지금만큼은 환도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다 지껄였나?”

  환은 매우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말 한 마디마다 짙은 살기가 풍겨져 나왔다.

  “아직도 허세를 부리는 것이냐! 지금의 상황을 봐라. 지금 내 뒤에는 천만 명이 넘는 군사가 있다. 하지만 너는! 고작 척살단원 100여명에 불과하지 않나. 용서를 빌 거면 지금 빌어라. 그럼 최소한 고통 없이 보내줄 테니.”

  르베론은 환이 풍기는 살기에 순간 움찔했지만 이내 압도적인 병력의 우위로 다시 기세등등해졌다.

  환이 아무리 강한다한들, 이토록 압도적인 수의 차를 극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그를 포함한 척살단원들은 전부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전원. 전투 준비.”

  환이 투구를 쓰자, 척살단 전체가 그를 따라 투구를 썼다.

  모두가 같은 보라색 갑옷에 코 부근까지만 가리고 용의 두개골을 띤 투구였다.

  “이익, 전군! 공격하라!”

  르베론은 천만 대군 앞에서 무시를 당하자, 귀까지 시뻘게져서 명령했다.

  “헤일론을 구출한다.”

  “예, 대장-!!”

  이 날, 르베론을 비롯한 5명의 군주는 알게 된다.

  왜 환과 그의 척살단이 최강인지를.

 

  ***

 

  ‘또 그 꿈인가.’

  환이 천천히 감긴 눈을 떴다.

  사실 꿈이라기보다는 기억을 회상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그가 꾼 꿈은 전부 과거에 실제로 벌어졌던 전투였으니까.

  [악몽을 꿨나?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군.]

  드래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환은 침묵으로 일관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드래곤은 그런 환의 태도에 익숙한 듯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틈이 생겼다.]

  틈이라는 표현은 정확했다.

  환이 있는 곳은 인간계와는 독립된 아공간이었으니까.

  “위치는?”

  그제야 환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차분한 목소리였다.

  [프로스트 골짜기.]

  기억난다.

  혹한의 날씨. 예측할 수 없는 눈보라.

  마침 꼭 한 번 들리고 싶은 곳이 있는 지역이었다.

  [평범한 인간들보다야 강하겠지만, 넌 그 전쟁 이후로 영혼의 대부분이 소멸됐단 사실을 잊지 마라.]

  영혼은 강함의 척도다.

  그리고 환은 그 영혼을 인간계의 시간으로 40년 전, 대부분 잃어버렸다.

  드래곤이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지금도 네 영혼은 계속해서 소멸되고 있으니 네 영혼도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군.]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오래된 영혼이 소멸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했다.

  환은 쇠사슬에 묶여있는 드래곤에게 다가갔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육체와 영혼은 드래곤의 마력을 버티지 못한다.

  예전부터 인정해왔던 사실이었다.

  마왕, 벨제뷔트까지 죽일 수 있게 만들어 준 힘.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장 증오하는 힘.

  그 힘을 봉인해야 될 때였다.

  “밖에서 다시 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군.”

  [하지만 넌 나를 다시 필요로 할 거다.]

  차르륵.

  드래곤이 커다란 발톱을 환의 심장에 가져가면서 팔에 묶여있던 쇠사슬이 함께 움직였다.

  [조금 아플 거다.]

  이미 봉인을 위한 준비는 끝마쳤다. 남은 건 환의 심장에 자신을 가두는 것뿐.

  봉인이 끝난다면 자신을 묶고 있는 쇠사슬이 환의 심장을 묶을 것이었다.

  스으으으-

  드래곤이 환의 육체에 흡수되면서 살이 타들어가는 극심한 고통이 뒤따랐다.

  그 고통이 끝날 무렵, 아공간을 가득 채웠던 드래곤의 모습은 홀연히 사라진 후였다.

  ‘...낯설다.’

  환은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마력의 기운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인간의 육체였다.

  인간의 몸이라고는 하나,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기 전에도 인간의 정점을 찍도록 만들어준 육체.

  전혀 약한 육체가 아니란 것이다.

  그럼에도 이토록 큰 무력감이라니.

  ‘내가 강하긴 강했었나 보군.’

  환이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인간이었을 당시에만 해도 자신보다 강한 존재는 찾기 힘들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약하게 느껴졌다.

  [격하게 움직일수록 체내의 마력이 날뛸 거고, 봉인은 2년도 못 버틸 거다. 지금처럼 약해진 영혼과 육체는 봉인이 깨졌을 때 갑자기 들이닥치는 마력을 감당할 수 없겠지.]

  환밖에 없는 아공간에 드래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다시 강해져라. 봉인이 깨지기 전에.]

  환은 드래곤의 말을 뒤로 하고 아무 말 없이 균열 앞까지 걸어갔다.

  배웅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40년이란 시간동안 이곳에 있는 인간은 환, 혼자였다.

  환은 호흡을 가다듬고 균열 사이로 몸을 완전히 밀어 넣었다.

  ‘살아있었으면 좋겠군.’

  환은 천천히 프로스트 골짜기에서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를 기억했다.

  인간계의 시간으로 40년.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인 만큼 환이 추억하는 이가 살아있길 바라는 것은 과한 욕심이었다.

  프로스트 골짜기는 결코 주민들에게 우호적인 곳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조금의 기대를 품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환은 호흡을 가다듬고 균열 사이로 몸을 완전히 밀어 넣었다.

  다시는 가보지 못할 줄 알았던 곳.

  프로스트 골짜기.

  헤일론의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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