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신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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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
가장 위대한자. 다른 신들조차도 주신을 우러러보고 존경하는 가장 최고점의 신.
모든 것의 창조주...라고 부르는데 딱히 주신이라고 대단할건 없다.
왜냐고?
내가 주신이거든. 근데 주신이라고 딱히 일반신들과 다른게 없다. 그냥 중간계에서 황제가 있듯이 그 황제가 나라 생각하면 되는데 딱히 주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좋은게 없다. 단지 우러러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는 것 뿐이지. 그것도 피곤하다. 너무 지나친 관심은 역효과가 일어나기 마련이지.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도무지 주신 때문에 좋은 것이 별로 없다. 그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이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나는 펜을 아무렇게나 놨두고 의자에서 벗어나 침대에 누웠다. 사실 집무실에 침대를 들여놓았는데 그 이유가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은 많아서 집무실에서 침실까지 가는데 너무 시간낭비일 정도다.
“아 자고싶다”
“그럼 주무시던가요”
나는 베게에 파묻히다가 분위기 깨는 소리에 고개를 획 돌렸다. 이 목소리는 다름아닌 내 파수꾼이자 친구인 시그의 목소린데. 얘는 무슨 분위기가 없어 쯧.
나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너는 그러다가 다른사람한테 나쁜소리 듣는다”
“그건 주신님 얘기 아닌가 싶네요”
짜식 한마디도 않지네. 근데 맞는말이라서 딱히 할 말이 없다. 실제로 천신에게 농담한마디 건내다가 나쁜소리를 들었지. 그때 슬퍼서 한동안 천신에게 말을 걸지 않으니까 천신이 화해하자고 온 적이 있다.
“근데 너 노크도 않하고 온다? 막 그래도 되는거야?”
내가 어디서 들은 말을 막 뱉자 시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그런 표정으로 보니까 확실히 상처 받았다. 내 마음에 비수가 꽂히든지 말든지 시그는 제말을 담담히 이어갔다.
“전에 제가 씻고 있을 때 들어와서 난리치고 간 신님이 누구셨더라”
“...”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나는 살짝 그를 외면했다.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들어갔는데 혼자서 여유롭게 씻고 있던 시그와 마주친 것이 원이이였다. 그때 혼돈이 왔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내가 화해하자고 했잖아. 과자까지 줬는데”
“주신님이라고 않했는데 알아서 말하시니까 기분이 묘하네요 어서 일하시지요”
“칫”
나는 입을 삐죽거렸다. 무슨 얘가 정이 이리도 없을꼬. 나는 다시 일어나 느긋하게 의자에 앉았다. 시그는 옆에 따로 마련되었던 곳에 앉았다.
나는 뭉치로 된 서류를 한 장씩 펴봤다. 딱히 평소와 다를 바가 없다. 한 국가를 완전히 토벌시킨다든지, 마수가 폭포수처럼 나와 사람을 급격하게 없애고 있다는 등 소소한 것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내 관할이 아니었다. 그렇게 몇장을 더 넘기자 약간 구미가 생긴 글이 보였다.
[흑마법사가 활동을 하고 있어, 리스의 절반이 황폐화가 되었다. 얼마가지 않아 리스는 흑마법사의 나라가 될 것으로 추정...]
이걸 보낸 신이 누구인가 했더니 마법의 신이였다. 원래 일 자체를 자기 선에서 끝내는 신인지라 별로 오지 않았는데, 요즘 소원이 많은 것도 그거 때문이었나. 대충 짐작했는데, 그자가 이걸 올릴 정도라면 이미 일은 심각해졌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태워버린뒤 그 종이를 들고 집무실을 나갔다.
“흑마법사는 오랜만인걸”
“전에 인간 황제가 토벌했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싹을 다 제거 하지 않았나보네요”
옆에서 같이 가던 시그가 내말에 동조했다. 몇 년전에 황제가 공식적으로 토벌했지만 아직 남아있었던 모양. 그것이 다시 부풀려 졌겠지.
내가 시간의 신의 집무실에 거의 다다르자 천사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천사들 모두 날이 서있다. 천사들은 모두 자기의 신에 따라 영향을 받으니 마법의 신이 어지간히 예민해 졌나보군. 나는 짐짓 어른스럽게 몇 번 헛기침을 하고 안내해주는 천사를 따라 집무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