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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늘아래 당신은 누구신가요
작가 : CLOUD9
작품등록일 : 2017.8.29

손가락과 눈 한쪽만 없어지는 기괴한 연쇄 살인. 일상 사람들의 추리속에 진지함 속에 유쾌함까지. 사이코패스와 이중인격의 조합.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1
작성일 : 17-08-29 04:57     조회 : 364     추천 : 0     분량 : 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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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날.

  볼 위로 뜨거운 물줄기가 흘렀다. 한 공터 중앙에서 차가운 공기가 나를 감싸 메웠다. 막다른 골목 끝. 나는 그녀의 부름에 멈춰 섰다. 그녀가 울었다. 가슴이 아렸다. 나는 떠났다. 거리를 걷던 중 볼 수 없을 것 같던 그녀를 봤다. 기뻤다. 신의 바람인지 그녀와 또 만났다. 자신의 가슴팍에 나를 묻으며 위로했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

 

  안쪽 방안 침대 한켠에 누워있는 무연의 등줄기에서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지 듯 물방울이 흘렀다.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을 한 손으로 쓸어 넘기며 긴 날숨을 내뱉었다.

 

  - 또 같은 꿈이네.

 

  3번. 차이점이 있다면 앞의 내용은 같고, 그 뒤 꿈을 꿀수록 새로운 장면들이 늘어간다는 것 정도. 그리고 꿈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때에만 꾼다는 것. 무연은 자연스레 창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뿌연 안개 속을 연상시키는 창문의 성에들이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무연의 정신 상태를 연상시켰다. 그는 창문을 소매 끝자락으로 한번 닦았다. 선명해진 투명한 유리 건너편엔 사람들이 줄을 지어 한 곳으로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비슷한 꿈을 이런 날에만 꾼다는 건 꿈속의 그녀가 무연에게 던지는 메시지인 걸까. 그는 손에 집히는 얇은 검은색 야상 하나를 두르고 쇠로 된 문손잡이를 돌렸다.

 

  추운 겨울인지라 집과 다르게 온화한 공기는 없다. 처마의 끝자락엔 흐르던 물줄기가 굳어있고, 눈이라도 올 건지 하늘엔 뿌연 구름만 떠다니고 있다. 걸어가는 무연의 양 볼엔 바람들이 살짝 ‘퉁’ 하고 치며 도망가기 바빴다. 무연은 인파 속을 파고들어 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이야기하며 걸어가는 아줌마들의 입에서는 뿌연 연기가 샘솟았고, 호기심에 잠을 자다 잠옷 차림으로 뛰어나온 어린 학생들이 자신을 몸을 양팔로 감싸며, 떨면서 걸었다. 모든 사람이 열을 맞춰 가던 중 선두에 있는 사람이 ‘전체 제자리에 서!’라고 말을 한 건지 하나, 둘 도착점에서 멈춰 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어깨너머로 제일 안쪽엔 전봇대에 기대어 앉아 쉬고 있는 여자가 보인다. 긴 생머리에, 낯색이 하얗다고 말하기보다 약간의 연두색 빛이 돌고 있다. 약간 앳된 얼굴을 띄고 있는 전봇대의 여자를 사람들은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손엔 힘이 없는지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내비치고 있고, 그녀의 눈동자 하나는 멍하니 나뭇잎 하나 달렸지 않은 앙상한 나무만 바라볼 뿐이다. 주위에서 전봇대의 여자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끝도 없이 혀를 놀렸으며, 혀끝을 툭툭 치기도 했다. 그들과 같이 섞여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 무연은 전봇대의 여자를 세심하게 봤다.

 

  깔끔하게 눈 한쪽과 손가락만 없어졌고, 주변에 혈흔이 있다거나, 칼이나 둔기에 맞은 외상으로 보이는 곳은 없다.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 날아야 할 전봇대의 여자다. 그런 그녀가 왜 이곳에서 하염없이 앉아 있는지 무연은 의문점에 빠지기 시작한다.

 

  - 한쪽 눈과 손가락만 없는데 사람이 죽을 수가 있나?

 

  상식적으로는 무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회에는 아예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나 손가락이 썩어들어 잘라낸 사람들, 일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들도 잘살고 있는 현대화 시대에 전봇대의 여자는 시체가 되어 앉아있다. 무연은 너무 궁금했다. 별의별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 눈에 있는 신경 중에 뇌나 심장이 연결된 신경이 있는 걸까? 그렇지 않고서야 신의 장난밖에 더 되지 않으니.

 

  아직도 사람들은 전봇대의 여자를 바라보고 있다. 손가락으로 여자를 가리키며 ‘천벌을 받은 거야.’라며 말을 내뱉는 노파가 있었고, ‘땅값이 내려가겠네.’ 하며 한숨을 크게 내뱉는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도 있다. 철없는 학생들은 핸드폰을 꺼내 들어 사진을 찍었고, 형사로 보이는 사람이 그들의 카메라 렌즈를 몸으로 가로막았다. 그중 몇몇은 ‘구경 다 했으니 집으로 가자.’라는 말을 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형형색색의 그림 위에 검은색 물감이 되어 그림들을 덮게 되었을까. 어린 시절 순수했던 모습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는 이기적이며, 타락한 악마의 모습으로 변한 것일까. 바래버린 그림 속에 물들어져 있는 무연. 자신의 모습도 그들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아름다움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공간에서 빨리 나와야 그나마 자신이 조금이나마 덜 더러워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무리 속에서 비좁은 인파를 뚫고 나왔다.

 

  무연은 무거운 발걸음을 겨우 집으로 안착시켰다. 그는 사람들과 자신이 같다는 생각에 한도 끝도 없이 자신에 대해 낮게 비판하고 있었다. 무연은 이질감이 느껴지는 소굴 속 아무것도 모른 채 자는 전봇대의 여자가 생각이 났다. 검지와 엄지를 맞물리며 ‘딱.’ 하며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자신의 체형에 익숙해진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이내 모니터에 바탕화면이 보이기 시작했고, 무연은 마우스를 움직여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 검색하기 시작한다. 어떤 걸 검색 할지는 사람들의 인파 속에서 이미 결론지은 그다. 키보드 자판에 한글 표시가 지워질 정도로 열심히 타자기를 두드린 무연이다. 하지만 그 열정도 잠시. 무기력에 빠지기 시작한다. 다 하나같이 똑같은 레퍼토리와 답변들. 눈은 없어도 살 가능성이 크다는 말. 사람마다 다른 표현으로 말을 했으나 결론은 똑같다. 무연은 책상 위에 팔꿈치를 얹어 두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낙심했다. 누가, 어떻게, 전봇대의 여자의 그런 모습을 만들어 낸 걸까.

 

  - 눈과 손가락을 도려냈더라면, 날카로운 칼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해 주위의 모습이 지저분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혹여, 메스나 사시미를 소지하고 있다면 모를까. 평범한 사람이 저지른 행동일까?

 

  누군가가 무연의 머리를 굵은 고무줄로 꽁꽁 싸매는 듯했다. 돌이켜 보면 전봇대 여자의 주위엔 혈흔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이 무연에게 제일 큰 모순이다. 무연은 앞머리를 한 손으로 ‘툭툭’ 쳐내고 다시 마우스를 손에 잡고, 화면을 바라본다. 그리고 마우스 휠을 열심히 돌리던 무연의 검지가 멈춘 건 어느 사이트 때문이다. 회원을 등록한 여러 사람이 심증을 놓고 토론하는 사이트. 살인범에 대한 인상착의나 행동에 대한 글은 없지만, 첫 번째의 살인과 두 번째. 새벽의 전봇대의 여자. 다 실시간으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사실 정부에서 큰일을 저질렀으나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해 시체가 아닌 인형을 가져다 놓고 위장을 했을 것.’이라는 게시글도 있다. 그 글 작성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한다.

 

  - 인형이 아니고서야 피 자국 하나 남지 않을 수 없으니까.

 

  무연은 뉴스나, 신문 보다 사이트 회원들의 게시글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더 신빙성을 줬다. 그렇게 게시글을 하나씩 보며 생각에 전념하고 있었을 때쯤 살인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실 사람?’이라는 글이 무연의 눈에 들어온다. 곰곰이 생각하는 무연이다. 생소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과연 무연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이 관건이다. 무연은 자신이 없었다. 무연은 밝은 성격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누군가가 먼저 말을 자신에게 건네야 대답을 하는 타입이었고, 누군가에게 논쟁하는 것은 무연이 부모님과 유년 시절에 이야기하다 조그마한 마찰이 생겼을 때 나누던 것. 그뿐이 전부였다. 무연은 고향에서 떠나 독립생활 한지 어느덧 5년째다. 낯선 이 동네에 발을 첫 디뎠을 때, 아무도 없는 공허한 마음이 무연의 마음속에만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엔 ‘혼자 살 수 있어.’라는 신념 하에 시작한 생활이다. 하지만 무연에게 이젠 용기 있는 투지가 아닌, 사람들과 공존하는 것은 물과 기름으로 나눌 정도로 다른 개체가 되어버렸다. 그런 무연은 사람들과 어울려 말을 한다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다. 여전히 그 게시글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무연이다. 그런 그는 이내 굳건한 표정과 몸짓으로 게시글의 댓글을 등록했다.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의 호기심이 낳은 첫 번째 무연의 도전이다.

 

  몇 분 뒤 ‘띠링’ 하는 알림과 함께 무연의 메일함에 메일이 하나 왔다. 수신자의 메일에는 가상메일인지 정확한 기재가 되어있지 않았다. ‘내일 오후 4시 00역 Mystery’ 시간, 날짜, 장소 만 기재 되어있는 메일의 내용. 무연은 주위가 음산해 짐을 느꼈는지 몸에 전율이 발끝부터 머리까지 치솟았다. 혹여 스팸인가 하는 생각에 무연은 다시 사이트에 있는 게시글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게시글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메일을 확인하고, 만남의 장소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Mystery’라는 곳은 00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지만 생각보다 구석진 장소에 있는 작은 카페다. 그곳의 주변에는 건물 하나 없고, 조금 떨어진 위치에 정신병원 하나만 세워져 있었다. 갑자기 공기가 탁해지며 무연의 목덜미가 서늘하게 당겨진다. 불안감에 만약 그 게시글을 올린 사람이 그 일의 장본인이라면? 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난무 했다. 하지만 심증이기에 그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 생각을 하다 보니 무연은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는다. 그 손으로 그는 복잡해지는 머릿속을 꺼내 정리하고 다시 넣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잠시 한다. 무연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궁금증이 잠재워질 거야. 라는 생각으로 다시 밖으로 나갔다.

 

  역시나 차가운 바람들이었지만, 태양이 떠오르고 있어서 그런지 새벽만큼의 온도는 아니다. 동네 주민들은 새벽에 있었던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부분 동네 아주머니들이 많았으며, ‘땅값이 내려간다.’ ‘세상이 흉흉하다.’ ‘밖에 못 나오겠다.’라는 말을 시시콜콜 내뱉으며 이야기를 했다. 무연은 그런 사람들을 보며 추운 날씨에도 밖에 나와 이야기하는 그들을 조금 대단하다는 듯 바라보다 이내 갈 길을 간다. 무연은 동네 근처에 있는 작은 공원에 들러 벤치에 앉아 멍하니 앞만 바라본다. 평소에 생각이 많을 때 항상 앉던 곳에 앉아 눈앞의 작은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무연의 휴식이자 안정제였다. 사람도 거의 없이 고요하고 한적한 이 풍경이 그에게 끝없는 평온함을 주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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