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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최강 서울 삽질녀
작가 : 로미유
작품등록일 : 2017.7.31

애정 불신이 만연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순수 처녀의 막돼먹은 연애기!

 
남자 삽질, 어디까지 해봤니?
작성일 : 17-07-31 13:06     조회 : 613     추천 : 0     분량 : 3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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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란 무엇인가.

 열정불신, 계산주의 사회에서,

 애정의 순수성을 구현하는 진정성 운동이랄까.

 

 나에게는 그런 것이었다.

 연애란, 가장 순수한 마음의 두드러짐.

 그리고 그 마음을 오롯이 받아주는 남자와의 만남.

 

 그런 남자를 만나는 방법이란.

 간단하지 않았다.

 서른을 앞에 둔, 밤마다 식욕이 왕성해지는, 그런 보통의 여성이라면.

 연애의 통로는 무척이나 단순해진다.

 소개팅과 맞선.

 

 각종 동호회나 동창회도 있다지만,

 그건 그저 있을 뿐이다.

 내 나이가 서른이요, 사실 거기에다가 플러스 ‘2’ , 서른 둘이요.

 그런 말을 시작하면, 사람들은 우리의 기혼, 미혼 여부와 비혼 여부까지

 탈탈 멘탈을 털어갈 질문들을 시작한다.

 대게 그런 질문들을 던지는 여자들의 경우,

 처녀의 혼인에 관심을 두는 대다수의 ‘오지라퍼’ 들도

 절실함의 통로를 지나, 자포자기 상태에 이른 미혼 여성이 대다수다.

 

 아니라면,

 나에게 꾀나 관심이 많은 남자일 테지만,

 면상 이곳저곳이 허술할 확률이 높지.

 

 이런 사족들이 머릿속을 흔드는 밤,

 그런 밤을 지나서,

 점심을 깨끗하게 헤치우고,

 분명 뱃 속에 쌓여있을 셀룰라이트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혹시나 그렇더라고 커피 한 잔으로 분해될지도 모른다고,

 아메리카노를 들고 들어온 점심시간.

 

 커피의 향을 흡입하면서,

 책상에 앉았다.

 앉자마자 울리는 전화 진동음.

 뭐지? 이 시간에?

 나를 부르는 것은 썩을 김부장밖에 없는데 말이야.

 

 뜨는 이름.

 황경철.

 나는 순간 받지 말아아겠다고 생각하면서,

 ‘나중에 보기’ 버튼을 누르려다가, 숙명처럼..

 그리고 운명처럼 스마트폰을 귀에 되고야 말았다.

 식후의 배부른자의 어리석음이란 이런 것이었다.

 순간 후회했다.

 참, 얘 보험사 다니지,

 보험들어달라고 하면 어쩌지,

 그런 말들이 머릿속을 유영하였다.

 

 뭐 들어달라고 할지 모른다.

 사람 봐가면서 해야지. 난 누구에게 쉽게 보험 들어주고 그런 돈 좀 있는 여자 아니거든!!

 

 “소오데스까?” “니 하오” 막 이러면서 외국인 척 해볼까. 내 볼품없는 핸드폰 번호가 외국인 교환학생 번호로 바뀐 것처럼.

 뭐 이런 저런 너저분한 생각을 하려다,

 “아무튼 보험 안 든다고!!” 내 입으로 그런 말도 못할 이유가 뭐람?! 싶어서, 그냥 전화를 받았다.

 

 “옵하, 잘 지내셨..어요?”

 

 “오, 우리 지연이도 잘 지내지”

 

 속으로 ‘그래, 이 자식아, 왜?! 생명보험 들고 죽으라구??!’ 이런 마음이었지만, 교육자 집안의 딸로서 그럴 수는 없다!

 

 “아, 네. 고럼요. 근데 무슨?!!”

 

 “너 남친 있냐?”

 

 오호! 내게 남성을 소개해주려고? 기특한 자식! 보험 들으라는 줄 오해해서 미안미안.

 앞에 있다면 엉덩이를 막 토닥거려주고 싶고만, 니가 느끼지만 않는다면!

 

 “없..는데요”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그럼! 너 소개 받어 내 친구. 니 번호 넘긴다!”

 

 아니 이게 웬 로또!

 근데, 이 놈이 공짜로 나에게 뭘 해 줄 그런 자비로운 인간이 아닌데 말이야.

 그렇게 나는 한 남자의 번호를 받았다.

 이틀 후, 소개팅남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깨톡.

 손가락을 톡 ‘깨톡’을 열어보니 남자의 문자보다 사진!

 이게 웬 떡?! 잘생겼다~~~아.

 저 눈, 저 코, 저 입. 모든 것이 신이 만든 평균 이상의 창조물이었으니!

 

 갑자기 부담이 되었다.

 

 깨톡,

 

 “안녕하세요, 저 경철이 친구 ‘황동철’입니다”

 

 소개팅의 정석!

 답장은 5분 후.

 구식 방법인데, 한번 써봤다. 난 원래 구닥다리같은 진국 여자니깐.

 

 “네, 안녕하세요. 천지연이예요”

 

 “이름이 참 이쁘신데요. 경철이가 ‘천지’라고 부른다고 하던데”

 

 “어머머머머머머. 감사해요. 동철? 경철친구 동철? 옴마야~”

 

 한번 주책을 부려봤다.

 망할... 안먹혔다. 남자의 답은 대략 15분이 지나서 도착했다.

 

 “ㅎㅎ네. 이름이 같아서,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더 친하게 단짝처럼 지냈어요. 혹시 언제 시간 좋으세요?”

 

 아, 화장실에 그거 싸러 다녀왔나봐, 다행이다.

 

 난 그의 집 앞으로 당장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냥 주말이라고 했고,

 주말은 너를 위해 통으로 비워놨다고 하고 싶었으나,

 일요일 저녁만 된다고 했고,

 니 사진보고, 너를 사귀기로 결심했다는 말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넣어둬·넣어둬. 힝힝힝.

 

 그래서,

 우리는,

 다음 주 일요일 저녁 7시!

 만나기로 했다.

 

 몸무게를 재려고 올랐다. 뭐지?? 6X 키로?!

 저울을 부실 뻔 했다!!

 

 저울! 정직하게 살아야지. 어디서 거짓말이야?

 

 하지만, 내 배를 만져보면서 인정하기로 했다.

 그만먹자.

 소개팅을 위해 단 며칠이라도 절식을 해보면 어떨까?

 

 천지연,

 너의 인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구.

 

 만나기 5일전.

 그를 어떻게 꼬시지?!

 일단, 모든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그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을 배양하고자,

 그의 사진을 ‘캡쳐’해서 출력하고,

 B5용지에 컬러로 뽑아서, 집에 붙여놨다.

 

 이것은 다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다.

 밤마다 초콜릿, 샌드위치, 편의점 파스타 등 온갖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서, 좀 참아보자는 그런 의도.

 온종일 머릿속을 왔다 갔다 움직이는 찰진 음식들.

 고것이 나를 아주 괴롭게 한다.

 

 하지만, 소개팅 당일 그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안 된다.

 금식은 못해도 절식만이라도!

 

 오늘 대낮,

 회사에서도 난 막강이 거부했다.

 

 “천 대리 오늘 회식 있는 거 알지?”

 

 “오늘요? 저 몰랐어요”

 

 “저번주부터 말했잖아?”

 

 “과장님, 왜 저한테는 말 안해줘요?”

 

 “이건 뭐 개뼈다귀 삶아 튀기는 소리야?”

 

 “아니, 왜 저 빼놓고 갈라는 건가요? 이번 회식은 불인정! 다음 주 월요일에 해요!”

 

 “왜 그래? 돌았니?”

 

 “저 고기 진짜 먹고 싶은데, 이번 주 일요일에 소개팅 있단 말이예요..”

 

 과장님이 단칼같이 말했다.

 

  “꺼져”

 

 난 그냥 포기했다. 예전 같으면, ‘사내 왕따’를 당하는 기분이라며,

 부장님 앞에 가서 진상을 부려서 회식 날짜를 옮겼을 것을.

 

 난, 쿨하게 포기했다.

 고기는 새로 생길 나의 비주얼 남친, ‘동철’에게 사달라고 조르면 되잖아?!

 물론 그 남자가 내 것이 된다면.

 

 내 것이 된다는 게 무엇이냐?!

 고기나 회도 맘대로 얻어먹고,

 다리 아프다고 너희 집에 들어가서 잠깐 쉬자고 비싼티 나게 말할 수 있고,

 결혼하자면 생각해 보자고 내가 먼저 튕길 수 있는 것.

 

 연애를 하고, 심지어 갑이 되는 그날까지.

 절식은 필수!

 그렇다면, 외모 장착은 필수!

 나는 먹지 않겠어, 않겠어!!

 

 그래서 안 먹고,

 나는 저녁 6시에 칼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했다.

 출출. 배가 출출. 뱃살도 출출. 모든 게 출출한 밤.

 

 반가운 소리, ‘깨톡’이 울렸다.

 

 "지연씨, 하루 잘 보냈나요?"

 

 "네! 진짜 잘 보냈어요. 뭐 드셨어요?"

 

 순간 보내고, 난 ‘헉’했다.

 이 밤에 뭐 드셨냐니, 나 배고프다고 티내니, 뭐니.

 나도 참, 왜이렇게 식탐이니.

 

 "네?! 아.. 저는 저녁 먹고 운동 다녀왔어요."

 

 "그렇구나. 아~ 오늘 더운데, 잘 챙겨 드셨나해서요."

 

 " 잘 먹었어요. 저는 식사시간은 잘 지킵니다ㅎㅎ 우리 일요일에 뭐 먹을까요?"

 

 "글쎄요. 전 뭐든 다 괜찮아요."

 

 "못드시는 거 없나요?"

 

 "개고기, 고래, 상어 못먹는 거 없어요!"

 

 이딴걸, 개그라고.

 나 또 뭔 말을 하는거니!

 

 갑자기... 남자의 답장이 없다 ‘1’ 없어졌는데. 나 또 실수한거니, 뭐니, 제길슨.

 오분이 지나서야 이어지는 동철님과의 대화.

 

 "그러시군요. 잡식성ㅎㅎ 농담이구요. 그럼 제가 적당한 곳으로 예약할께요."

 

 "아, 네. 제 농담이 좀 세죠? 원래 제가 웃긴 걸 좋아해서요."

 

 "들었어요. 원래 ‘개그우먼’ 준비하셨다고요."

 

 망할 황경철,

 혹시 나의 신상을 혹시 탈탈털어서 그에게 바친 것인가!!

 

 "옴마...신비감이 좀 깨졌겠네요?!ㅋㅋㅋ 얼굴은 개그지지 않아요."

 

 사실, 개그진데 말이야.

 

 "ㅎㅎ 저 이만 자겠습니다. 내일은 조찬회의가 있어서."

 

 "네!!!! 해버 굿 밤♩"

 

 이런, '1'이 사라졌는데, 답장이 없다.

 내가 뭐 실수했나?

 아니다, 내가 너무 재밌어서 옴팡지게 내 매력이 빠져든 것이다. 장담해, 장담해!!

 

 이제 정말 자야겠다.

 끄억. 오늘 저녁에는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웬 트럼?!

 나도 모르게 뭔가를 주워먹은 건...아니겠지?

 

 아뿔싸.

 내 옆에 놓여있던 우유를 마셨다.

 제길슨. 정말 자야겠어.

 자는 게 상책 비책이야.

 

 휴...............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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