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회천삼국지
작가 : 소오
작품등록일 : 2017.7.25

왕하로 눈을 뜨고 성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격은 후 겨우 겨우 왕가의 소가주가 된 왕하가 이루는 한말의 새로운 발걸음 살기위한 싸움이 그를 거대한 나무로 만들것인가 아니면 그저 장작이 될것인가?

 
왕하
작성일 : 17-07-25 13:58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73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왕씨가문의 낙양의 본가 삼사의 가문은 아니지만 정계에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병주 왕씨가문의 본가는 수많은 건물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 왕가의 머리와 같은 왕씨의 직계 문족회장은 웅장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웅장함에 맞지 않게 왕씨의 장로들이 보이는 모급과 달리 고성과 말다툼에 어수선함으로 물들어있었다. 더욱이 웃긴 것은 각기 자신들이 지지하는 인물들을 가리는 듯 양편으로 나뉘어 서로 큰 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장군인 하진과 환관세력이 대척의 끝에 온지도 오래되었소. 태후마마께서 중제를 한다고 하지만 결국 하대장군은 호랑이 같은 그의 수하들을 앞세워 그들을 살라 먹을 것이오!”

 

 “허 그래서 오랜 시간 황궁을 장악한 환관세력이 일순간 무너지기라도 한다? 이게 어불성설이 아니고 무엇이오! 그간 그들이 세운 부와 권력은 그냥 무너지지는 않소. 거기다 제아무리 하대장군이 칼을 휘두른다 하여도 황제폐하의 어가가 없이는 그저 공허한 칼일 뿐이오.”

 

 “그래서 이왕가가 어찌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오? 장로들은 말만 늘어놓지 말고 대책을 놓으란 말이오! 가주직을 받은 사도도 하남으로 갔으니...”

 

 “그럼 기주목을... 다시 홍농태수직이나..”

 

 그러자 주변의 한 인물이 비웃음을 지었다.

 

 “그러니까 지금 기주목이 된 왕장문을 직위를 떨어트리면서 낙읍까지 오게 해야 한다 이 말이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오? 작금 가문의 이름을 날리는 인물을 밀어주지는 못할 망정 시세가 두려워 불러드린 다니 쯔쯔"

 

 그러자 발끈한 인물이 발을 구르면서 혀를 찬 인물에게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혔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낙양의 왕가를 지키겠소? 가주란 왕사도 또한 역시 이번엔 죽을 뻔한 일에 하남윤을 받고 남방으로 도망간 것이지. 거기다 가주란 작자가 무슨 목숨을 지키는데 급급하여 하진에게 목숨구걸이나 하고..”

 

 말을 흘리며 마지막은 말하였으나 이곳에 있는 이들이 못들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는 아니었다. 이에 왕윤의 측근이 일어나 말하였다.

 

 “그 무슨 말이오! 말을 가려하시오! 가주가 없다고 해도 문족회장에서 해야 할 말이 있고 없는 말이 있지!”

 

 그때 누군가가 문을 열고 문족회장을 들어왔다. 그저 무장 둘을 뒤에 대동한 소년이었다. 그러나 왕윤을 헐뜯던 자들도 여러 막말을 하던 자들도 그리고 왕굉을 불러오라던 이들도 고성방가를 하던 이들도 조용해졌다.

 

 “아침부터 열심히들 입니다. 장로님들?”

 

 소년은 가볍게 그들 사이를 지나 왕가의 가주의 직계 혈족으로 앉을 수 있는 자리에 턱하니 앉았다. 그리고 가볍게 박수를 치고 말했다.

 

 “다 들었습니다. 무슨 못할 말이라고 그만하십니까?”

 

 “소가주...”

 

 장로들 중 한명이 비굴한 말투로 용서를 빌 듯 말을 건냈다.

 

 “흠 전 소가주란 말보다는 청해단주라는 말이 더욱 좋습니다. 아니면 아명인 소현으로 불러 주시죠.”

 

 크흠 그러자 장로가 침을 꿀꺽 넘기고 말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청해단주 이미 들었다니 쉬이 본론을 말해 주셨으면 합니다.”

 

 “가주의 뜻입니까? 아니면 저의 뜻입니까?”

 

 “단주의 뜻이 가주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왕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마치 능구렁이와 같은 일장로였다. 그러니 이런 곳에서 오랫동안 장로들의 대표로 있었겠지만

 

 “가만 계시죠. 어느 곳에도 손을 벌리지 마세요. 결국엔 피를 볼 테니까요. 그래서 가주께서도 하남윤으로 잠시 하남으로 향한 것이고요. 칼을 누가 뽑느냐는 보다는 그 칼 부림에 어떻게 누가 다칠지 생각 하셔야죠. 결국 둘 다 칼부림에 회복하기 힘든 상태까지 몰릴 겁니다. 거기다. 황도를 노리는 늑대들이 피 냄새를 맡고 노릴 것은 당연 한 것이고요.”

 

 그러자 주변의 장로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장로의 수장인 일장로는 마치 비꼬듯이 왕하의 말을 받아쳤다.

 

 “그러니까 우리 왕씨가문이 마치 거북이처럼 껍질에 숨어 있으라. 이 말입니까?”

 

 그러자 왕윤은 풋하는 소리를 내며 자리를 일어나 장로를 지나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렇게 나대고 싶으면 왕씨가문의 이름을 떼고 활개를 치세요. 내 가주에게 잘 말하지요.”

 

 장로의 수장은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말 한마디 못하고 왕하가 그저 그 자리를 나서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작금의 낙양의 상황이 두렵기는 마찬 가지였고 실권이라고 해봐야 사졸 몇을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청해상단 단주이자 소가주는 수만은 정보를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그의 판단을 믿는 것이 맞았다. 인정하기는 힘들었지만 말이다.

 

 으드득

 

 일장로는 이를 갈고 왕하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네놈의 그 잘난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내 그 끝을 빨리 만들어 주마’

 

 왕하는 그저 여러 장로들의 얼굴을 훑어보며 그 자리를 나선 왕하의 곁에 서황이 왕하에게 붙었다. 왕하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서황을 바라보자 서황이 고개를 숙여 물었다.

 

 “주군 어찌 그리 그에게 심하게 말하신 것 입니까? 만약 악심이라도 품으면..”

 

 그러자 왕하는 웃음을 흘렸다.

 

 “아니 그가 아니라 제가 그에게 악심을 품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왕사도와 왕장문과 손을 잡고 아버지를 사지로 몰아넣은 일이 있으니까요. 저는 그에 쉬이 그를 놓아 줄 이유도 없고요.”

 

 “그리고 그리 해야 그와 생각이 다른 자들이 빨리 저를 따를 것이고요 이제 별로 시간도 없으니 말입니다.”

 

 서황이 잠시 눈을 감고서 말을 이어가지 못하자 옆에 서있던 허저가 직접 말을 이었다.

 

 “주군께서 말한 천하대란 말입니까?”

 

 그러자 왕하는 허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황건은 그저 큰 자작나무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제 불씨가 불길이 되어 한 막이 올라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길 속에서 저는 꼭 살아남아 제 사람들을 지킬 것입니다. 아버지가 부탁했던 것과 같이 말입니다.’

 어느새 낙읍의 거리에서 한 가옥에 다다랐다. 청해상단이라 적힌 현판이 걸린 가옥이었다. 왕하는 그저 거침없이 그곳에 발을 들였다. 북적이는 사람들이 넘쳐났고 그 넘쳐나는 사람들이 왕하를 보면 모두 그를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한사람이 허둥지둥 그를 향하여 달려 나왔다. 수염이 너풀거리며 무엇이 좋은지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 이었다. 나이든 그는 왕하를 보며 마치 아버지의 미소를 지으며 한편으로 걱정이 있는 듯하게 물었다.

 

 “아이구 단주님 이른 시간에 오신 것 아닙니까? 가회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자 왕하는 그저 웃음을 지어 말했다.

 

 “늙은이들이 하는 말이 똑같지요 언제나 자기 자신의 자리가 불안하여 가주나 기주의 큰아버님을 방패로 사용할까 이 생각이지요.”

 

 그러자 과장된 몸동작을 하며 그가 말했다.

 

 “아이고 공자님 그럼 저도 안절부절 못하는 늙은이 아닙니까?”

 

 그러자 왕하는 크게 웃었다.

 

 “그럼요 노야께서는 제가 어디 가서 다칠까 어디 말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매일 전전긍긍 하시지요.”

 

 “엑 그걸 아시는 분이 가회를 이리 빨리 파하고 돌아오신다는 말입니까? 그 늙은 구렁이들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걱정 마세요. 저 소현이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이 청해상단을 이끈 저입니다. 걱정 마세요.”

 

 그러자 노야라 불린 이는 고개를 그저 끄덕이며 말했다.

 

 “암요. 우리 도련님이 얼마나 대단하신데요. 이 노복 걱정이 없습니다. 단지 이 서슬 퍼런 날들이 즐비한 황도에서 혹여나 하는 것이지요.”

 

 “예 조심하지요. 그럼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저벅 저벅 걸음을 옮기다 무엇이 떠올렸는지 고개를 돌려 노야에게 물었다.

 

 “노야 그 물건 들어왔습니까?”

 

 노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암요. 도련님의 부탁인데요.”

 

 “그럼 그건 제가 직접 가주께 전해드리지요. 제방에 넣어 주세요.”

 

 노야는 말 대신 고개를 숙여 왕하의 말에 대답하였다. 왕하도 고개를 끄덕이고 단주실로 향하였다. 단주실의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다란 가옥의 크기에 비하여 단주의 방은 굉장히 단출하였다. 여러 무구들과 사예와 각 지역의 지도가 놓여있었다. 지도에는 청해상단의 거점으로 보이는 말들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책들이 이리저리 흩어져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 토의를 하기위한 약간 큰 상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몇 인원이 자리에 일어나 상좌에 앉을 왕하를 기다렸다.

 

 왕하는 자신의 의복을 뒤로 슥 넘긴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그들이 고개를 숙여 포권을 취했다. 썩 예를 갖춘 모습이었다. 왕하가 손을 휘젓자 그들은 예를 거두고 자리에 앉았다.

 

 “모두들 느끼겠지만 황도가 매우 조용해요. 마치 폭풍이 일어나기 직전의 그것 같이요.”

 

 

 ‘하진이 죽기까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일이 터지면 황도는 쑥대밭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상단도 피해를 입는 건 당연하겠지.’

 

 왕하는 낙읍에 놓여있는 노란 말을 움직여 업성으로 옮겼다.

 

 “백녕 네가 보기에는 근거지를 업성으로 옮기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대한 기골에 문사인지 무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의 청년이 일어났다. 굵은 눈썹과 맑은 눈은 그가 얼마나 총명하고 정직한지 보여주는 듯하였다.

 

 “업성으로 옮긴다는 것은 낙읍의 상권을 사마가에 다시 내어 줄 수도 있는 일입니다. 낙읍에 상권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주께서도 잘 아실 텐데요.”

 

 그러자 왕하는 씩 웃음을 보여주었다.

 

 “백녕 그대는 1년 만에 상인이 다되었군? 벌써 상권을 말하는 것을 보니 말이야 독우로 있을 때가 더더욱 어울리는 것 같은데 말이야.”

 

 “이미 공명을 따라 올 때부터 주군에 속한 몸입니다.”

 

 “그래 그렇지 1년 동안 상단의 큼직한 일들을 정직하게 중용을 지켜 잘 맡은 그대이지 그럼 다시 묻지 내가 왜 업으로 청해상단의 근거지를 옮길 것 같은가?”

 

 만총은 눈을 잠시 감고 생각했다. 아니 생각보다는 음미하는 표정이었다. 대답을 할 때

 그의 눈은 마치 희열과 열정 그리고 무언가 불타오르는 격앙을 하는 표정이었다.

 

 “거병(擧兵)인 것 입니까?”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짤막한 인물이 자리에 일어서 흥분한 듯 물었다.

 

 “주군 드디어? 드디어! 결심이 서신 것 입니까? 이 문겸 주군의 창이 되어 움직일 것입니다. 이제야 군의 조련이 아닌 주군의 창이 되어 선봉에서 나설 일이 생기겠습니다. 으하하!”

 

 그러자 왕하는 차분한 어조로 말하였다.

 

 “단순히 거병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네. 내게는 지금 백부인 왕굉의 턱밑에 칼을 대기 전에 준비를 하는 것이지 그리고 아직 거병을 바로 할 것도 아니고 말이네 그 서신을 그자가 잘 봐준다면 능히 빨리 일어설 것이고 아니라면 수개월은 더 시간이 필요 할 것이네 그전까지 문겸은 병 조련에 박차를 가해주게 그리고 백녕은 내 말한 거점이동을 맡아주고 공명과 중강은 또한 자신이 맡은 사병을 훈련해 주시게.”

 

 왕하는 그 말을 끝으로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자가 서신을 보고 이상한 생각은 안했으면 하는군.’

 

 저택이라고 말하기도 어마어마한 집이 낙읍에 있었다. 그 건물 아래로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갔고 그는 그 집의 가솔중 하나에게 금자를 내어주며 죽간을 건네었다. 그리고 그 죽간은 다른 이에게 넘어가 그 집의 가장 높은 하인에게로 넘어갔다. 그리고 여러 절차를 거친 그 죽간은 얼굴은 뽀얀데 주름은 자글자글한 노인이 건네받았다. 그는 직접 손으로 매듭을 풀어 죽간을 펼쳐들었다. 그리고는 약간의 어이가 없는지 비웃음 비슷한 웃음을 내뱉었다.

 

 “이 장양이 왕씨 가문의 졸자와 거래를 하자 이건가? 그것도 나를 황건적과 내통하였다. 발고한 왕윤의 아들과?”

 

 그는 비웃음으로 콧방귀 까지 뀌었지만 어쩐지 께름칙한 것이 있었다. 왕윤의 아들이 자신과 손을 잡으려 하는 것도 이상했지만 그것보다는 마치 그와 대등한 처지에서 거래를 하려는 태도가 이상했다. 자신은 지금 그는 누구보다도 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국정을 장악한 십상시(十常侍)의 수장이었고 현황제인 영제(靈帝)마저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마치 대등한 사람인양 거래를 하려는 것 자체가 괘씸하였으나 그조차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저 왕윤의 자식이라면 하진에게서 자리나 받으면 그만일 터인데 나와 거래를 하겠다라?”

 

 장양은 옆에 달린 줄을 당겼다. 그러자 종이 울리며 옆자리의 하인 몇이 툭하고 나타났다.

 

 “내 청해상단주에 대하여 알고 싶은 것이 있으니 어떠한 금액이 들더라도 많은 정보를 가져 오거라 또한 이패를 가져가서 황궁에서 직접 가져와도 좋다.”

 

 하인은 말없이 절을 한 뒤 방을 나섰다. 장양은 없다시피 한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고민에 빠졌다.

 

 낙읍에 밤이 되자 장양이 왕하를 부르기 위하여 사람 몇을 보냈다. 밤새 단주실에 있던 왕하는 마치 고기가 낚였다는 웃음을 지었다. 왕하와 같이 일하고 있던 만총은 매우 불편한 기색이었다.

 

 “주군 정녕 장양에게 서신을 보낸 것 입니까? 그자는 이 황국을 농단하는 십상시의 수좌입니다. 어찌 그자와 손을 잡을 생각이십니까? 아니 혹여 그의 밑에 들어가실 생각인 것 입니까? 고작 복수를 위하여?”

 

 “백녕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 그러나 말이지 이 길이 굉장히 빠르게 거병을 하게 만들 길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몇 개월이 느려지는 것이 매우 걱정이 되어 이런 수단을 강구한 것뿐이야. 백녕 금자로 직위를 사고파는 시기에 나라고 직위를 사지 말라는 법이 있나?”

 

 만총은 무엇인가 불편한 듯 하였지만 말은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간의 왕하의 행적에 있어 허튼 짓을 하지는 않을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왕하가 직접 움직이면서 겨우 직위 하나 가지고 이렇게 위험을 크게 안을 위인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직위야 하진을 직접 찾아가면 왕윤이나 왕씨 가문을 보아 한자리 던져 줄 테니까. 그리고 하진도 그 대가로 상단의 이문을 때 먹거나 아니면 금자를 수북하게 얹어 줄 수도 있었다.

 

 “주군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몰라도 누군가 이를 본다면 좋게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청렴하다 여기는 선비들은 주군의 곁에 모이기 꺼려 할 것입다.”

 

 왕하는 만총의 말에 문을 활짝 열고 말했다.

 

 “나는 청렴하다 스스로 여기는 이는 필요 없다. 그들은 위선자이고 거짓을 일삼는 간신들이다. 그런 자들 보다는 난 손에 더러움을 묻히는 것을 두려워 않는 이가 가장 필요하다. 작금에 들어 난이 몇 번이고 한의 기치에 반하여 일어난 세력이 몇이더냐? 더럽다 하여 관직에 나서지도 않고 뒤에서 떠드는 이들은 쓸데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말이 난을 평정하더냐? 아니면 세력을 정리하더냐? 그저 돈 있고 등이 따듯하여 백성들은 생각하지 않은 위선자들이다.”

 

 왕하는 뒤를 돌아 만총을 바라보았다

 

 “황권, 십상시, 천의 웃기고 있는 말이다. 황제는 낙읍에서만 십 수 년을 짱 박혀 살 것이고 정작 백성들의 모습은 보지 못할 것이다. 난! 그런 황제에게 매달려 백성을 외면하는 위선자들을 버리고 진정 백성을 위하는 이들을 모으겠다. 백녕? 십상시와 야합한다는 명성 따위에 연연하는 작자라면 내가 필요 없다. 나는 내 진의를 볼 줄 아는 이들만 내 그늘아래 이끌어 나갈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백녕 그대이고 말이네.”

 

 왕하는 그리고 다시 뒤를 돌아 바쁘게 장양의 하인들을 쫒아 나갔다. 그를 쫒아 허저와 서황도 뜀박질을 하였다.

 

 만총은 왕하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치 큰 나무를 바라보는 듯하였다. 만총이 왕하에게서 위임받은 청해상단은 가벼운 상단이 아니었다. 하나의 세력이기도 하며 거대한 축이었다. 수많은 선비들에게 돈을 쏟으며 후학을 양성하였고 황건에게 당한 농민들을 모아 마을도 만드는 인의와 실의로 무장한 세력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오비이락(烏飛梨落) 2017 / 7 / 25 307 0 23174   
31 오비이락(烏飛梨落) 2017 / 7 / 25 316 0 24109   
30 오비이락(烏飛梨落) 2017 / 7 / 25 298 0 18194   
29 역린(逆鱗) 2017 / 7 / 25 334 0 16583   
28 역린(逆鱗) 2017 / 7 / 25 336 0 9585   
27 역린(逆鱗) 2017 / 7 / 25 353 0 26168   
26 암중지수(暗中之手) 2017 / 7 / 25 315 0 24862   
25 암중지수(暗中之手) 2017 / 7 / 25 286 0 13279   
24 계교전투 2017 / 7 / 25 327 0 19589   
23 각자의 답 2017 / 7 / 25 332 0 11499   
22 천의(天意)의 향방 2017 / 7 / 25 324 0 3442   
21 천의(天意)의 향방 2017 / 7 / 25 300 0 21612   
20 무지불혹은 사로일행(無知不惑, 死路一行) 2017 / 7 / 25 319 0 15094   
19 인연 2017 / 7 / 25 287 0 8728   
18 군웅할거 下 2017 / 7 / 25 291 0 19929   
17 군웅할거 上 2017 / 7 / 25 302 0 22505   
16 비수가 파고들다. 2017 / 7 / 25 296 0 12777   
15 화마(火魔, 化魔) 2017 / 7 / 25 292 0 8771   
14 금선탈각(金蝉脱殻) 2017 / 7 / 25 316 0 8123   
13 조조 2017 / 7 / 25 300 0 4502   
12 비수 2017 / 7 / 25 303 0 8889   
11 거래 2017 / 7 / 25 325 0 11542   
10 반동탁연합 2017 / 7 / 25 302 0 13581   
9 仁義之端是非之途(인의지단 시비지도) 2017 / 7 / 25 314 0 3013   
8 한발짝 움직이다. 2017 / 7 / 25 309 0 23656   
7 손안의 모래알과 같아라 2017 / 7 / 25 314 0 6245   
6 움직임 2017 / 7 / 25 297 0 6808   
5 지재(智材) 2017 / 7 / 25 322 0 11839   
4 낙양 혈란 2017 / 7 / 25 322 0 9603   
3 만선 2017 / 7 / 25 335 0 877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