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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보스의 마이 레이디
작가 : 밍이
작품등록일 : 2017.7.18

그 날은 유난히 비가 내리던 날.
집 앞 골목길, 피를 흘며 쓰러진 남자를 주웠다?

"무엇을 바라고 살린거지?"

눈을 뜬 남자는 다짜고짜 반말에 자신을 왜 살렸냐고 타박을 한다. 심지어 살려놓으니 어쩌라고라며 무대포로 나오는 이 남자. 싸가지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부려먹으려 든다. 밥값이라도 하라고 무엇을 시키면 다 부숴버리곤 미안한 기색없이 얼마냐고 떵떵거린다. 도대체 이 남자 뭐야! 이런 남자이건만 자꾸만 다가오는 그와의 거리감에 당황스럽다.

"나에게 다가오지마요!"

점점 다가오는 그와의 거리. 낯선 남자를 집에 데려온 불안감. 그리고 자꾸만 끌리는 묘한 감정. 그녀는 헤깔리기 시작하였다. 이 감정은 동정인걸까. 아니면.

남자가 낯설지만 걱정이 되어 차마 내치지 못하는 수와 재벌이라며 말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어 수에게 빌붙어 사는 그러다 어느새 선한 수에게 마음이 가는 현.

묘한 남자와 어리숙한 여자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빗속에서
작성일 : 17-07-21 23:12     조회 : 478     추천 : 0     분량 : 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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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새로운 세상을 꿈꿔왔다. 내가 사는 이 인생이 아닌 다른 인생. 소설 속의 한 여주인공 처럼 이 세계로 떨어져 아름답고 어여쁜 공주가 되길. 용감하고 현명한 여전사가 되길. 그런 눈부신 존재가 되길 하늘에 빌었었다.

 

 "이 수씨!"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고 그런 현실 속에 살아가기엔 나는 너무 하찮은 존재였다. 카랑거리는 목소리를 내며 나를 부른 여인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눈치껏 눈을 깔아내린다.

 

 "네, 부장님."

 

 대답을 하면서 살며시 웃어보였지만 정작 좋은 일로 부른 것 같지 않은 느낌에 불안감이 스쳤다. 이 불안감이 어디서 오냐고 하자면 익숙함이랄까나. 치과에서 일한지도 어언 3년이건만 좀처럼 늘지 않는 실력. 덕분에 늘 부장님과 실장님에게 불호령이 내려진 것이 익숙해져버렸다. 오늘은 또 어떤것이 문제여서 부르는 걸까.

 

 "넌 또 어떻게 이렇게 사고를 치니."

 

 "죄송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문한 보철물이 사라졌단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여기서 제일 막내인 내가 정리를 안한 탓이 되었다. 무엇을 잃구어도 무엇을 못하여도 무엇이 안되어도 모두 내 탓이 된다. 그 중의 대부분은 내가 실력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내가 하지 않은 것도 내 탓이 된다. 만만하고 혼날만한 의심이 드는 존재니까.

 

 "한 두번도 아니고. 내일 오시는 분인데 어떻하니?"

 

 부장님의 눈썹이 휘어져 올라갔다. 아, 그냥 오늘 망하고 말자. 나는 칼퇴를 빠르게 포기하며 입을 열었다.

 

 "오늘 안까지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부장님은 눈초리를 주며 나에게서 등을 돌렸다. 아, 먹고 살기 힘들다.세상 살이는 힘들었고 직업은 하나같이 힘든 것이었다. 그 중 내가 하는 일은 치과위생사.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직업. 나에겐 내 직업. 나의 먹고 살 일거리. 그리고 원하지 않는 직업이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흘어왔냐고 하니 넉넉치 않던 삶에 쫓기 듯 대학교를 왔고 취직을 하여 나는 어느샌가 내가 원하던 삶과는 너무나 멀어져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일자리로 돌아왔다. 그나마 퇴근 시간이 정확하여 좋아 했더니 오늘은 그른 것 같다. 한숨이 나오는 것을 도로 삼켰다. 그래도 어깨가 쳐지는 것은 막기 힘들 것 같았다.

 

 진료시간이 다 끝나고 나는 원내를 뒤적였다. 아무리 고개를 숙이고 뒤져도 보이지 않는 보철물에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내 허리를 폈다. 찌르르한 느낌이 척추를 타고 올라간다. 그 느낌이 묘하게 시원하여 소름이 돋아나는 듯 하였다. 그러다가 저 멀리 구석에 떨어져 있는 금속의 보철물에 웃음이 피어났다.

 

 "심봤다!"

 

 한 시간 안에 찾아내어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베실거리며 보철물을 멸균하러 갔다. 멸균기는 내일 아침 일찍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멸균기를 돌리면 1시간 30분 동안 멸균기를 기다리다가 다 돌아가면 전원을 꺼야하는데 그 시간동안 기다려서 뭐해?

 

 그렇게 찾았다는 안도감에 밖을 나가려고 하는데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다.

 

 오늘 비가 안온다고 하였던 것 같았는데. 어느새 부슬부슬거리는 빗소리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남은 우산이 있었던 것 같은데. 특유의 치과 향과 비향기가 섞여 묘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늘 내리는 비인데 왜 오늘따라 묘한 기분이 드는 걸까. 기분 탓이겠지.

 

 직장에서 빌인 우산은 조금 낡았지만 나름 쓸만하였다.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빗속을 걸어 오는데 전화가 울렸다. 빗속에서 전화를 받기 싫었지만 화면에 뜬 이름에 나는 빙긋 웃어보이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수야. 집에 있나?]

 

 엄마의 목소리는 늘 울컥함이 생긴다. 이상하게도. 향수일까. 아니면 힘든 사회생활에 지침일까.

 

 "아니, 이제 집에 들어가. 왜?"

 

 [별건 아니고, 집에서 김치해놔서 가져가라고. 아님 내가 가져다 줄까?]

 

 괜히 김장을 핑계로 안부를 물어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기분이 좋다. 이때까지 혼났던 거랑 고단한 거랑. 다 씻겨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냐. 내가 조만간 내려갈게요. 내일부터 덥데. 더위 먹지 말고. 대구가 좀 더워?"

 

 [어유, 집에 에어콘 뒀다 뭐하노? 잘쓰고 있으니 걱정마라.]

 

 몇 년전에 에어콘을 새로 해줬더니 좋다고 웃음이 귀에 걸린 모습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응, 알았어요. 들어가봐요. 나 이제 끊어봐야 될 것 같아."

 

 [어, 그래. 알았다. 끊는다.]

 

 짧막한 대화를 끊고 나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었다. 전화한다고 우산이 균형을 잃고 흔들린 덕분에 옷부터 가방까지 젖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쩌피 집에가서 씻을텐데. 그래도 물이 묻은 곳을 가볍게 털어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왠지 아까보단 기분이 나아졌다.

 

 "...같아?"

 

 문득 빗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렀다. 그리고 색색 거리는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뭐지? 무슨 소리인거지.

 

 고개를 둘러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앞을 바라보았다. 좁은 골목길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늘 이 놈의 호기심이 문제다. 나는 고개를 고정시키며 발걸음을 옮겼다. 저번에도 호기심을 못이기고 여러번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한 번은 여행을 떠났다가 엄청 손해를 보았더랬고. 한 번은 음식을 하다가 폭발을 하지 않았나. 또 한 번은 호기심 때문에 폭력사건에 휘말려 경찰서에도 다녀온 몸이다. 정말 몸에 않좋은 호기심이다. 그러니 무시하자. 무시.

 

 "내가 이대로 죽을 것 같아?!"

 

 갑자기 벼락 같이 소리치는 목소리에 수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 골목길에서 쓰러질 듯한 남자를 발견하였다. 흔들리는 몸을 벽에 맡긴채 벌건 핏물이 빗물과 함께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안되. 절대 안되. 고개 돌리지마. 불길함이 잔뜩 드는 남자의 모습에 수는 우산을 꼭 부여잡았다. 마치 그것이 자신을 구원할 동아줄이라도 되는 듯이.

 

 철퍽

 

 물을 치는 소리와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섞여 귀를 두드렸다. 빗소리가 그 소리를 감싸더니 이내 삼켜버렸다. 오로지 빗소리만이 귀를 맴돌았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남자는 서있기도 힘들었는지 몸을 누윈채 쓰러져있었다. 허나 살아는 있다고 급한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의 밑으로 아까보다 더욱 진한 붉은 기가 빗물에 스며들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남자라니. 어떻게 해애하는 거야. 아, 119.

 

 그제서야 머리가 굴러가며 수의 발이 움직였다. 신고 있던 신발이 빗물에 젖으며 그에게 다가섰다. 다가가면 갈수록 떨려오는 심장에 숨을 쉬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았다.

 

 "저, 저기요."

 

 조심스레 불러 본 그는 생각보다 더 심각한 듯 피를 흘려대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상처를 보려다가 이내 숨을 들이키다 뒤로 넘어졌다. 오늘 입은 청색바지가 젖어드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너무 놀라서 한참을 바지가 젖는걸 두었다. 이거, 칼인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누르려고 하는데 빗물과 떨림에 쉽게 되지 않았다. 겨우 누른 번호에 통화를 누르는데 급하게 나의 팔을 잡는 힘에 나는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빗속에서 구르는 내 폰은 몇 번 더 구르더니 이내 멈추었다.

 

 "어디, 다 전, 화하려는 거야."

 

 급하게 내쉬는 숨소리에 나는 눈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병, 원에."

 

 입만 조용히 움직이자 남자는 아픔에 일그러진 얼굴을 더욱 찌푸렸다.

 

 "안되. 병, 원. 안."

 

 힘없이 내 팔목을 잡은 손이 떨어졌다. 어,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칼에 맞았다는 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아니면 병원을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이 사람을 살려야 하는 건지 모르게 되었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나는 입술을 가만히 깨물고는 이내 우산을 접고 휴대폰을 집었다. 떨어지면서 액정이 나갔는지 작동도 제대로 안하는 것 같았다. 내가 못살아.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우산을 가방안에 넣었다. 어쩌피 젖을거 더 젖으면 어떠하리.

 

 남자의 상처가 더이상 벌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부축하려하였다. 윽, 무거워. 묵직한 남성의 무게에 나도 모르게 휘청거렸지만 애써 꼿꼿히 들어올려보였다. 이래뵈도 힘은 쎄서 쓸만하단 말이지. 그래도 무거운 남성의 무게에 나는 애써 버텨보았다.

 

 "이봐요. 정신 좀 차려요. 무거워 죽을 것 같아. 좀 걸어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그가 쓰러진 곳을 슬쩍 보다가 그저 핏빛 섞인 빗물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살리기로 마음 먹었으면 살려야지. 후두둑 쏟아지는 빗물에 가만히 나는 빌었다. 무엇이든 좋아서 그렇게 빌었다.

 

 '죽지마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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