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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황혼이 잠든 계곡
작가 : 시로냥
작품등록일 : 2017.7.17

수험이 코 앞인데 찾아온 의문의 전학생! 분명 처음보는데 어떻게 내 과거를 알고 있는 걸까?

 
프롤로그
작성일 : 18-09-15 15:02     조회 : 346     추천 : 0     분량 :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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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우린 영원할 것 같았다.

 ​

 어른이 되어 뿔뿔이 흩어지더라도 다시 만나 즐겁게 웃을 거라고 생각했다.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고 어린 아이들은 늪으로 사라졌다.

 ​

 그들의 존재가 없었던 것이 되어버렸다.

 ​

 ​

 ​

 "다들 나만 두고 어디로 가버린 거야..."

 ​

 ​

 ​

 포근하게 감싸던 하늘도,

 ​

 활기차게 비추던 태양도,

 ​

 언제나 미소짓던 땅도 사라진 채 달이 홀로 빛나고 있다.

 ​

 ​

 ​

 "월아, 집에 가야지?"

 ​

 "조금만 더 찾아보고 올게요!"

 ​

 ​

 ​

 산장을 뛰쳐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어른들은 한숨을 푹 내뱉었다.

 ​

 ​

 ​

 "애가 갑자기 왜 저러지..."

 ​

 "꿈에서 본 걸 잘못 알고 있는 거겠지. 너무 걱정하지마, 월이 엄마."

 ​

 "그래야 할 텐데 말이에요..."

 ​

 ​

 ​

 월은 슬펐다.

 ​

 친구들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채 울고 있을 텐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그들을 찾지 않으니.

 ​

 친구들의 부모는 처음부터 없던 아이라고 했다.

 ​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했다.

 ​

 네 착각일 거라고.

 ​

 분명 함께 먹고 자고 웃고 슬퍼했을 텐데 하룻밤 사이에 잊혀지고 지워졌다.

 ​

 무서워졌다.

 ​

 자신마저 저렇게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

 그 전에 친구들을 찾아야 할 텐데.

 ​

 ​

 ​

 "천아! 일아! 지야! 어디있어? 어서 나와! 장난 그만 치고 어서 나오란 말이야!"

 ​

 ​

 ​

 장난이었다며 수풀에서 튀어나오길 바랐다.

 ​

 희미한 울음소리라도 들리길 바랐다.

 ​

 차라리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라고 믿고 싶었다.

 ​

 뉘엿뉘엿 져 가는 해는 싸늘한 바람을 불어 현실이란 걸 실감시켜주었다.

 ​

 ​

 ​

 ​

 ​

 

 ​

 ​

 ​

 ​

 ​

 ​

 ​

 산장으로 돌아오니 걱정 어린 어른들의 시선에 애써 웃으며 차에 올랐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

 ​

 ​

 "진짜 괜찮은 거니, 월아?"

 ​

 "네, 잠깐 꿈이랑 혼동한 것 같아요. 걱정끼쳐서 죄송합니다, 어머니."

 ​

 ​

 ​

 걱정어린 눈동자 속엔 의심이 가득했다.

 ​

 아마 월이 계속 없는 친구들을 찾았다면 그녀는 주변에 삿대질을 받더라도 아들을 데리고 정신병원으로 향했을 것이다.

 ​

 월도 알고 있다.

 ​

 고집부려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걸.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

 그래서 그는 잊었다.

 ​

 그렇게 혼자가 되었다.

 ​

 ​

 ​

 ​

 ​

 ​

 

 ​

 ​

 ​

 ​

 ​

 ​

 그로부터 10년 뒤, 월은 수헙생이 되었다.

 ​

 오늘은 새로운 반으로 가는 첫 날.

 ​

 ​

 ​

 "시끄럽게 굴지 말고. 다들 자리에 앉아."

 ​

 ​

 ​

 작년과 변함없이 올라온 반이라 헤어질 줄 알았던 서로의 얼굴이 반가운지 아이들은 진정되질 않았다.

 ​

 그러자 참다못한 담임은 출석부를 교탁에 세게 내리쳤다.

 ​

 아이들은 적막을 되찾고 시선이 담임에게 향했다.

 ​

 ​

 ​

 "전학생, 들어와."

 ​

 

 

 드르륵-

 

 문이 열리며 살랑살랑 흔들리는 새벽빛을 닮은 머리가 눈에 띄었다.

 

 전학생은 교탁 옆에 서서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땅을 보다 힐끗 월을 보더니 고개를 퍼뜩 들어 활짝 웃었다.

 

 마치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소꿉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표정이었다.

 

 

 

 "자기소개하렴."

 

 

 

 담임은 멍하니 창밖을 보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분명 옆에서 얌전히 자기소개를 하고 있어야 했을 전학생이 반 아이의 손을 덥석 잡고 활짝 읏고 있었다.

 

 

 

 "엄청 보고 싶었어, 월아!"

 

 

 

 모두의 시선이 월과 전학생에게 쏠렸다.

 

 월은 당황스러워 손을 뿌리치며 입을 열었다.

 

 

 

  "누구야, 너."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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