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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루나틱
작가 : 0kim
작품등록일 : 2017.7.4

주인공의 그림자로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인생만 10년! 눈치 없는 주인공 옆에서 소꿉친구의 짝사랑을 바라본 기간 또한 10년! 수다스럽지만 불만 많고, 유쾌하지만 겁 많은 그림자와 세상 비관적인 주인공, 호기심 많은 여자 소꿉친구와 함께하는 판타지 세계 모험물.

 
끌려가는 존재
작성일 : 17-07-04 20:13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6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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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마토는 현우와 처음 만났던 그 날이 떠올라 하마터면 ‘비켜’라고 말할 뻔했다.

 지금 막 마토의 의식이 돌아왔으니 현우도 잠에서 깨어났을 것이다. 이유 따위는 몰랐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지난 10년간 반복되었던 패턴이어서 머릿속에 다음과 같은 인식이 상식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의식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

 

 그들의 상식으로 본다면 현우는 해가 중천에 뜬 지금 깨어났다. 단지 일어나지 않은 것이었다.

 그것은 마토에게 있어 중대한 문제였다. 현우가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오자마자 곯아떨어지는 바람에 12시간 가까이 공복으로 보냈다. 게다가 밤새 그에게 깔아뭉개져서 온몸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마토는 얼마 전 소리를 질러 깨웠다가 두들겨 맞은 기억이 생생히 떠올라 일어나라는 말만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현우가 잠결에 콧잔등을 긁적였다. 상태로 보아 앞으로 얼마간은 더 꿈속을 헤맬 듯 보였다.

 마토는 자포자기 한 심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햇볕이 잘 드는 바닥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서 곤히 자고 있는, 그와 마찬가지로 굶주림에 지친 미친 친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번졌다.

 “뭉치야!”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는 현우의 눈치를 살피더니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불렀다.

 “뭉치야!”

 뭉치의 눈이 스르르 떠졌다. 마토가 반색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뭉치는 잠기운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을 간신히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지그시 응시했다.

 “일로와. 일로 오라고!”

 한참동안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뭉치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털썩 떨어뜨렸다. 잠시 뒤에 그의 몸이 가늘게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마토의 이성이 뚝 끊어졌다. 그는 현우가 자고 있다는 것에 개의치 않고 악을 써대기 시작했다.

 “어쭈? 너도 날 무시한다 이거지! 젠장,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지금…….”

 마토가 뭉치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길이가 턱없이 모자랐다. 그는 버둥거리면서 현우의 몸을 비집고 나와 다시 손을 뻗었다.

 “내가, 지금, 너를, 잡아, 잡…….”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아 마토는 허공에 헛손질을 해댔고, 그럴 때마다 말이 뚝뚝 끊어졌다. 얼마 못가 제풀에 지친 그가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 숨을 골랐다.

 “배고파 죽겠네. 언제 일어나는 거야…….”

 주위가 조용해졌다. 고요한 틈을 타 시계의 초침 소리가 서서히 크게 들려왔다.

 오랫동안 환기시키지 않아 실내에는 탁한 공기가 가득했다. 바닥은 정리되지 않은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고, 개수대에는 물 담긴 대야에 그릇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창문으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오후 시간, 방안은 나른한 분위기에 잠겨 있었다.

 별안간 뭉치가 고개를 바짝 쳐들었다. 디지털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기계음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현관문이 열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오는 인기척이 들리자 뭉치는 경쾌하게 짖으면서 뛰쳐나갔다.

 “아이구, 우리 뭉치! 사고뭉치, 종이뭉치! 잘 있었어? 엄마 없는 동안 잘 있었어? 밥 먹었어?”

 다현이 혀 짧은 목소리로 뭉치와 놀아주면서 현관에 들어왔다.

 “우리 예쁜……. 똥강아지는 설거지를 하나도 안했네?”

 현관 옆에 있는 싱크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가방 지퍼 여는 소리, 봉지를 푸는 소리, 냄비에 음식을 담는 소리. 그리고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바닥에 엎어져 있던 마토는 고개를 들었다. 동양인에게는 흔치 않은 칼날 같은 콧대 덕분에 고양이를 닮은 그녀의 인상이 더욱 날카로워 보였다. 추운 날씨 때문에 그녀의 볼은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집도……. 오늘 청소 당번인데 정리를 하나도 안했고?”

 “흑, 흑흑. 다현아, 도와줘. 이 녀석이 일어날 생각을 안 해”

 마토는 최대한 불쌍해 보이는 표정으로 호소했다. 다현은 싱긋 웃어보이고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곤 성큼성큼 다가와 현우의 몸을 걷어찼다.

 “일어나!”

 “커헉!”

 “으악!”

 그녀는 분명 현우를 걷어찼는데, 방안에는 두 개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발길질이 계속 될수록 비명소리가 커지는 쪽은 마토였다. 그는 원래 엄살이 심하고 통증을 조금도 참지 못했다.

 “아니, 잠깐! 조금 더, 컥! 정상적인 방법으로……. 커헉!”

 “비정상적인 놈한테 정상적인 방법이 안 통하니까 이러지!”

 다현이 멱살을 잡고 뺨을 찰싹찰싹 때리는 지경까지 되자 잠자코 있던 현우가 짜증을 냈다.

 “아, 좀!”

 “아, 좀? 좀 뭐?”

 그녀는 현우의 멱살을 잡아끌어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 현우는 애써 시선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더니 한껏 소리를 죽이고 말했다.

 “좀……. 그만해. 일어날 테니까.”

 그 대답이 퍽 마음에 들었는지 다현은 빙긋 웃으며 멱살을 잡았던 손에서 힘을 뺐다.

 “반찬 새로 가져왔으니까 먹고 아르바이트 가. 참, 오늘은 알바 늦지 마라. 저번에 늦었다고 나한테 전화까지 오더라. 기껏 알바 자리 물어다 주었는데, 그걸 못 떠먹어? 네가 애야? 열아홉 먹었으면……. 잠깐, 오늘이 며칠이지?”

 “31일입니다!”

 군기 바짝 들어 있는 군인처럼 마토가 소리쳤다. 현우는 잠깐 눈을 떴다가 햇살에 눈이 부셔서 황급히 손등으로 눈을 덮었다.

 “뭐야, 아직도 올해가 안 지나갔어? 흐음,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는 걸 몰랐다니, 나도 어지간히 정신이 없었나 보네. 뭐 어쨌든. 내일이면 너도 이제 스물이야. 성인이라고.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해야지. 그치?”

 “…….”

 “오늘도 알바 늦으면 밥 없을 줄 알아”

 마토는 이미 밥을 못 먹기라도 한 것처럼 입을 쩍 벌리고서 원망의 눈초리로 현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손등으로 눈을 덮고 있어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입술만 보였다.

 “반찬 가져왔으니까 챙겨 먹고 알바 늦지 않게 꼭 가라. 설거지도 하고, 집도 정리 좀 하고. 알았지?”

 다현이 짐짓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현우의 입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바닥에 누워 있는 동생을 힐끔 내려다보더니 코로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굶주림에 지친 미친 친구를 위해 밥그릇에 사료를 듬뿍 따라준 뒤 집을 나갔다. 뭉치는 그녀를 따라가 배웅해줄 생각도 하지 않고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현관문이 쾅하고 닫힌 후에는 아작아작 사료 먹는 소리만이 조용하게 들려왔다. 마토는 멍하니 뭉치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하아…….”

 현우는 하품을 길게 내쉬며 무겁게 일어났다. 방의 나른한 기운보다 그의 행동 하나, 표정 하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더 나른하게 느껴졌다.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활짝 열었다. 오랫동안 실내에서 건조하게 식어 있던 그의 뺨에 차가운 겨울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기지개를 쭉 피고 나서 창틀을 짚고 바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근래에 켜켜이 쌓여있던 미세먼지가 걷히면서 하늘은 그동안 숨겨왔던 맑은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서울에서 화창한 날씨를 보는 것은 오랜만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드문 일이 되어버렸다. 시야가 트이자 멀리 남산 타워가 보였고, 그 앞에 자로 잰 듯이 반듯한 건물들과 낡고 헤진 주택들이 보였다.

 “아, 날씨 좋다”

 창밖의 날씨를 보면서 시작하는 아침. 마토가 기억하는 부분부터 따지자면 10년 째 반복되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가 뜨나 구름이 끼나, 그의 입에선 항상 날씨 좋다라는 말만 튀어나왔다.

 “잘 잤냐?”

 현우는 몸을 돌려서 창틀에 등을 기대었다. 마토는 입술이 씰룩이는 것을 참으며 밝은 미소를 지으려고 애썼다. 방안에는 현우와 마토, 둘 밖에 없었기에 현우가 대답하지 않자 마토의 말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 같았다. 언제 말했는지, 언제 불었는지도 모르는 위잉하고 지나가는 소리.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아니,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그래.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해야지. 사.람.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커헉!”

 마토가 뭐라고 말하려고 하자 현우는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아야, 아파! 내 발 밟지 마!”

 마토의 처절한 외침에도 현우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마토는 이때다 싶어서 그의 어깨를 기웃거리며 재잘거렸다.

 “친구야, 제발! 제발 조심 좀 해줘. 너의 그 무책임한 걸음 하나 때문에 내가 남자로서의 자존감을 잃기를 원해? 그것도 아니면 그냥 내가 귀찮은 거야? 사람으로서 어쩜 그렇게 잔인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거야? 응? 막말로 네가 내 입장이 돼봐. 그러면 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인지 알게 될…….”

 “좀 조용히 할 수 없어?”

 현우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다말고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나도 조용히 하고 싶어. 그러니까 제발 조심 좀 해줘. 하루 이틀도 아니고 허구한 날 이러면 나도 참는데 한계가……. 으아아악! 잠깐!”

 현우가 마토의 몸을 내려찍을 기세로 발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마토의 다리도 허공으로 들어 올려졌다.

 “잠깐, 잠깐!”

 마토는 두 손을 들어서 범인을 저지하는 시늉을 했다. 물론 그런다고 종잇장처럼 얇은 그의 팔이 현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자네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있는 그 행동을 실행으로 옮긴다면, 난 집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어. 나의 비음 섞인 목소리를 듣는다면 아침부터 너의 고막이 씻겨 나가는 기분이겠지? 더불어 위층에 사는 집주인이 내려와서 잔소리를 한바탕 쏟아낼 거야. 언제 또 친구를 데려왔냐면서. 넌 친구도 없는데 말이야. 아무튼 아침부터 상쾌하겠군, 그래? 푸하하하하! 굿모닝이다, 친구!”

 마토는 손을 과장되게 휘저으며 밉살스럽게 행동했다. 잠시 고민하던 현우는 고막이 씻겨 나가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은지 발을 도로 내렸다.

 “하…….”

 현우가 못마땅한 눈초리로 마토를 쏘아보고 걸음을 옮겼다. 또다시 밟힐 뻔한 마토는 요리조리 발을 피하면서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원룸이라서 공간의 경계가 애매했지만 그들은 통상 부엌으로 불리는 곳으로 갔다. 현우는 냉장고를 뒤적거려 반찬 서너 개와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냄비를 들고서 거실로 갔다. 익숙한 행동인 듯 마토가 재빨리 간이 식탁을 펼쳤고, 현우는 던지듯이 냄비와 반찬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하품을 하면서 바닥에 앉으려 했다.

 “또, 또! 내 몸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막 앉지!”

 마토는 재빨리 몸을 돌려서 아침부터 엉덩이에 깔리는 불상사를 피했다. 현우는 태연하게 미안하다는 듯 손을 들었다. 그가 냄비뚜껑을 열자 마토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갇혀있던 김과 음식의 향기가 단번에 코끝을 찔렀다.

 “캬~! 오늘은 갈비찜인가? 이거 행복해서 미치겠군.”

 “뭐가 행복해?”

 “매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데, 심지어 매일 다른 메뉴를 먹을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지.”

 마토는 입맛을 다시고 손을 마주 비비면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뷔페에서는 그날 만들었던 음식을 다음 날 재사용할 수 없으므로 남은 음식들을 버렸다. 그래서 이왕 버리는 거 가져가자는 식으로 남은 음식들을 포장해가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았고, 사장들도 어차피 버릴 음식 공짜로 치워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다현은 많은 알바 중에서 일부러 뷔페나 레스토랑을 선택했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끼니는 해결할 수 있었고, 월세 다음으로 많이 나가는 식비를 어느 정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래봤자 누군가가 먹고 남긴 음식들이라는 거 아냐.”

 하지만 현우는 바로 그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토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냐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

 “어허, 이 친구 난데없이 비관적이네. 어차피 먹을 거면서.”

 “네가 쓸데없이 긍정적인 거야.”

 현우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먹는 다는 듯이 힘없는 동작으로 밥을 먹었다. 다현은 현우의 그 행동을 ‘밥을 먹는다.’가 아니라 ‘밥을 욱여넣는다.’라고 부르곤 했다.

 “이 갈비찜…….”

 반면 마토는 찬찬히 음식들을 음미했다. 그가 갈비찜을 쭉 찢어 씹어 먹으면서 말했다.

 “이거 맛 괜찮네. 하지만 핏물을 더 빼고 만들면 좋을 뻔했어. 살짝 누린내가 나네. 그리고 요리를 하기 전에 갈비에 칼집을 내주면 양념이 잘 스며들어서 더욱 맛있는데 아쉽군. 주방장이 이런 걸 몰랐을 리가 없는데 많이 바빴나? 그렇게 하면 씹어 먹기도 편할 텐데. 에, 또…….”

 “진짜 시끄럽네.”

 현우는 짜증스러운 투로 마토의 말을 끊었다. 마토는 두 눈을 끔벅거리며 지금 네가 말한 시끄럽다는 존재가 자신이 맞냐는 듯 검지로 자신을 가리켰다.

 “시, 시끄럽다고, 내가?”

 현우는 마토의 노골적인 시선에도 못 들은척하며 계속 밥을 먹었다. 마토는 설마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을 제일 듣기 싫은 사람에게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난 그저 음식의 맛을 표현한 것뿐이야.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라고. 맛 괜찮아. 그런데 더 맛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고 있으니까…….”

 마치 근처에 있는 벌레를 몰아내듯이 현우가 한 손을 휘휘 내저어 말을 또다시 가로막았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마토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도로 다물었다.

 그는 이번에 된장국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가져갔다.

 “캬~ 이거 된장국. 요거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 하지만 버리기에는 아깝지. 음, 물을 조금 더 넣고…….”

 “그렇게 잘 알면 그냥 네가 만들어서 먹든가”

 “나도 요리를 하고 싶은데 게을러터진 네가 늦게 일어나잖아!”

 마토가 기다렸다는 듯이 곧장 대답했다.

 “그럼 내 몸에서 떨어져서 요리를 하던가.”

 현우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툭 내뱉었다. 마토는 망치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그게 가능했으면 진즉에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마토가 입술이 움찔거리더니 고함을 질렀다.

 “부, 분명 말하지만 내가 너의 그림자가 아니었다면 우린 친해지지 않았을 거야!”

 현우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짧고 굵게 사실을 말했다.

 “나 너랑 안 친해.”

 그 말이 기폭제가 되어 따로 묘사하기도 부끄러운 지저분한 말다툼이 식탁 위를 오갔다. 고함 소리에 놀란 뭉치가 사납게 짖으면서 그들 주위를 뛰어 다녔다.

 10년 전의 어느 날. 마토는 눈을 떠보니 현우의 그림자가 되어 있었다. 그는 그 순간부터, 그러니까 현우의 그림자가 되고 의식이 깨어난 순간부터 자유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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