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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얀악마
작가 : 박상현
작품등록일 : 2017.7.1

‘초월자’와의 내기에서 승리한 사람은 ‘하얀 머리의 아이'.
내기에서 승리했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기….
내기의 애용은 ‘초월자’와 ‘하얀 머리의 아이’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초월자’는 입을 열지 않고, ‘하얀 머리의 아이’는 몸에 피를 묻힌 체 웃으며 사라졌다.
사라진 아이를 사람들은 ‘하얀 악마’라 부르며 두려워했다.
10년 후…
상황이 최악으로 향할 때 ‘하얀 악마’는 나타난다.
-악의 형태로!

 
prologue
작성일 : 17-07-01 16:25     조회 : 370     추천 : 0     분량 :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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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말한 꼬마는 현재 달리고 있다.

  달린다.

  계속 쉬지 않고 달린 탓에 호흡은 매우 거칠고, 다리는 이제 힘이 들어가지 않아 뜀박질이 부자연스럽다.

  그래도 꼬마는 달렸다.

  이대로 계속 달리다가 호흡이 멈추거나 다리가 망가져, 달릴 수 없을 때까지 계속 달리고 싶었다.

  ?!

  갑작스럽게 나타난 비탈길 때문에 발을 헛디뎌 꼬마는 넘어졌다. 앞으로 구르며 처참하게 넘어지는 바람에 온몸이 아프다. 이제 일어날 힘도 없다. 그 자리에 꼬마는 누워있다.

 그곳은 하얀 꽃. 목련들이 수없이 핀 들판. 어두운 밤하늘에서 펼쳐진 목련은 별들을 연상시켜 주었다.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아름답다고 말할 광경이었지만, 꼬마는 아름다운 광경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

  야속하게도 ‘계속 달리는 것’조차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꼬마는 화가 났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거야?

  꼬마는 작게 중얼거렸다. ‘하얀 목련 꽃’이 핀 들판에 다른 사람은 없다. 그곳에 있는 사람은 꼬마 혼자뿐. 꼬마의 말은 자신에 한 말이었다.

 

  꼬마는 악을 무찌르고 정의를 실현하는 ‘히어로’를 동경했다. 자신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자신은 ‘히어로’처럼 굉장한 능력은 없다. 꼬마는 어리지만, 현실을 직시 못 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작은 것부터 남을 돕자. 그렇게 생각한 꼬마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미아가 된 사람의 부모를 찾아주었다. 물건을 훔치고 도망가는 사람을 설득해 주인에게 물건을 돌려주었다. 타인을 해치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 납치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을 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상황에 벌어진 일들에 몸이 반응했다. ‘히어로’는 아니지만. 동경하는 것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순수했다.

  실수였다.

 

  너무나도 눈부시게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볼 수가 없다. 양손으로 얼굴을 움켜쥔다. 지금의 꼬마에게는 눈부시게 느껴지는 밤하늘. 얼굴을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물방울이 떨어진다.

  들판에 핀 하얀 목련 꽃과 모습이 비슷한 꼬마. 하지만 현재 꼬마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이곳과는 동떨어진 이질적이었다.

  몸 전체가 붉게 물들여져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꼬마의 자랑거리라고 여겨질 하얀 머리도 곳곳이 붉게 물들여져 있었다. 고의적인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 의해 하얀 머리의 꼬마는 자신의 색을 잃어버렸다. ‘붉은 피’의 색으로….

  꼬마는 울었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은 점점 늘어만 갔다. 고요한 정적을 깨는 꼬마의 울음소리. 하얀 목련 꽃이 핀 들판 위에 붉게 물든 꼬마는 울고 있다.

  무엇을 위해?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았다. 구해달라는 사람이 매번 주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사소한 거라도 좋다. 작은 도움이 필요해도 좋다. 꼬마는 남을 위해 움직였다. 어느 순간에건… 설령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해도.

  꼬마는 어리석었다.

  뭐든 지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사소한 거조차 할 수도 없었다.

  실수였다.

 

  꼬마에게 붉은색을 물들이고, 죽어버린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다. 꼬마의 몸 전체, 뼛속까지 스며들도록 공포를 준 ‘초월자’ 때문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살아남아 도망쳐버린, 자기 자신에 대한 어리석음과 나약함이 화가 났다.

 

  실수였다.

 

  남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자신이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꼬마는 ‘히어로’가 아녔다. 누군가를 구하는 것은 꼬마에게 불가능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체. 사람들이 피를 흩날리며 죽는 것을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실수였다.

 

  위기에 처하면, ‘히어로’가 구해주러 올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피로 뒤덮인 세계에서 꼬마는 후회했다.

  후회하고, 후회하며, 후회했다.

  한 명, 두 명, 죽을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모두가 죽어버린 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꼬마는 그저 울고 있었다.

 

  모든 것이 실수였다.

 

  히어로가 있다고 믿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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