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무협물
무월(無月)
작가 : 천무
작품등록일 : 2017.6.12

조선 중기 양란 속에서 위험에 빠진 조선을 구하라.

어둠 속에서 활약해야 하는 무월의 처절한 사투를 다룬 무협소설

 
-1화 노인과 아이-
작성일 : 17-06-12 00:17     조회 : 571     추천 : 1     분량 : 304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580년 선조 13년

 조선은 나라 안팎으로 대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하삼도는 왜구의 잦은 침입으로 백성들은 궁핍한 삶 속에서 생계를 위협 받았으며, 나라 안 정세는 훈구와 사림의 싸움에서 정권을 잡은 사림세력의 계파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이와 성혼의 문인들을 위주로 손암(巽庵)심의겸을 필두로 한 서인과 이황과 조식의 문인들이 주를 이루어 성암(省菴)김효원을 필두로 한 동인으로 나뉜 채 붕당이 형상화되어 가고 있었다.

 

 경상도 지방 한 고을.

 

 잦은 왜구의 침입과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이 조그만 어촌 역시 비켜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얼마 전 왜구의 노략질이 있었는지 가축 울음소리 하나 없고,

 마을 곳곳에 보이는 여기저기 부서진 담벼락과 여러 잔해들이 그 당시의 상황과 지금 이마을의 현실을 미뤄 짐작케 해주었다.

 

 “으으...”

 “어...엄마, 배고파...”

 “아가.. 조금만 참으렴.. 착하지?”

 왜구의 노략질을 피해 산 속에 숨어 있던 마을 주민들은 부서진 잔해들을 수습할 기력조차 없다는 듯이 무너진 집 앞에 주저 앉아 곯은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아기는 초점 없는 눈으로 어미에게 안겨 배고프다고 칭얼거렸으며, 그 말에 어미는 마른 눈물을 참으며 아기를 달래고 있엇다.

 

 마을 분위기는 가히 을씨년스럽다고 하다는 말조차 무색할 지경이었다.

 

 탁. 탁.

 그때 저 멀리 삿갓과 긴 도포 자락에 긴 나무막대기를 지팡이 삼아 걸어오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의 등 뒤에 세 켤레의 짚신. 그리고 작은 목탁이 매달린 조그만 봇짐만이 있는 조금은 초라한 행색이었다.

 그 모습은 언뜻 보기에는 도인같았고 또 언뜻 보기에는 승려 같기도 하였다.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6척 정도의 장신으로 꼿꼿하게 곧은 허리는 왜 그가 굳이 나무막대기를 지팡이로 쓰고 있는 지 의아해보일 지경인..모든 것이 조화롭지 않은 행색이었다.

 

 “니미럴.. 왜구가 지나가고 풀한포기 없는 마을에 왠 나그네가...”

 조용한 마을 입구에서 나무지팡이를 땅에 짚으며 걸어오는 그의 모습은 배가 고픈 마을 사람들에게 썩 반갑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한 남자의 조그만 중얼거림은 모든 마을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일 수 있었다.

 

 “어허...이 곳 역시 왜구놈들이 싹 쓸어가버린겐가..쯧쯧...”

 살짝 삿갓을 올려본 노인 눈에 들어온 마을의 모습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이보쇼.. 나그네양반, 여기 보시다시피 묵을 곳도 없고 요기할 꺼리도 없으니 저쪽 산 넘어 고을로 가보슈.”

 그나마 조금 건장해보이는 남자가 집을 수리하며 노인에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명백히 문전박대였다.

 

 “허허.. 나무관세음보살. 어찌하며 시주께서는 이리 본도를 문전박대하는 것이오?”

 등 뒤에 목탁을 두드리며 말하는 노인의 모습에 사내는 냉큼 나오며 말했다.

 

 “아이고 스님이셨습니까? 근데 어쩌겠습니까? 마을 꼴을 보십쇼. 왜구들이 싹쓸어갔습니다요. 스님께 당장 공양드릴 것도 없는데 어찌 이 곳에 오셨대요.”

 “다 부처님의 뜻이겠지요. 나무관세음보살”

 사내가 죄송스러운 표정으로 하는 말에 노인은 합장을 하며 마을로 들어섰다. 그러나 노인의 걸음은 채 몇걸음 가기 전에 멈춰야했다.

 

 “아이고..스님 제발 이 아이 좀 살려주십시오. 제 애기가 며칠을 굶어서 죽어갑니다요. 스님..제발 좀 살려주십시오...”

 작은 사내아이를 부둥켜안은 어미가 노인 앞에 주저앉아 애원했다. 잠시 그 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보던 노인은 조용히 손을 모아 합장했다.

 “나무관세음보살”

 노인이라고 별 수 없었다. 당장 조선팔도에 굶어 죽어가는 아이가 어디 여기뿐이겠는가...

 스쳐가는 노인 뒤로 어미가 주저앉아 흐느낄 뿐이었다.

 

 노인이 이 마을에 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 그는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허어...어서 여길 벗어나고 싶구나...’

 사방을 둘러보며 노인은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온통 쓰러진 사람들과 생기없는 마을은 자신의 어젯밤 꿈만 아니었으면 당장 떠나고 싶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큰 길을 따라 조그만 바닷가 항구로 들어선 노인의 눈에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한 사내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탁!

 “옳지. 저 아이다.”

 본능적으로 지팡이로 땅을 치며 노인이 말했다.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알 수 있었다. 저 아이가 꿈에서 나온 그 아이라는 것을..

 “얘야.. 무엇을 그리 보는게냐?”

 한달음에 아이 곁에 달려간 노인은 아이가 보는 바다를 같이 보며 물었다.

 

 갑자기 기척없이 다가온 노인에게 아이는 화들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가 이내 다시 바다를 보며 말했다.

 “제 애미, 애비를 죽인 왜구놈들을 찢어죽일 생각에 그 놈들이 떠나간 자리를 보고 있습니다.”

 “허허..왜구놈들을 죽이고 싶으면서 어찌 애꿎은 바다만 보고 있으니 묻는게다.”

 “그럼 어르신께서는 제가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노인을 올려다보는 아이의 눈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 안에 슬픔과 분노, 그리움과 혼자 남겨진 것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이의 두 손은 흙투성이였고 열 손가락에 손톱 끝에 피가 고여있었다.

 

 노인은 고개를 조금 돌려 어촌 바닷가 끝 조금 올라간 언덕에 두 개의 무덤을 보았다.

 “네가 만든게냐?”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손끝을 자세히 보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배는 고프지 않누?”

 노인의 물음에 아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주린 배를 움켜쥐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의 모습에 노인은 조용히 한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와 같이 가자꾸나. 내 너희 어미와 아비의 복수를 하는 법을 알려주마.”

 

 “저..정말입니까?”

 노인의 말에 아이는 노인의 손을 떨리는 두 손으로 잡으며 물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노인은 아이를 일으켜 세워 손을 잡고 마을을 걸어나갔다.

 

 “그래.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개똥이라고 불렸습니다.”

 “개..개똥이?? 허허...”

 뭐 흔한 이름이었다. 일찍 죽지 말라고 지나가는 아이들 중 대다수가 개똥이 쇠똥이로 불리던 때 아닌가.

 하지만 노인은 아이를 개똥이라고 부를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어떻게 찾은 아이란 말인가.

 

  “이제부터 네 이름은...음... 밝을 명(明)에 길 도(道) ‘명도’라고 하자꾸나. 그리고 내 성이 김(金)가이니 넌 이제부터 김명도로구나. 허허..”

 “김...명...도...”

  자신의 새 이름을 중얼거리며 노인과 아이는 그렇게 마을에서 사라져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 -구월산2- 2017 / 7 / 10 344 0 8128   
7 -구월산- 2017 / 7 / 2 348 1 7162   
6 -송상- (1) 2017 / 6 / 16 391 1 5987   
5 -뜻밖의 만남 - 2017 / 6 / 12 361 1 8330   
4 -무월- 2017 / 6 / 12 359 1 8499   
3 지리산 (2) 2017 / 6 / 12 394 2 3734   
2 - 새로운 시작- 2017 / 6 / 12 375 1 2561   
1 -1화 노인과 아이- 2017 / 6 / 12 572 1 304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