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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안느의 집
작가 : 소금옥수수
작품등록일 : 2017.6.10

어릴 적 부터 소설가가 꿈이었던 상상력 풍부한 소녀 연리지. 그녀는 적성과는 맞지 않게 공대에 진학하고 힘든 일상에 지쳐가던 어느 날, 무언가에 홀린 듯 대학교 근처 인적 드문 샛길로 들어가게 된다. 정신을 차려 보니 리지는 이름 모를 숲 속 넓은 공터에 서 있고, 그 한복판에 서 있는 미남자. 그는 천재 작가 '하원'이 갑자기 연재를 중단하고 잠적하여 연재 중단 소설이 된 [안느의 집]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집사 수르. 그는 리지에게 말했다.
"저희의 삶을 만들어 주십시오."
졸지에 창조주가 된 리지가 멈춰버린 주인공들의 삶을 써내려 가는 이야기.

 
1장. 판타지의 시작
작성일 : 17-06-11 03:22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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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초 어느 날, 운수대학교 전자공학과 2학년 강의실은 학구열 넘치는 공학도들로 가득하다. 수 많은 체크남방들 사이에 드물게 보이는 두 세명의 여학생들 중, 창가 쪽 맨 뒷자리에 않아서 교수의 설명을 노동요 삼아 망상에 빠져 있는 소녀, 연리지. 그녀는 특정 사람이나 사물이 보이면 항상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의 관계, 직업이나 특정 상황에서의 사물의 용도 등을 상상하게 되는 버릇이 있다.

 마침 리지의 눈에 들어 온 창 밖의 학생들. 리지는 저도 모르게 또 상상을 한다.

 

 '경영학과의 남학생과 회계학과의 여학생. 여학생 쪽이 후배. 둘은 교양 조별과제를 하면서 친해짐. 남자 쪽이 여자에게 관심이 있음. 여자 쪽은......‘

 

 “......이 뭔지 연리지 학생이 말해주세요.”

 

 “예?”

 

 리지가 망상에 빠져 있는 동안 교수가 질문을 하였다. 문제를 듣지 못한 리지가 민망한 듯 쩔쩔매고 있을 때, 옆자리 동기 백기준이 리지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22볼트.”

 

 “아, 22볼트입니다.”

 

 “네, 잘했어요. 이 회로의 전체 전압은 22볼트죠? 그럼 이 저항에 인가되는 전압은......”

 

 기준의 도움으로 질문에 대답을 한 리지는 입모양으로 기준에게 말했다.

 

 “감사해요.”

 

 기준은 대답 대신 싱긋 웃었다. 그와 동시에, 리지는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역시 기준 오빠는 멋있어.’

 

 백기준. 그는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스물 여섯 살에 리지와 같은 학번으로 입학 해서 현재 스물 일곱 살이다. 기준은 1학년 때부터 과탑을 놓치지 않았으며, 큰 키,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 오똑한 콧날, 날렵한 눈매를 갖춘 연예인 뺨치는 외모로 같은 과 뿐만 아니라 타과 여학생들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는 운수대의 스타이다. 그런 기준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리지도 볼을 붉히지만, 다른 여학생들처럼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거나 같이 밥을 먹자고 하지는 않았다.

 

 ‘저렇게 잘 생긴 사람이랑 밥을 먹으면 분명 긴장되서 체할거야.‘

 

 라는 게 리지의 생각이다. 그리고 평범한 얼굴인데다가 하위권 중에서도 하위인 끔찍한 성적의 소유자인 그녀는 기준을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필요할 때 외에 리지가 기준에게 말을 거는 상황은 오직 리지의 망상 세계에만 존재한다.

 

 ‘오늘 수업이 끝나고, 기준오빠가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함. 오늘 수업은 4시에 끝나니까 저녁을 먹기에는 애매함. 그렇다고 거절하기는 좀 죄송함. 그래서 저녁 때 까지 카페에서 같이 시간을 떼움. 그리고......’

 

 그녀의 뇌 용량을 초과하는 어마어마한 망상이 시작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리지는 지친 몸을 이끌고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적성에 맞지 않는 수업을 매일 들으니깐 지겨워.’

 

 리지는 어릴 적부터 그녀의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글짓기에 소질이 있었다. 흥미도 있었기에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소설이랍시고 글을 끄적여 보았으나 끈기가 부족하여 끝까지 써내지 못하고 포기하기 일쑤었다. 그러다보니 소설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점점 사라지고, 결국 부모님의 뜻에 따라 취업률이 높은 공대에 진학하게 된 것이다.

 리지는 매일 수업이 끝나면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전자공학은 적성에 맞지 않아서 공부할 생각이 들지 않고, 부모님은 성적이 낮다고 잔소리만 하시니 힘들구나. 나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그걸로 먹고 살면 될텐데 재능조차 없으니......아 신이시여.“

 

 리지가 주위에 있던 사람들과 멀어지고 나서 푸념하며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샛길로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과는 반대방향이었으나, 리지는 왠지 그 길 끝까지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녀는 그렇게 무언가에 홀린 듯 낮선 길을 걸어갔다.

 

 

 

 

 ‘여긴 어디지?’

 

 리지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처음 보는 숲 속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숲 속에 있는, 한 동네 수준으로 넓은 공터이다.

 리지는 신기하다는 듯이 아무것도 없고 쓸데없이 넓기만한 공터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뭐야 이건.”

 

 “이 곳은 저희가 살고 있는 마을, 레와노입니다.”

 

 “아, 그렇군요. 가 아니라 네? 넌 누구세요? 아, 아니 죄송합니다. 누구시죠?”

 

 난데없이 들려오는 미성의 남자 목소리에 놀란 리지는 곧 떨어질 기세로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며 목소리가 들려 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외국인 미남자가 서 있었다.

 매혹적인 눈웃음을 짓는 남자는 만화책에서만 보았던 집사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처음 들어 보는 독특한 언어로 말을 했지만, 리지는 마치 뇌가 자동으로 해석하는 것 처럼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리지는 다시 한번 놀랐다.

 

 “저는 아르엘리 공작 영애이신, 안느 아가씨의 시중을 드는 집사, 수르라고 합니다. 아르엘리 공작가 소유의 보물 중 하나인, 운명의 모래시계가 당신을 이 곳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그 모래시계, 혹시 당신 발 밑에 깨져있는 거 말씀하시는 거에요?”

 

 집사 수르의 발 밑의 처참하게 깨진 모래시계를 본 리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집사라는 게 튀어나온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인데, 운명의 모래시계라는 깨진 모래시계가 자신을 이 숲 속으로 이끌었다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뿐이었다.

 

 “예. 정확히는 모래시계 안에 들어있던 모래가 바람에 날려서 당신이 들이마시게 되었고, 모래의 효과인 [인도]로 당신을 모래시계를 깬 저에게로 이끈 것이죠.”

 

 “그럼 그 모래는 마약이나 마찬가지잖아? 마약 신고는 127......”

 

 휴대폰은 꺼내 들고 자판에 127을 친 다음에 통화버튼을 누르려던 리지는 순간 수르라는 이름과 아까부터 들은 단어들 몇 가지를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다고 느낌과 동시에,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한 충격에 휩싸였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레, 레, 레......레와노, 아르엘리 공작가와 공작가 소유의 보물들, 집사 수르, 그리고 안느. 하원 작가님의 소설 [안느의 집]이잖아!”

 

 천재 작가 하원은 웹소설 독자들 사이에서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로맨스, 판타지, 추리 등,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소설 연재 사이트에서 랭킹 1위에 오르는, 흔히 말하는 ‘믿고 보는 하원’ 이었다. 특히 그의 판타지 소설은 대형 출판사에서 종이책으로 발행해 주고 해외 수출까지 할 만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작품이 많은데, 그가 처음으로 그의 특기 분야인 판타지에 로맨스를 추가한, 그의 첫 로맨스 판타지 소설인, 가장 최근에 연재한 작품 [안느의 집]은 프롤로그를 올리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역대급 작품이었다. 소설 읽기가 취미인 리지도 하원 작가의 작품은 다 읽는지라, 연재 공지가 뜬 날부터 이틀에 한번 연재하는 글을 이틀이 이백년인 것 처럼 기다리며 읽었다.

 그러나, 하원 작가는 10화도 채 연재하지 않은 채, 아무런 말 없이 갑자기 잠적하였다. 사이트에서 작가님의 사정으로 휴재를 한다고만 하고 더 이상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 벌써 일년 째다. 작가 하원의 모든 작품의 댓글창은 팬들의 걱정,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글, 오랜 부재에 지쳐 돌아선 팬들의 욕설 섞인 비난들로 가득 찬 지 오래다.

 리지도 처음에는 걱정하는 글을 올리며 애타게 기다렸으나, 다른 재미있는 소설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안느의 집]이라는 소설을 잊게 되었다.

 그런데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 잊고 있었던 소설의 등장인물 수르로 인해 리지는 혼란스러웠다.

 

 ‘저 사람은 뭐지? [안느의 집]의 광팬인 서양의 덕후인가.’

 

 소설 속 수르는 늘씬하지만 보기 좋은 근육질인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의 소유자인 은발 남자였으며, 여성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는 제 2의 남자 주인공. 일명 ‘서브남주‘ 였다. 소설에서 묘사된 수르의 모습과 일치하는 눈 앞의 남자를 관찰한 리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코스프레를 한 외국인 팬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는 안느 아가씨를 모시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활기 넘치는 도시, 이 곳 레와노에서 매일 안느 아가씨를 위한 식재료와 간식을 사고, 아가씨께서 좋아하시는 식사를 준비하고 아가씨께 어울리는 드레스를 골라 드린 후에 아가씨와 산책을 한 뒤, 아가씨의 목욕이 끝나면 아가씨께 동화책을 읽어 드리며 아가씨를 웃음짓게 하는 것이 제 유일한 낙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레와노의 시간이 멈추고, 생기를 잃어버린 시민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렸습니다. 웃음을 잃어버린 아가씨께서는 마찬가지로 생기조차 잃어가시더니 결국 사라져버리셨죠. 저는 잃어버린 안느 아가씨를 되찾기 위해 점점 무기력해지는 제 자신을 견디며 지금까지 버텼습니다. 운명의 여신이시여, 저희의 삶을 만들어 주십시오.”

 

 “......”

 

 리지는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신이시여, 저랑 맞짱뜨고 싶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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